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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즌 포기한 워싱턴과 안타까운 라이언 짐머맨

By 김태근
2018년 8월 23일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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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답답할 라이언 짐머맨(사진=Flickr Keith Allison CC BY SA 2.0)

 

[야구공작소 김태근] 워싱턴 내셔널스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데이브 마르티네스 신임감독까지 부임시켰지만 현재 지구 3위에 머무르고 있다. 8월 24일 기준으로 64승 64패로 5할 승률을 위태롭게 유지하고 있는 현 상황은 지난 2년간 0.593의 승률을 기록한 워싱턴의 눈높이엔 턱없이 낮다. 워싱턴은 시즌 첫 30경기 동안 14승 16패를 거둔 후 5월에만 20승 7패로 강자의 면모를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6월 이후 31승 41패로 5월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이후 4번의 지구 우승을 거둔 워싱턴은 동부지구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컨텐더 팀이었지만, 현재는 지구 우승은커녕 와일드카드 경쟁(WC 2위와 6.5게임 차이)에서도 뒤져 포스트시즌 진출도 요원하다.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으로 마무리 션 두리틀을 제외한 불펜진의 불안한 피칭(두리틀마저 현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어있다), 마르티네스 감독의 어설픈 운용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그러나 활화산 같았던 작년에 비해 타선의 위압감이 한층 떨어진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 팀 타선의 얼굴인 브라이스 하퍼가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성적이 떨어진 타자가 있으니, 바로 워싱턴의 프랜차이즈 스타 라이언 짐머맨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라이언 짐머맨

 

라이언 짐머맨은 워싱턴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선수이다. 그는 현재 워싱턴/몬트리올 선수들 중 통산 홈런(263), 타점(976) 1위를 달리고 있고, 워싱턴이 2005년에 전신팀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이어받아 새롭게 창단될 때 첫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지명한 주인공이다. 저스틴 업튼, 알렉스 고든, 라이언 브론, 트로이 툴로위츠키의 지명으로 유명한 2005 드래프트에서 워싱턴이 4순위로 고른 짐머맨이라는 선택은 적합했다.

 

워싱턴은 새파란 짐머맨을 곧바로 데뷔시켰다(2005년 20경기). 그는 이듬해부터 풀타임 주전의 기회를 부여받으면서 157경기 타율 0.287 20홈런 110타점 OPS 0.822의 호성적에 신인왕 2위로서 기대에 부응했다. 이후 6년간 연평균 타율 0.287 21홈런 82타점 OPS 0.831의 성적으로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2012년 2월, 6년 1억 달러라는 연장 계약을 2년이나 앞서서 맺을 수 있었다(2014년부터 계약 시작). 워싱턴 구단 역사상 첫 1억 달러 계약이었는데, 이는 짐머맨을 향한 팀의 신뢰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연장계약이 시작된 2014년부터 짐머맨은 급격한 성적 하락을 겪기 시작했다. 팬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부진에 당황했으며, 팀의 첫 프랜차이즈 스타가 ‘먹튀’의 오명을 얻는 광경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워싱턴의 중심타선은 앤서니 렌던, 브라이스 하퍼와 같은 짐머맨의 드래프트 1라운더 후배들로 채워졌다.

 

라이언 짐머맨의 커리어 변화 추이(*경기, 홈런, 타점은 1시즌 평균값)

2005-2013(9시즌): 126.3경기 19.9홈런 74.7타점 / 타율 0.286 출루율 0.352 장타율 0.477 wRC+ 120

2014-2016(3시즌): 90.3경기 12홈런 52.3타점 / 타율 0.242 출루율 0.300 장타율 0.420 wRC+ 93

 

 

짐머맨의 화려한 부활

 

그의 존재감이 점점 희미해져가던 2017년, 짐머맨은 오프시즌 동안 발사각도를 조정하는 훈련에 매진했다. 그의 작은 변화는 놀라울 정도로 큰 효과를 보였다. 4월 한 달 동안 무려 1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더니, 전반기 동안 타율 0.330 19홈런 63타점 OPS 0.969의 성적으로 2009년 이후 커리어 두 번째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사실 2016시즌 타율 0.218 15홈런 46타점 OPS 0.642로 최악의 성적이었던 짐머맨에겐 남다른 비밀이 있었다. 바로 리그 상위 3%에 해당하는 92.5마일의 타구 속도였다. 2017시즌에도 91.4마일로 리그 상위 3%의 빠른 타구 속도를 유지한 그에게 발사각도 조정은 만병통치약보다 뛰어난 처방이었다.

 

비록 시간이 지나면서 평균 발사각도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했으나, 짐머맨이 배럴 구역(결과값이 타율 0.500, 장타율 1.500 이상인 타구의 집합)에 날려보낸 타구의 개수는 2016년 23개에서 2017년 51개로 확연히 증가했다. 배럴 타구의 비율 역시 2016년 7%에서 2017년 12.7%로 리그 상위 6%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덕분에 짐머맨은 2017시즌에 커리어하이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144경기 타율 0.303 36홈런 108타점 OPS 0.930).

 

<라이언 짐머맨의 배럴 타구 차트(출처=Baseball Svant)>

 

부상에 가려진 2018년

2017시즌의 대활약은 짐머맨에게 새로운 반환점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그는 55경기 타율 0.260 12홈런 39타점 OPS 0.858로 작년만큼의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짐머맨의 타구는 더욱 강해졌다. 평균 발사각도가 더 낮아졌음에도 작년 91.4마일의 타구속도가 93.7마일로 오히려 크게 증가한 덕분인지, 배럴 타구의 비율은 15.5%로 2.8%p 상승했다. 선구안에서 어떤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작년과 금년의 차이점은 과정에 비해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이스볼 서번트>의 타구속도와 발사각도를 활용해 안타확률을 측정한 다음 합산한 뒤 타수로 나눈 지표인 기대 타율(xBA), 그리고 비슷한 계산법으로 산출한 기대 장타율(xSLG), 기대 가중출루율(xwOBA)과 같은 기대성적(xSTAT)에 따르면 짐머맨의 수치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반면 운의 요소를 포함하는 지표인 인플레이 타율(BABIP)은 작년에 비해 좋지 않다.

 

*짐머맨의 2017-2018 기대 타율, 기대 장타율, 기대 가중출루율, 강한 타구 비율

2017 [xBA] 0.293 [xSLG] 0.568 [xwOBA] 0.389 [Hard%] 48.6%

2018 [xBA] 0.302 [xSLG] 0.627 [xwOBA] 0.426 [Hard%] 54.8%

 

*짐머맨의 타율, 인플레이 타율, 장타율 변화 추이

2017 [AVG] 0.303 [BABIP] 0.335 [SLG] 0.573

2018 [AVG] 0.260 [BABIP] 0.266 [SLG] 0.526

 

부상 또한 그의 발목을 잡았다. 올 시즌 짐머맨은 오른쪽 사근 부상과 왼발바닥 근막염으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DL)에 등재된 바 있다. 하지만 복귀 후 8월 2주차에 주간 타율 0.476(21타수 10안타) 3홈런 12타점으로 ‘내셔널리그 이주의 선수’에 뽑히면서 그가 건강하게 출전한다면 여전히 위협적이며 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타자임을 알렸다(최근 15경기 타율 0.360 6홈런 17타점). 달리 말하면 그의 부재가 팀의 심각한 전력 누수라는 뜻이다. 짐머맨의 부상 기간 동안 부진한 워싱턴이 그것을 잘 보여주는 슬픈 자화상이다.

 

원클럽맨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우승 트로피

 

지난해 월드시리즈 트로피도 워싱턴의 몫은 아니었다(사진=Flickr Kut Austin – 90.5 FM CC BY SA 2.0)

 

워싱턴 내셔널스의 원년 멤버인 라이언 짐머맨은 올해로 14년째 오롯이 한 팀에서 뛰고 있다. 구단의 암흑기와 황금기를 모두 관통하는 그의 커리어는 팀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해도 무방하다. 짐머맨은 워싱턴의 그 누구보다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기를 간절히 바라는 선수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워싱턴의 사정은 어려운 실정이다. 비단 올 시즌뿐만이 아니다. 같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젊은 두 팀 애틀란타와 필라델피아가 생각보다 일찍 리빌딩을 마치면서 동부지구 패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두 팀에 비해 워싱턴은 장기전이 어려운 팀이다. 때문에 브라이스 하퍼와 다니엘 머피가 FA 자격을 앞둔 워싱턴의 올 시즌은 맘 편히 월드시리즈 우승에 집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6월엔 유망주를 내주고 특급불펜 켈빈 에레라를 영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끝내 워싱턴은 중심타선 다니엘 머피와 맷 애덤스를 논웨이버 트레이드시킴으로써 사실상 시즌 포기를 선언했다. 안타깝지만 짐머맨의 잘못이라면 팀이 어려울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84년생인 짐머맨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더 이상 많지 않다. 빠르면 당장 2019시즌 이후에 워싱턴과의 계약이 종료된다. 2020시즌 1800만 달러의 팀 옵션이 있지만, 만 35세의 1루수에게 기꺼이 행사할 확률은 높지 않다. 워싱턴의 원클럽맨과 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시름이 유독 깊어지는 시즌이다.

 

기록 출처: Fangraphs, Baseball Savant, Baseball-Reference, Baseball Cube (*모든 기록은 8월 24일 기준)

에디터=야구공작소 이예림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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