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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미운 오리 새끼, 백조로 날아오르다’ 미키 모니악 이야기

By 조광은
2023년 7월 18일 6 Min Read
0

< 사진 출처 = lastwordonsports.com  >

19년만의 1픽, 그러나…

2015년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63승 99패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2010년대 초반 동부지구를 호령하던 필리스의 모습은 라이언 하워드의 아킬레스건1과 함께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필리스에 남은 것은 우승 주역들이 남긴 수많은 유망주와 2015년 리그 최하위로 얻은 1라운드 1픽이었다.

하지만 정작 2016년 신인 드래프트의 풀은 기대 이하였다. 90마일 중후반대의 위력적으로 빠른 볼을 가지고 있는 대졸 좌완투수 A.J. 퍽은 졸업반 시즌 제구 난조를 겪고 있었다. 좋은 커맨드와 198cm의 거대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는 좌완투수 제이 그룸은 고졸 투수라는 위험 요소가 있었다2.

이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미키 모니악이었다. 모니악은 고교리그에서 꾸준히 4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1라운드 후보에 꼽혔지만, 279타석 2홈런에 그치는 등 부족한 장타력으로 최상위권 지명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졸업반 시즌 증량에 성공한 모니악은 드래프트 전까지 6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어느 한 선수가 치고 나오지 못하던 드래프트에서 모니악의 성장세는 긴장감을 불어넣기 충분했다.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하던 필리스는 결국 미래 세대를 이끌어나갈 간판으로 모니악을 선택했다. 그렇게 모니악은 ‘필리스의 1라운드 1픽’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Pure Hitter’에서 ‘Poor Hitter’로, 바닥없는 추락

모니악의 강점은 컨택과 수비였다. 안정적인 어프로치에서 좋은 손목 힘으로 필드 곳곳에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릴 수 있었다. 또한 빅리그 중견수 자리에서 무리 없이 수비를 소화할 만한 수비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드래프트 당시 MLB Pipeline이 모니악에 내린 평가가 이의 방증이다.

“모니악은 일관적으로 강한 타구들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는 좋은 plate discipline을 가졌고, 필드의 모든 공간에 타구를 뿌릴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는 미래의 골드 글러브 중견수가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데뷔 후 무난한 첫 시즌(루키 46G .284 .340 .409 1홈런 10도루)을 보낸 모니악은 2017년 BA(Baseball America) 유망주 랭킹 전체 17위에 오르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이 시즌을 마지막으로 모니악이 전체 유망주 랭킹에 이름을 올리는 일은 없었다.

2017시즌을 하위 싱글 A에서 시작한 모니악은 끔찍한 시즌을 보냈다. 509타석에서 109개의 삼진을 당했다. 이 동안 29개의 볼넷을 걸러낸 것이 전부였던 모니악에게 의심의 눈초리가 붙기 시작했다.

모니악과 필리스에 더욱 안 좋은 소식은 드래프트 당시 좋게 평가받던 장점들이 전혀 발휘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데뷔 후 3시즌 모두 20%P를 넘는 삼진율을 기록했으며, 순출루율이 .050을 넘는 시즌을 단 한 번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 미키 모니악의 2017-2019 마이너리그 성적 >

모니악의 부진에 업계의 시선도 차가워졌다. 양대 유망주 평가 기관인 BA와 Pipeline은 2018년 프리시즌 유망주 TOP 100에서 모니악의 이름을 지웠다. 2020시즌 전 BA의 평가는 모니악의 평가가 바닥까지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그는 투박한 어프로치로 가끔 배럴타구를 날릴 능력은 있으나, 볼넷을 끌어내지 못하고 리그 평균의 출루율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수비에 대한 평은 스카우터마다 갈리지만, 어떤 스카우터들은 그가 더 이상 중견수로서 희망이 없다는 평을 내리고 있습니다.”

 

실패 속에서 답을 얻다

모니악은 마이너리그를 거치면서 가지고 있는 장점을 모두 잃었다. 마이너리그 투수들의 공을 컨택하지 못했고, 골라내지도 못했다. 외야 수비에서도 중견수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비관적인 평이 우세했다. 공교롭게도 아마추어 시절 모두 장점으로 꼽혔던 것들이었다.

그러나 AA를 거치면서 모니악은 더 이상 컨택과 선구안이 자신의 장점이 아님을 인정했다. 대신 다른 활로를 찾았다. 그가 찾은 해결책은 ‘지신의 존 안에 있는 공을 최대한 강하게 때리는 것’이었다. 빠른 배트 스피드와 유연한 몸통 회전을 가지고 있었던 모니악은 몸쪽 낮게 오는 공들을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몸을 만들었던 것이 주효했다.

여전히 변화구에 대한 대처는 미숙했고 수많은 삼진을 당했지만, 모니악의 파워 넘버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 미키 모니악의 2021~2022 마이너리그 성적 >

AAA까지 살아남은 모니악의 마지막 과제는 빅리그 투수들의 공을 바뀐 어프로치로 공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한 모니악은 필리스에서의 47타석 동안 22개의 삼진을 당했다. 그 사이 팀은 FA 카일 슈와버와 닉 카스테야노스로 외야 두 자리를 채웠다. 2022년 모니악은 남은 한 자리를 노렸으나 경쟁자 중 가장 먼저 마이너에 내려갔다(50타석 .130 .184 .152).

이런 그를 주목한 곳이 LA 에인절스였다. 외야 유망주들의 성장세가 더뎌 당장 준비된 외야수가 필요했던 에인절스, 그리고 모니악에게 더 이상 시간을 줄 수 없던 필리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에인절스는 모니악의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세와 파워에 베팅을 걸었고, 결국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모니악을 품에 안았다.

 

모니악은 어떻게 주전 외야수가 되었나

101타석에서 .333 .366 .688 7홈런 wRC+ 186. 6월 27일 현재 모니악의 성적이다. 많은 샘플은 아니지만 모니악은 주전 외야수를 넘어 고교 때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다.

어떻게 모니악은 환골탈태와 같은 변신을 할 수 있었을까. 그 답은 간단하다. 모니악이 마이너리그에서 답을 찾아냈던 방식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도 통하고 있다.

모니악은 커리어 내내 투수들의 낮은 공과 바깥쪽 흘러 나가는 공에 대해 애를 먹었다. 그리고 그 성향은 현재도 비슷하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덜 떨어지면서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공에 확실한 응징을 가한다는 점이다. 모니악은 몸쪽 낮은 코스를 자신의 존으로 만들면서 이 안에 들어오는 공들을 빠른 배트 스피드와 회전력을 이용해 걷어 올린다.

이렇게 걷어 올린 공은 높은 발사각을 형성하는데, 모니악의 좋은 로우 파워(최고 타구 속도 110.4마일, 상위 37%)와 결합하여 배럴 타구를 만들기 최적 조건의 타구가 된다. 모니악은 타석 대비 배럴 타구 비율 10.9%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50타석 이상 기록한 타자 중 1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 모니악의 코스별 스윙률. 낮은 코스에 엄청난 적극성을 보인다 >

모니악의 적극적인 어프로치는 투수들에게 고민을 가져왔다. 모니악은 리그에서 손꼽을 정도로 유인구에 배트를 내는 비율이 높은 편이며, 컨택률 또한 떨어진다. 하지만 존 안의 공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타격하는 타자기도 하며 스트라이크 존 중앙의 공들의 타격 결과가 가장 좋은 선수기도 하다.

이러한 양면성은 투수들에게 완벽한 유인구를 강요한다. 조금이라도 존 안쪽으로 들어가 배트에 공이 맞는다면, 그 순간 모니악은 오타니 쇼헤이와 마이크 트라웃에 버금가는 강타자가 된다(모니악 xwOBACON3.517, 오타니 .509, 트라웃 .504).

< 구종 코스별 모니악의 득점 가치 및 스윙률 >

마이너리그 시절의 우려와는 달리, 모니악은 상당히 빠른 주자이며(스프린트 속도 상위 11%) 외야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외야수이다(OAA LF +0, CF +1, RF +1). 타석에서뿐만 아니라 공수 양면에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다. 필연적으로 낮은 컨택율으로 기대 지표들이 떨어진다고 해도 기대 지표보다 높은 실제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는 타자라는 것이다. 지금의 타격 성적을 유지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에인절스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선수이다.

 

재능의 딜레마

종목을 막론하고 드래프트에 첫 번째 순번은 재능의 표상이다. 그 선수를 뽑은 팀만큼 선수 역시 자신의 재능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재능이 신기루로 밝혀진다면 박탈감은 팬들과 구단만의 몫이 아닌 선수에게까지 돌아온다. 이 박탈감은 좌절로 이어지고 선수의 발을 묶어놓는다. 모니악 전의 1번 지명자인 마크 어펠(메이저리그 6경기 출전 후 은퇴)과 브래디 에이캔(메이저리그 데뷔 실패)이 그랬듯이 말이다.

모니악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재능은 유려한 컨택과 선구안이었다. 그래서 모니악이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증명하지 못했을 때 모두가 그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니악의 진짜 재능은 끈기였다. 자신의 모든 것이 무너진 절망적인 상황에서 모니악은 자신이 가장 약한 부분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냈다. 188cm 77kg의 체구로 평균 이하의 파워를 가졌다 평가받았던 19살의 소년은 지금 188cm 88kg로 리그에서 배럴 타구를 가장 잘 날리는 타자가 되었다.

물론 모니악에게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모니악은 현재 주로 우완 투수 선발 상대로만 출장하고 있다. 타격 성적이 올라온 이번 시즌에도 좌완 투수 상대로 8타석에 그치고 있다. 6월 들어 서서히 좌완 투수 상대로 선발 출장 기회를 주고 있지만, 아직 안타 없이 볼넷 1개만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부족한 선구안과 아쉬운 컨택 능력은 커리어 내내 모니악에게 꼬리표로 따라붙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올해 101타석만을 들어선 타자에게 이 글은 어쩌면 과한 헌사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모니악에게 더 이상 ‘실패한 1라운드 1픽’와 같은 조롱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니악은 자신만의 해법을 우직하게 밀어붙였고, 그 결과를 증명해 나가고 있다. 자신을 믿고 끈기 있게 도전하는 것. 모니악이 보여준 이것이 우리가 유망주에게 기대하는 ‘진짜 재능’이지 않을까 한다.

 

참고 = Fangraphs, Baseball Reference, Baseball Savant

야구공작소 조광은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김동민, 전언수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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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0년대 후반 필리스의 중심 타자였던 라이언 하워드는 2011년 디비전 시리즈에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후 하워드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fWAR -2.3을 남긴 채 은퇴한다.
  2. 마지막으로 뽑힌 고졸 투수 1라운드 1픽은 1991년의 Brien Taylor이다. Taylor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은퇴했다.
  3. 컨택된 타구의 xwOBA(기대 가중출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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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베니지아노, 타케다 쇼타, 대체 외국인 선수 긴지로는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습니다. 미치 화이트도 부상 전까지 1선발로 보기에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에레디아 또한 예년과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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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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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야구공작소 박경진

#우강훈 #박준현 #허인서 #장찬희 #임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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