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21시즌 리뷰] SSG 랜더스 – 아프지만 말아다오

시즌 성적 – 정규시즌 6위 (66승 64패 14무 승률 0.508)

SK 와이번스가 아닌 SSG 랜더스로 첫선을 보이는 첫 시즌이었다. 그렇기에 SSG 구단에서의 지원은 화끈했다. 구단은 메이저리거 추신수, FA 김상수, 최주환의 영입으로 가을 야구 입성이 아닌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며 시즌을 시작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시즌 초반 1위를 달리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4월 중순 아티 르위키의 옆구리 부상을 시작으로 SSG에 부상 악령이 찾아왔다. 르위키에 이어 박종훈, 문승원이 차례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타선에서는 로맥, 이재원, 최주환 등이 부진과 부상이 겹쳤다. 힘든 상황에서도 불펜의 분전으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와일드카드 티켓을 두고 경쟁을 벌였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계획이 틀어진 선발, 불펜

시즌 시작 전 르위키, 윌머 폰트, 박종훈, 문승원, 오원석을 5선발로 내세웠지만 르위키, 박종훈, 문승원이 부상으로 이탈해 선발 세 자리가 비게 되었다. 그 빈자리에 김정빈, 이건욱, 정수민이 투입되었지만, 이건욱과 정수민은 부상, 김정빈은 부진으로 힘이 되지 못하고 이탈하게 되었다. 결국, 기존 불펜 자원이었던 이태양, 최민준, 조영우가 선발진에 합류했고, 르위키를 대신할 외국인 투수로 샘 가빌리오를 급하게 영입했다. 후반기에는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김건우, 조병현까지 짧게나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표1. 2021시즌 SSG랜더스 선발투수 지표(괄호는 순위)

표2. 2021시즌 SSG랜더스의 기존 선발진과 대체 선발진

그래도 한 시즌을 이끌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오원석과 폰트 덕분이었다.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인한 잠깐의 이탈은 있었지만, 결국 시즌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오원석, 폰트가 아니었다면 SSG는 6위보다 더 낮은 순위를 기록했을지도 모른다. 폰트는 전반기에 목 부상, 후반기에 옆구리 부상이 있었지만, 에이스 역할을 한 시즌 동안 해줬다. 아무래도 부상이 있었기에 이닝 수는 많지 않았지만, 많은 탈삼진과 적은 볼넷을 내주는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표3. 2021시즌 폰트의 성적

오원석은 선발 첫 풀타임 시즌의 한계를 보였다. 전반기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기는 갈수록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전반기에 비해 전체적으로 지표들이 크게 나빠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4. 2021시즌 오원석의 전, 후반기 성적 및 전체 성적

불펜 쪽에서는 김상수가 마무리 투수로 불펜의 중심이 될 것이라 기대받았다. 하지만 좀처럼 구위가 올라오지 않으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고, 웨이트 중 부상이 겹치는 등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서진용은 시즌 막판 본 모습을 되찾기는 했지만, 초반에 많이 흔들렸다. 김태훈은 선발 전환에 실패해 불펜으로 복귀했지만, 이번 시즌 역시 좋지 않았다. 기존의 불펜 자원이었던 신재웅, 정영일은 노쇠화로 인한 구속 저하 그리고 하재훈은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보기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택형은 후반기에 마무리 자리를 꿰차며 김원형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장지훈 역시 전천후로 필요한 상황마다 등판해 꾸준한 활약을 한 시즌 동안 해줬다.

표5. 2021시즌 김택형과 장지훈의 성적 

화끈한 타선의 힘

SSG는 이번 시즌도 팀 홈런 1위(185개)를 기록하며,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이점을 잘 이용했다. 제 몫을 해준 기존 선수들과, 이적생과 젊은 선수들의 빛나는 활약이 어우러진 2021 SSG 타선은 강력했다. 그 중 가장 기대를 모았던 추신수부터 살펴보았다.

KBO에서 첫 시즌을 보낸 추신수는 야구 내외적으로 적응해야 할 것이 많았지만,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팔꿈치 부상, 가족 문제 등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경기장 안팎에서 동료들의 모범이 됐다. 장기인 출루 능력은 여전히 대단했고, wRC+도 리그 전체 10위에 올랐다. 시즌 막판인 10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최고령 20홈런-20도루까지 달성했다.

표6. 2021시즌 추신수 성적

팀명은 바뀌었지만 최정은 최정이었고, 한유섬은 새로운 팀명과 함께 개명 후 부진을 털어내고 부활했다. 최정과 한유섬은 풀 시즌을 소화하면서 각각 30홈런을 기록했고 wRC+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표7. 2021시즌 최정과 한유섬의 성적

계약 첫 해를 맞이한 최주환은 책임감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면서 2020 도쿄올림팍까지 차출돼 몸 관리가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주 포지션인 2루가 아닌 1루에서 32경기를 출전한 것이 좋지 않은 몸 상태를 말해줬다. 냉정하게 홈런을 제외하면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시즌이었다. 그렇지만 기대치가 있는 선수이기에 이런 평가도 나올 수 있었다.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타자이기에 내년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표8. 2021시즌 최주환 성적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SSG의 매년 고민이었던 유격수 자리에 드디어 주인이 나타난 점이다. 박성한은 타격에서 깜짝 활약으로 팀과 팬들을 놀라게 했다. 수비에서는 2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실책을 줄이는 것이 내년의 숙제로 남았다. 본래 수비가 강점이었던 선수였기에 2021시즌 문제가 된 실책, 수비 범위 문제는 비시즌 동안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풀타임 시즌임에도 꾸준한 성적을 보여준 것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표9. 2021시즌 박성한의 성적

Good Bye 로맥

지난 5년간 로맥은 높은 출루율과 많은 홈런을 생산을 앞세워 팀의 중심 타선을 맡아줬다. 2018년에는 43홈런에 3할 타율까지 기록하며 SK(현 SSG)의 우승에 일조했다. 최근에는 로맥의 많은 나이 탓에 내·외부에서 재계약을 두고 말이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외국인 선수 시장이 좋지 않아 2021시즌도 믿고 시작했다. SSG 선수들과 좋은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등 증명된 선수인 것도 재계약 이유 중 하나였다.

이렇듯 믿었던 로맥이 부진했다. 부진을 이유로 2군행 통보도 받았고 설상가상으로 시즌 막판에는 목 통증으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팀이 시즌 최종전까지 가을 야구 경쟁 중이었기 때문에 로맥의 부진은 더욱 뼈아팠다.  결국 로맥은 이번 시즌 종료 후 SSG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표10. 로맥의 2021시즌과 통산 성적

다시 시작 2022

이번 시즌 SSG 야수, 투수 가릴 것 없이 끝까지 투혼을 보여줬다. 투타 모두 부상자가 많았던 시즌이었기에 마지막까지 5강 경쟁을 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즌 종료 후, 발 빠르게 팀 재건에 시동을 걸었다. 먼저 선수단을 정리했다. 야수 쪽에서는 고종욱, 김경호, 남태혁, 정의윤 등을 방출했으며, 투수 쪽에서는 강지광, 정수민 등을 방출했다. 거기에 신재웅, 정영일, 정상호 베테랑 선수들까지 정리하였다. 

빈자리도 빠르게 메웠다. 방출 선수들의 자리는 삼성에서 방출된 김재현, 롯데에서 방출된 노경은을 영입해 메웠다. 로맥은 케빈 크론으로 대체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빠르게 장기계약으로 묶은 것이었다. 추신수와 재계약했고,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과 일찌감치 다년 계약을 맺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SSG는 2년 연속 가을 야구에 실패했다. 특히 2021시즌은 추신수, 최주환 등 뛰어난 선수들이 가세해 많은 기대를 모았기에 시즌 6위라는 성적표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외부영입보다는 기존의 선수들을 지키며 팀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SSG가 내년 시즌 어떤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에게 돌아올지 기대해 보자.

야구공작소 순재범 칼럼니스트

에디터 – 박주현, 유은호

 

기록 출처= 스탯티즈(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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