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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놈올(올라올 놈이 올라왔다), 잘 지킨 팀은?

By 전희재
2020년 5월 18일 6 Min Read
1

팀이 아직 5:4로 리드하고 있는 8회 말, 무사 1, 2루의 위기.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와 의아해 보이는 투수 교체를 단행한다. 이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한 마디.

“아니, 지금 왜 쟤가 올라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했거나, 입 밖으로 내뱉은 적이 있을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의 투수 교체는 경기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우리는 한 팀의 불펜 운용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불펜 운용을 평가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생각해 보자.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봤다.

1) 올라올 놈이 올라왔는가? 즉, 중요한 상황에는 상대적으로 잘 던지는 투수가 올라오고, 중요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못하는 투수가 올라왔는가?
2) 연투를 줄여 혹사를 방지했는가?
3) 불펜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는가?

위의 셋 중에서 3번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 3번에 관해서는 이미 많이 논의되었으므로 이 글에서는 1번을 다뤄보려고 한다.


올놈올?

어떤 경기 상황에서 그 상황에 맞는 선수가 올라왔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1) 현재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중요한 상황인지 덜 중요한 상황인지,
(2) 올라온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잘하는 선수인지 못하는 선수인지
를 수치로 나타내야 한다.

먼저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에는 LI (Leverage Index)를 사용했다. 1회초 10:0에서 친 솔로홈런은 팀의 승리 확률을 1%도 높여주지 못하지만 9회말 0:0에서 친 솔로홈런은 팀 승리확률을 수십 퍼센트 높인다. 이렇게 타석 결과(안타, 볼넷, 삼진, 홈런, …)는 같더라도 이닝, 점수, 주자 상황, 아웃카운트 등에 따라 승리 확률의 변동폭에 차이가 생기는데, 이 변동폭이 평균과 대비해 몇 배 정도인지 계산한 것이 LI다. 예를 들어 현재 타석에서의 LI가 2.5라고 하면, 이는 타석 결과가 같을 때 평균적인 타석에 비해 승리 확률이 평균 2.5배 크게 변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LI 에서 파생되어 나온 gmLI (등판 시점의 LI) 를 토대로 불펜 투수가 한 시즌 동안 얼마나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했는지 측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불펜 투수가 얼마나 잘 던지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RA9(9이닝당 실점)을 사용했다. 흔히 쓰이는 클래식 스탯인 ERA와 다르게 비자책과 자책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실점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계산 식은 RA9 = (실점/이닝) * 9 로 매우 간단하다. ERA는 실점 중 비자책점을 제외하는데, 비자책점이 투수의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볼 수 없고, 실책이 기록자의 주관에 의해 결정된다는 부정확함이 있기 때문에 과거의 일을 그대로 설명하는 RA9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 사용했다.


이제 팀 내에서 구원 등판한 이닝이 높은 순으로 7~8명의 선수를 선정해 팀 내 gmLI와 RA9 순위를 매겼다. 이상적이라면 팀 내에서 RA9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가 gmLI 순위도 가장 높고 RA9 순위가 가장 낮은 선수가 gmLI 순위도 가장 낮을 것이다.
gmLI 순위와 RA9 순위의 상관관계를 구하기 위해 스피어만 상관계수를 사용했다. 스피어만 상관계수는 두 가지 순위가 얼마나 관계되어 있는지를 측정한 값으로, 전혀 관계가 없으면 0이고 서로 완전히 일치하면 1, 음의 방향으로 일치하면 -1이다.

*스피어만 상관 분석이 적은 표본크기에 사용하기 적합한 방식인 것은 맞지만, 사용된 표본수가 7~8개 정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팀별로 순위 간 일치도를 어느 정도 간단하게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결과 및 분석

아래에 몇 팀의 세부적인 분석을 해보았다.

(1) 두산 베어스

최동현(개명 후 최원준)은 44이닝 동안 RA9 2.25로 두산 불펜 중 1위를 기록했지만, 구원 등판 시 gmLI는 겨우 0.52로 8명 중 꼴찌이다. 최동현이 중요 상황에서 자주 기용되지는 않은 이유는 최동현이 선발로도 기용 가능한 스윙맨이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스윙맨은 불펜 등판 시 셋업맨 대신 롱 릴리프 역할을 맡게 된다. 두산에는 함덕주, 박치국 등 18년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필승조가 있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또한 데뷔시즌(2018)에도 중용받지는 못 했기 때문에 시즌 초부터 셋업맨으로 활용되기에는 무리였다는 점, High Lev (LI>=1.6) 상황에서의 높은 피OPS (31타석 1.038)를 기록한 점 등을 고려하면 기용을 아예 잘못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함덕주는 이형범(1.67) 다음으로 높은 1.66의 gmLI를 기록하며 불펜에서 중책을 맡았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다. 시즌 초에는 마무리로 계속 기용되었고 좌완 불펜 중 핵심이었다는 점이 gmLI를 상승시킨 요인으로 보인다. 표면 성적이 아쉬웠지만, High Lev 상황에서의 피OPS(100타석 .638), 피장타율(.308)은 매우 낮았다.

박치국은 2018년보다 성적이 훨씬 떨어졌음에도 (ERA: 3.63=> 4.50, K/9: 8.06=> 6.06, WAR: 1.72=> 0.36) 중용되어 클로저인 이형범, 함덕주 다음으로 높은 gmLI(1.54)를 기록했다. High Lev 상황에서의 피OPS가 .961로 매우 나빴음을 생각하면, 박치국보다 윤명준을 더 중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총평: 박치국과 최동현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운용이었다. 실제로 최동현을 제외하고 구한 상관계수는 약 0.52이며, 상관계수 순위는 7위에서 5위까지 올라간다. 박치국의 부진이 아쉬운 부분이다.

(최동현 포함 시)
(최동현 제외 시)

(2) 키움 히어로즈

키움은 10개 구단 중 필자가 제시한 평가 방법상 가장 엇나간 팀이다. 키움은 2019년 기준 불펜 WPA가 10개팀 중 3위, WAR는 2위로 아주 좋은 불펜진을 보유한 팀이었기 때문이다. 필승조, 추격조 가릴 것 없이 (이보근을 제외하면)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RA9-gmLI순위 차이로만 놓고 평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김성민은 56.1이닝을 던지며 ERA 2.56, WHIP 1.14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gmLI가 불펜진 중 최하위였다. 비슷한 유형의 좌완 불펜인 오주원이 필승조에서 활약하여 어쩔 수 없이 추격조로 기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리아 우타 상대 피OPS(.739)가 좌타 상대 피OPS(.831)보다 낮은 역스플릿 투수이기 때문에 좌우놀이를 하지 않고 좀 더 중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오주원이 이번 시즌 부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현희는 지난 시즌 전반기에 부진하면서 추격조와 필승조 중간쯤으로 자리가 밀려났다. 6월까지 ERA는 4, WHIP은 1.5를 넘겼을 정도였다. 하지만 성적에 비해 매우 높은 gmLI(1.54)를 기록하며 조상우 다음인 팀 내 2위였는데, 키움 내 뛰어난 불펜 투수들이 많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난 시즌 키움의 불펜 운용 중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이외에 이영준은 성적에 비해 낮은 gmLI를 기록하였으나 팀 내 뛰어난 좌완 불펜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좌투임에도 좌타에게 약하다는 단점이 작용한 것도 있을 것이다.

총평: 오주원이라는 확실한 좌완 불펜의 존재 때문에 김성민, 이영준 등이 성적에 비해 낮은 LI를 기록하였으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상수-조상우-오주원 필승조는 리그에서 손에 꼽을만큼 좋은 필승조였다. 하지만 한현희의 성적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LI로 인해 김성민을 제외하고 구한 상관계수도 그리 높지는 않았다. 즉, 어찌됐든 RA9로 선수를 평가할 시 기용에 낭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성민 포함 시)
(김성민 제외 시)

(3)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선수 대부분의 gmLI와 RA9 순위가 맞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구승민으로, 팔꿈치 통증이 발생한 7월 이후 시즌 아웃되었지만 그 이전 36이닝 동안 gmLI가 무려 1.62에 달했다. 문제는 성적이 처참했다는 것이다.(ERA 6.25, WHIP 1.83, WAR -0.83)

고효준 또한 그다지 좋지 못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팀 내 좌완 불펜 품귀 현상으로 접전 상황에서도 이리저리 많이 쓰인 탓에 gmLI가 팀 내 2위, 리그 21위인 1.39로 매우 높아졌다.

박시영과 김건국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등판했는데, 둘 다 선발 등판 시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불펜 성적만 놓고 보면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박시영은 0.84, 김건국은 0.66의 낮은 gmLI를 기록했는데, 두 투수 모두 후반기에는 불펜으로만 등판했음에도(박시영은 오프너 1회) 낮은 gmLI를 기록한 점이 아쉽다. 진명호를 제외하면 마땅한 필승조도 없었으니 이 둘을 더 중용했으면 어땠을까.

총평: 구승민의 기용은 최악, 다른 불펜 투수들 또한 성적에 맞지 않은 옷을 입었다. 상관관계가 무려 -0.40으로, 가장 큰 기여를 차이를 보인 구승민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음수(-)다. 2019시즌 롯데의 불펜 기용은 뎁스의 문제를 떠나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2020시즌 불펜진에 합류한 김원중이 클로저로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도해야 할 것이다.


마치며

상대적으로 잘 던지는 투수가 중요한 상황에 올라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gmLI와 RA9 순위의 상관관계를 확인해 보았다. 그러나 gmLI-RA9 순위로 얻은 상관계수값이 그 자체로 ‘불펜의 실제 성적’과 비례하지는 않았다. 우선 유의미하게 많은 이닝을 던진 불펜 투수가 한 팀에 그리 많지 않아 한두 명의 극단값으로 상관계수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었고, 구체적인 팀별 수치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올라올 투수가 올라왔는가?’라는 궁금증을 수치화하는 방법이었을 뿐, 올라올 투수가 올라왔다고 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RA9 이외의 여러 스탯들과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RA9도 bwar에 사용되는 신뢰성 높은 지표이지만 이외에도 불펜 투수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불펜 투수의 성적이 매 경기 좋아지면 보직도 자연스럽게 상승하여 gmLI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글에서 제시한 방법으로 경기별, 혹은 월별 성적 상승과 LI 상승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이 글이 팀에 승리를 더 많이 가져다 줄 수 있는 불펜 운용 방식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야구공작소 전희재 칼럼니스트

에디터= 야구공작소 오연우

기록 출처= 스탯티즈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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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1. 익명 댓글:
    2020년 5월 27일, 2:31 오후

    잘 보고 갑니다.

    가져오는 중...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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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경쟁이 치열한 지금, 한 경기의 흐름을 뒤집는 홈런 한 방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틀 연속 터진 역전 만루홈런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두산의 저력과 집중력을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과연 이 기세가 앞으로의 순위 경쟁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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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는 29일 2군에 합류해 컨디션을 점검한 뒤, 1군 콜업 시기를 조율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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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낮은 WAR 수치가 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 SSG의 팀 외국인 WAR는 리그 최하위권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입니다.

특히 베니지아노, 타케다 쇼타, 대체 외국인 선수 긴지로는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습니다. 미치 화이트도 부상 전까지 1선발로 보기에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에레디아 또한 예년과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SSG가 연패 탈출을 넘어 순위 싸움에 다시 뛰어들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반등 혹은 교체 승부수 역시 반드시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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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초반 흐름만큼은 충분히 신인왕 경쟁을 뜨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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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길어진 SSG에게는 무엇보다도 견고한 선발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제작: 야구공작소 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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