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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ABS 중간 점검

By 김유민
2024년 6월 15일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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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영건 >

1야구에서 모든 상황의 시작, 마운드 위 투수가 공을 던진다. 투수의 손을 떠난 모든 공은 스트라이크와 볼, 두 가지의 가능성을 안고 날아간다. 때로는 공 하나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래서 스트라이크 존 변화는 단순 카운트 싸움을 넘어 경기 전체, 그해 리그 전체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2024년 KBO는 세계 최초로 프로야구 1군에 로봇심판을 도입했다. 많은 전문가와 팬들은 ABS 도입으로 인한 리그의 변화를 예측했다. 그렇다면 그 예측은 얼마나 맞아떨어지고 있을까. ABS는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을까. 리그가 1/3가량 지난 시점에서 ABS 중간 점검을 시작해 보자.

 

사라진 프레이밍의 가치와 변화

가장 큰 변화가 예고된 포지션은 역시 포수, 그중에서도 프레이밍에 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포수의 수비 능력치를 평가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던 프레이밍이 이제 아무 쓸모가 없어진 것. 물론 스트라이크 콜을 받아내는 능력 외에 공을 안정적으로 잡는 것이 투수들의 멘탈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공을 안정적으로 잡는 것과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것은 다른 말이기 때문에 프레이밍의 가치는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프레이밍의 가치가 사라짐으로 인해 예상되는 변화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포수들이 프레이밍을 제외한 다른 수비 능력치(블로킹, 도루저지)가 더욱 중요시될 거라는 예상. 둘째, 포수의 수비 부담이 줄어들어 타격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 2023, 24시즌 주전포수 8명의 Pass9, CS% >

그렇다면 포수들은 프레이밍에 쏟던 신경을 블로킹이나 도루저지에 쏟고 있을까. 지난 시즌과 직접적인 비교를 위해 작년과 올해 일정 이닝(23시즌 10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이지영의 539이닝, 24시즌은 1/3값인 180이닝) 이상을 소화한 주전 포수들(박동원, 장성우, 최재훈, 유강남, 강민호, 양의지, 김태군, 이지영) 기록을 비교해 보았다. 중요성이 강조된 데에 비해 포수들의 블로킹이나 도루저지 기록에 큰 변화는 없다.

리그 전체로 확대하면 도루저지율은 23시즌 27.5%에서 25.5%로 떨어졌다. Pass9은 0.450에서 0.519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시즌 베이스 크기 확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베이스 크기가 확대되면서 리그 도루 시도율과 성공률이 지난해에 비해 높아졌다. 프레이밍에 신경을 쓰지 않는 만큼, 투수와 포수가 주자를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로서는 ABS의 영향보다 베이스 크기 증가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수비 부담 줄어들어 공격력 향상될 것?

< 2023, 24시즌 포지션별 OPS 변화 >

프레이밍을 안 해도 된다는 건 곧 포수의 수비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비 부담이 줄어든 포수들은 그만큼 공격에서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위 표는 지난 시즌과 올 시즌 포지션별 선수들의 OPS다. 타고투저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모든 포지션에서 비슷한 상승 폭을 보인다. 포수들의 수비 부담 감소가 공격력 향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위 결과와는 별개로 리그에 공격형 포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대표적인 예시는 KT 강백호다. 이강철 KT 감독은 시즌 초반 강백호를 포수로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현재 강백호는 9경기에 포수로 선발 출장하는 등 포수로 80이닝을 소화했다. 여전히 포수의 수비 능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ABS 도입으로 공격에 치중된 포수를 쓰는 데에 있어서 리스크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강백호가 포수 자리에 정착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각 구단의 육성 방향은 물론이고 포수의 가치를 매기는 기준까지 뒤바뀔 수 있다.

 

젊은 투수들 활약, ABS 덕일까

최근 한 언론에서 ABS 도입으로 인한 젊은 투수들의 활약을 다루었다. 인간 심판 시절 제구력이 좋다고 알려진 베테랑 투수에 비해 신인급 투수들에게 스트라이크존이 더 짜다는 의혹은 쭉 있었다. 따라서 선수의 이름값을 따지지 않는 ABS로 인해 젊은 투수들이 작년보다 더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기사에서 설명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타고투저로 인해 리그 ERA가 0.66 상승한 와중에, 25세 이하 투수는 0.42, 26세 이상 투수가 0.77이 올랐다. 둘째, KBO리그 역사상 11번밖에 없었던 고졸 투수 선발승이 올해만 2번 나왔다. 여기까지만 보면 분명 젊은 투수들이 ABS의 수혜를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2023시즌 투수 연령대별 전/후반기 ERA >

하지만 아직 단정 짓기는 이르다. 지난해 25세 이하, 26세 이상 선수들의 전/후반기 평균자책점 변동 폭을 살펴보면 젊은 투수들이 고참 투수들에 비해 많이 오른 것을 볼 수 있다. 지난해 25세 이하 선수들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전반기보다 0.5 오른 반면에 26세 이상 투수들의 상승 폭은 반 이하인 0.23이었다. 현재 젊은 선수들이 선전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지만, 시즌이 흐를수록 전력 분석이나 체력 관리 등의 이유로 ERA 변동 폭이 좁혀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기사에서 제시한 또 다른 근거는 고졸 투수 선발승 11개 중 2개가 올해 나왔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근거가 되긴 힘들다. 고졸 신인 선발승이 희귀한 기록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ABS가 없던 2020년에도 당시 고졸 신인 소형준과 허윤동이 선발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매년 신인들의 기량은 높아지는 추세다. ABS의 덕보단 선수 개인의 능력치가 뛰어나기 때문일 확률이 아직까진 더 높아 보인다. 따라서 ABS 도입이 젊은 투수들의 약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베테랑이 더 어려움 겪는다?

ABS 도입이 오랫동안 자신만의 존을 정립해 온 베테랑 선수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실제로 SSG 베테랑 추신수는 “내 눈과 몸은 지금까지의 스트라이크 존에 익숙해져 있는데 한순간에 바뀌니까 적응하기에는 많이 늦은 것 같다”며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 적응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류현진, 장성우 등 몇몇 선수들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 2023, 24시즌 타자 연령대별 BB/K >

위 표는 리그 작년과 올해 타자들의 연령대별 볼넷/삼진 비율이다. 32세 이하 타자들의 볼넷/삼진 비율은 소폭 증가한 반면 33세 이상 베테랑 타자들의 볼넷/삼진 비율은 줄어들었다. 33세 이상 선수들의 타석당 삼진, 볼넷 비율만 보더라도, 볼넷 비율은 작년과 거의 동일했지만 삼진 비율은 3%가량 올랐다.

< 2023, 24시즌 투수 연령대별 BB/9 >

투수 쪽에서는 어떨까. 연령대별 투수들의 작년과 올해 9이닝당 볼넷 수를 비교해 봤다. 33세 이상 투수들의 9이닝당 볼넷이 32세 이하 투수들에 비해 더 많이 늘어났다. 두 지표에서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고 시즌이 지나며 좁혀질 여지도 있다. 하지만 리그 초반 베테랑 선수들이 새로운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비교적 많은 어려움을 겪을 거란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수에게선 ‘큰 변화 없음’, 베테랑들은 ‘억울’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거라 예상됐던 포수 포지션에서는 의외로 공수 양면에서 큰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다. 반면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확고한 베테랑들이 어려움을 겪을 거란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또한 젊은 투수들의 약진이나 공격형 포수 증가는 당장 확신하기엔 이르지만, 앞으로 그럴 만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역시 야구팬들이 ABS에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종종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 나올 때도 있지만, ‘어쨌든 양 팀에 공정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필자도 ABS가 완벽하다는 의견엔 동의하지 않지만, 스트라이크 존으로 인한 팬들의 피로감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반면 스트라이크 존 자체에 관한 현장의 불만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도 주어졌다. 또한 오류로 공을 측정하지 못하거나 ABS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아직 남았다. KBO가 현장과의 조율을 통해 이를 어떻게 조정하고 개선하느냐에 따라 ‘조속한 도입’이 될지 ‘선진야구’가 될지 평가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참고 = 스탯티즈, KBS뉴스, 스타뉴스, MHNSports, 스포츠조선, OSEN

야구공작소 김유민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정세윤,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영건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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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02년부터 2026년까지, 2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02년부터 2026년까지, 2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고효준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고효준 선수는 롯데, SK, KIA, LG, SSG, 두산을 거치며 1군 통산 646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커리어 동안 팀의 마운드를 지키며 통산 49승 55패, 65홀드, WAR 3.85, WHIP 1.62를 기록했습니다.

수많은 팀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고효준 선수는 오랜 시간 KBO 리그에서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오랜 기간 마운드를 지켜온 고효준 선수의 향후 행보를 응원합니다.

제작 : 야구공작소 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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