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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야구유감(有感)]연극이 끝난 후

By 오연우
2021년 12월 25일 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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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스포츠 기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프로 ‘팀 스포츠’ 선수라면 거기에 더해 ‘배우’로서의 역량도 필요하다. 좋든 싫든 어느 정도는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팬들은 선수에게 야구만 잘할 것을 바라지 않는다. 야구는 기본이다. 팬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 팀 선수들이 우리 팀 팬이 되는 것이다. 우리들처럼 ‘조건 없이’ 팀을 사랑해 주길 바란다.

이를 바라는 이유는 역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선수들에게 소속팀은 생계를 유지하는 직장이고, 나머지 팀도 언젠가 이직할 수도 있는 잠재적 직장이다. 아무런 금전적 이해관계가 없는 팬과 똑같은 시각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팬들은 ‘조건’이 있을 수가 없으며 선수들은 ‘조건’이 없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박용택이 LG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로 2010년에 LG와 체결한 FA 계약을 들 수 있다. 사람의 진정성은 스스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어떤 행동을 할 때 가장 분명하게 입증된다. 2010년 박용택은 마이너스 옵션까지 걸린 4년 34억이라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자신의 LG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심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줬다.

송승준이 마지막까지 롯데 팬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스스로 롯데 팬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송승준이 경기 중에 덕아웃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롯데 아재’ 그 자체였다. 누구나 ‘송승준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롯데 팬’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행동한 것이 송승준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그렇기에 프로야구선수는 자기 자신이 소속팀의 팬이라고 연기하는 배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양심을 속이라는 뜻이 아니다. 애당초 100% 진심이나 100% 연기라는 건 있을 수 없다. 송승준도 방송에서 “롯데는 돈을 안겨준 팀”이고 “(롯데를)좋아하는 것과 (금전적으로)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어떤 선수든 소속팀이 지길 바라진 않을 것이다. 특별히 갈등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 팀에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10년쯤 같은 팀에 있다 보면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고 지역에 정이 드는 것도, 사람이라면 당연히 생길 수 있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을 말로 나타내는 것이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연기다.

그리고 이런 말을 했다가 뒤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으로 떠난다고 해서 ‘돈밖에 모르는 배신자’, ‘거짓말쟁이’ 소리를 들을 이유도 없다. 남고 싶다는 말이 ‘어떤 조건 하에서도’를 내포하는 건 아닌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조건이 맞으면’이 붙어 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생략됐을 뿐이다. 자신이 연극을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관객은 없지만, 그럼에도 배우가 연극 중에 ‘우리는 연극 중일 뿐입니다.’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연극적 측면에서 FA 이적의 의미는 배역 변경이다. 인터미션 동안 A팀 팬 배역에서 B팀 팬 배역으로 바뀌는 것이다.

FA 이전에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있어도 배우가 자의로 배역을 바꿀 수는 없었다. 조금은 연극이 단조로웠지만 관객의 배우에 대한 몰입감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배우도 배역이 좋든 싫든 평생 그 배역을 할 수밖에 없었고, 같은 배역을 십수년째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배역 그 자체가 되어버리기도 했다.

이제는 배우가 스스로 배역을 바꿀 수 있다. 노파심에 말하자면 필자는 FA 제도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재취득기간도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연극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매년 배역이 휙휙 바뀌는 이 시대가 썩 달갑지 않다. 연극적인 측면에서, 배역이 자주 바뀌는 건 역동성보다는 혼란함을 느끼게 한다. 대부분 관객에게는 잠깐의 놀람에 불과하고, 소수에게는 큰 충격이 된다. 안심하고 연극에 집중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가끔은 배역을 바꾸었다가 원래 배역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흔치 않은 일이다.

배역을 옮길 수 있음에도 옮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역시 흔치 않은 일이다.

 

야구공작소 오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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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고, 팟캐스트 [야.자.수. : 야구에 대한 자유로운 수다] 녹음, 인포그래픽 및 영상 제작, 자체 리서치/세미나와 컨퍼런스 개최 등이 주 활동입니다.

야구공작소에는 갓 성인이 된 초년생부터 사회에서 활동하는 직장인까지 각계각층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단 데이터 분석원, 방송사 기록원, 기자, 트레이너 등 야구계 현직에서 활약하시는 분들도 많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야구공작소는 이번 모집 기회를 통해 더 많은 분과 함께 야구에 대한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모집 분야]
* 칼럼니스트: KBO, MLB, NPB, 아마야구 등
* 팟캐스트 제작: 야자수 PD, 야자수 호스트
* 디자이너: 영상, 일러스트, 인포그래픽, 카드뉴스 제작

[모집 대상]
* 야구를 좋아하는 성인 누구나
* 향후 최소 6개월 동안 성실히 활동 가능한 분

[모집 일정]
* 6월 29일 ~ 8월 1일 23:59: 서류 및 과제 접수
* 8월 3일: 1차 서류 결과 발표
* 8월 9일: 면접
* 8월 10일: 합격자 발표
* 8월 15일: 야구공작소 20기 시작

* 과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마지막 페이지에 있습니다.
* 지원서와 함께 각 분야별 과제를 필수적으로 제출하셔야 합니다. 미제출 시 심사에서 누락됩니다.
* 지원서 제출 후 과제는 지원 마감일인 8월 1일까지 보내주시면 됩니다.
* 온라인 지원에 합격하신 분들은 면접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 최종 면접은 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나,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비대면으로 전환 가능합니다.
* 야구공작소 20기 첫 정기회의 날짜는 8월 15일 토요일입니다.

➡️지원서 링크: https://forms.gle/HpB8tyRqLHLGBmGf6

궁금하신 점은 야구공작소 인스타그램 DM 또는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yagongso0@gmail.com

#야구공작소 #야구 #KBO #MLB #공개모집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02년부터 2026년까지, 2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2002년부터 2026년까지, 2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고효준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고효준 선수는 롯데, SK, KIA, LG, SSG, 두산을 거치며 1군 통산 646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커리어 동안 팀의 마운드를 지키며 통산 49승 55패, 65홀드, WAR 3.85, WHIP 1.62를 기록했습니다.

수많은 팀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고효준 선수는 오랜 시간 KBO 리그에서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오랜 기간 마운드를 지켜온 고효준 선수의 향후 행보를 응원합니다.

제작 : 야구공작소 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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