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25시즌 리뷰] LG 트윈스 – 2년 만에 재탈환한 왕좌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지호 >

야구공작소는 연말을 맞이하여 KBO 팀별 25시즌 리뷰를 발행합니다. 12월 31일까지 매일 한 팀씩 업로드됩니다.

시즌 성적 = 85승 56패 3무 (최종 1위)

 

시즌 전

2024년 야심 차게 우승에 도전했던 LG 트윈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무릎을 꿇으며 시즌을 마쳤다. 2023년 우승의 주역인 박해민과 김현수(김현수는 상호 합의 옵션 달성 시 2년 25억 계약 연장)의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는 2025년. 최원태가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불펜 투수 장현식과 김강률, 그리고 심창민을 영입하며 한국 시리즈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다.

외인 구성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주던 디트릭 엔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를 영입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오스틴 딘과는 재계약하며 전력 누출을 막았다.

 

정규 시즌

롤러코스터를 탄 1년이었다.

정규 시즌 개막과 동시에 7연승을 기록한 LG 트윈스는 약점이 없는 팀 같았다. 첫 22경기의 승률은 18승 4패. 팀 역사상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한 1994년보다도 더 좋은 페이스였으며 개막 후 22경기 최고 승률이었다. 이 기간 모든 팀과 최소 한 번의 시리즈를 가졌고 루징 시리즈는 없었다.

좋았던 분위기는 4월 말부터 바뀐다. 에르난데스, 홍창기, 장현식, 김강률 등이 부상으로 팀을 빠졌다. 기존의 좋았던 타선도 잠잠해졌다. 5월은 15승 10패로 버텼지만, 6월은 최악이었다. LG의 6월 성적은 9승 1무 12패.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도 반전의 계기가 되지 못했다. 지키던 1위 자리도 한화 이글스에 탈환 당한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는 시점 LG는 1위 한화와 4.5게임 차의 2위였다. 후반기가 시작하고 LG는 다시 시즌 초반의 좋았던 모습을 찾는다. 7월 마지막 12경기에서 10승 2패를 기록하며 선두 추격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기존 선수들이 부진에서 탈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타선의 중심인 오스틴과 홍창기가 부상으로 빠진 시기임에도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은 다가오는 포스트 시즌을 더 기대하게 했다.

7월의 기세를 이어간 8월은 더욱 뜨거웠다. LG는 8월 한 달간 18승 1무 6패를 기록했다. 한화와의 4.5경기 차이를 따라잡고 선두를 탈환한 LG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화와의 게임 차를 5.5경기 차이로 벌렸다. 팀은 이 기간 12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KBO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다만 시즌 마무리는 다시 불안했다. 8월의 질주가 끝난 후 타선이 다시 식었다. 시즌 초반 잠깐 안정됐던 불펜은 시즌 중반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시즌 말에는 필승조 몇 명을 제외하고는 끝내 신뢰를 주지 못했다.

매직넘버 1을 남겨두고 시즌 마지막 3경기를 모두 패했지만 2위 한화가 SSG 랜더스에 패배하며 정규 시즌 우승에는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고 한국 시리즈에 올라온 한화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3, 4차전에 낼 수밖에 없었다. LG는 1차전에 8:2, 2차전에서 13:5 대승을 거두고 대전으로 향했다.

3차전 찬스마다 타선이 터지지 않고 불펜진이 무너지며 3:7로 역전패를 당했다. 4차전에는 오히려 상대 불펜을 무너뜨리며 9회 6득점으로 7:4 승리를 거둔다. 5차전 역시 4:1로 승리하며 LG는 2년 만에 다시 우승의 기쁨을 누린다.

 

시즌 총평

팀의 가장 큰 강점은 타선이었다. 그 원천은 야수진의 뎁스다. 양과 질 모두를 갖췄다. LG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가 8명이었다. 10개 구단 중 최다 인원이다. 그리고 이 8명의 야수 모두 스탯티즈 기준 wRC+ 100 이상을 기록하며 빈틈없는 타선을 구축했다.

주전을 뒷받침하는 유틸리티도 훌륭했다. 구본혁은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심지어 좌익수까지 소화하는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보였다. LG 벤치는 397타석에서 wRC+ 106을 기록한 그를 마음껏 썼고, 그 덕분에 유기적으로 야수들을 순환하며 기용할 수 있었다. 주전 선수 공백도 최소화했다. LG가 오랫동안 찾던 백업 포수 자리에서는 이주헌이 가능성을 보였다.

 

선발진의 공도 뺄 수 없다. 리그를 주름잡는 에이스는 없었지만 10개 팀 중 선발 소화 이닝은 2위(782이닝, 1위 KT 위즈 785이닝), 선발 평균자책점도 2위(3.52, 1위 한화 3.51)였다. 중간에 교체된 에르난데스를 제외한 네 명의 선발이 모두 제 몫을 다했다.

< 25시즌 LG트윈스 선발 투수 기록 >

네 투수 모두 규정 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에르난데스의 교체 선수로 팀에 합류한 앤더스 톨허스트는 44이닝 동안 2.8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불펜진은 아쉬웠지만 신예 김영우가 1군에 안착했다. 김진성, 유영찬은 2년 연속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다만 불펜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2026년 장현식, 이정용, 함덕주 등 다른 투수들의 부활이 절실하다.

 

2026년 전망

우승 이후 LG는 FA가 된 김현수와 박해민 모두 재계약을 시도했다. 박해민을 잔류 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김현수는 KT로 이적했다.

김현수의 공백은 군대에서 전역한 이재원에게 먼저 기회가 갈 예정이다. 이재원은 2025년 상무 소속으로 2군에서 78경기를 뛰며 .329/.457/.643 홈런 26개를 기록했다. 2군에서는 이제 더 증명할 것이 없다. 기존 1군 자원인 문성주가 함께 좌익수와 지명 타자 자리에서 김현수의 공백을 메꿔줘야 한다.

투수진은 상황이 조금 더 낫다. 아시아 쿼터로 이미 KBO 무대를 밟아본 바 있는 라클란 웰스를 영입했다. 팀에 부족한 좌완 불펜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민호와 김윤식이 군 제대 후 팀에 합류한다. 두 투수 모두 1군에 도움이 될 자원들이다. 특히 김윤식은 22년과 23년 좋은 투구를 보여준 바 있어 더 기대가 크다.

외국인 선수는 세 명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렇게 LG는 김현수가 빠진 것 외에 우승 전력 유출을 최소화했다.

LG는 2025년의 우승으로 20년대 최강팀의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미 2023년 우승 후 2024년에는 우승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LG다. 백투백 우승에 다시 도전하는 2026년, LG는 정상에 등극할 수 있을까?

 

참고 = 스탯티즈

야구공작소 최민석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금강,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지호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Be the first to comment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