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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스카우팅 리포트

2018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한화 이글스 키버스 샘슨

By 박기태
2017년 11월 14일 4 Min Read
0

(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야구공작소 박기태] 주말을 심심하게 보내던 팬을 배려한 걸까. 한화 이글스가 11월 12일 일요일, 2017-18시즌 외국인 영입 전쟁의 첫 막을 여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로 총액 7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지난 2017시즌에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과는 확실하게 달라진 영입 방침이 느껴진다.

 

배경

샘슨은 오래 전부터 KBO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의 레이더에 포착됐던 선수. 한화 측에서도 지난해 100만 달러를 제시하며 영입하려 했었다는 후문을 밝힌 바 있다.

꽤 어린 나이에(내년 만 27세) 아시아 리그를 찾는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 하지만 샘슨은 이미 10년도 전에 인생의 산전수전을 겪었다. 2006년, 만 15세의 나이로 경찰에 붙잡혔다. 어울리던 친구들이 총기를 무단으로 소지하고 있던 게 화근이었다. 샘슨은 그 사실을 몰랐지만 같이 있었던 탓에 범죄 이력이 추가됐다. 2주간의 소년원 생활, 그리고 그 뒤에는 퇴학 조치를 당했다. 1년도 안돼 더 힘든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를 심장마비로 떠나보내야 했다. 짧은 시간, 어린 나이에 겪은 충격에 야구를 포기할 뻔했다.

다행히 친구의 아버지가 법적인 보호자로서 샘슨을 보듬어줬다. 덕분에 마음을 붙잡고 다시 야구에 전념해 지역 최고의 고교 야구 선수가 됐고,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장학금 제의를 받았다. 시속 96마일까지 나오는 불같은 어깨는 프로 세계에서도 탐낼 정도였다. 드래프트 지명을 거부하고 대학에 갈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2009년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그를 지명했다. 결국 샘슨은 6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프로 야구 선수의 길을 선택했다. 그만큼 샘슨은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굴곡을 넘어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1년 만에 잠시 쉬어가야만 했다. 2년차였던 2010년은 부상으로 10경기 출장에 그쳤다. 오른쪽 어깨 관절 와순에 손상이 있었고, 투구 동작에 영향을 미쳐 팔꿈치 염증으로 번졌다. 다행히 이후에는 별다른 부상 없이 천천히 성장했다. 2013년에는 더블A에서 19경기(18선발)에 출장해 2.26의 ERA를 기록, 프로 데뷔 4년만에 트리플A 입성에 성공했다. 팀내 유망주 랭킹도 9위까지 뛰어올랐다(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그러나 트리플A 단계에서 벽에 부딪혔다. 트리플A에서 시작한 2014년, 첫 12경기에서 ERA 6.71로 부진을 면치 못하자 팀은 샘슨을 불펜 투수로 기용했다. 강력한 구위는 여전했지만, 5년동안 제구력이 갈피를 잡지 못한 탓이 컸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40인 로스터에도 포함시킨 샘슨을 방출하는 강수를 뒀다. 방출 없이 마이너리그에 내릴 수 있는 기회가 2년이나 남아있었지만,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려워 보인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

이후 샘슨은 신시내티 산하에서 2016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고, 올해에는 애리조나와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올해는 타고투저 환경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2016년의 활약은 아시아 구단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2016시즌 트리플A 인터내셔널 리그에서 거둔 성적은 18경기(9선발) 1.88의 평균자책점(메이저리그 18경기 2선발 39.1이닝 4.35). 언론에 보도된 대로 한화가 100만 달러를 제시했다는 게 충분히 이해되는 매력적인 프로필이었다.

하지만 2017시즌에는 트리플A 퍼시픽 코스트 리그(PCL)에서 26경기(15선발) 5.9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마침 마이너리그 옵션도 소진되어 FA로 풀렸고, 그와 계약하기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에 이적료를 제시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마련됐다. 결국 한화는 샘슨을 작년 제시액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잡을 수 있었다.

키버스 샘슨 최근 5년간 성적

 

스카우팅 리포트

신장 188cm 체중 102kg의 체격을 가진 샘슨은 장단점이 명확한, 한화 팬들에게 익숙한 유형의 프로필을 갖고 있다. 장점은 시속 97마일(156km)까지 나오는 폭발적인 구속과 강렬한 변화구(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다. 단점은 강렬한 구위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제구력이다. 어디서 많이 본 유형이다. 그렇다. 2016년 중반 한화에서 뛴 파비오 카스티요를 연상케하는 유형이다.

다만 완성도를 갖췄을 때의 기대치의 차이는 있다. 샘슨은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에서 뽑혔을만큼 타고난 어깨와 민첩한 운동신경을 갖췄다. 2015년 초반 신시내티가 그를 데려갔을 때는 ‘성공한다면 하위권 신시내티의 선발 로테이션으로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카스티요보다 선발 경험이 훨씬 많고, 나이도 어린 편이라는 점에서 샘슨이 비교 우위를 갖고 있다.

주무기는 빠른 공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이다. 평균 시속 92마일을 전후하는 빠른 공은 KBO리그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시속 70마일 후반대(120km 초반)의 각이 큰 커브는 최근까지도 애용했던 구종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써먹기엔 컨트롤에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 년 사이 시속 80마일 후반대(130km 후반)의 슬라이더 사용 빈도를 늘렸다. 체인지업은 프로에 들어와서 빠르게 발전한 구종으로 시속 80마일 중반(130km 중반)의 빠르기를 갖고 있으며, 스카우트들에게는 샘슨의 변화구 중 가장 호평을 받은 공이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키버스 샘슨이 던진 구종

구위 면에선 KBO리그에서 최상급으로 꼽히기 손색이 없다. 문제는 제구력이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샘슨은 볼넷 허용이 잦은 편이었다. 지난해 한화로부터 100만 달러의 제의를 받았던 것은 마이너리그 통산 4.5개였던 9이닝당 볼넷 허용률(BB/9)이 3.0개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타고투저 환경인 트리플A PCL에서 뛰면서 BB/9 6.8개를 기록했다. 몸값이 100만 달러에서 70만 달러로 줄어들은 가장 큰 이유다.

전임자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가장 큰 문제는 ‘건강’이었지만, 샘슨은 둘과 달리 큰 문제를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는 70일 이상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로 보냈다. 한화가 2017시즌 투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였다. 오간도는 영입 전부터 잦은 부상 이력이 걱정거리였고, 비야누에바는 많은 나이(1983년생)에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하는데 우려가 있었다. 반면 샘슨의 경우 2010년 어깨와 팔꿈치 부상 이력이 있지만, 이후 꾸준히 건강하게 선발로 뛰어왔다.

 

전망

상체 위주라는 평을 들은 샘슨의 투구 동작은 10년 가까운 프로 생활 속에서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고 있지만 그걸 몸이 제어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어쩌면 이렇게 장단점이 명확한 프로필이야말로 한화가 강조하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의 정의에 가장 부합할 지도 모른다.

성장 가능성은 명백하게 존재하고 있다. 샘슨의 성적은 1년 새 확연하게 달라졌다. 그 1년 사이에 주변 구장 환경이 달라졌다는 걸 주목해볼만 하다. 샘슨은 6월 초까지 첫 12경기를 PCL 소속 레노에서 뛰었는데, 레노의 홈구장은 PCL에서도 극악의 타자 친화적 환경으로 유명하다. 7월부터는 좀더 투수에게 유리한 뉴올리언스로 이적했지만, 이곳에서는 불펜 위주로 기용됐다. 또한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에서 뛰다가 1년간 풀타임 마이너리거가 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을 수도 있다. 즉, 1년 사이에 성적이 추락한 이유를 환경에서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샘슨의 반등 가능성을 점쳐 보는것도 이상하지 않다. 내년 만 27세가 된다는 것도 ‘성장’, ‘육성’ 또는 ‘개선’에 좀더 유리한 부분이다. 이 점에서는 KBO리그 선배인 헨리 소사, 라다메스 리즈, 릭 반덴헐크 등이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세 선수 모두 신체적 전성기인 27~28세에 한국을 찾았고, 마이너리그 시절 구위는 강력했지만 컨트롤이 약점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이너리그 세부 성적에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볼넷 허용률 기록은 샘슨이 좀더 나쁜 편이지만, 탈삼진 능력은 비슷하거나 조금 더 괜찮았다.

물론 세 선수는 모범 사례이며,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서 언급한 파비오 카스티요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괜찮았던 어깨 부상 이력이 갑자기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알 수 없는 법이다. 자신감있게 꺼내든 키버스 샘슨 카드가 성공한다면 한화는 명분과 실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게 될 것이다.

참조: Baseball Reference, Baseball America, Baseball Prospectus, Brooks Baseball, San Diego Tribune, Oc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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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야구공작소 변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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