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립’된 2020년, 선수들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고 있을까.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위협받고 있다. 이는 스포츠계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무관중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치러지고 있는 올해의 리그 속에서도 베이징 키즈(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열풍으로 야구를 시작한 당시 초등학교 1~4학년)의 마지막 주자인 2001년생들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KT의 소형준은 고졸 신인으로는 14년 만의 10승을 거뒀고 가을야구 진출 경쟁을 하고 있는 롯데의 최준용과 KIA의 정해영 또한 팀의 주축 불펜으로 자리잡았다. 두자릿수 도루에 성공하며 빠른 발을 과시하고 있는 두 신인 야수(김지찬, 19개 / 최지훈, 14개)들의 활약도 쏠쏠하다. 

베이징 키즈들의 등장 이전 추신수, 이대호, 정근우, 오승환, 김태균 등의 걸출한 선수들을 배출한 에드먼턴 키즈(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 멤버를 일컫는 말)가 있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일명 ‘황금세대’ 92학번들이 있다. 베테랑과 새로운 세대가 교차하는 시점은 늘 있어 왔다. 이제 몇년 뒤면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모습을 보고 자란 선수들이 KBO리그에 데뷔할 수도 있다. 

언제 야구를 처음으로 접했느냐에 따라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선수도, 보면서 꿈을 키운 선수도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번 알아보자. 현 KBO에서 나이대별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한 명씩 선정해보기 전, 각자의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존중하며 몇 가지 기준을 정하고자 한다. 

1) 선수의 나이는 스탯티즈의 표기를 기준으로 함

2) 올 시즌의 개인성적 + 팀성적 + 수상경력 등 다방면의 선수경력 다방면을 고려

3) 통산성적도 고려했지만, 올 시즌의 성적에 더 무게를 둠

4) 해당 선수들을 통해 그동안의 야구 흐름을 짚어보는 취지이기에 외국인 선수는 제외

41세(79년생) 박용택, 우투좌타, LG 트윈스 –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이자 현역 최고령 선수다. 그리고 드디어 10월 6일 대망의 2500안타를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올 시즌에도 3할을 넘기며 제 몫(0.304)을 해주고 있다. 은퇴투어와 관련해 안타까운 논쟁에 휩싸였지만 최근 방문한 구장들에서 받은 환대는 그가 KBO를 대표하는 레전드 반열에 충분히 이름을 올릴 만한 선수라는 걸 증명한다. 

40세(80년생) 송승준, 우투우타, 롯데 자이언츠 –  현재 KBO에서 뛰고 있는 40세 선수들 세 명(송승준,권오준,이택근) 중 유일하게 양수의 sWAR(0.11)을 기록하고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크볼로 통산 109승을 거뒀고 한때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한 그에게 팬들은 여전히 지지를 보내고 있다. 올 시즌의 성적(2승 2패 1홀드 6.20)을 보면, 안타깝지만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39세(81년생) 윤성환, 우투우타, 삼성 라이온즈 – 이제는 정말 작별의 시간이 된 것 같다. 분명 올 시즌의 기록(5경기 2패 5.79)은 좋지 못하다. 하지만 화려한 통산기록(135승,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승)이 그가 한때 삼성 왕조의 에이스였다는 걸 뒷받침한다. 올 시즌 후 현역생활을 연장할지는 미지수지만 그의 선택에 지지를 보내지 않을 삼성팬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38세(82년생) 오승환, 우투우타, 삼성 라이온즈 – 오승환과 이대호라는 후보를 놓고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올 시즌 성적은 두 명 모두 준수하다. 이대호는 16홈런 95타점(리그 공동 9위)의 성적으로 롯데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오승환 또한 해외진출 이전에 비하면 인간미가 넘치는 모습(ERA 3.05)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KBO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구위를 가졌다. 

두 선수 모두 해외리그에 진출했고 국가대표에서의 활약도 뛰어났다. 이에 더해 이전부터 형성한 나름의 라이벌 구도도 재밌는 부분이다. 다만 KBO 역사에서 오승환이 마무리투수로서 차지하는 위치는 독보적이다. 이와 더불어 롯데는 가지지 못했던, 통산 5개의 우승반지로 증명되는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길었던 왕조의 수호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82년생 최고의 선수로 선정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37세(83년생) 최형우, 우투좌타, KIA 타이거즈 – 신고선수 출신의 중고 신인왕, KBO리그의 FA 100억 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선수까지, 최형우에 관한 수식어는 넘쳐난다. 4년의 계약 기간 동안 KIA에서의 성적도 매우 훌륭하다(sWAR 19.48, 동일기간 리그 전체 6위). 

올 시즌도 여전히 건재한 모습(21홈런, OPS 0.987)을 보여주고 있는데, 통산 2000안타와 300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것이 유력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맞는 두 번째 FA에서도 여전히 다른 팀들이 탐낼 만한 자원이다. 

36세(84년생) 박경수, 우투우타, KT 위즈 – 리그에서 가장 저평가된 타자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선수다. LG 시절 기대에 비해 빛을 보지 못했지만, KT 이적 후에는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2015년부터 리그 2루수들 중 최다 홈런(105개), 타점(417개)과 올 시즌을 포함해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화려한 커리어 하이 시즌은 없지만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한 점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35세(85년생) 강민호, 우투우타, 삼성 라이온즈 – 현재 리그에서 활약 중인 85년생들 중 가장 두드러지는 3명은 포수 통산 홈런 2위(269개)의 강민호, 통산 세이브 7위(178세이브), 홀드 3위(129홀드)를 기록한 한화의 수호신 정우람, 가장 좋은 통산성적(sWAR 55.37)을 기록 중인 박석민이다. 

세 명의 선수들 모두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 지금까지 보여준 쇼맨십과 스타성에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고려해야 한다. 올 시즌에도 매서운 타격(16홈런 OPS 0.831)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강민호로 의견이 기우는 이유들 중 하나다. 

34세(86년생) 박병호, 우투우타, 키움 히어로즈 – 성남고 시절 굉장히 큰 기대를 받았지만 친정팀 LG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다. 지난 2011년, 키움의 전신인 넥센으로의 이적 후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인 장타력을 마음껏 뽐내며 3년 연속 홈런왕을 기록하고 ML 무대에 도전하기도 했다. 

올 시즌 다소 부침을 겪고 있지만 성적은 준수하다(20홈런 OPS 0.831). ML 진출로 인한 2년간의 공백(2016,17)이 있었음에도 2012년 이후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269개)을 때려낸 점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장타력을 가졌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등 미세골절로 시즌 아웃됐지만, 키움의 대권을 위해서 그는 여전히 필요한 퍼즐 조각이다.  

33세(87년생) 양의지, 우투우타, NC 다이노스 – 사실 가장 먼저 떠오른 선수는 SK의 ‘소년장사’ 최정이다. 데뷔시즌인 2005년부터 올해까지 누구도 높은 승리기여도(sWAR 71.55, 역대 3위)를 기록했다. 4번의 우승반지와 역대 홈런 2위(363개)에 올라있는 장타력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가장 가치가 높은 선수’라는 기준을 적용한 결과 양의지를 선정하게 됐다. 

2018년 NC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역대 2위 금액인 125억으로 FA 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NC의 성적은 5위로 수직상승했고 올 시즌에는 창단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양의지가 있다(25홈런 104타점 sWAR 5.02). 현 시점에서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선수가 있을까.  올 시즌 최정도 물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팀의 부진을 혼자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2세(88년생) 김현수, 우투좌타, LG 트윈스 – 가장 선정하기 어려운 선수였다. KIA의 양현종과 롯데 손아섭까지 쟁쟁한 후보들이 많았지만 가장 돋보이는 올 시즌의 성적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 사실 통산성적(통산 sWAR 김현수 – 56.23 / 양현종 50.94 / 손아섭 51.36)으로 세 선수 중 누군가를 우위에 놓기에는 다소 어려운 감이 있다. 

하지만 ML진출로 인해 KBO에서의 커리어가 2년 동안 멈췄고 복귀 후 충격적인 LG 이적에도 라이벌팀의 중심타자가 된 점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김현수가 쌍둥이 군단에 녹아 드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적 후에 팀 동료들과 외국인 타자의 숱한 부상 속에서도 든든히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 건 김현수였다. 

올 시즌에는 LG의 첫 타점왕 타이틀까지 노리고 있다(111타점, 리그 2위). 모범적인 태도에 훌륭한 성적까지 갖춘 주장에게 한 가지 숙제가 남았다. 동갑내기 세 선수 중 유일하게 양현종만이 누려본 우승의 기쁨이다. 다만, 이 기쁨을 누리기 위해선 김현수 본인도 아쉬운 가을(PS통산 타율 0.262)에서의 모습을 개선해야 한다. 

31세(89년생) 나성범, 좌투좌타, NC 다이노스 – 연세대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고, 2013년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들 중 한 명(sWAR 37.39, 6위)이다. 매년 바뀌는 선수들 사이에서 꾸준하게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 NC 팬들에게는 참 고마운 선수다. 

지난 시즌 큰 부상을 당했지만 다행히 건강하게 복귀해서 다시 좋은 모습(30홈런 101타점, OPS 0.982)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종료 후 도전하는 ML 무대에서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까. 그동안 보여준 압도적인 파워는 충분히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만하다. ‘나스타’ 나성범의 도전을 응원한다. 

30세(90년생) 박건우, 우투우타, 두산 베어스 – 전체적으로 우타자들이 귀해진 현재 KBO 리그에서 가장 가치있는 외야수 중 한 명이다.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발돋움한 2016시즌 이후 리그 우익수들 중 가장 가치 있는 성적(sWAR 23.79, 1위)을 보여줬다. 올 시즌에 개최되지 않는 도쿄 올림픽으로 인해 FA를 1년 앞당기는 것은 불가능해졌지만, 내년 시즌 이후에도 그의 가치는 여전히 높을 전망이다. 

29세(91년생) 박종훈, 우언우타, SK 와이번스 – 이제는 정말 희귀해진 언더핸드라는 특이점을 빼고 봐도 박종훈은 최근 5년간 매우 준수한 선발투수의 모습을 보여줬다.  리그에 데뷔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sWAR 14위(11.98) / 선발등판 3위(162회) / 다승 5위(58승) / 이닝 6위(845.1이닝)의 성적을 기록하며 2018시즌에는 우승까지 경험했다. 

올 시즌에는 굉장히 좋았던 지난 2년에 비해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무너져내린 SK 선발진을 승원과 함께 지탱하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자격을 취득하고본인도 어느 정도 ML 무대로의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항구도시 인천의 핵잠수함 박종훈의 시즌 후 거취는 어떻게 될까. 흥미로운 오프시즌 관전포인트들 중 하나다. 

28세(92년생) 유강남, 우투우타, LG 트윈스 – 양의지를 제외하고 리그 포수들 중 2인자는 이 선수가 아닐까. 주전포수로 도약한 2017년부터 올해까지 10개 구단 포수들 중 sWAR 2위 11.33, 홈런 3위(65개)를 기록 중이다. 포수로써 중요한 덕목인 건강은 리그에서 단연 돋보인다(17년 이후 3630.1이닝, 리그 최다). 

그동안 혹사논란이 다소 있었지만, 다행히 올 시즌에는 체력 부담을 덜어줄 이성우라는 백업자원도 있다. 예년에 비해 다소 아쉬운 공격력(OPS 0.713)은 가을야구에서의 반등을 위한 숨고르기일까. 

27세(93년생) 구자욱,우투좌타, 삼성 라이온즈 – 왕조의 끝자락에 데뷔한 후 벌써 1군에서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6시즌 동안 20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들 중 OPS 13위(0.893), wRC+ 15위(130)를 기록 중인 통산 성적은 분명 준수하다. 하지만 데뷔 초에 보여줬던 임팩트에 비하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2016시즌에 홈구장을 라이온즈파크로 이전한 이후, 장거리 타자로의 변신을 꾀하며 부상과 다소 간의 부침이 시작됐다. 내년 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올림픽에 참여해 FA 자격을 취득할 수도 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어린 선수가 아닌만큼 확실한 본인만의 스타일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26세(94년생) 조상우, 우투우타, 키움 히어로즈 – 올 시즌 최고의 마무리투수는 단연 조상우다.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로 리그 전체 불펜투수들 중 3위에 해당하는 3.94의 WPA(추가한 승리 확률)와 동일 기간 동안 20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들 중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2.77)을 기록 중이다. 

다만 압도적이었던 전반기(ERA 0.63)에 비해 아쉬운 후반기(ERA 4.43)와 지난해에 비해 떨어진 포심의 평균 구속(19시즌 152.2km/h -> 20시즌 148.6km/h)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그렇기에 영웅군단의 대권도전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려면 이 선수의 반등이 꼭 필요하다. 그럴 능력이 있는 선수라는 것 또한 커리어를 통해 알 수 있다. 

25세(95년생) 김하성, 우투우타, 키움 히어로즈 – 시즌 종료 후 ML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또 한 명의 선수. 2015년에 강정호의 자리를 물려받은 이후 2015년부터 지금까지 유격수들 중 안타(917개), 홈런(129개), 도루(128개), OPS(0.869), sWAR(32.41)까지 전부 1위를 기록 중이다. 사실상 1위가 아닌 항목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다. 

올 시즌에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타석에서 삼진(59개)보다 많은 볼넷(69개)을 얻어내고 있다. 본인도 나름대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아시아 내야수들의 ML 도전은 숱한 실패 사례로 끝이 났다. ‘평화왕자’ 김하성의 결말은 다를 수 있을까. 조용히 응원해보자. 

24세(96년생) 배제성, 우투우타, KT 위즈 – 96년생 선수들 중에서는 아직 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지난 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으로 20경기 선발등판-10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KT의 배제성이다. 

11승을 기록한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팀 내 다승 4위(9승), 이닝 3위(124.1이닝), sWAR 3위(2.41)를 기록하고 있다. 1군 진입 후 국내 투수들의 더딘 성장세로 아쉬워하던 KT의 가을야구가 유력해보이는 올 시즌의 선전에는 배제성의 지분이 상당히 크다. 

23세(97년생) 구창모, 좌투좌타, NC 다이노스 – 워낙 큰 기대를 받았고, 올 시즌 드디어 그 기대에 부응하나 싶었지만 아쉽게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마지막 선발 등판(7/26 vs KT전)으로부터 두 달이 훨씬 넘었지만 여전히 리그 투수들 중 sWAR 6위(4.44)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부상 전까지 얼마나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줬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다행히 소속팀 NC는 2위 KT와 7.5경기 차로 압도적인 질주를 선보이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제 구창모는 정규시즌 말미가 아닌 가을야구를 보고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몸을 만들 여유가 생겼다. 올 시즌 NC가 대권 도전에 성공하고 가을야구 마운드 중심에 구창모가 서있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시즌이 아닐까. 

22세(98년생) 이정후, 우투좌타, 키움 히어로즈 – 데뷔 시즌부터 전 경기를 출장한, 매우 큰 잠재력을 지닌 선수였다. 올 시즌에는 그동안 아쉬운 점으로 꼽혔던 장타력까지 보완하면서 완전체 타자로 거듭났다. 이제는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 

전반기에 비해 다소 힘이 빠진 후반기(OPS 0.818)가 아쉽지만, 이제 22세 시즌을 맞는 선수에게 체력 문제는 충분히 생길 수 있다. 키움 타선의 미래뿐 아니라 국가대표팀의 차기 3번 타자를 맡아줘야 하는 재능이다. 

21세(99년생) 강백호, 우투좌타, KT 위즈 – 올 시즌을 앞두고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했지만 그런 건 강백호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5월 말 손목 인대 부상으로 3주 정도 결장했지만 21개의 홈런과 돋보이는 장타율(0.538, 리그 10위)을 기록하며 여전히 가장 기대되는 젊은 재능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미 많은 언론에도 소개됐지만 압도적인 타구속도로 증명되는 타석에서의 파워를 통해 만 21세 이하 타자 중 최다 홈런 기록 1위(64개), 최다 2루타 4위(89개)에 올라있다. 1년 선배인 이정후와 유지하고 있는 라이벌 관계는 앞으로의 KBO리그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긍정적인 요소다. 

20세(2000년생) 원태인, 우투우타, 삼성라이온즈 – 지난 시즌, 원태인은 두 가지 숙제(포심 구속,체력)를 안은 채 새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에 들어서면서 다행히 한 가지는 해결(포심 평균구속 – 139.9km/h -> 142.8km/h)했지만, 좋았던 전반기(ERA 3.12)와 부진한 후반기(ERA 7.29)를 관통하는 체력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2년 연속으로 20경기 이상 선발등판, 10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확실한 선발진의 일원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당장 내년 시즌부터 부상에서 복귀하는 양창섭은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설지 아닐지를 결정할 내년은 선수 개인에게도 정말 중요한 시즌이 될 전망이다

19세(2001년생) 소형준, 우투우타, KT위즈 – 2006년 류현진 이후, 고졸 신인 자격으로 14년 만에 10승을 거둔 KBO에 등장한 특급 신인이다. 이미 신인왕을 거의 확정 지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데뷔 시즌부터 팀의 첫 가을야구를 이끌 수도 있는 ‘성골 에이스’의 조건을 전부 갖췄다. 

시즌 초반 이닝에 비해 적은 탈삼진이라는 본인의 단점을 단기간에 조정하는 등, 빠른 습득력까지 갖췄다. 재조정을 거친 후부터는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 중 한 명이 됐다(후반기 9경기 6승 2.55). 데뷔시즌부터 가을야구에 나가 큰 무대 경험까지 쌓는다면 내년 개막전 선발까지 노려볼 수도 있다.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김동민,나상인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홍영준
출처 = Stat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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