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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세이버메트릭스

유망주 타이쿤, 근데 이제 경제 가치를 곁들인

By 채하린
2026년 8월 11일 7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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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홍기민 >

야구단 운영과 트레이드 시장에서 유망주의 자산 가치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은 구단의 장기적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자유계약(FA) 시장의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새로운 노사협정 도입 등으로 인해 경제적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FanGraphs)는 유망주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평가하는 방법론을 전면 개정했다. 이 글에서는 전통적인 평가 체계의 한계를 살펴보고, 팬그래프의 새로운 가치 환산 모델을 통해 현대 야구에서 유망주의 가치가 어떻게 정량화되고 있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1. 전통적인 야구 유망주 평가 체계와 한계

오랫동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선수의 능력을 정량화하기 위해 통계학의 정규분포를 기반으로 한 ’20-80 스케일(20-80 Scouting Scale)’을 주로 사용해 왔다. 리그 평균 능력을 갖춘 주전 선수를 ’50’으로 두고, 표준편차에 따라 점수를 가감하는 방식이다.

< 타자 유망주의 5가지 평가 요소 >

 

타자 유망주를 평가할 때는 타격(Hit), 파워(Power), 주루(Speed), 수비(Fielding), 어깨(Arm)의 5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삼는다. 투수는 패스트볼 구속과 구위, 변화구 완성도, 제구력(Control)과 커맨드(Command)를 종합한다. 스카우트들은 이 개별 요소들을 바탕으로 선수가 향후 도달할 최종 기대치를 ‘퓨처 밸류(Future Value, 이하 FV)’라는 단일 등급으로 요약한다. 보통 FV 50은 평균적인 주전, 60은 올스타급 스타, 70 이상은 리그를 지배하는 슈퍼스타급 재능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전통적인 시스템은 해당 유망주가 구단에 가져다줄 실제 ‘경제적 가치’가 얼마인지 명확히 답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구단 간의 트레이드를 정밀하게 평가하거나 전체 팜 시스템의 깊이를 객관적으로 비교하려면, 추상적인 재능 등급을 구체적인 화폐 가치나 자산 가치로 변환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수적이다.

 

2. 팬그래프의 방법론 업데이트 배경

팬그래프는 과거 빅터 왕, 스콧 맥키니, 케빈 크레이, 스티브 디미셀리, 제프 지머맨 등의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2018년 11월 크레이그 에드워즈(Craig Edwards)가 정립한 유망주 자산 가치 평가 모델을 표준으로 삼아왔다. 이 모델은 팬그래프의 유망주 분석 플랫폼인 ‘더 보드(The Board)’에서 구단별 팜 시스템 랭킹을 산정하는 핵심 기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기존 모델이 나온 지 7년이 지난 지금, 메이저리그를 둘러싼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성장 타임라인을 뒤흔들었고, 2021년에는 마이너리그 구단 수가 대폭 축소되었다. 또한 2022년 체결된 새 노사협정(CBA)은 선수 보상 구조와 사치세 기준을 바꾸었으며, 유망주 조기 승격을 장려하는 ‘유망주 승격 인센티브(PPI)’를 도입했다.

결정적으로 FA 시장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장에서 승리(1 WAR)를 구매하는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리그 전체 페이롤은 30% 이상 증가했고 고액 자산가인 FA 선수들의 몸값은 그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처럼 돈의 가치와 제도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팬그래프는 현대 야구의 경제적 현실에 맞추어 유망주 가치 모델을 다시 산출했다.

 

3. 가치를 다각도로 포착하는 3가지 핵심 지표

새로운 모델에서는 유망주의 다면적인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기 위해 분석 지표를 세 가지로 세분화했다.

 

① 기대 잉여 가치 (Expected Surplus Value)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생산할 가치(WAR)를 FA 시장 가치로 환산한 금액에서, 구단 보유 기간(Team Control) 동안 지급할 예상 연봉을 차감한 순이익이다. 트레이드 가치를 직관적으로 비교할 때 가장 유용한 지표다. 이번 개정에서는 구단이 스타급 선수에게 비용을 아끼지 않는 현실을 반영하여, WAR당 가치를 비선형적(Non-linear)으로 설계했다. 이에 따라 0~1 WAR 선수는 1 WAR당 약 700만 달러, 1~2 WAR 선수는 약 850만 달러, 2 WAR 초과 선수는 약 1,300만 달러로 차등 계산하여 상위 등급 유망주의 잉여 가치를 현실적으로 높였다.

 

② 기대 WAR (Expected WAR,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은 기대 WAR)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은 채 선수가 구단 보유 기간 기록할 순수 WAR의 총합이다. 트레이드가 아니라 내부 유망주로 직접 전력을 보강하려는 구단에 유용하다. 예를 들어 생산 가치 1억 달러에 연봉 9,900만 달러인 선수와, 생산 가치 1,000만 달러에 연봉 900만 달러인 선수의 잉여 가치는 100만 달러로 같지만, 실제 팀 승리에 기여하는 전력상 무게감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③ 스타 등극 확률 (Star Odds)

등급별 유망주의 평균 WAR은 대박과 실패 사례가 뒤섞인 평균치이기에, 해당 선수의 잠재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구단 보유 기간 내에 4 WAR 이상인 시즌을 최소 2회 이상 기록한 선수를 ‘스타’로 정의하고, 등급별 선수가 이 고점에 도달할 통계적 확률을 산출했다.

 

4. 정밀한 데이터 가공 및 분석 방법론

팬그래프는 이 지표들을 정밀하게 도출하기 위해 2005년부터 2018년까지의 역사적 유망주 순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도화된 가공 과정을 거쳤다. 2005~2016년은 베이스볼 아메리카(BA) Top 100, 2017~2018년은 팬그래프 명단을 활용했으며, 메이저리그 커리어 추적은 2020년 데뷔자까지 포함했다.

 

① 과거 등급의 현대식 보정

우선 연도별 유망주 풀의 질적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각 클래스의 실제 메이저리그 생산성을 바탕으로 과거 순위를 역연산하여 조정했다. 단순히 연도별 1위라는 순위만으로는 역대 최고 투수 유망주로 꼽히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010)와 일반적인 1위 투수 유망주였던 훌리오 테헤란(2011)의 실제 재능 격차를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조정된 순위는 현대 팬그래프의 등급 분포 제약 조건에 맞추어 다시 배정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등급 기준을 통일했다. 과거 BA 명단은 정확히 100명이었으나, 최근 팬그래프 리스트는 50 FV 이상이 평균 120명 수준이라는 점도 반영되었다.

 

< 2010년 1위 투수 유망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

 

< 2011년 1위 투수 유망주 훌리오 테헤란 >

 

② 구단 보유 가치 및 비용 모델링

그다음으로 선수의 실제 계약 연장이나 방출 여부와 상관없이, 오직 메이저리그 로스터 등록 일수만을 기준으로 구단 보유 기간을 엄격하게 정의했다(최소 6시즌 기준, 미데뷔자는 0으로 처리). 선수의 생산 가치 및 연봉 추정치는 2024~2026년 FA 시장의 1 WAR당 평균 지출 비용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연봉 조정 자격 취득 전 기간에는 최저 연봉을 배정하고, 연봉 조정 기간에는 직전 시즌 WAR 가치의 일정 비율(연차별 15%, 35%, 50%, 75%)을 적용하여 실제 연봉 지급액과의 오차를 최소화했다. 미래 가치는 순 7%의 할인율(금융 할인율 10% – FA 가치 상승률 3%)을 적용해 현재 가치로 환산했다.

 

③ FV 50 미만 하위 유망주를 위한 하향식(Top-Down) 접근법

역사적 데이터가 부족한 하위 등급 유망주들은 개별 접근 대신 전체 가치 총합을 구한 뒤 나누는 하향식 방식을 채택했다. 매년 데뷔한 전체 선수 가치에서 Top 100 선수의 가치를 빼고, 랭킹에 전혀 들지 못한 선수의 기여도(데뷔 후 첫 3년 WAR 기준)를 제외했다. 또한, 현대 기준으로 50 FV 이상에 준하는 20명의 가치도 차감했다. 마이너리그 체류 시간은 최근 10년 데이터를 토대로 구조조정 효과를 반영해 평균 2.0년(1.9~2.5년 범위)으로 설정했다.

 

④ 등급 상승 확률 (Upgrade Odds) 반영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하위 유망주가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동안 상위 등급(50 FV 이상)으로 올라갈 확률(Upgrade Odds)을 반영한 점이다. 2019~2023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등급 상승 확률을 구한 뒤, (상승 확률 × 50 FV 가치) + (상승 실패 확률 × 등급 유지 시 기대 가치) 공식을 적용했다. 예컨대 45 FV 야수는 향후 탑 유망주로 치고 올라갈 약 20%의 확률과 상승 실패 시의 기대 가치가 결합해 총 1,450만 달러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개별 등급별 가치 배분은 최근 랭킹의 초기 생산성 비율을 기준으로 조정한 뒤 곡선 평탄화(Curve-smoothing) 작업을 거쳤다.

 

5. 유망주 등급별 가치 분석 결과

이렇게 정립된 가치 모델을 통해 도출된 등급별 유망주의 최종 자산 가치는 다음과 같다.

 

< 유망주 등급별 가치 분석 결과 >

 

위 결과는 몇 가지 명확한 야구계의 트렌드를 보여준다.

최상위권 투수의 압도적인 희소성: FV 70과 65구간에서는 타자와 투수의 가치가 동일하게 책정됐다. 이는 엘리트 투수 유망주 풀이 극도로 좁기 때문이다. 팬그래프는 2020년 맥켄지 고어 이후 투수에게 FV 70을 부여하지 않았으며, 최근 FV 65를 받은 투수도 폴 스킨스, 사사키 로키, 놀란 맥클린뿐이다. 상위 투수 풀은 매우 좁지만, 이 바늘구멍을 뚫은 선수의 개별 생산성은 최상위 타자만큼 강력하다는 점을 데이터로 증명했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폴 스킨스 >

 

<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 >

 

< 뉴욕 메츠 놀란 맥클린 >

 

일반 등급에서의 타자 우위: FV 60 이하 등급에서는 동일 등급일 때 타자의 가치가 투수보다 항상 높다. 투수가 타자보다 평균적으로 적은 WAR을 생산하고 부상 위험 등으로 스타 등극 확률도 낮다는 역사적 사실이 반영된 결과다.

하위 팜의 집합적 가치: 전체 유망주 중 50 FV 이상의 상위 유망주 잉여 가치 총합은 약 57억 달러지만 50 FV 미만 유망주들의 가치 총합은 약 63억 달러에 달한다. 개별 선수의 성공 확률은 낮아도, 하위 유망주 뎁스가 구단에 가져다주는 누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6. 과거 모델과의 비교 및 2026년 팜 시스템 랭킹 변화

새 모델을 적용한 마이너리그 전체 자산 가치는 약 120억 달러로 추정된다. 크레이그 에드워즈의 2019년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 반영과 더불어 하위 유망주의 뎁스를 높게 평가하면서 구단별 팜 시스템 가치 랭킹이 크게 요동쳤다.

최상위권에서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6.71억 달러), 탬파베이 레이스(6.44억 달러), 밀워키 브루어스(5.65억 달러)가 변함없이 1~3위를 지켰다. 하지만 중상위권에서는 팜의 구조에 따라 순위가 극명하게 갈렸다. 가장 크게 반등한 팀은 볼티모어 오리올스다. 하위 등급 유망주층이 두터운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기존 10위에서 4위(5.29억 달러)로 6순위나 상승했다. 애리조나 디백스 역시 기존 19위에서 15위로 올랐는데, 자산 가치가 기존(2.3억 달러) 대비 4.1억 달러로 급증하는 수혜를 입었다. LA 다저스도 9위에서 7위로 순위를 올렸다.

반면, 상위 유망주 위주로 가치가 형성되어 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기존 5위에서 10위(4.85억 달러)로 5계단이나 떨어지는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는 새 모델이 Top 100 밖 유망주들의 집합적 가치를 우대함에 따라, 팜의 두께(Depth)가 얕은 팀들이 밀려났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팜 랭킹은 선수의 등급 조정이나 루키들의 졸업(예: 코너 그리핀, 케빈 맥고니글)에 따라 실시간으로 연동해 업데이트된다.

 

7. 결론

팬그래프의 신규 유망주 가치 평가 모델은 FA 시장의 인플레이션, 노사협정 변화, 마이너리그 구조조정 등 현대 야구의 환경 변화를 유기적인 정량적 구조로 엮어냈다. 향후 새로운 제도나 시장 환경이 변하면 모델 재보정이 필요하겠지만, 구단 보유 기간의 화폐 가치와 전력 기여도, 그리고 등급 상승 확률을 결합한 이 방식은 구단의 트레이드 및 육성 전략을 정교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부록. 모델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민감도 분석

팬그래프는 자신들이 설정한 가정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밝히며, 주요 변수를 하나씩 변경해 가며 모델의 안정성을 검증하는 민감도 분석을 실행했다.

FA 승리 비용 변동: 비용을 10% 인상하면 팜 전체 가치는 127억 달러로 증가하고, 10% 인하하면 113억 달러로 감소한다. 시장을 선형적으로 가정하여 스타의 가치를 평탄화하면 전체 가치는 105억 달러로 하락하며, 주로 상위 유망주 가치가 크게 깎인다.

할인율 변동: 미래 가치 할인율을 ±3% 조정하면 전체 가치는 약 ±7억 달러씩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연봉 조정 가정 변동: 연봉 조정 기간의 예상 비용을 ±30%가량 조정하더라도 전체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4억 달러 수준에 그쳐 모델의 안정성이 입증되었다. 

마이너 체류 시간 변동: 하위 유망주의 마이너 체류 시간을 0.5년 조정하면 전체 가치는 약 ±6억 달러 변동한다.

기타 변동 요인: 상위 등급 상승 시 기대 가치 조건을 변경하면 40 및 45 FV 구간에서 약 5억 달러의 가치 변동이 발생하며, 입력 데이터의 샘플 시작 연도를 조정하는 변동은 ±2억 달러 수준의 미미한 영향을 미쳤다.

가정별 가치 범위: 합리적인 가정 범위 내에서 FV 70 유망주는 1.5억~2억 달러, FV 65 타자는 7,500만~1억 500만 달러, FV 60 투수는 6,000만~7,800만 달러의 범위를 보였다. 표본이 많은 FV 50은 변동이 거의 없었으나, FV 40 유망주는 보정 방식에 따라 300만~700만 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다.

 

참고 = fangraphs.com, Milb.com

야구공작소 채하린 칼럼니스트

에디터= 야구공작소 전유연,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홍기민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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