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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리글리 필드, 야구장 그 이상의 어떤것

By 김가영
2018년 4월 27일 7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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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글리 필드에서 함께 환호하며 즐기고 있는 시민들(사진=WikimediaCommons)

 

[야구공작소 김가영] 야구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은 메이저리그 구장과 마이너리그 구장 외에도 수만 개의 아마추어 야구장을 보유하고 있다. 야구장의 수가 많은 만큼 야구장의 디자인이며 설계 방식, 내부 시설, 주변 풍경도 다양하고 각 구장의 특징과 전통은 또 다른 흥미거리이다.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Wrigley Field)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메이저리그 구장 중의 하나다. 1914년에 지어진 뒤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번도 시카고 시민의 곁을 떠나지 않고 변함없이 그들을 맞이하고 있는 리글리 필드. 시카고 시민에게 리글리 필드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리글리 필드가 되기까지…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북쪽으로 약 11km 떨어진 곳에 시카고 컵스의 홈 구장인 리글리 필드가 있다. 1870년대에 창단된 시카고 컵스가 지금의 리글리 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16년부터다. 당시 구장의 이름은 위그먼 파크(Weeghman Park). 위그먼 파크를 지은 찰스 위그먼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 대항해 만들어진 페더럴 리그(Federal league, 1914~1915)의 ‘시카고 웨일스’라는 구단을 운영하고 있었다. 위그먼은 1914년 시카고신학대학교가 있던 자리에 시카고 웨일스가 뛸 구장으로 위그먼 파크, 지금의 리글리 필드를 지었다. 웨일스는 매 경기 많은 관중을 동원할 정도로 인기도 많았고 성적도 우수했지만 1916년 페더럴 리그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해체됐다.

위그먼은 시카고의 또 다른 야구 팀인 시카고 컵스를 인수한 뒤 위그먼 파크를 컵스의 홈구장으로 쓰게 했다. 그러나 위그먼은 재정난을 겪다가 1921년 구단 소유권을 기업가 윌리엄 리글리 주니어에게 넘기게 된다. 이후 컵스 파크(Cubs Park)로 바뀌었던 구장의 이름은 1922년과 1927년 각각 2번의 확장 공사를 한 뒤에 구단주의 이름을 딴 리글리 필드(Wrigley Field)로 최종 정착했다.

 

옛 시카고신학대학교, 현재는 이 자리에 리글리 필드의 스코어보드와 외야석이 들어서있다.(사진=WikimediaCommons)

 

1914년 야구장 건설 공사 현장(사진=WikimediaCommons)

 

메이저리그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야구장

리글리 필드는 메이저리그의 황금기라고 불리는 시대에 지어진 야구장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30개의 프로야구팀 중 16개팀이 이 시기에 창단됐을 만큼 야구의 전문화와 인프라 확장이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1895년부너 1923년까지 총 15개의 프로야구장이 지어졌는데 이를 ‘클래식 파크(Classic Park또는 Classic Ball Park)’라고 부른다. 15개의 구장을 묶어서 ‘주얼 박스(Jewel Box, 보석상자)’라고 한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내야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철거되고 시카고 컵스의 리글리 필드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펜웨이 파크만이 남아 있다.

주얼 박스는 1900년대에 지어진 야구장인 만큼 당대의 여건이 반영되어 이후에 지어진 야구장과는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특징들은 ‘낡은 느낌’을 주기보다는 ‘개성’으로 인식되어 사람들이 리글리 필드를 보다 특별하게 여기게 만든다.

첫째, 리글리필드는 비대칭적으로 설계됐다. 1900년대 초까지는 자동차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전이라 팬들이 쉽게 접근하려면 대중교통 시설 주변에 야구장이 건설되어야 했다. 야구장이 지어질 부지 주변의 철로나 큰 도로는 부지의 활용에 제한요소가 되었다. 주어진 부지에 맞추어 야구장이 건설되다 보니 구장의 형태를 ‘끼워 맞춰 넣는’ 식의 야구장 설계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비대칭적 형태를 지니게 된 것이다.

 

리글리 필드 다이아그램(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둘째, 관중석(Grandstand)에 설치된 데크와 지붕을 지지하는 기둥 또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1927년 구단은 한층짜리 관중석을 복층으로 증축하면서 데크와 지붕을 지지하기 위해 1층과 2층 관중석에 기둥을 설치하였다. 이는 1900년대 초의 야구장 설계에 널리 사용된 방식이지만 기둥이 관중들의 시야를 가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오늘날 널리 활용되는 캔틸레버 구조에서는 기둥을 사용하지 않는다. 리글리 필드의 데크와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은 비대칭형 구조와 함께 구장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구조는 펜웨이 파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리글리 필드 관중석에 설치되어 있는 기둥(사진=Scolin)

 

셋째, 경기장의 형태가 원형이 아니다. 1960년대 이후에 일시적으로 유행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콜리세움(Oakland Athletics Coliseum)이나 쓰리 리버 스태디움(Three Rivers Stadium)과 같은 쿠키 커터(Cookie-cutter) 또는 콘크리트 도넛(Concrete donuts) 형태의 경기장은 관중석이 홈플레이트를 중심으로 외야를 향해 동그랗게 오므려지는 형태다. 반면 리글리 필드의 관중석은 홈플레이트에서 1, 3루로 뻗어나가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또한 리글리 필드의 외야석은 지붕이 없는 형태로 되어 있다. 최근에 지어지는 유사한 형태의 야구장들도 이러한 클래식 파크의 모습에서 착안한 것이다.

 

리글리 필드(사진=Marco Verch)

 

쓰리 리버 스태디움(사진=WikimediaCommons)

 

수많은 야구의 역사가 쓰이고 시작된 곳

많은 야구장이 지어지고 사라지는 동안 굳건히 살아 남은 리글리 필드는 ‘야구의 먼 과거’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야구장이다. 역사상 첫 번째 여성 프로야구리그인 전미프로여성야구리그 (All-American Girls Professional Baseball League)의 트라이아웃이 최초로 진행된 곳이 바로 리글리 필드이다. 또한 최초의 메이저리그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이 뛰었던 구장 중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구장이자 페더럴 리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유일한 구장이기도 하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영원히 회자될 만한 수많은 플레이와 기록도 리글리 필드에서 나왔다. 어니 뱅크스의 500홈런(1970)과 시카고 컵스-신시내티 레즈의 더블 노히터 게임(1917)이 대표적이다. 핵 윌슨의 단일 시즌 최다 타점(191점, 1930), 스탠 뮤지얼의 3000안타(1958) 역시 리글리 필드를 배경으로 나온 기록이다. 보다 최근의 기록으로는 신인 투수 케리 우드의 한 경기 20삼진(1998), 톰 그래빈의 300승(2007) 등이 있다.

이외에도 베이비 루스의 예고홈런(Called-Shot, 1932), 황혼 속의 홈런(Homer in the Gloamin, 1938), 샌드버그의 게임(Sandberg Game, 1984) 등 전설적인 일화들이 리글리 필드를 배경으로 탄생했다. 야구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내 백만 관중이 들어서고(1927) 파울볼에 대한 관중의 소유권이 최초로 허용(1916)된 곳도 리글리 필드다. 요즘도 메이저리그를 볼 때면 야구장에서 들려오는 오르간 연주 역시 리글리 필드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1941). 외야 중앙에 TV카메라를 설치한 것(1954)도 리글리 필드가 최초였다.

 

리글리 필드만의 독특한 관람 문화

리글리 필드에는 다른 구장에 비해 주간경기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애초 이 구장에서는 74년 동안이나 야간경기가 치러지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컵스의 구단주 윌리엄 리글리 주니어가 2차 세계대전 당시 구장의 조명탑을 나라에 기증해 버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리글리 필드는 주거지역과 인접해 있어 경기 중 발생하는 소음과 조명이 주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 주민들에게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명탑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설치되지 않았고 야간경기도 열리지 않았다.

리글리 필드의 조명탑 설치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리글리 가문이 3대에 걸쳐 구단주를 역임한 뒤 시카고 트리뷴이 컵스를 인수하면서부터였다. 구단은 법원에 조명 설치를 요청했고, 주변 주민들과 약 3년 간 다툼을 벌인 끝에 야간경기 허용 판결을 받아냈다. 다만 법원은 야간경기를 허용하되 시즌 18경기 이내로 제한했다.

우여곡절 끝에 리글리 필드에서의 야간경기는 개장 이후 76년 만인 1988년 8월 8일에야 처음으로 열릴 수 있었다. 이러한 전통 때문에 시카고는 아직도 리글리 필드에서의 야간경기를 최대 43경기로 제한하고 있다.

리글리 필드에서의 첫 야간경기 조명 버튼을 누르게 된 시카고 컵스의 열혈 팬 해리 그로스맨과 이를 기념하는 시민들

 

또 한 가지. 리글리 필드에는 다른 구장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좌석이 있다. 바로 야구장 밖 4~5층 건물들의 옥상이다. 리글리 필드는 외야펜스가 낮아 이런 곳에서도 야구를 관람할 수 있다.

처음에는 건물주들도 건물 옥상에서 야구를 보는 사람들에게 요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건물 옥상에서 야구를 관람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 1980년부터는 건물주들이 입장료를 받기에 이르렀다. 건물 옥상에 제대로 된 관람석을 설치하고 야구장 입장료보다 더 비싼 입장료를 받는 건물주까지 생겨났다.

2002년 컵스는 야구 중계권 침해로 이들에게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법원은 ‘루프탑 좌석’을 운영하는 건물주들이 입장료 일부를 구단에 양도하는 조건으로 입장권을 판매하도록 허용했다. 리글리 필드의 특별한 구조 때문에 벌어진 진풍경이다.

 

리글리 필드의 좌측 외야석과 루프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들(사진=WikimediaCommons)

 

야구보다 더 사랑받는 야구장, 문화재로 지정되다

리글리 필드는 ‘친근한 울타리(Friendly confines)’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은 리글리 필드를 마치 자신의 집과 같은 정겹고 편안한 곳으로 생각한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시민들의 일상적인 이야깃거리가 될 정도다. 특히 야간경기 논란과 ‘루프탑 좌석’ 논란 등 구장을 둘러싼 크고 작은 갈등을 풀어나가면서 구장과 팬들 사이에 보기 드문 유대감을 형성하게 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 몇 안 되는 주얼박스 구장이라는 자부심 또한 어우러져 팬들이 리글리 필드에 느끼는 감정은 그 어느 야구장보다 특별하다.

리글리 필드가 야구장이라는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야구팬이 아닌 시민들을 위해서도 활용된다는 점은 시카고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요인이다. 리글리 필드는 오랜 기간 시카고의 또 다른 지역 스포츠 팀인 시카고 베어스(NFL)의 홈구장이었다(1921~1970). 2009년에는 제2회 NHL원터 클래식(시즌 중 단 한번, 1월 1일에 실외에서 개최되는 아이스하키 경기)이 열리기도 했다. 리글리 필드에서는 운동 경기 외에도 가수들의 콘서트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비 시즌에는 아이스링크장이 들어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리글리 필드는 지역 문화에 대한 기여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시카고시의 ‘지역문화재’로, 나아가 미국의 ‘역사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로써 리글리 필드와 그 주변 건물, 가로를 포함한 지역 일대의 외관과 위치 등은 시 당국의 관리 하에 들어갔다. 특히 리글리 필드의 오랜 상징인 차양간판과 외야 담장 덩굴, 수동식 스코어보드 등의 형태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구장의 주변 지역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시카고 시는 리글리 필드를 지역문화재로 지정한 이후에도 구장 관리 상태, 보수 필요성의 유무, 차후 계획 등을 매년 보고서로 작성하고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이를 관리해 나가고 있다.

 

리글리 필드의 차양간판(사진=Ron Cogswell)

 

외양 담장 덩굴(사진=WikimediaCommons)

 

수동식 스코어보드(사진=WikimediaCommons)

 

야구장은 계속 진화한다

현재 리글리 필드는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리글리 필드의 보수와 시설 확충, 그리고 주변 지역의 재개발에 중점을 둔 일명 ‘1060프로젝트(1060 project – Wrigley field renovations)’ 때문이다. 시 당국의 개발제한 규제에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컵스 구단과 시카고 시 의회는 여러 차례 협의를 거친 끝에 이 사업을 승인했다. 다만 구장 외야석의 간판 확충과 관련해서는 ‘루프탑 관중석’을 운영하는 주민들과의 마찰이 여전한 상태다. 리글리 필드의 대대적 보수공사로 섭섭해하는 시민도 있지만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개장 이후 제대로 된 리모델링을 한 적이 없는 리글리 필드의 노후화가 심각해 ‘메이저리그 최악의 시설을 가진 구장’이라는 오명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공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약 1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리글리 필드는 지역 주민들에게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1914년부터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래왔듯 앞으로도 팬들과 함께할 리글리 필드, 다가올 그 시간은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2017년 리글리 필드 전경(사진=Marco Verch)

 

출처: Wikipedia, Chicago Tribune, City of Chicago Landmark Designation Reports, Encyclopedia of Chicago, The Geographic Society of Chicago, Cubs Archives

 

에디터=야구공작소 박효정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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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시즌 마지막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KBO 리그에 새 역사를 세웠습니다.

10월 12일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207안타로 리그 1위를 달리던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 안타 4개를 추가해 최원준 (KT위즈)의 추격을 3개 차로 뿌리치고 3년 연속 최다 안타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2024시즌 202안타로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던 레이예스는 2025시즌에도 187안타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2026시즌에는 자신의 기록을 다시 한번 넘어서는 211안타를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와 함께 KBO리그 입성 후 3시즌 동안 정확히 600안타를 쌓는 대기록도 달성했습니다.

최다 안타 타이틀을 거머쥔 레이예스는 경기 후 “최다 안타를 달성해 정말 기쁘다”며 개인적인 목표였던 144경기 전 경기 출전 약속을 건강하게 지켜내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타이틀을 두고 경쟁한 최원준을 향해서는 “솔직히 상대 기록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 타석에만 집중했다”면서도 “함께 완주한 최원준 선수에게 정말 고생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제작: 야구공작소 박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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