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리포트 –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노승유 >

코디 폰세(Cody Ponce), 한화 이글스

1994년 4월 25일(만 30세)

투수, 우투우타, 198cm, 115kg

2024시즌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NPB) 15경기 ERA 6.72 3승 6패 67.0 이닝 56K 16BB WHIP 1.61 WAR 0.8

계약 총액 10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계약금 20만 달러)

2024시즌에도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는 이어졌다.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가 부상과 부진 끝에 팀을 떠났고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험으로 주목받은 하이메 바리아는 ERA 5.15로 기대치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6월 말 합류한 라이언 와이스가 호투했지만, 너무 늦었다. 이미 김민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아웃됐고 문동주와 류현진도 고전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은 한화에 매우 치명적이었다.

2024시즌 종료 후 한화는 후반기 1선발 역할을 했던 와이스와 재계약하고 FA로 엄상백을 영입하는 등 선발진 보강에 열을 올렸다. 와이스-류현진-엄상백-문동주로 구성될 한화의 선발진에 남은 자리는 단 하나였다. 그 빈 자리에 대한 한화의 선택은 2024시즌 라쿠텐에서 뛰었던 코디 폰세다.

 

배경

폰세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에 2라운드(전체 55번)로 지명돼 11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유망주 순위에서 36위에 올랐고 밀워키에서도 20위권 내에 들어가는 촉망받는 선발 유망주였다.

폰세는 대학 시절 선발 투수에게 적합한 뛰어난 체격과 운동신경으로 스카우터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고 153km/h의 패스트볼과 커터가 좋은 평가를 받았고 46이닝 동안 7개의 볼넷만을 허용하는 안정적인 제구력으로도 호평받았다. 그 결과 폰세는 당시 최고의 대학 선수 중 1명으로 평가받으며 올스타로 선정됐고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급부상할 수 있었다.

싱글 A에서 시작한 2015년 초 어깨 피로 증상으로 1달 정도 이탈했으나 복귀 후 12경기에서 ERA 2.15로 호투했다. 어깨에 문제가 있었지만, 내구성 있는 이닝이터로 평가받았다. 밀워키 역시 폰세에게 선발투수로 상당한 기대를 걸었다. 2017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기 시작해 22경기 선발 등판해 120이닝을 소화하며 ERA 3.38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에는 불펜으로 전환됐다. 우선 입단 후 4년 동안 트리플A에서 활약할 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체인지업의 위력을 좀처럼 개선하지 못해 구종의 다양성도 떨어졌다. 

데뷔 초부터 팔에 잔부상이 자주 발생한 것도 문제였다. 앞서 언급한 어깨 피로를 시작으로 2016년에는 팔뚝 염증으로 두 달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2019년 스프링캠프에서는 팔꿈치에서 굴곡근 염증이 발견됐다. 이러한 이유로 밀워키는 점차 폰세의 선발투수로서 잠재력에 회의감을 보였다.

결국 2019년 7월 29일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트레이드됐고 시즌 종료 후 개최된 프리미어 12에 미국 대표팀으로 선발됐다. 이때 양현종과 맞대결을 펼쳐 패전 투수가 되기도 했다. 2020시즌에는 고대하던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으나 2021시즌 롱릴리프로 15경기 등판해 ERA 7.04로 부진했다. 트리플A에서도 ERA 4.71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폰세는 닛폰햄 파이터즈와 계약을 맺으며 NPB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2시즌 부상 탓에 14경기에서 83.1 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으나 8월 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2023시즌에도 개막 직후 좌측 대퇴근 부상으로 약 3달 정도 이탈했고 복귀 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불안한 내구성으로 인해 연봉 협상이 결렬됐다. 당시에도 한국행 소문도 돌았지만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이적했다. 그러나 라쿠텐에서도 1군 15경기 등판에 그쳤고 성적도 ERA 6.72로 크게 부진했다. 결국 폰세는 재계약에 실패했고 12월 13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KBO리그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폰세는 포심 패스트볼, 싱커, 커터,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이 중 폰세의 주무기는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 158km/h, 평균 150km/h의 포심 패스트볼이다. 2024시즌 폰세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1.4km/h로 NPB에서 60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 중 평균 구속이 150km/h 이상이었던 10명 중 1명이었다. 여기에 포심 패스트볼이 약간의 투심성 테일링을 가지고 있어 상당한 무브먼트를 자랑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평균 이하의 구속이었기에 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구속이 최상위권에 속하는 만큼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었다.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143km/h 수준인 KBO리그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의 구위일 것임은 분명하다.

< 2022~2024년 폰세의 구종별 구사율과 평균 구속 >

< 포심 패스트볼 >

< 2024시즌 폰세의 커터, 커브 좌/우타자 상대 성적 >

또 다른 주무기로는 커터와 커브가 있다. 커터는 주로 좌타자를 상대로 구사했다. 폰세의 커터는 평균 143~144km/h에서 평균 구속이 형성되는데 KBO리그 평균(136.6km/h)보다 월등히 높다. 폰세는 커터를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주로 구사해 땅볼을 유도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폰세의 구종 중에서 GB%이 가장 높은 것이 바로 커터로 전체 56.8%, 좌타자 상대로는 55.6%의 GB%을 기록했다. KBO리그에는 커터를 쓰는 투수가 그리 많지 않은데 폰세만큼 빠른 커터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거의 없다(KBO 평균 136.6km/h). 그렇기에 폰세의 빠르고 위력적인 커터는 KBO 타자들에게 상당히 낯설 것이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커브가 주무기가 된다. 커브는 주로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던지는데 우타자 상대로 35.9%의 높은 Whiff%을 기록하며 상당한 효과를 봤다. 2025시즌 KBO리그는 ABS 존의 높이가 낮아지는 만큼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주무기인 폰세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4시즌에는 커브가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을 보였기에 커브의 제구를 보완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 커터 >

< 커브 >

또한 폰세는 안정적인 제구력이라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데뷔 전부터 볼넷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고 타자에게 컨택을 허용하는 것을 피하지 않는다는 평을 받았다. 폰세는 미국 시절부터 삼진을 잡기보다는 스트라이크존의 좌우 코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공을 낮게 던져 땅볼을 유도하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476.0 이닝을 소화하면서 9이닝당 볼넷이 2.4개이며 일본에서도 2.5개로 준수했다.

폰세의 최대 리스크는 단연 내구성이다. 유망주 시절에는 내구성 있는 이닝이터로 평가받아 선발 투수로서 기회도 많이 부여받았다. 하지만 커리어에서 100 이닝 이상 소화한 시즌이 단 4차례에 불과하며 최다 이닝도 137.2이닝에 그친다. 특히 일본에서 뛰었던 3년 동안 매 시즌 하체 부상을 당하며 1달 이상 장기 이탈하기도 했다. 그 결과 NPB에서 폰세가 소화한 이닝은 1, 2군 통틀어서 299.2이닝으로 연평균 100 이닝이 채 되지 않는다. 더불어 2024시즌 라쿠텐 1, 2군에서 소화한 127이닝은 2017시즌(120이닝, 싱글A) 이후 7년 만에 120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이다.

< 2022~2024시즌 폰스의 1, 2군 소화 이닝 >

2023년 버치 스미스의 실패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스미스 역시 폰세와 비슷하게 NPB 경험이 있는 건장한 체격의 강속구 투수지만 부상 리스크가 있다는 점 역시 유사하다. 지난 시즌 한화는 산체스, 김민우, 문동주 등 다수의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불펜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결국 폰세의 내구성은 한화에 상당한 불안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본 진출 후 투구수가 100개가 넘어도 150km/h를 어렵지 않게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선발 투수로서의 스테미나는 뛰어난 편이다. 또한 부상 대부분이 어깨나 팔이 아닌 무릎 등 하체 쪽 잔부상이었기에 토미존 수술 경력이 있었던 스미스와는 차이가 있다.

한편, 앞서 언급했듯이 폰세는 삼진을 잡기보다는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유형의 투수다. 그만큼 폰세를 뒤에서 지원해야 할 내야진의 수비가 중요하다. 2024시즌 폰세의 FIP는 3.52로 준수했으나 UZR -23.8을 기록한 라쿠텐 수비진의 도움을 받지 못해 ERA는 6.72로 매우 높았다. 한화 역시 내야 수비가 그리 안정적이지 못한 만큼(2024시즌 내야 실책 3위) 폰세의 성공을 위해선 한화 내야진의 지원과 분발이 필수적이다.

 

전망

지난 38년 동안 사용했던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떠나 새로운 구장에 새 둥지를 튼 한화의 2025시즌 각오는 남다르다. 2024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에 참전했고 FA 엄상백과 심우준을 영입한 만큼 2025시즌에는 가을야구 티켓을 따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폰세의 활약이 한화의 2025시즌을 좌우할 중요한 키다. KBO리그에서 압도적인 수준의 구위와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지고 있고 NPB에서 3년 동안 활약한 만큼 아시아 야구 경험도 풍부하다. ‘아프지만 않다면’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다.

그렇기에 더더욱 아프지 않아야 한다. 전술했듯이 지난 시즌 한화는 다수의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며 시즌 내내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25시즌을 앞두고 내구성만큼은 확실히 검증된 엄상백이 합류했고 문동주와 김민우가 부상에서 돌아오기에 한화의 선발진은 양적으로 크게 부족하지 않다. 여기에 폰세까지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준다면 한화는 5강을 넘어 더 높은 곳도 바라볼 수 있다.

한화는 폰세의 영입으로 와이스-폰세-류현진-엄상백-문동주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성했다. 과연 새로운 구장과 함께 암흑기 탈출을 노리는 한화에게 폰세는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까? 하늘 높이 비상을 노리는 한화와 폰세의 2025시즌을 지켜보도록 하자.

 

참고 = Baseball Reference, Baseball America, Delta

야구공작소 조승화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익명,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노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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