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야구공작소 김승환] 홍건희(27·KIA 타이거즈)는 2014년 상무 제대 이후 매년 선발로 19차례 경기에 나섰지만 선발승은 3승에 그쳤다. 4승 4패 4세이브 90.1 이닝 평균자책점 4.98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던 2016년에도 선발투수로서 활약을 했다기 보다는 불펜을 오가는 전전후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해도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어 오키나와로 가서 훈련을 했다.
KIA 타이거즈가 매년 홍건희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결은 홍건희의 남다른 구위에 있다. 평균 144~146km/h, 최고 153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진다. 또한 130km/h 중반대의 슬라이더 역시 위력적이다. 홍건희는 이 두 구종을 바탕으로 소위 긁히는 날에는 전성기 시절 윤석민을 연상케 하는 뛰어난 구위를 선보인다. 게다가 홍건희는 직업윤리 측면에서도 야구밖에 모르는 성실한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지난 2년간 기록한 성적을 보면 과연 구단이 그에게 계속 희망을 가져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커리어 하이였던 2016년 필승조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선발 투수로서는 퀄리티스타트(QS) 2회를 포함해 세 차례 선발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첫 경기부터 1이닝 8실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부진이 이어지면서 홍건희는 큰 점수 차 경기에 출전하거나 패전 처리조로 출전했다. 2018년에는 5월이 돼서야 첫 출전을 했고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자주 1군에서 말소되어 퓨처스리그에서 뛰는 날이 많았다. 더욱 심각한 점은 홍건희의 성적이 해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타자 앞에서의 홍건희
위 [표]는 2015년 이후 홍건희를 상대한 타자들의 세부 지표다. 16.2이닝에 그쳤던 2018년 성적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홍건희의 공에 헛스윙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홍건희의 공에 배트를 내는 비율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특히 초구 스윙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관찰된다.
다른 세부 지표를 살펴보더라도 홍건희가 갈수록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인플레이된 공이 안타가 되는 비율인 BABIP 역시 풀타임 첫해였던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심지어 2017년에는 4할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피안타율 역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2016년 들어 낮아지는 듯했던 피출루율과 피장타율 역시 2017년 들어 다시 큰 폭으로 높아졌다.
그럼에도 홍건희를 믿는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나아진 점도 없진 않았다. 홍건희는 패스트볼 구종가치 측면에선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위 [표]의 구종 가치란 해당 구종을 던져 얻은 이득의 누적값이며, 구종가치/100은 100구당 구종 가치를 뜻한다. 2015년 -13.7이었던 홍건희의 패스트볼 구종 가치는 2016년 -4.1점으로 나아졌고, 2017년에는 -1.6까지 높아졌다. 이는 홍건희가 평균 144~146km/h, 최고 153km/h에 달하는 패스트볼을 활용하는 방법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중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홍건희의 패스트볼 활용에는 여전히 아쉬운 점도 많다. 풀타임 첫해 홍건희는 볼넷이 많지만 삼진도 많은 전형적인 ‘다듬어지지 않은 강속구 투수’ 였다. 이런 경향은 2016년에도 이어졌다. 그러나 2017년 들어 홍건희는 볼넷 비율이 급격하게 하락한 대신 장점이었던 삼진 비율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런 기록은 볼넷 비율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맞혀잡는 투구를 하다가 유일한 강점마저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
평균 구속으로 보나 구종 가치로 보나 홍건희는 여전히 KBO리그 기준 평균 이상의 패스트볼(KBO평균 : 141.3km/h)을 던지고 있다. 강속구를 갖춘 투수라면 단순히 볼넷을 적게 내주는 것뿐만 아니라 패스트볼을 활용해 카운트를 유리하게 조성한 후 유인구로 삼진을 잡아내거나, 높은 코스로 패스트볼을 던져서 헛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홍건희는 만년 유망주에서 벗어나 KIA 투수진에 큰 도움이 되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홍건희는 구단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까.
출처 : www.statiz.co.kr , www.tigers.co.kr
에디터=야구공작소 이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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