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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페디의 빅리그 재도전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By 문정현
2024년 8월 7일 5 Min Read
4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현서 >

2023년 한국 야구는 에릭 페디가 지배했다. 직전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가 한국으로 온다는 소식에 입단 당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NC다이노스에 입단한 페디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2.00, 20승, 209탈삼진이라는 성적을 남기며 압도적인 활약을 했다. KBO리그 MVP까지 수상한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1년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며 시즌을 시작한 페디는 좋은 활약을 이어갔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팀에 새로운 둥지를 틀기까지 했다. 페디의 성공 신화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연착륙에 성공한 페디

< 2024년 전반기 성적(규정이닝 투수 중 순위) >

페디의 메이저리그 재도전은 현재 아주 성공적이다. 전 소속팀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승률 0.235로 아메리칸 리그는 물론 MLB 내에서도 압도적인 최하위를 달리고 있지만, 페디 개인으로서는 리그 상위권의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68명 중 주요 스탯에서 대부분 중위권 이상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fWAR은 리그 상위권에 해당하는 13위와 14위에 올랐다. WHIP는 1.13으로 규정이닝 26위에 해당하며 평균 타구 속도(EV)와 하드히트 비율(HardHit%)도 각각 23위와 21위를 기록했다. 주자는 많이 내보내지 않으면서 강한 타구도 잘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의문점 한 가지가 생긴다. 페디는 NC에 오기 전 MLB 6시즌 동안 통산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단 한 시즌도 올해와 같은 안정감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는 뜻이다. 그런 투수가 어떻게 단번에 성공적인 복귀를 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답은 한국 무대 진출 당시 바꾼 구종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의 변화를 MLB까지

페디는 NC에 입단하며 한국에서 성공해 빅리그로 돌아오겠다는 열망을 품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구종에 변화를 줬다. NC 입단 이전 페디는 체인지업을 거의 던지지 않았다. 또한, 우리가 아는 스위퍼 대신 일반적인 커브를 던졌다. 이 두 구종은 페디의 약점이었다. 2022시즌 투심과 커터의 구종 가치는 0을 기록했지만, 커브는 -12, 체인지업은 -6이었기 때문이다. 페디는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공을 잡는 그립을 변경해 두 구종을 강화했다.

이 영상에서, 페디는 23시즌부터 바뀐 커브와 체인지업의 그립을 설명한다. 커브는 횡으로 더 빠르고 강하게 휘게 만들고자 했다. 기존의 커브 그립은 일반적인 커브처럼 검지와 중지를 붙인 형태였는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셸비 밀러로부터 두 손가락을 분리해 두 개의 실밥에 걸쳐 던지는 그립을 배워 적용했다. 그리고 이는 바로 그 스위퍼가 된다.

< 새로운 커브(스위퍼) 그립 >

체인지업에는 페디만의 스타일이 반영됐다. 일반적인 체인지업은 중지와 약지를 실밥에 세로로 걸쳐 던진다. 페디는 스스로 ‘발톱 그립’이라고 칭하는 세 개의 손가락을 활용한 그립을 체인지업에 활용하고자 했다. 중지와 약지로 공을 던지는 일반적인 체인지업과 다르게 검지 중지 약지를 모두 사용해 중지를 중심으로 공을 던지는 새로운 그립을 만들었다. 페디는 이 그립을 통해 좌, 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던질 수 있는 스플릿 형태로 움직이는 공을 만들었다. 이른바 ‘스플릿 체인지업’이다.

< 새로운 스플릿 체인지업 그립 >

< 페디의 구종 구사율 변화(%) >

물론 KBO에서는 스위퍼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페디의 성공에는 앞서 언급한 체인지업의 변화도 큰 영향을 줬다. 앞서 언급했듯 NC 입단 이전 페디는 체인지업을 거의 던지지 않았다. 그나마 던진 체인지업의 피장타율은 0.545였고 xwOBA는 0.504에 달했다. 사실상 못 쓰는 구종이었다.

스플릿 체인지업 장착 후 페디는 체인지업 구사를 22시즌 6.9%에서 23시즌 20%까지 늘렸다. 그리고 이 체인지업의 좌타 상대 피장타율은 0.286을 기록하며 그 효과를 입증했다. 못 쓰던 구종이었던 체인지업이 든든한 효자 구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번 시즌에는 체인지업의 좌타 상대 구사율을 32.4%까지 높였다. 좌타 상대 xwOBA는 0.263으로 MLB에서도 바뀐 체인지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커터 활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새로운 그립을 장착한 두 구종은 KBO뿐 아닌 MLB에서도 유효하다. 이번 시즌 스위퍼와 체인지업의 xwOBA는 각각 0.252와 0.280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바뀐 두 구종이 강해진 이유도 있지만, 원래도 좋았던 커터의 구사 비율을 늘리며 구종 레퍼토리를 잘 만들었기 때문인 이유가 크다.

< 이번 시즌 페디의 구종 구사율 >

4월까지만 해도 페디는 다양한 구종을 던지느라 커터의 비중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커터의 비율을 점차 늘려나갔고, 7월에는 그 비율이 42.7%에 이르렀다. 페디의 커터는 원래부터 훌륭했으며, 2022시즌과 비교했을 때 2024시즌 커터의 구속과 예상 평균 출루율(xwOBA)이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특히 2024시즌 xwOBA는 0.338로, 페디의 커터가 여전히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페디는 좌타자를 상대할 때 커터를 절반 정도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을 비슷한 비율로 던진다. 4월에 37.7%였던 커터의 구사율은 7월에 56%로 많이 증가했다. 커터의 빈도를 높이는 것과 체인지업의 그립 변화를 통해 이 두 구종은 서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좌타자 입장에서 커터는 몸쪽으로 파고들어 오고, 체인지업과 투심은 바깥쪽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러한 레퍼토리를 통해 타자는 체인지업을 신경 쓰느라 커터에 대비하기 어렵게 되며, 반대로 커터에 대비하느라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이 되기도 한다.

7월에 좌타자를 상대할 때 페디의 커터는 피안타율 0.120이라는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었고, 헛스윙률도 27.6%에 달했다. 이는 페디가 주로 체인지업을 활용해 커터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커터의 비율을 높인 것과 체인지업의 변화를 통해 페디는 타자들이 두 구종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었다.

< 우타 상대 구종 구사 – 커터:갈색, 스위퍼:노란색, 투심:주황색 >

우타자를 상대할 때 페디는 더 확실한 이점을 가진다. 페디의 커터는 스위퍼와 비슷한 움직임을 가져가며, 비슷한 위치에서 공이 나오기 때문에 터널링 효과를 발휘한다. 이로 인해 우타자 입장에서는 두 구종을 구분하기 어렵다. 그 결과, 우타자를 상대할 때 스위퍼의 헛스윙률은 29.3%, 커터의 헛스윙률은 21.8%로 높게 나타난다. 이처럼 페디는 커터의 높은 구사율을 통해 스위퍼의 효과를 극대화했으며, 이는 타자들이 두 구종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어 더 많은 헛스윙을 유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터널링 효과를 통해 많은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페디의 성공은 어디까지

전반기 페디는 매우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다. 2점대 평균자책점과 리그 내 투수 최상위권 WAR까지. 그리고 이제는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했다. 아직 페디는 더 이룩할 수 있는 것도, 이룩해야 할 부분도 많다. 재기에 도움을 준 스위퍼와 체인지업이 남은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KBO를 제패한 페디가 MLB에선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페디의 성공이 더 깊고 길어지길 바란다.

 

참조 = 스탯티즈, FanGraphs, Baseball Savant, NBC Sports Chicago

야구공작소 문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도상현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현서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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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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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1. 익명 댓글:
    2024년 8월 8일, 11:45 오전

    ㅇㅇ

    가져오는 중...
    응답
  2. 익명 댓글:
    2024년 8월 13일, 1:20 오후

    xwoba를 주요 근거로 들었는데 이 지표가 저 같은 독자한텐 다소 어려운 지표입니다. 간단한 설명이라도 각주로 달아주시면 글의 타당성을 납득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해당 지표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기대 가중 출루율로 주로 표기하던 예상 평균 출루율로 표기하신 것이 올바른 것인지도 한 번 확인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가져오는 중...
    응답
  3. 익명 댓글:
    2024년 9월 29일, 3:47 오후

    “또한, 우리가 아는 스위퍼 대신 일반적인 커브를 던졌다”
    페디 서번트만 봐도 2020년부터 스위퍼성 커브 던졌는데요?

    가져오는 중...
    응답
    1. 익명 댓글:
      2024년 11월 12일, 12:59 오후

      오히려 무브 자체는 스위퍼라기보다는 슬러브성 무브였습니다

      가져오는 중...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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