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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스카우팅 리포트

2020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프렉센

By 순재준
2020년 2월 24일 4 Min Read
1

(일러스트=야구공작소 최원영)

크리스 프렉센,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우투우타, 190cm, 113kg, 1994년 7월 1일생

[야구공작소 순재준] 두산 베어스는 2019년 기적 같은 한 해를 보내며 3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아 돌아갔다. 세스 후랭코프도 메디컬 테스트를 거부하면서 재계약이 불발됐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듀오를 찾아야 할 때였다.

두산은 지난해 KT 위즈에서 활약했던 라울 알칸타라(총액 70만 달러)를 영입했다. 그와 함께할 새로운 원투펀치는 지난해까지 뉴욕 메츠에서 활약한 94년생 우완투수 크리스 프렉센(Chris Flexen)이다. 프렉센은 총액 100만 달러를 받고 한국 무대를 밟게 됐다.

배경

프렉센은 캘리포니아 뉴어크 메모리얼 고등학교에서 야구와 미식축구 학교 대표팀으로 뛰었을 정도로 운동 신경이 뛰어났다. 미식축구에선 쿼터백으로, 야구에선 2루수와 3루수로 나섰다. 17살 때 이미 6피트 3인치(190cm)까지 컸고, 근육질의 몸매는 스카우트의 관심을 끌었다. 애리조나 주립대에 진학하려 했던 프렉센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뉴욕 메츠에 14라운드 지명을 받게 된다. 그리고 37.5만 달러의 사이닝 보너스와 함께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그는 첫 두 시즌을 루키리그에서 뛰며 나쁘지 않은 구위의 90마일 초반 포심과 평범한 커브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단 3년 차인 2014년에 토미 존 수술을 받고 가파르게 성장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2015년엔 하위 싱글A, 싱글 A를 거치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이듬해엔 상위 싱글A에서 풀타임 선발로 ERA 3.5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그 기대에 힘입어 2016년 겨울, 프렉센은 메츠의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2017년 봄에 무릎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늦게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팀 내 유망주 평가에서도 21~25위권에 그쳤다. 그렇지만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프렉센은 한층 성장해 있었다. 2017년에 접어들며 전체적인 투구 딜리버리가 안정되며 제구력이 올랐고, 이와 동시에 포심의 평균 구속은 90마일 중반까지 기록했다. 구속 향상과 함께 슬라이더도 플러스 급으로 좋아졌다. 그는 이때부터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프렉센은 2017년 상위 싱글A와 더블 A에서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활약을 펼쳤다. 트레이드로 온 잭 휠러가 부상으로 복귀가 늦어지면서 메츠는 프렉센을 더블A에서 트리플A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바로 콜업한다. 메츠가 트리플A를 거치지 않은 더블A 투수를 메이저리그로 콜업한 것은 2006년 마이클 펠프리 이후 처음이었다.

2017년 7월 27일 프렉센은 펫코파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그는 첫 타자 마누엘 마고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에도 3점 홈런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ERA 7.88, BB/9 6.56을 기록하는 등 고전했다.

프렉센은 2018년과 2019년에도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갔다. 2018년엔 메이저리그에서 두 자릿수 ERA로 부진했고,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는 30파운드(13kg)를 감량하고 슬라이더와 커브를 가다듬었지만,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나쁘지 않은 제구력을 보였던 트리플A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기만 하면 볼넷을 남발하며(2018년 BB/9 8.53, 2019년 BB/9 8.56) 무너졌다.  

빅리그의 한계를 느낀 프렉센에게, KBO리그에서 활약한 메릴 켈리, 린드블럼 같은 외국인 투수들이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는 모습은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25살의 어린 투수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두산 베어스와 계약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프렉센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피지컬에서 나오는 구위이다. 투구 딜리버리가 급하지 않고, 상당히 깔끔하고 평균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이처럼 깔끔한 투구폼으로 190cm의 신장과 113kg의 체격에서 던지는 공의 위력은 압도적이다. 입단 초부터 구위만큼은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이다

구속도 최고 157km/h, 평균 152km/h에 달한다. 여기에 포심과 구속이 비슷한 싱커, 평균 140km/h의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사용한다. 평균 125km/h의 커브와 좌타자를 상대로 구사하는 130km/h 중후반의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한다. 빅리그에선 주 무기인 슬라이더보다 체인지업과 커브가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0.5, 트리플 A 통산 9.0의 K/9을 기록했을 정도로 탈삼진 능력도 뛰어나다. 싱커를 사용하여 많은 땅볼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프렉센은 빅리그에서 싱커를 거의 구사하지 않는 대신 포심의 비율을 높였다. 다만 2019년의 투구 표본이 적었기 때문에 싱커의 구사 여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제구력이다. 마이너 통산 BB/9은 2.9, 트리플 A의 통산 BB/9은 2.7로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지고 있다. Baseball Prospectus에선 프렉센을 존을 네 부분으로 나누어 효과적으로 포심을 구사할 수 있을 정도의 커맨드를 지닌 투수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처럼 안정적인 제구력을 지녔던 프렉센도 빅리그에만 올라가면 다른 투수가 됐다. 리그 수준에 따라 K/9이 떨어지고 BB/9이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도, 메이저 통산 BB/9이 7.1에 다다를 정도였다.

이는 프렉센의 커맨드보다 결정구 부재로 인한 문제로 보인다. 결정구로 쓰이는 슬라이더의 빅리그 피안타율은 주무기라 불리기 어려울 정도로 공략당했다. 결정구인 슬라이더가 공략당하자 프렉센은 정면승부 대신 피해 가는 피칭을 보였다. 많은 사사구는 이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완성도가 낮은 슬라이더는 프렉센이 커리어 내내 좌타자보다 우타자를 상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원인으로 보인다.

프렉센의 빅리그 통산 슬라이더 히트맵(왼쪽)과 피안타율(오른쪽)를 보면 슬라이더의 대부분이 존 밖으로 형성된다. 그나마 존 안으로 들어가는 슬라이더는 상당히 높은 피안타율을 보인다.

전망

프렉센은 높은 타점에서 공을 찍어 던지는 유형의 투수로 전임자인 마이클 보우덴, 후랭코프와 비슷한 투구폼을 갖고 있다. 보우덴과 후랭코프가 선발 전문 요원이 아니었던 것과는 달리, 커리어의 대부분을 선발로 뛰었다. 투수 경력도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가 젊고, 부상의 위험이 적은 깔끔한 투구폼을 지니고 있기에 부상 걱정은 덜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소사, 산체스, 알칸타라까지 최근 150km/h 이상의 포심을 던지는 외국인 투수들은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런 의미에서 최고 157km까지 던지는 프렉센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다. 대개 공이 빠른 외국인 투수는 제구가 좋지 않거나 확실한 변화구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프렉센은 마이너리그에선 평균 이상의 제구력을 보여줬고 주무기인 슬라이더 외에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줄 아는 투수다.

다만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위력은 의문이다. 프렉센의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 레벨에선 사실상 통하지 않았고, 구종 평가에서도 슬라이더보다 체인지업과 커브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우타자를 상대할 때 슬라이더를 구사하는데, 트리플 A에서조차 우타자에 고전한 것을 생각하면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그의 KBO리그 성공은 슬라이더에 달려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렉센이 메이저에서 성공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도망가는 피칭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급의 타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프렉센이 마이너리그에서처럼 과감하게 존 안에 넣을 수 있다면 KBO리그에서의 성공은 장담할 수 있다.

두산은 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과 탄탄한 야수진을 기반으로 린드블럼을 2년 연속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게 했다. 그리고 그를 떠나보낸 두산은 구속과 구위만큼은 역대 외국인 투수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프렉센을 영입했다. 잠실을 등에 업고 강존 안에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프렉센이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 다음 시즌이 기다려진다.

기록 출처: FanGraphs, Brooks Baseball, MiLB.com, Baseball America, Baseball Cube. Baseball Savant

에디터=야구공작소 도상현, 조예은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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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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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1. 익명 댓글:
    2020년 4월 9일, 1:05 오전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가져오는 중...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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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KBO 최초 한 시즌 두 타자 200안타 2026년 10월 6일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KBO 최초 한 시즌 두 타자 200안타

2026년 10월 6일, KT 위즈의 최원준과 롯데 자이언츠의 빅터 레이예스가 나란히 200안타 고지를 밟으며 KBO 45년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200안타 타자 2명이 동시 탄생했습니다.

빅터 레이예스 선수의 경우 2024년 200안타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200안타를 기록했고, 최원준 선수의 경우는 개인 통산 첫 번째이자 국내 선수 중에서는 2014년 서건창 선수 이후 12년 만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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