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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SK의 반등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2)

By 오정택
2017년 6월 27일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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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오정택] SK 와이번스의 2017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투수진에서는 김광현이라는 대체불가의 1선발이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타선에서는 ‘파워’ 이외의 뚜렷한 강점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오프시즌 동안 선수단의 보강 외에도 코치진을 개편하는 등 시스템 전반의 ‘체질개선’에 힘을 쏟았다는 점은 분명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는 드물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야구공작소 필진들의 오프시즌 평가에서 SK가 8위로 처졌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7시즌이 막을 올리고, SK는 중상위권을 다투며 기대 이상의 좋은 페이스를 이어 나가고 있다. 6위를 차지했던 지난해보다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들이 오히려 훨씬 나아진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에, SK의 선전을 구성하고 있는 요인들을 투수편과 야수편으로 나누어 2부작으로 다뤄보려 한다.

 

<야수편>

왕조 시절 이후의 SK에게서 뚜렷한 팀 컬러를 발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왕조를 대표했던 기동력과 벌떼 야구는 점차 모습을 감추었고, 이렇다할 강점이 없는 무색무취의 야구가 이어졌다. 그러던 지난 시즌, SK는 타자 친화적인 문학구장을 활용해 ‘홈런 군단’이라는 새 팀컬러를 장착하는 데 성공했다. 타석당 홈런 비율에서는 리그 1위(3.21%), 홈런 개수에서는 리그 2위(182개, 1위와 한 개 차이)에 올랐고, 두 자릿수의 홈런을 쳐낸 타자를 7명이나 배출하면서 이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6시즌의 변화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다. SK의 타선은 팬들에게 오래간만의 홈런 쇼를 선보였지만, 홈런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처참한 성적을 남기며 홈런 개수와 어울리지 않는 리그 최하위권의 득점 생산력을 보여주었다. 팀 타점 순위 역시 리그 9위에 그쳤다. 10위가 1군 진입 2년차의 신생 구단인 kt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리그 최악의 득점 생산력을 선보였던 셈이다.

 

2016 – 홈런’뿐’이었던 타선

거포 군단으로의 변신은 많은 대가를 필요로 했다. 그중 하나가 급증한 삼진이었다. 물론 이는 홈런을 만들어 내기 위해 큰 스윙을 중용함으로써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이와 함께 타석에서의 집중력과 참을성도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지난해 SK 타선의 저조한 득점 생산력의 가장 큰 원인은 타자들의 성급해진 어프로치에 있었다.

지난 시즌, SK의 타자들은 3.75개의 타석당 투구수를 기록하면서 이 부문에서 리그 최하위를 차지했다. 팀 출루율 9위와 BB% 최하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들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타선의 집중력 또한 심각한 수준이었다. 팀 득점권 타율은 0.276으로 리그 최하위였고, 총 득점 역시 최다 홈런 팀의 기록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753점(리그 9위)에 불과했다.

문제는 타석 바깥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의 SK는 루상에서 전혀 좋은 경기를 선보이지 못했다. 주루사와 주루사율 모두에서 리그 1위를 기록했고(71개/6.09%), 도루성공률에서마저 리그 최하위(59.7%)로 처지면서 실로 최악의 주루를 보여주었다. 이진석과 최정민, 김재현 등의 발 빠른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도 이러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는 점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2017 – 업그레이드된 홈런 군단

그러던 SK가 2017시즌 들어 꾸준히 5강 대열을 지키며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홈런 군단’의 위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것은 물론이고, 시즌이 반환점을 돌기도 전인 지금 이미 7명의 두 자릿수 홈런 타자를 배출하며 역대 최고의 홈런 군단을 향해 전진하는 중이다. SK의 압도적인 장타력에 대해서는 야구공작소의 다른 기사에서 자세히 다루었던 적이 있다(링크). 따라서 이 글에서는 SK의 막강한 화력을 자세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기존의 홈런 군단이 어떻게 해서 지난 시즌보다도 강력한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분석해보려 한다. 그 핵심은 지난 오프시즌 동안 진행되었던 구단 차원에서의 체질 개선이다.

고메즈는 항상 웃었지만, 팬들은 웃을 수가 없었다. (사진제공=SK와이번스)

사실, 지난 시즌 SK의 타선은 시작부터 문제를 품고 있었다. 테이블세터로 기용된 고메즈와 이명기는 테이블세터의 덕목인 출루와 끈질김과는 거리가 먼 타자들이었다. 실제로 고메즈는 10개 구단의 리드오프 가운데 최악의 출루율을 기록했고, 이명기는 장점이었던 콘택트 능력을 잃어버리면서 충분한 출루를 만들어내지 못했다(2015년 대비 타율 4푼 감소). 테이블세터가 충분한 주자를 제공해주지 못했으니, 후속 타자들이 적은 점수를 생산해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SK에서는 거포들만 즐비했던 작년과 다르게 출루라는 덕목을 갖춘 선수들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표1. 2016/2017 SK 테이블세터 비교
* P/PA: 타석당 투구수

올 시즌의 SK에서 테이블세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생애 첫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조용호와 트레이드를 통해 건너온 노수광이다. 조용호는 3할대 후반의 높은 출루율로 모범적인 리드오프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으며, 노수광도 타율 대비 1할 가량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파워 일변도의 타선에 나름의 끈끈함을 더해주고 있다.

여기에 기존 주전들의 출루 능력도 이전보다 나아진 듯한 모습이다. 팀내 최고의 홈런 타자들인 최정, 한동민, 로맥 모두가 3할대 후반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팀 전체의 출루율은 리그 8위로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지만(0.339), 타석에 임하는 자세에서는 그보다도 훨씬 극적인 변화가 드러나고 있다. SK의 타자들은 올 시즌 들어 3.91개의 타석당 투구수를 기록하면서 리그에서 가장 공을 많이 보는 ‘끈끈한’ 타선으로 삽시간에 탈바꿈했다. 타석당 투구수가 4개가 넘어가는 타자의 수만 5명에 이른다.

 

정수성 효과

지난해 SK의 주루 실적은 실로 형편없었다. SK가 시즌이 끝난 뒤 기존의 주루코치인 김인호 코치를 보직 이동시키고 정수성 주루코치를 영입했던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정수성 코치는 이전 소속팀인 넥센 히어로즈에서 부임 이전에 비해 팀의 주루를 31점이나 개선시켰던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다(부임 전 팀 주루 RAA -11.61 -> 부임 후 팀 주루 RAA 20.88). 이러한 ‘정수성 매직’은 올 시즌의 SK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표2. SK의 2016/2017 주루 기록 비교
* RAA: 평균 대비 득점 기여

SK의 팬이라면 지난 시즌 이재원 같은 느린 주자들이 무리한 추가 진루를 시도하다가 연거푸 주루사를 당했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나 올해나, 거포들이 즐비한 SK의 타선에서 빠르게 베이스를 내달릴 수 있는 선수의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정수성 코치와 SK가 이번 시즌 들고 나온 전략은 이러한 타선의 구성을 감안해서 무리한 추가 진루를 지양하고 주루사의 빈도를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전략 수정은 결과적으로 훨씬 나아진 주루 효율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 시즌 최악의 주루를 보여주었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놀라운 변화다.

하지만 아직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바로 도루다. 56%의 팀 도루 성공률은 리그에서 가장 낮은 기록이다. 노수광(6도루 1도실), 조용호(8도루 2도실), 정진기(3도루)등의 빠른 주자들은 모두 제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박승욱(3도실), 김동엽 (2도루 3도실), 최정 (1도루 3도실)등의 다소 도루와는 거리가 먼 선수들의 범람하는 도루 실패가 팀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계속해서 이와 같은 경향이 이어진다면, 도루에 있어서도 성공률 낮은 시도를 자제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과제, 수비를 강화하라

올 시즌의 SK는 분명 투타 모두에서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순위가 최상위권이 아닌, 선두와 격차가 있는 중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수비에 있다.

박승욱은 현재까지 10개의 실책을 범하며 리그에서 두번째로 많은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제공=SK와이번스)

2016시즌의 SK는 리그 3위에 해당하는 13.27의 수비 RAA를 기록하며 수비로만 13점을 지켜내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수비 중요도가 높은 유격수와 중견수 자리가 각각 박승욱(작년 36경기 소화)과 조용호(신인)에게 돌아갔고, 수비보다는 타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인 로맥과 김동엽이 필드 플레이어로서 수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SK가 올 시즌 현재까지 기록하고 있는 수비 RAA는 리그 6위(-2.95)에 불과하다.

물론, 강력한 타격에 초점을 맞추어 선수를 기용하고 있는 만큼 이전처럼 견실한 수비진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2년 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김성현이 저질렀던 끝내기 실책이 이를 증명한다. 분명 이번 시즌 들어 SK가 투타에서 보여주고 있는 변화는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지금의 기세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수비에서의 안정감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일 듯하다.

기록 출처 :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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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7. 09.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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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야구공작소 변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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