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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짠돌이 구단주, 제리 라인스도프

By 김범진
2024년 7월 25일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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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Sports Illustrated >

제리 라인스도프. 시카고의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현재 시카고 불스(NBA)와 시카고 화이트삭스(MLB) 두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구단주이다.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불스의 황금기 당시 구단의 수장으로서 6개의 NBA 우승 반지를 보유하고 있고, 2005년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역시 함께하며 메이저리그의 우승 반지 수집에도 성공했다. 워낙 야구를 좋아해 불스의 우승 6회보다 화이트삭스의 첫 우승을 더 기뻐했다고 한다.

단순히 반지 개수만 보면 도대체 그가 왜 최악의 구단주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행보를 보면 당신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제리 라인스도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생애

< 사진 출처 = gsis.us >

현재 약 21억 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라인스도프는 IRS(미국 국세청)의 세금 전문 변호사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첫 사건으로 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소유하고 있던 빌 벡의 세금 체납에 관한 일을 맡은 바 있다.

이후 부동산 업계에서 몸집을 키워 나갔고, 1973년 Balcor Company라는 부동산 투자 회사를 설립했다. 설립 후 9년 만인 1982년,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 브라더스에 1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받고 매각하여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그는 1981년 화이트삭스를 1,900만 달러에 인수했다. 1981년의 1,900만 달러는 오늘날 약 6,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비슷한 시기에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3,000만 달러에, 미네소타 트윈스가 4,400만 달러에 거래된 것을 보면 꽤 저렴한 값에 구단을 매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년 뒤인 1985년 라인스도프는 마이클 조던이 뛰던 시카고 불스마저 매입한다. 역시 920만 달러라는 싼값에 매입했다.

 

구단주 제리 라인스도프 – 불스

< 사진 출처 = nba.com >

구단주로서의 라인스도프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시카고 불스의 열렬한 팬으로서 가장 먼저 라인스도프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짠돌이’이다.

시카고라는 빅마켓을 등에 업고도 돈을 쓰는데 정말 인색한 그는 불스에 6개의 우승 반지를 안겨준 조던에게마저 짠돌이 행보를 보였다. 조던이 불스에서 뛴 마지막 두 시즌 동안 마지못해 연봉 3,000만 달러를 안겨주긴 했지만, 그전까지 11년 동안 단 2,871만 달러만 지급했다. 심지어 3,000만 달러의 연봉을 주면서도 조던에게 ‘나는 이 계약을 후회할 것’이라며 조던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리그 최고의 2옵션이었던 피펜에게는 더욱 박했는데, 피펜은 불스에서 뛴 11년 동안 총 2,275만 달러밖에 받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연평균 300만 달러도 채 수령하지 못한 것이다.

조던과 피펜이 활약하던 1990년대 중후반 샐러리캡이 2,000만 달러 내외였음을 감안해도 두 선수의 연봉이 상당히 적은 금액인 것이,현재 NBA에서 한 선수가 수령할 수 있는 최대 금액(맥시멈)은 샐러리 캡의 35%이다. 조던과 피펜 모두 충분히 맥시멈 계약을 수령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임에도 당시 샐러리 캡의 15%도 받지 못했다1.

라인스도프의 이러한 짠돌이 행보는 21세기에도 계속됐다. 기적적으로 1순위 지명권을 갖게 된 2008년, 불스는 로컬 보이인 데릭 로즈를 지명했다. 센세이셔널한 움직임과 함께 시카고를 열광케 했던 로즈를 필두로 불스는 2010-11시즌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이때에도 팀 연봉 총액은 단 5,454만 달러로, 샐러리 캡 상한선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다2.

이렇게 불스는 그가 사치세까지 납부해 가면서 팀을 위해 힘쓰지 않아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었고, 무엇보다 관중 동원력이 어마어마했다. 로즈가 데뷔한 2008-09시즌부터 올해까지 16년 동안 경기당 평균 관중 동원 수 1위를 11번이나 차지했고, 올 시즌도 어김없이 1위를 기록했다. 오랫동안 암흑기를 겪고 있는 불스임에도 관중 동원력에서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행보는 시카고라는 빅마켓을 보유한 팀의 구단주로서 이해하기 쉽지 않다. 전력 보강을 위한 투자보다 막대한 수익 창출만을 위한 구단 경영에 매진했다. 이와 더불어 그에게는 이미 NBA 우승 반지도 6개나 있기 때문에 더욱이 구단의 성공에 대한 열망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구단주 제리 라인스도프 – 화이트삭스

< 사진 출처 = Chicago Suntimes >

불스에게는 한없이 인색한 그. 화이트삭스 구단주로서 그의 행보는 어떠할까? 먼저 그가 농구보다 야구를 더 좋아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오죽하면 2005년 화이트삭스가 첫 우승을 차지하기 전 ‘불스의 우승 반지 6개와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맞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야구에 대한 편애를 드러낸 바 있다.

< 2005년부터 월드시리즈 우승팀의 페이롤과 순위 >

그렇다면 과연 화이트삭스에는 투자를 많이 했을까? 결론은 그렇지도 않다. 화이트삭스의 페이롤은 대부분의 시즌에서 중하위권을 전전했다. 가장 먼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5시즌을 살펴보자. 해당 시즌 팀 페이롤은 7,518만 달러로, 리그에서 13번째에 불과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야구에도 큰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무조건 우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우승팀이 팀 연봉 총액 10위 안에 드는 것을 보면 돈을 적게 쓰고 우승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연도별 페이롤 순위 >

위 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연도별 페이롤 순위를 나타낸 표인데, 시카고라는 빅마켓을 보유한 구단으로서는 다소 순위가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14위 정도의 페이롤을 기록하고 있는데, 대도시를 연고지로 하는 또 다른 팀들인 양키스, 레드삭스, 필리스, 다저스 등이 지속적으로 페이롤 상위권에 위치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라인스도프가 짠돌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는 바로 구단 최대 계약 규모가 1억 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2023년 앤드류 베닌텐디와 체결했던 총액 7,500만 달러의 계약이 최대 규모이다. 화이트삭스보다 프랜차이즈 최대 계약 규모가 작은 팀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릭 차베즈, 6,600만 달러) 한 팀에 불과하다. 요즘처럼 데뷔도 하지 않았거나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망주에게도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주는 트렌드를 보면 상당히 적은 금액임을 알 수 있다.

지난 2019년 FA 시장에 나온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사례를 보자. 화이트삭스는 마차도 영입을 위해 8년 총액 3억 5,000만 달러의 계약을 제시했지만, 10년 총액 3억 달러를 제시한 파드리스로 향하며 상당한 충격을 안겨줬다. 파드리스의 총액이 더 적었음에도 그가 파드리스를 택한 이유는 바로 보장 금액에 있었다. 파드리스는 3억 달러 전액 보장이었고, 화이트삭스의 보장액은 짠돌이 이름값에 걸맞게 2억 5,000만 달러였다. 무려 1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걸었던 것이다. 필자였어도 파드리스를 택했을 것 같다.

 

마치며

< 사진 출처 = USA Today >

지금까지 남들은 하나도 가지기 쉽지 않은 프로스포츠 구단을 두 개나 가지고 있으면서 돈 쓰는 데에는 정말 인색한 라인스도프에 대해 알아봤다. 그가 구단을 매각하지 않는 한 자연스레 그의 자식들이 구단을 물려받게 될 텐데, 자식들 역시 보고 자란 것이 그인지라 구단 운영 방식에 큰 차이가 생길 것 같진 않다.

스티브 코헨(뉴욕 메츠), 마크 큐반(NBA, 댈러스 매버릭스), 스티브 발머(NBA, LA 클리퍼스)와 같이 시원시원한 구단주가 많아지는 가운데, 화이트삭스가 같은 연고지를 공유하는 컵스라는 어마어마한 경쟁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위 구단주들과 같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짠돌이 구단주, 라인스도프가 야속하기만 하다.

 

참조 = Baseball Reference, Forbes, ESPN, Sports Illustrated, Spotrac

야구공작소 김범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도상현, 민경훈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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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시 NBA에는 맥시멈이라는 제도가 없었지만, 비교의 용이성을 위해 작성하였음.
  2. 그렇다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불스의 가능성을 보고 오프시즌에 엄청난 전력 보강을 했나? 그것도 아니다. 베테랑 슈터 리차드 해밀턴을 데려왔지만, 그는 은퇴를 앞둔 노장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정규시즌 동부 컨퍼런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로 대단한 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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