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신시내티 레즈 공식 트위터 >
Tokki 2. 2017년 첫 플레이어스 위크엔드를 맞아 한 선수가 입고 등장한 별명이다. 그날 오클랜드에서는 Tokki 1번이 등장했다. 2013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출루율 경쟁을 펼친 두 선수였다. 토끼 1호는 추신수 선수, 그리고 토끼 2호는 조이 보토였다. 2013 시즌 보토는 아무리 따라가려 해도 잡을 수 없던 추신수에게 토끼와 같다고 얘기했다. 4년 뒤 두 선수는 다른 팀 소속으로, 같은 경기를 뛰는 건 아니었지만 토끼란 별명을 함께 달고 나타났다. 토끼 2호를 단 보토는 2007년 메이저리그에 등장해 신시내티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8년부터 보토의 성적은 점점 내림세를 탔다. 조이 보토 역시 에이징 커브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2021년 보토는 아직도 건재함을 증명해냈다. 여기에는 2020년 9월의 성공이 바탕이 되었다. 그해 8월 말 3경기 연속 선발출전을 하지 못했다. 이 기간이 전환점이었다. 보토는 자신을 재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이를 먹어가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장점을 살릴지, 혹은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나아가는지 결정해야 했다. 보토의 선택은 전자였다. 그리고 직접 타구 속도나 발사각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를 보면서 좋은 타자들의 공통점을 찾아보았다. 보토가 내린 답은 배럴타구에 있었다.
< 2021년 배럴 % 및 타석 대비 배럴 생산 비율 >
보토가 하락세를 타던 시기에는 파워를 포기했다. 보토는 그것이 맞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장악하는 데 너무 집중했고 그것이 팀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18살 캐나다에서 넘어온 신인 시절을 되돌아보면 저는 루키 리그에서 가장 장타를 많이 쳤었죠. 결국엔 장타를 때려내는 모습이 제 핵심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야 했어요.” 이후 보토는 더 많은 삼진을 당했고 볼넷 비율도 줄어들었다. 두 가지를 희생하는 대신 더 좋은 결과를 타석에서 만들어냈다.
< 보토의 연도별 성적 >
2021시즌 스타일 변화를 통해 성공을 거둔 보토는 2022시즌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게 된다. 더불어 8월 어깨 수술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과연 2022시즌의 실패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물론 부상으로 인하여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 보토는 2022시즌 실패에는 “엉터리 방망이”와 욕심 많은 어프로치를 탓했다. 보토는 2021시즌까지 한 종류의 배트만 사용했다. 34인치 32온스의 모델만 사용했었다. 여기서 36인치로 길이를 늘이고, 배트 노브가 하키 퍽처럼 두꺼운 모델을 택했다. 시범경기까지는 괜찮다고 느꼈지만, 시즌에 들어가고 나서 이 배트를 사용한 기간의 성적은 처참했다.
“초반 70타석 정도였어요. 그 이후엔 괜찮았어요. 잘했는데 부상당하고 그 이후에 부상 허들을 못 넘었네요.”
< 배트 변경 전과 후 보토 성적 비교 >
배트와 어프로치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2022시즌 ‘필드 오브 드림’ 매치는 신시내티와 시카고 컵스의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경기 도중 마이크를 찬 보토는 당일 경기 해설이었던 존 스몰츠와 대화 중 이런 말을 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해줘요. 직구에 타이밍을 맞출 수 있고, 변화구를 참을 수 있으면 (스트라이크) 존을 장악할 수 있고 이길 가능성이 생겨요. 하지만 직구에 타이밍을 맞출 수 없으면 아직 메이저리그와 맞지 않는 겁니다.”
본인의 말대로, 커리어 로우를 기록한 2022시즌에는 직구 공략에 실패했다. 성적이 조금씩 하락하던 2018년을 기준으로 보기 시작해도 직구 상대로 가장 낮은 타율, 기대타율, 기대 장타율과 wOBA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 전 가장 안 좋았던 시즌인 2020시즌이 코로나 시즌으로 정상 시즌은 아니었지만 기대 타율이 최악은 아니었다. 위의 표2와 비교해보았을 시 여전히 직구 상대로는 시즌 성적에 비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결국 2022시즌은 본인이 말한 대로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것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연도별 조이 보토 직구 상대 성적 >
보토는 지금 부상에서 돌아오기 위해 재활을 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하고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이제 한국 나이로 41세, 만 나이로 39살이다. 야구 선수로 보면 할아버지의 연령대다. 여기에 올해로 2012년 맺었던 계약의 보장된 마지막 해다. 보토 신시내티의 레전드이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것이 유력한 타자다. 이미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2021년의 부활을 통해 아직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본인도 아직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제 다시 타석에 들어서서 꾸준함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제가 더 이상 통하지 않아서 못 한 걸 수도 있죠. 그렇진 않겠지만, 두고 봐야죠. 도전이 반갑네요.”
참고 = baseballsavant.mlb.com, fangraphs.com, MLB.com, theathletic.com
야구공작소 안세훈 칼럼니스트
에디터= 야구공작소 신하나, 도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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