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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M&M 보이즈와 홈런왕 로저 매리스

By 최윤식
2017년 2월 1일 4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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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최윤식] “우린 유령하고 싸우고 있어, 로저.”

영화 <61*>에서 토마스 제인(미키 맨틀 역)이 배리 페퍼(로저 매리스 역)에게 건네는 대사이다. 본인이 루스를 비하했다는 언론의 괴롭힘에 화가 나 있는 매리스에게 맨틀은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로저, 내가 56년에 52홈런을 기록했을 때 언론은 나한테 루스에 관해 24시간 동안 떠들어 대면서 날 괴롭혔어. 클럽하우스에도, 타석에도, 외야 나갈 때도 그 뚱보는 어디든 있어. 우린 루스가 지은 집에서 뛰고 있잖아.” 맨틀이 이야기했듯이 루스는 양키스의 상징이었고 뉴욕 사람들에게 그는 신이었다.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1961년 그 신의 기록을 넘기 위해 도전했던 M&M 보이즈와 새로운 홈런왕 로저 매리스에 관한 것이다.

 

맨틀과 매리스의 첫 만남

 

M&M 보이즈의 1960년 성적

올드 그레이트 양키스의 마지막 세대로 평가되는 둘의 만남은 매리스가 1959년 시즌이 끝나고 캔자스시티 애슬레틱스에서 양키스로 트레이드 되어 오면서 시작되었다. 1960년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매리스는 데뷔 첫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뉴욕 시민들이 사랑하는 미키 맨틀과 함께 양키스의 중심타자로서 새로운 살인타선을 구축했다. 매리스&맨틀 듀오는 정규시즌에서 79홈런 206타점을 합작하며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타점 1위와 장타율 1위를 기록한 매리스는 맨틀을 3포인트 간발의 차로 제치고 데뷔 이후 첫 MVP를 수상했다(매리스-225포인트, 맨틀-222포인트).

 

유례없는 홈런 레이스와 154경기 데드라인

LA 에인절스와 워싱턴 세네터스(현 텍사스 레인저스)의 등장으로 1911년 이후 50년 만에 정규시즌이 154경기에서 162경기로 증가한 1961년. 언론들은 시즌 전부터 늘어난 경기수와 새로운 팀 합류로 질적 수준이 하락한 리그 투수진을 언급하며, 타자들이 유리한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예측이 강했다. 자연스럽게 지난해 홈런 1, 2위를 기록했던 M&M 보이즈가 과연 루스를 넘어 단일시즌 홈런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지만 그 누구도 이것을 해낼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다.

5월이 끝났을 때 14홈런과 12홈런을 기록한 맨틀과 매리스. 이때까지만 해도 큰 관심은 끌지 못했다. 하지만 6월 한 달 동안 폭발한 M&M 보이즈가 시즌 25홈런과 27홈런을 기록하게 되자 언론은 이 듀오가 과연 1927년 베이브 루스의 60홈런을 넘을 수 있을까 주목하기 시작했다. 7월까지 각각 39홈런과 40홈런을 기록한 맨틀과 매리스는 1927년의 루스(7월까지 34홈런)보다 앞서가기 시작하며 불가능했던 것을 현실로 만들어 갔다.

불가능이 현실로 다가오자 7월 17일 당시 커미셔너였던 포드 프릭이 그만의 데드라인을 발표하게 된다. 프릭은 루스가 그랬듯이 154경기 안에 60홈런 기록을 넘어야 기록으로 인정해 줄 것이라면서 노골적으로 루스의 기록을 지키겠다는 발언을 하게 된 것(스포츠 기자 출신의 프릭은 루스의 친한 친구이자 대필가). 그의 발언이 순수한 의도였는지는 의문점이 있지만 맨틀은 “루스와 마찬가지로 154경기 안에 깨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고 말하며 그의 데드라인을 인정했고, 매리스 역시 “커미셔너가 154경기 룰을 정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만약 미키가 이 기록을 깬다면 꼭 154경기 안에 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루스를 지키려는 커미셔너의 발언은 홈런 레이스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그들의 홈런 경쟁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진짜 그들을 힘들게 했던 것은 (특히, 매리스를 힘들게 했던 것은) 언론과 팬들이었다.

 

미운 오리 매리스

그들의 홈런 레이스에 팬들은 열광했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루스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선수는 단 한 명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지 1년 밖에 되지 않는 촌뜨기 매리스는 절대로 아니었다. 10년 동안 양키스만을 위해 뛴 맨틀이야말로 그들에게는 루스를 계승할 적임자였다. 적임자가 정해진 상황에서 언론의 부정적인 기사들까지 더해진 그에게 홈런을 쳐도 돌아오는 것은 야유뿐이었다. 팬들은 대기록을 도전하는 그에게 응원의 메시지 대신 협박 편지 또는, 가족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살인 위협까지 보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그는 심리적 고통으로 시즌 막판 탈모 증세까지 보였다. 후에 1980년 올스타전에서 인터뷰를 가진 그는 “팬들은 내가 해서는 안될 짓을 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라고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이런 팬들의 행동에 불을 지핀 것은 언론이었다. 당시 기자들에게도 양키스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뚝뚝한 매리스는 미움의 대상이었기에, 그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내기 일쑤였다. 기자들은 “매리스는 뒤에 맨틀이 있기 때문에 많은 덕을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그가 미키의 덕을 본 것은 사실이다. 1961시즌 동안 3번 타자로 맨틀의 앞에 있던 그는 한차례도 고의사구로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 그리고 맨틀과 함께 있을 때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475타수 54홈런 타율 .293) 맨틀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는 좋지 못했다(115타수 7홈런 타율 .174). 매리스의 타율 역시 불만거리였다. 그는 타율을 신경도 안 쓰고 홈런에만 집중한다는 것. 그는 커리어에서 단 한 번도 3할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타율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61년에도 타율은 .269에 불과했으나 그는 절대로 본인의 홈런에만 집중하는 타자는 아니었다. 그는 주자가 없을 때(.241)보다 주자가 누상에 있거나(.303) 득점권이었을 때(.328) 더 빛이 나는 타자였다. 이 밖에도 기자들은 맨틀과 매리스가 홈런 경쟁 속에서 사이가 좋지 않다는 불화설로 그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둘은 팀 동료인 밥 서브와 함께 퀸즈에 있는 임대 아파트에서 같이 거주했고, 맨틀은 엉덩이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그가 루스의 기록을 깰 수 있도록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견제 속에도 치열했던 레이스는 9월 맨틀이 부상으로 54홈런으로 레이스를 멈추면서 끝이 났다. 혼자만의 싸움을 하게 된 매리스는 프릭의 기준점이었던 154번째 경기 전까지 58홈런을 기록했다. 볼티모어와의 정규시즌 154번째 경기에서 그는 시즌 59호 홈런을 기록했지만 마지막 타석까지 그는 60번째 홈런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후 60번째 홈런을 기록한 그는 보스턴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61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단한 홈런 레이스를 펼친 두 선수는 정규시즌에만 115홈런과 269타점 263득점 .651의 장타율을 합작하며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후 매리스가 카디널스로 다시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7시즌 동안 함께했던 그들은 1960-64년 리그 우승 5연패와 61-62년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만들어내며,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 이후 양키스 최고의 듀오로서 팀을 이끌었다

“나는 베이브 루스가 되려는 게 아니라 단지 61홈런을 치고 로저 매리스가 되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던 매리스. 대단했던 홈런 레이스였던 만큼 모든 역경을 이겨낸 그는 홈런왕 로저 매리스가 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의 가장 깊은 한 장면을 그린 그는 1985년 악성 임파종으로 5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그의 묘비명은 ‘모든 불가능에 저항하여(against all odds)’이다.

출처: Baseball-Reference, ESPN

(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 이 글은 ‘엠스플뉴스’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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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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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야구 #KBO #LG트윈스 #오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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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야구공작소 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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