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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미리 보는, 그러나 보이지 않는 한국야구박물관

By 양정웅
2019년 3월 12일 3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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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양정웅] 스프링 캠프가 한창이던 2월,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선 야구와 관련된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바로 ‘미리 보는 한국야구박물관’ 전시회다. 이번 전시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보관 중이던 야구 관련 기념품 192점이 등장했다. 주요 선수들의 사인볼과 유니폼을 비롯해 과거 야구용품이나 트로피 등 한국야구 100여 년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품도 있었다. 입장료 수익은 전액 야구발전기금으로 기부됐다.

전시는 2월 12일(화)부터 24일(일)까지 진행됐다. 갤러리를 찾은 야구팬들은 전시 기획 자체엔 호평을 보냈다. 평소에는 보기 힘든 과거의 야구 관련 사료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시라고 평가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유료 관람이라기엔 다양하지 못한 전시품과 2주가 채 되지 않는 짧은 전시 기간은 채우지 못한 갈증을 남겼다.

‘미리 보는 한국야구박물관’ 전시회에 대한 설명. (사진=양정웅)

‘미리 보는 한국야구박물관’ 주최자인 우중건 학고재 부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야구박물관 개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계속 연기된다고 들었다”며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소중한 유물 중 일부라도 소개하고자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좋은 취지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기존의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이번 전시품은 야구박물관에서 팬들과 만나야 했다. 이미 개장하고도 남았어야 하는 박물관은 제대로 된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논란만 덕지덕지 붙었다.

공중에 떠버린 한국야구박물관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가칭) 조감도. 계획대로라면 이미 2016년에 완공됐을 건물이지만 지자체와 KBO의 갈등 속에서 제대로 된 공사도 시작하지 못했다. (사진=부산 기장군 제공)

한국야구박물관은 지난 2014년 부산광역시가 KBO와 체결한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을 위한 협약서’에서 시작됐다. 부산시 기장군이 약 1,850㎡의 부지를 제공하고,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부산시가 100억 원 가량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계획이었다. 개장 후 운영은 KBO가 맡기로 했다.

야구박물관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협약서를 체결하기 전부터 기장군과 군 의회 간의 갈등으로 잡음이 생겼고, 체결 후에도 예산 문제로 진행이 미뤄졌다. 2017년엔 구체적인 개관 일자(2019년 8월 23일)까지 잡으며 계획에 청신호가 켜진 듯했지만, 시작조차 쉽지 않았다. 이듬해 부산시의회가 2019년도 시 예산안에서 야구박물관 건설비용을 전액 삭감하며 건립 여부는 안개 속으로 빠졌다.

건설 비용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박물관 운영 비용이다. 부산시가 운영 비용까진 부담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히자 KBO는 연간 20억 원에 달하는 비용에 부담을 느꼈다. 현대 유니콘스의 해체 과정에서 보유금을 대부분 써버려 재정 형편이 여유롭지도 않았다. 결국 KBO와 지자체의 이른바 ‘주판알 튕기기’ 때문에 한국야구박물관은 아직도 협약서 속에만 존재하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사업을 재검토한다고 밝혔고, KBO는 야구박물관 업무의 주관부서를 바꿨다. 모두가 진전 없이 시간을 버리는 동안 귀중한 한국야구와 관련된 자료는 야구회관 지하 1층에 잠들어 있다. 그렇게 묶여 있는 자료가 약 5만여 점으로,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것의 250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꼭 있어야 하는 야구박물관

‘미리 보는 한국야구박물관’ 전시회 자료 기증자 명단. 야구계 여기저기서 힘을 보탰음을 알 수 있다. (사진=양정웅)

한국야구박물관은 야구계와 팬의 오랜 염원이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 자료를 기증한 명단을 보면 이를 느낄 수 있다. 장태영, 박현식 등 해방 직후의 야구인부터 백인천, 선동열, 최동원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선수의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비교적 최근 선수인 박명환이나 2011년 창단한 NC 다이노스의 이름도 있다. 이처럼 야구계에선 야구박물관 건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탰다. 팬들 역시 전시장을 찾아오며 앞으로 건립될 박물관에 대한 기대를 표출했다.

하지만 현실은 우울하기만 하다. 야구박물관 자료수집위원회는 2012년부터 2017년 1월까지 전시 자료를 모으고 해산했다. 한국야구인명사전을 편찬하고 각종 자료 수집을 위해 동분서주한 홍순일 전 자료수집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전설적인 선수들을 설득해 물품을 수집했다. 다들 아쉬워하면서도 야구박물관에 전시되는 것이 더욱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기꺼이 귀중한 물품을 내놨다. 그런데 아직도 박물관에서 야구 관련 물품을 보지 못하니 우스갯소리로 ‘사기당한 것 아니냐’고 한다”고 말했다. 야구인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미리 보는 한국야구박물관’ 전시회에 전시된 과거 유니폼. 야구인들은 자신의 추억인 유니폼까지 박물관을 위해 기증했다. (사진=양정웅)

우리 사회는 그동안 ‘아카이빙(Archiving)’에 소홀했다. 시대를 주름잡은 영화의 원본 필름이 밀짚모자의 장식으로 쓰이고, 전설적인 TV 쇼 프로그램의 영상 테이프를 재활용하는 참사도 빈번했다. 야구계도 마찬가지다. 수년 전에 언론을 통해 아마추어 야구 기록지나 기념품이 목동야구장 창고에 방치돼 있음이 드러났다. 그나마 KBO의 경우 자료보관소에 항온•항습 장치를 설치했다. 그렇지만 전산처리 중인 기록지의 행방이 묘연해진 일도 있었다고 하니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순 없다.

늦었지만, 아직은 바로잡을 수 있다. 한국야구 110여 년의 역사가 담긴 자료는 어두운 수장고에 잠들어 있기 위해 야구회관으로 온 것이 아니다.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해 모인 이 자료를 언제까지고 어둠 속에 둘 순 없다. 언제쯤 우리는 이 자료를 밝은 곳으로 꺼낼 수 있을까?

에디터 = 야구공작소 조예은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참고 기사

중앙일보, “한국야구 115년 역사, 지하에서 잠잔다”, 2019년 2월 21일 (링크)
스포츠조선, “학고재 ‘미리 보는 한국야구박물관’ 주말까지…”야구팬들, 서두르세요”, 2019년 2월 22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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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AI를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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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기아타이거즈 #올러 #트리플크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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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고, 팟캐스트 [야.자.수. : 야구에 대한 자유로운 수다] 녹음, 인포그래픽 및 영상 제작, 자체 리서치/세미나와 컨퍼런스 개최 등이 주 활동입니다.

야구공작소에는 갓 성인이 된 초년생부터 사회에서 활동하는 직장인까지 각계각층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단 데이터 분석원, 방송사 기록원, 기자, 트레이너 등 야구계 현직에서 활약하시는 분들도 많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야구공작소는 이번 모집 기회를 통해 더 많은 분과 함께 야구에 대한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모집 분야]
* 칼럼니스트: KBO, MLB, NPB, 아마야구 등
* 팟캐스트 제작: 야자수 PD, 야자수 호스트
* 디자이너: 영상, 일러스트,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제작

[모집 대상]
* 야구를 좋아하는 성인 누구나
* 향후 최소 6개월 동안 성실히 활동 가능한 분

[모집 일정]
* 6월 29일 ~ 8월 1일 23:59: 서류 및 과제 접수
* 8월 3일: 1차 서류 결과 발표
* 8월 9일: 면접
* 8월 10일: 합격자 발표
* 8월 15일: 야구공작소 20기 시작

* 과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마지막 페이지에 있습니다.
* 지원서와 함께 각 분야별 과제를 필수적으로 제출하셔야 합니다. 미제출 시 심사에서 누락됩니다.
* 지원서 제출 후 과제는 지원 마감일인 8월 1일까지 보내주시면 됩니다.
* 온라인 지원에 합격하신 분들은 면접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 최종 면접은 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나,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비대면으로 전환 가능합니다.
* 야구공작소 20기 첫 정기회의 날짜는 8월 15일 토요일입니다.

➡️지원서 링크: https://forms.gle/HpB8tyRqLHLGBmGf6

궁금하신 점은 야구공작소 인스타그램 DM 또는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yagongso0@gmail.com

#야구공작소 #야구 #KBO #MLB #공개모집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02년부터 2026년까지, 2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02년부터 2026년까지, 2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고효준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고효준 선수는 롯데, SK, KIA, LG, SSG, 두산을 거치며 1군 통산 646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커리어 동안 팀의 마운드를 지키며 통산 49승 55패, 65홀드, WAR 3.85, WHIP 1.62를 기록했습니다.

수많은 팀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고효준 선수는 오랜 시간 KBO 리그에서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오랜 기간 마운드를 지켜온 고효준 선수의 향후 행보를 응원합니다.

제작 : 야구공작소 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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