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은빈 >
페드로 아빌라(Pedro Manuel Avila)
1997년 1월 14일 (만 29세)
우투우타/ 180cm 95kg
AAA 콜럼버스 클리퍼스 15경기(13선발) 3승 7패 60이닝 49K 32BB ERA 7.50
계약 총액 40만 달러 (연봉 38만 달러/옵션 2만 달러)
2026년은 SSG 랜더스는 총체적 난국에 빠지며 9위로 추락했다. 그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선발진의 붕괴였다. 지난 시즌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마운드는 올해 SSG의 추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가릴 것 없이 선발투수들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이는 팀의 강점인 불펜 붕괴까지 이어졌다.
이미 가을야구는 어려워졌다고 해도 팀 투수진을 재정비하기 위해서는 이닝을 소화해 줄 선발투수는 필요했다. 하지만 기존 외국인 선수 베니지아노는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졌다. 결국 SSG는 베니지아노와 결국 작별하고 그 빈자리를 페드로 아빌라로 메우기로 했다.
배경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난 아빌라는 2014년 7월 5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으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년간 워싱턴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뛴 후 2016년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로 둥지를 옮겼다.
2017년 싱글 A와 상위 싱글 A에서 뛴 아빌라는 129이닝 동안 17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유망주 평가 매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여러 매체는 아빌라가 빅리그에서 5선발이나 스윙맨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 2019년 4월 15일 샌디에이고는 아빌라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며 빅리그 데뷔를 하게 되었다. 첫 경기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후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샌디에이고는 시즌 종료 후 아빌라를 DFA 했지만 곧바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인연을 이어갔다.
2020년 안식년을 가지며 재활에 전념한 아빌라는 2021년 재활을 마치고 마운드에 복귀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친 아빌라는 2021년 10월 다시 빅리그 마운드로 복귀했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기회를 노리던 아빌라는 2023년 7월 본격적으로 빅리그에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시즌 끝까지 빅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0.1이닝 동안 ERA 3.22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부 지표는 좋지 못했고 샌디에이고 역시 아빌라를 높게 보지 않았다. 결국 2024년 4월 12일 샌디에이고는 아빌라를 DFA 했고, 5일 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현금 트레이드했다.
클리블랜드에서 롱 릴리프로 등판한 아빌라는 74.2이닝 동안 ERA 3.25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살아남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결국 2025년 1월 22일 클리블랜드는 아빌라를 DFA 했고 1월 30일 방출했다.
이후 도교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을 맺은 아빌라는 NBP에서 15경기 82.1이닝 7승 8패 ERA 4.04를 기록했다. NBP 리그가 극도의 투고타저 리그인 것을 고려하면 그다지 좋지 않은 기록이지만 당시 최하위 야쿠르트에서 준수한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줬다.
야쿠르트와 재계약이 불발된 후 올해 다시 클리블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빅리그 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 와중 SSG의 계약 제안을 받은 아빌라는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 2025년 구종별 무브먼트 (Baseball Savant) >

< 2026년 AAA 구종 구사율(Baseball Savant) >
들어가기에 앞서 Baseball Savant에서 포심과 커터가 같이 포심으로 같이 분류되었다. 이에 필자는 Baseball Prospectus의 수치를 이용해 일부 포심과 슬라이더를 커터로 분류했다.
아빌라가 가장 많이 구사한 패스트볼은 평균 93마일(약 149km/h)의 싱커다. 무브먼트는 나쁘지 않았지만, 평균 이하의 구속 때문에 빅리그에서는 평균 이하의 구종이었다. 하지만 평균 149km/h의 싱커는 KBO리그 기준 빠른 편이기에 좋은 구위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Baseball Savant에서 싱커를 제외한 패스트볼은 모두 포심으로 분류했지만, 포심의 무브먼트를 보이는 투구와 슬라이더(커터)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투구가 모두 포심으로 기록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Baseball Savant 포심+슬라이더 무브먼트 차트 >
Baseball Prospectus 기준으로 올해 평균 94.1마일(151.4km/h)의 포심을 구사했다. 하지만 40도가 넘는 높은 팔 각도에 비해 14.1인치(35.8cm)의 좋지 않은 수직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데드 존’ 패스트볼이다. KBO리그 기준 평균 이상의 구속이긴 하지만 주 구종으로 활용되긴 어려워 보인다.
평균 90.1마일(145km/h)의 커터(슬라이더) 역시 적지 않게 활용했다. 평범한 구속으로 인해 빅리그에서는 경쟁력이 애매한 구종이었지만 이 정도의 구속을 가진 커터가 KBO리그에 드문 것을 생각하면 커터는 괜찮은 경쟁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아빌라의 결정구인 커브는 유망주 시절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구종이다. 구속 자체는 KBO리그 기준으로도 평범하지만 이를 상쇄할 좋은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다. 올해 트리플 A에서 많은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이 외에도 종 변화가 큰 슬라이더와 스위퍼를 구사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 구종들 모두 커브와 비슷한 무브먼트를 보여준다. 유망주 시절부터 커브의 무브먼트를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구속의 변주를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모두 커브로 간주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 85.4마일(137.4km/h)의 체인지업은 흥미로운 구종이다. 일반적인 체인지업과 다르게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섞은 듯한 그립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은 특이한 무브먼트를 보여준다. 클리블랜드 스포츠 해설가 릭 매닝이 ‘포크볼처럼 보이지만 슬라이더처럼 회전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두 구종이 섞인 듯한 무브먼트를 보여준다.

< 체인지업 그립 및 무브먼트 >

< 체인지업 무브먼트 비교 >
일반적인 체인지업의 경우 같은 손 타자에게 위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아빌라는 특이한 무브먼트를 앞세워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결정구로 사용하며 31.2%의 높은 헛스윙률을 기록했다.

< 커브/체인지업 헛스윙률 >
제구력은 KBO 리그 기준 평범한 편이다. 2021년 이후 매년 약 10~11%의 BB%를 기록하며 빅리그와 트리플 A 기준 평균보다 많은 볼넷을 허용했다. 물론 빅리그와 트리플 A에 비해 볼넷 허용이 많은 KBO 리그에서는 제구력으로 큰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체인지업과 커브가 존 밖으로 멀리 벗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은 우려되는 점이다.

< 2026년 체인지업/커브 히트맵 >
선발 경험은 풍부하다. 유망주 시절부터 꾸준히 선발 투수로 육성됐고, 빅리그에서도 임시 선발과 롱 릴리프로 등판하며 긴 이닝을 소화했다. 2019년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이후 큰 부상이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팔 각도를 낮추거나 빠르게 던지는 변칙 투구를 간혹 선보이는 점이다. 데뷔전에서 변칙 투구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이 역시 나쁘지 않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전망
7월 16일 KBO 데뷔전에서 6이닝 무실점 8K 1BB를 기록하며 좋은 첫인상을 남겼다. 체인지업과 커브의 구위가 좋은 만큼 패스트볼의 구위를 데뷔전처럼 유지할 수 있다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구력에서 사소한 우려 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만약 상대 팀이 존 밖으로 많이 벗어나는 변화구를 골라내기 시작한다면 볼넷이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변화구의 구위가 뛰어나니 최대한 존 가까이 던져 많은 헛스윙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아빌라는 데뷔전에서 SSG가 기대에 완벽히 충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SSG 마운드의 재정비를 위해서라도 데뷔전 같은 활약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야구공작소 탁원준 칼럼니스트
참조 = Fangraphs, MLB.com, Baseball Savant, Baseball Prospectus
에디터 = 야구공작소 박인이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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