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범수 >
앞선 시리즈(링크)에서는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가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수행하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살펴봤다. 그러나 프로야구단만큼이나 파급력 있는 사회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주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역사회 간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프로야구팀의 사례를 소개한다.
한화, CSR과 연계한 사회공헌활동 ‘한화 이글스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주목
< 사진 출처 = 한화 이글스 >
한화는 CSR과 연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2018년에 시작된 ‘한화 이글스 업사이클링 프로젝트’가 주목할 만하다. 한화는 경기 중 부러진 배트와 상처 난 야구공을 활용해 대전 지역 청소년쉼터와 협력한 ‘청소년 공방 만들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매월 한화 이글스 임직원들은 성공회 대전 나눔의집을 방문해 청소년들과 함께 샤프, 볼펜, 시계, 키링 등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해 판매했다. 선수들도 시즌 중에는 공방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청소년들이 만든 야구공 키링과 사인 액자에 사인을 하며 참여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SNS에서 안 입는 야구 유니폼을 활용해 유니폼 짐색과 크로스백을 제작하는 업사이클링 업체가 유행하고 있다. 한화는 2018년부터 이미 이와 같은 활동을 시작하여 앞서간 사례라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프로야구팀이 야구장 내 다회용기 사용 확대 및 투명 페트병을 위한 별도 배출함을 설치했다. 또한 친환경 응원 도구 제작 등 환경 관련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거나 분리 배출하는 것을 뛰어넘었다. 재활용을 통한 마케팅과 연계한 환경 정화 활동에서 ‘최초’라는 선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단순한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제 소외 계층을 향한 진정한 애정이 느껴지는 활동으로 평가받는다.
대부분의 사회공헌 활동은 선수들이 연탄을 나르거나 김장을 하거나 기부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구단과 선수들도 일회성으로 끝내려 할 수 있다. 하지만 한화는 직접적인 수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승패와 상관없이 늘 ‘나는 행복합니다’라며 뜨겁게 응원하는 한화 팬들과 닮아있다.
롯데, 부산광역시교육청 및 지역 학교와 연계한 사회공헌활동
롯데는 오랜 기간 부산광역시 교육청과 협업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는 지역 야구 유소년 발전을 위한 교육 및 물품 기부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대상 줄넘기 및 그림 대회, 롯데 자이언츠 캐릭터와 연계한 수과학놀이북 제작 및 배포, 여중‧여고생 야구 강습회, 재능 발표회와 치어리딩 경연 대회 등을 포함한다.
롯데와 부산광역시 교육청의 협업은 더욱 발전해 전국 최초로 ‘아침 체인지(體仁智)’ 체육수업을 실시하는 데 파트너로서 함께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수업 시간 전 체육활동을 통해 부족한 체육활동 시간을 보완하고 또래 간 교류와 집중력 향상을 목적으로 현재 부산 지역 360개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이대호, 최준용을 부산 학교체육 홍보대사로 위촉하여 아침 체인지를 비롯한 시 교육청의 학교체육 관련 공익 캠페인 등 학교체육 정책 소통 메신저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김민석, 윤동희 등 롯데 자이언츠의 인기 선수들을 활용한 챌린지 영상을 배포하여 학생들의 아침 체육활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이처럼 롯데는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과 체력 증진, 그리고 다른 과목과 연계를 통해 야구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 교육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야구 선수들이 지역사회의 교육 파트너로서 신뢰감을 쌓고 학생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맡는다.
< 사진 출처 = 부산광역시교육청 >
두 사례는 프로야구팀과 지역사회 간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 지역사회의 발전과 지역 주민들의 성장을 지원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프로야구는 그 자체로 사회적 가치가 크며 많은 팬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구단과 선수는 사회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선수들에게 있어서도 중요하다. 폐쇄적인 스포츠 단체에 머무는 것이 아닌 사회와의 관련성을 가짐으로써 그들의 성장에 기여한다. 사회공헌활동의 참가는 스포츠에만 열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각하고 왜 경기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 또 선수와 팬들이 각자가 내외부에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게 되면 “나 자신이 사회 속에서 어떤 위치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의식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많은 야구팀이 팬과 협력하며 적극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진심으로 힘쓰는 미래가 오면, 대한민국 사회에서 야구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 한화 이글스, 부산광역시교육청, 착한 자본의 탄생(김경식 저), Gratton, Chris; Preuss, Holger (2008). ISO26000(국제표준화기구 사회적책임 표준), etc.
야구공작소 천태인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정세윤,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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