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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그때와 지금, 쉬고 온 한화와 롯데는?

By 양정웅
2018년 9월 17일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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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야구공작소 양정웅]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야구 대표팀이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길에 올랐다. 실업야구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만에게 패배하고 약체로 여겨진 홍콩에게조차 콜드게임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등 ‘졸전’이라는 평가를 들어야했던 대표팀. 과정이야 어쨌든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이후 3회 연속 아시안 게임 야구 우승의 업적을 달성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어쨌든 아시안 게임은 끝났다. 8월 16일 경기 이후 18일간의 아시안 게임 휴식기를 가졌던 KBO 리그 10개 구단도 이제 막판 스퍼트를 시작한다. 아시안 게임에 휴식기가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제기됐고 실제로 KBO에서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시기에는 휴식기를 갖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어쨌든 쉼없이 달려온 선수들이 잠시 숨 고를 수 있던 ‘오아시스’ 같은 시기였던 것도 사실이다.

9월 4일, 5개 구장에서 2018 KBO 리그의 ‘진짜’ 후반기가 시작됐다. 첫 2연전 중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 팀은 후반기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한화는 휴식기 이전까지 2위 SK 와이번스와 1.5경기차 3위를 달리고 있었다. 당장 첫 2연전 기간 내 두 팀의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 역시 5위와 1.5경기차 7위로 휴식기를 시작했다. 포스트시즌 막차를 타기 위해서는 지난해와 같은 후반기 대반전이 필요한 것이다.

정확히 10년 전에 한화와 롯데는 올해와 같이 리그 중간에 휴식기를 가졌다. 그리고 리그 재개 이후 치열한 순위싸움을 맞이해야 했던 것과 그 시작이 두 팀간의 매치였던 것도 올해와 같다. 2008년과 2018년, 같은 듯 다른 두 팀의 상황을 살펴보자.

 

‘11연승’과 ‘류패패패패’

2008년 8월은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한 달이었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면서 참가한 베이징 올림픽. 대한민국은 결승전까지 9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야구계로 봤을 때는 어느 때보다 화려했던 시기였지만 KBO 리그 역사에서는 텅 빈 한 달이었다. 올림픽을 위해 리그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화와 롯데 두 팀은 올림픽 기간 전까지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두 팀의 상황은 달랐다. 한화는 7월을 16승 10패로 마감하면서 2위 두산과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3위를 달렸다. 반면 시즌 초 돌풍의 팀이었던 롯데는 7월 두산전 스윕패, 그리고 이어진 정수근의 음주 폭행 사건이 터지면서 7월에 힘을 쓰지 못했다(10승 13패). 한때 삼성 라이온즈에게 4위 자리까지 빼앗기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전반기 종료 전 4연승으로 겨우 한숨 돌린 상황이었다.

* 2008년에는 7월 31일까지 페넌트레이스가 열린 후 8월 3일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2018년 현재까지 8월에 열린 올스타전은 2008년이 유일하다.

 

(표1) 2008년 전반기 KBO 리그 1~5위 순위표

올림픽이 끝난 후 한화와 롯데는 올해처럼 대전에서 후반기 첫 3연전을 가졌다. 한화는 덕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앞세워 후반기 시작부터 2위 등극을 노렸다. 롯데는 손민한-장원준-송승준의 선발 3인방을 출격시켜 전반기 막판의 분위기를 다시 소환하고자 했다.

8월 26일에서 28일에 열린 양 팀의 3연전은 롯데의 3연승으로 싱겁게 끝이 나버렸다. 올림픽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준 롯데 이대호가 3연전에서 홈런 포함 11타수 5안타 5타점으로 활약을 한 반면 올림픽의 영웅 류현진이 등판하지 못한 한화는 투수진의 부진으로 인해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스윕패를 떠안았다.

 

2008년 후반기 한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이른바 ‘류패패패패’다. (사진=중계 화면 캡처)

이 3연전 이후 두 팀의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한화는 다음 시리즈에서 1패를 더한 뒤 류현진이 등판하며 후반기 첫 승을 챙겼지만 이때부터 9월 12일까지 류현진 선발 등판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패배했다. 시즌 초반 화려한 활약을 보인 클락이 부상 후유증으로 부진에 빠졌고 선발진은 무너졌다. 심지어 9월 16일에는 류현진이 선발로 나섰음에도 패배를 기록했다. 이날 류현진을 4이닝 5실점으로 제압하고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팀, 바로 롯데였다.

 

2008년의 깜짝 활약으로 제리 로이스터 당시 롯데 감독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았다. 명예 부산시민증을 수여받기도 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한화 3연전 스윕을 포함해 후반기 첫 7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전반기 4연승과 더해 만든 11연승은 구단 신기록이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9월 16일까지 롯데는 11연승-1패-7연승-1패-3연승을 기록했다. 손민한-장원준-송승준-조정훈-이용훈으로 이어진 선발진은 빈틈없이 돌아갔고 조성환-이대호-카림 가르시아-강민호의 중심타선도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 시절을 잊게 만들었다.

두 팀의 최종성적은 어땠을까. 한 때 2위까지 올랐던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이후 ‘너무 빨리 터트린 샴페인’이라는 평가 속에 주춤하기는 했으나(9월 17~23일 6연패) 3위 확정까지는 무리가 없었다. 반면 한화는 전반기 5위 삼성에게 역전당한 순위를 끝내 뒤집지 못하면서 4년 연속 가을야구가 무산돼 버렸다.

롯데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탈락한 한화는 2017년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2018년, 두 팀은 어떻게?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순위경쟁이 치열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하지만 두 팀의 결과는 정반대가 됐다. 한화는 원투펀치를 앞세워 5위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던 롯데를 2연승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이후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는 투타가 총체적 난국을 보이며 후반기 단 1승에 그치고 있다.

 

올해 올스타전에 출전한 한화 선수들. 올해 최고 인기팀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진=한화 이글스 인스타그램)

2008년 후반기의 악몽 이후 10년간 가을야구 구경도 하지 못한 한화. 하지만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고, 일부 세간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 안정권에 진입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국제대회 휴식기가 있던 시즌마다 휴식 이후 부진했던 한화지만** 올 시즌은 브레이크 이후 2주에서 모두 3승 3패를 기록했다. 2018년의 한화는 2008년과 어떤 부분이 달라진 것일까?

**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으로 인해 휴식기를 가진 후 열린 12경기에서 한화는 2승 10패를 기록, 최하위에 쐐기를 박았다.

가장 큰 차이는 투수진이다. 류현진 혼자 고군분투하던 2008년에 비해 올해 선발진은 에이스 키버스 샘슨에 데이비드 헤일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불펜도 마찬가지. 10년 전에는 많은 짐을 졌던 마정길, 외국인 마무리 브래드 토마스 정도만이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는 이들의 짐을 여럿이서 나눠서 지고 있다. 세이브 1위 정우람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송은범, 박상원, 이태양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고, 아시안 게임 이후로는 권혁까지 합류하며 한층 더 두꺼워진 투수진을 자랑한다. 다만 선발 이닝이 매우 적다는 것(9월 선발 이닝 53.1이닝 / 리그 최소 1위)과 브레이크 이후 한 경기를 제외하면 4실점 이상 하고 있는 것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관건은 타선이다. 꾸준히 활약한 제라드 호잉 정도를 제외하면 시즌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한화의 야수들은(OPS 0.760 / 리그 9위) 후반기 시작 후 경기당 평균 6득점을 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2008년 뜨거운 활약으로 홈런왕을 차지했던 김태균이 선구안이 흔들리며(김태균 통산 타석당 볼넷 비율 14.2% / 2018년 5.3%)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9월 16일 사직야구장. 9월 둘째 주 사직 5연전 평균 관중은 11,000명을 겨우 넘었다. 그나마도 15일 매진 경기를 제외하면 7,500명대로 줄어든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한화와 달리 2008년과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승은커녕 재개 후 2주를 1승 10패로 시작했다. 리그 수위급 선발진을 자랑했던 2008년과는 달리 선발투수들이 버텨주지를 못하고 있다(9월 선발 이닝 54.1이닝 / 리그 최소 2위). 그나마 타선은 리그 평균 정도로 쳐주고 있지만 9월 6일 10득점 경기를 제외하면 속 시원히 경기를 풀어간 적이 없다. 거기다 팀 타선의 키워드인 손아섭마저 아시안 게임에서의 타격감 저하와 부상으로 인해 슬럼프에 빠지면서 맛있는 밥상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2008년과 2018년, 비슷한 듯 다른 상황을 맞이한 한화와 롯데. 2008년은 롯데의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났다. 과연 한화는 ‘올림픽 브레이크’가 만들었던 10년의 굴레를 ‘아시안 게임 브레이크’로 벗어던질 수 있을까? 롯데는 늦게나마 아름다웠던 2008년 초가을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을까? 페넌트레이스가 약 20경기 정도 남은 현 시점에서 두 팀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KBO 리그에서 꽤 흥미로운 관전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기록 출처: 스포츠 투아이(모든 기록은 9월 17일 기준)

에디터=야구공작소 이예림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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