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마이크 클레빈저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홍기민 >
마이크 클레빈저(Mike Clevinger)
1990년 12월 21일생(만 35세)
우투우타 / 193cm 97kg
2026시즌
AA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17경기(1선발) 24.2이닝 ERA 4.74 WHIP 1.40
MLB 통산 164경기(142선발) 809.2이닝 60승 44패 K/9 9.14 BB/9 3.32 ERA 3.55 FIP 3.96
계약 총액 7만 5천 달러(6주 부상 대체 계약)
NC 다이노스가 9월 12일에 오른손 투수 마이크 클레빈저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오른쪽 어깨 극상근이 미세하게 손상된 커티스 테일러를 대신하는 6주짜리 부상 대체 계약이고, 계약 규모는 7만 5천 달러다. 클레빈저는 9월 13일 입국해 15일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예정이다.
NC는 9월 12일을 기준으로 59승 60패 2무를 기록해 6위에 올라 있고 5위 두산과 벌어진 승차는 2경기다. 9월 초에 6경기까지 벌어졌던 승차를 7연승으로 절반까지 줄였으며 두산과 맞붙는 경기도 5차례나 남아 있다. 정규시즌은 10월 7일에 끝난다. 테일러는 재활선수 명단에 등재된 이상 6주가 지나야 1군에 복귀할 수 있다. 남은 일정에서 NC의 외국인 2선발 자리는 사실상 클레빈저가 맡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60승을 거둔 투수가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점에 창원에 합류한다. 다만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그가 전성기에 어떤 투수였는지가 아니라, 현재 그가 지닌 기량 가운데 어떤 부분이 KBO리그에서 통하고 어떤 부분이 발목을 잡을 것인지다.
배경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태어난 클레빈저는 더 시타델을 거쳐 세미놀 커뮤니티 칼리지로 편입했다. 이후 2011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LA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에서 팔꿈치를 다치는 바람에 성장이 더뎠지만 2014년 8월에 비니 페스타노와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2016년 5월에 빅리그 무대를 밟은 그는 이듬해부터 클리블랜드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18년에는 32경기에 등판해 200이닝을 던지며 13승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했고, 2019년에는 126이닝 동안 K/9 12.07 평균자책점 2.71을 남겼다. 두 시즌에 쌓은 fWAR(fangraphs WAR)은 8.7로 같은 기간 아메리칸리그 선발 투수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했다.
전성기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2020년 8월에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해 제한선수 명단에 등재됐고 곧이어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됐다. 그해 11월에는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서 2021시즌을 통째로 결장했다. 수술을 받고 돌아온 그는 이전과 다른 유형의 투수로 바뀌어 있었다.
2022년에는 114.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하는 동안 K/9이 7.16까지 떨어졌다. 2023년에는 화이트삭스와 1년 800만 달러에 계약해 131.1이닝 평균자책점 3.77로 반등했지만 K/9은 7.54에 머물렀다. 이닝은 소화하되 타자를 압도하지는 못하는 유형으로 달라진 것이다. 한편 2023년 1월에 MLB 사무국이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했으나 같은 해 3월 5일에 징계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최근 두 해는 부상이 경력을 가로막았다. 2024년에는 목을 다쳐 4경기 16이닝 평균자책점 6.75에 그친 뒤 8월 1일에 경추 인공 디스크 치환 수술을 받았다. 2025년에는 불펜 투수로 개막을 맞이했다가 4월에 방출 대기 조치를 받았고, 트리플A 샬럿에서 선발로 전환해 100.2이닝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2026년에는 피츠버그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으나 4월에 오른쪽 무릎 내측측부인대를 다쳤다. 복귀한 뒤에도 자리를 잡지 못한 채 8월 6일에 방출됐다. 트리플A에서 남긴 기록은 17경기 24.2이닝 평균자책점 4.74이며 이 가운데 선발 등판은 한 차례뿐이다. 그리고 한 달 넘게 소속팀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행이 결정됐다.
< 클레빈저 MLB 연도별 성적 >
스카우팅 리포트
클레빈저가 2026시즌 트리플A에서 기록한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4.8마일, 약 152.6km/h다. 2026시즌 KBO리그 우완 투수의 포심 평균 구속이 147.1km/h이므로 5km/h 이상 빠른 공을 던지는 셈이다.
대부분 구원 등판에서 나온 기록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그는 한 해 전에 트리플A에서 선발로 100.2이닝을 던지면서도 평균 94.4마일(151.9km/h)을 기록했다. 보직을 선발로 되돌리더라도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서른다섯 살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구속이 더 오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수준만 유지해도 KBO리그에서는 평균 이상의 빠른 공에 해당한다.
트리플A 평균자책점 4.74를 근거로 그를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올 시즌만 놓고 보더라도 트리플A에서 평균자책점 7.50으로 무너졌던 페드로 아빌라가 SSG에서 완봉승을 거뒀고, 삼성이 데려온 크리스 페덱은 KBO 데뷔전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트리플A 성적이 KBO에서 성적을 그대로 예고하지는 않는다. 리그를 옮겨도 그대로 따라오는 요소는 구속과 구위, 그리고 볼넷을 내주는 성향이다.
전성기에 그의 주무기는 스위퍼였다. 다만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로 위력이 줄어들면서 구사율도 2023년 27.2%에서 2026년 11.0%까지 내려갔다. 그 빈자리는 커터가 메웠다. 2023년의 커터는 평균 구속 136.6km/h에 머무르는 보조 구종이었지만, 2026년에는 140.2km/h까지 빨라지면서 헛스윙률 38.2%를 기록하는 결정구로 올라섰다. 포심과 구속 차이가 줄어든 대신 횡 움직임은 커졌기 때문에 타자가 두 구종을 구분하기는 한층 어려워졌다.
이 커터가 가장 잘 통하는 상대는 우타자다. 그는 우타자에게 포심과 커터, 스위퍼를 고르게 섞어 던지는데, 이 조합을 상대한 우타자는 헛스윙률 36.7%에 피OPS 0.626으로 묶였다. 우타자만 놓고 보면 트리플A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주목할 지표가 있다.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온 공을 상대가 헛친 비율(Z-Whiff%)이 27.4%로, 트리플A 상위 5% 수준이다. 2023년에 기록한 14.5%와 비교하면 크게 올라간 값이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도 방망이를 피하는 능력은 리그를 옮겨도 그대로 유지된다. KBO 타자들이 그를 처음 상대한다는 이점까지 더하면 적어도 초반 몇 차례 등판에서는 기대해 볼 만하다.
< 26시즌 클레빈저 AAA 구종 구사율과 KBO 환산 구위 >
구위를 종합한 지표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 CrystalBall의 DeepStuff+는 구종별 구속과 움직임, 릴리스 정보를 딥러닝 모델에 입력해 산출하는 구위 지표이고 해당 리그 평균이 100이 되도록 조정한 값이다. 클레빈저가 2026년에 던진 공을 KBO 기준으로 환산하면 110.0으로 리그 평균보다 1표준편차 높다. 리그 상위 15% 안팎에 해당하는 구위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우려
문제는 좌타자를 상대할 때다. 그는 좌타자에게 포심을 50.6%, 체인지업을 32.9% 던지는 반면 커터는 9.9%만 던진다. 그런데 좌타자가 가장 잘 공략하는 공이 바로 그 포심이다. 2026년에 좌타자가 그의 포심을 상대해 남긴 OPS는 0.949였다. 반대로 좌타자에게 던진 커터는 24구에 불과했지만 피OPS 0.533에 강한 타구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커터의 비율을 올릴 필요성이 보인다.
이 편차는 한 시즌에 우연히 나타난 결과가 아니다. 좌타자를 상대한 피xwOBA는 2023년 0.336, 2025년 0.349, 2026년 0.362로 세 시즌 연속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우타자를 상대한 값은 계속 리그 평균을 웃돌았다. 구조적인 약점으로 보아야 하고, 상대 팀이 좌타자를 라인업에 늘려 배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쉽다.
여기에 타구 유형이 겹친다. 2026년 트리플A에서 그가 허용한 땅볼 비율은 33.8%로 트리플A 하위 10%대에 머물렀다. 타구를 허용하면 대부분 뜬공으로 이어지는 투수라는 뜻이다. 뜬공이 많은 투수에게 창원NC파크는 편안한 구장이 아니다. 스탯티즈 기준으로 이 구장의 홈런 팩터는 개장 이래 1100에서 1200 사이를 유지해 왔다. 수술을 받은 뒤로 그의 HR/9이 2022년 1.57, 2024년 2.25까지 나빠졌던 흐름도 함께 놓고 보아야 한다. 좌타자가 그의 포심을 띄워 올리고 그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장면이 반복될 수 있다.
< 26시즌 클레빈저 AAA 좌우 타자별 성적 >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가 실패하는 전형적인 원인은 구위 부족이 아니라 볼넷이다. 이 대목에서 클레빈저의 최근 기록은 분명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샘플 사이즈가 작은 2026년과 2024년을 차치하더라도 어느 정도 우려점이 존재한다. 존과 그 경계 영역을 합친 투구 비율은 2023년 74.2%에서 2025년 67.4%까지 내려갔다.
KBO의 ABS는 이 문제를 더 키운다. 심판의 성향에 따라 판정이 달라질 여지가 없다. 존 경계 바깥으로 아슬아슬하게 흘러 나가는 공으로 카운트를 벌어 보려는 시도는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클레빈저는 원래 볼넷이 적은 투수가 아니었다. 통산 BB/9은 3.32이고, 2018년과 2019년에 2점대를 기록했던 것이 오히려 예외에 가깝다.
전망
구속과 구위는 KBO리그 평균을 확실히 웃돌고 우타자를 상대로는 커터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추고 있다. 반면 좌타자에게는 세 시즌 연속으로 고전했고 뜬공이 많은 투구 유형은 창원NC파크와 어울리지 않는다. 존을 공략하는 비율이 커리어 최저 수준까지 내려간 상태에서 ABS를 만나게 된다.
여기에 몸 상태라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그는 올 시즌에 한 경기에서 50구를 넘겨 던진 적이 없고, 8월 6일에 방출된 이후로는 실전 등판 자체가 없었다. 첫 등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투구수는 60구에서 70구 사이, 이닝으로 환산하면 3이닝에서 4이닝 정도다. 정규시즌이 10월 7일에 끝나므로 그가 남은 기간에 소화할 선발 등판은 많아야 4차례에서 5차례다.
영입 자체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테일러가 빠진 로테이션을 국내 투수로 메우면 두산과 치를 5경기에서 승산이 떨어지고, 7만 5천 달러라는 비용은 실패하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다. 다만 기대치는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NC가 확보한 선발 자원은 남은 정규시즌을 혼자 뒤집을 에이스가 아니라, 4이닝에서 5이닝을 리그 평균 이상으로 막아 줄 수 있는 투수다. 6주짜리 부상 대체 계약이 요구하는 몫으로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
*모든 스탯은 9월 12일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참조 = CrystalBall, Baseball Savant, FanGraphs, Baseball-Reference, MiLB, MLB Trade Rumors, 스탯티즈, KBO, 각 언론 보도
야구공작소 안영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정세윤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홍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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