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KT 위즈 케일럽 보쉴리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동헌 >

케일럽 보쉴리 (Caleb Boushley)

1993년 10월 1일 (만 32세)

우투우타 / 190cm 86kg

트리플 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 11경기(5선발) 2승 1패 33.2이닝 24K 13BB ERA 2.14

MLB 텍사스 레인저스 25경기(1선발) 0승 0패 43.1이닝 41K 14BB ERA 6.02

계약 총액 100만 달러(연봉 9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

 

2025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T 위즈의 고민거리는 외국인 투수였다. 장수 외국인 윌리엄 쿠에바스는 시즌 도중 방출되었고, 키움에서 데려온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키움에서 보여준 모습을 재현하지 못했다. 대체 외국인으로 데려온 패트릭 머피 역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 겨울 KT는 FA로 김현수, 최원준, 한승택을 영입하며 내년에도 가을 야구에 도전할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올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위해 아쉬웠던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하는 결정을 내렸다. 맷 사우어와 케일럽 보쉴리를 영입하며 2026년 외국인 투수 영입을 마무리했다.

 

배경

2017년 위스콘신 대학교를 졸업한 보쉴리는 MLB 드래프트에서 33라운드 전체 978번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지명을 받았다. 33라운드라는 순번이 말해주듯 당시 그는 큰 주목을 받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샌디에이고는 2018년까지 보쉴리를 마이너리그에서 불펜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 2019년부터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마이너리그가 재개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뛰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2021년 시즌 종료 후 룰5 드래프트 마이너리그 페이스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아 이적하게 되었다. 그리고 2023년 9월 29일 보쉴리는 마침내 빅리그에 데뷔하게 되었다.

그러나 밀워키가 보쉴리를 콜업한 이유는 와일드카드를 앞두고 투수들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밀워키는 바로 다음 날 보쉴리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보쉴리는 마이너리그 FA로 팀을 떠났다. 2024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5월 1일 콜업되었지만 4이닝을 던진 후 다시 지명할당되었다.

2025년 시즌 전 보쉴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4월 8일 빅리그로 콜업되어 불펜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9월 7일 결국 다시 지명할당되었다. 43.1이닝 ERA 6.02. 이유는 충분했다. 이후 탬파베이 레이스로 이적했지만 더 이상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시즌 후 KT는 FA가 된 보쉴리에게 손을 내밀었고 보쉴리는 그 손을 잡았다. 빅리그를 뒤로하고 KBO 무대 도전을 선택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올해 보쉴리는 불펜으로 뛰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발투수로서 보쉴리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2024년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뛰던 모습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

< 2025년 평균 구속 및 무브먼트 (MLB) >

< 2024, 2025년 구종 구사율 >

보쉴리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올해 약 92마일(약 148km/h)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 트리플 A에서 선발로 등판했을 때 평균 구속은 88.6마일(약 142.5km/h)로 2025년과 비교하면 많이 느린 편이었다. 포심 구위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수직 무브먼트 역시 16.5인치(약 42cm)로 평범했다. 2024년 트리플A에서 포심 헛스윙률이 17.7%에 그친 것은 보쉴리의 포심 구위가 좋지 않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포심이 뛰어나지 않은 보쉴리는 변형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그 단점을 가리고자 했다. 싱커의 평균 구속은 올해 92.2마일(약 148.4km/h), 작년 89.8마일(약 144.5km/h)을 기록하며 포심 평균 구속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싱커의 표면적인 성적은 포심보다 좋았는데 이는 싱커를 철저히 우타자를 상대로 구사했기 때문이다.

< 2024년, 2025년 싱커 주요 성적 >

하지만 우투수의 싱커는 좌타자에게 효과적이지 않다. 그래서 좌타자를 상대할 때는 포심의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커리어 내내 좌타자에게 약했던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다.

< 2025년 우타 vs 좌타 구종 구사율 (MLB) >

< 2024~2025년 좌우 스플릿 (wOBA) >

2023년까지 보쉴리가 가장 많이 던진 변화구는 스위퍼였다. 하지만 2024년 스위퍼의 성적이 급락하며 스위퍼를 봉인했고, 올해는 일반적인 형태의 슬라이더와 커터를 대신 던지기 시작했다. 평균 약 90마일(144.8km/h)의 커터는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사용했고, 약 84마일(135.1km/h)의 슬라이더는 대부분 우타자를 상대로 구사했다.

커터의 수직 무브먼트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보쉴리의 커터 수직 무브먼트(11.5인치/약 29cm)는 빅리그 평균(8.3인치/약 21cm)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준다. 커터는 수직 무브먼트가 클수록 포심의 무브먼트와 유사해지기 때문에 타자를 혼동시키는데 용이하다. 보쉴리의 커터는 주목해야 할 구종이다. 

< 스위퍼, 슬라이더, 커터 구사 비율 >

평균 136km/h의 체인지업은 좌타자를 상대할 때 주로 구사하는 변화구다. 올해 체인지업 구사율은 13%로 높지 않은 편이었다. 다만 선발로 활약했던 2024년의 체인지업 구사율(16.7%)을 고려하면, 내년에 다시 체인지업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평균 120km/h의 커브는 구사율이 높지 않은 구종이다. 과거에는 스위퍼와 함께 결정구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올해는 대부분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사용했다. 

< 우타자 카운트별 구종 구사율 (좌: 2024년 트리플A, 우: 2025년 MLB) >

< 좌타자 카운트별 구종 구사율 (좌: 2024년 트리플A, 우: 2025년 MLB) >

KBO리그 기준 평균 이상의 제구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2024년 BB% 4.9%를 기록한 걸 제외하더라도 2022년 8.3%, 2024년 8.8%로 리그 평균보다 낮은 BB%를 기록했다. (2025년 BB% 트리플A 10.8%, KBO 9.1%) 변화구들의 히트맵을 살펴보더라도 모두 적절한 위치에 던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슬라이더: 우타자 바깥쪽 / 체인지업: 좌타자 바깥쪽 / 커브:존 하단)

< 구종별 히트맵 (2025년, MLB) >

단, 확실한 결정구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개별 구종의 무브먼트와 제구력 모두 리그 평균 수준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느린 구속으로 인해 떨어지는 구위를 감추기에는 부족했다.

결정구로 주로 패스트볼 계열 구종(포심, 싱커)을 선택했지만, 패스트볼이 하이존이 아닌 한가운데로 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패스트볼이 결정구의 역할을 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대신 던질 변화구의 구위 역시 마땅치 않았기에 패스트볼을 존 안으로 집어넣은 것에 가깝다. 커리어 내내 기록한 18%~20%의 K%는 보쉴리가 탈삼진 유도 능력이 좋지 않음을 드러낸다.

건강과 풍부한 선발 경험은 보쉴리의 강점이다. 2019년 8월 열흘 동안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부상이 없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많은 선발 경험을 쌓았다.

 

전망

최근 KBO로 향하는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하면 스타일 차이가 뚜렷하다. 평균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준수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에서 오는 볼 배합으로 풀어내는 스타일이다.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투구 스타일과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마이너리그 성적 모두 삼성에서 뛰었던 데니 레예스와 많이 닮아있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쿠에바스가 막 KBO에 입성했을 때 모습과도 닮아있다.

보쉴리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패스트볼 구속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아무리 사용할 수 있는 변화구가 많더라도 평균 구속이 다시 2024년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미국에서 보여준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좌타자 상대로 약했던 모습도 포심에 달려있다. 효율적인 체인지업 형태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심 구속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힘들 수 있다.

긍정적인 점은 올해 트리플A에서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패스트볼 평균 구속 92마일(148km/h)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풀타임 선발로 포심 평균 구속을 91마일(146.5km/h)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냉정히 말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투수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어느 수준으로 보여줄지 의문이 있고, 최근 마이너리그 성적도 좋지 않았다. 게다가 보쉴리는 만 32세로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새로운 구종을 빠르게 장착하는 것은 보쉴리가 좋은 손 감각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패스트볼 구속을 유지하며 KBO 환경에 맞는 효율적인 결정구와 투구 조합을 찾는다면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흘러간다면 전성기 쿠에바스의 향수를 느끼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지 모른다.

 

야구공작소 탁원준 칼럼니스트

참조 = Fangraphs, MLB.com, Baseball Savant, Baseball Prospectus, Baseball reference

에디터 = 야구공작소 장호재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동헌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Be the first to comment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