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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30년 만의 MLB 노사전쟁, 법은 누구의 편인가

By 김예찬
2026년 10월 15일 7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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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수연 >

 

Je me souviens. 나는 기억한다.

캐나다 퀘벡주의 자동차 번호판에는 이 짧은 문장이 적혀 있다. 1994년의 몬트리올을 떠올린다면 이보다 어울리는 말도 드물다.

그해 몬트리올 엑스포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이었다. 파업이 시작된 8월 12일 당시 74승 40패로 전체 1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야구가 멈췄고, 포스트시즌은 통째로 사라졌다. 엑스포스는 경기에서 져서 탈락한 것이 아니라, 우승에 도전할 기회 자체를 잃었다.

더 잔인한 것은 그다음이었다. 재정난 속에 핵심 전력이 해체됐고 10년 뒤 엑스포스는 결국 몬트리올을 떠났다. 파업이 몰락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었지만 1994년은 몬트리올 야구의 큰 분기점이었다.

하지만 이를 한 야구팀의 불운으로만 기억해서는 안 된다. 그 뒤에는 선수의 몸값과 이동, 구단의 지출과 리그의 경제질서를 누가 정할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30여 년이 흐른 2026년, 공교롭게도 협상의 중심에는 다시 샐러리캡이 있다. 물론 현재 리그의 공식 메시지는 낙관적이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 8월 “내년에도 야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의 쟁점은 샐러리캡에 그치지 않는다. FA와 드래프트, 구단의 수익배분까지 메이저리그의 경제질서 전반이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그리고 그 뒤에는 두 개의 법이 있다. 100년 넘게 야구에 독특한 지위를 남겨온 반독점법과, 구단과 선수의 집단교섭을 규율하는 노동법이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누가 메이저리그라는 시장의 규칙을 정할 수 있는가?

 

< 엑스포스 팬들은 1994년 메이저리그의 상처를 잊지 않았다 >

 

연봉이 아니라 시장을 다시 짜는 협상

MLB가 제안한 가장 큰 변화는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적용할 샐러리캡과 샐러리플로어다. 첫해 상한은 2억 4,530만 달러, 하한은 1억 7,120만 달러다. (Player Benefit Costs 및 Pre-Arb Bonus Pool 포함)

그 숫자가 가져올 변화는 작지 않다. 2026년 MLB 개막일 CBT(Competitive Balance Tax, 경쟁 균형세) 페이롤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마이애미 말린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 12개 구단은 플로어를 맞추기 위해 합계 6억 1,700만 달러를 더 써야 한다. 반면 LA 다저스,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등 8개 구단은 캡을 맞추기 위해 5억 7,800만 달러를 줄여야 한다. 현재의 구단별 지출구조를 통째로 흔드는 규모다.

여기에 야구 관련 수익을 선수와 구단이 50대50으로 나누고, 현재 각 구단에 귀속되는 지역 미디어 수익을 중앙화해 30개 구단이 더 균등하게 공유하자는 방안도 묶여 있다.

또한 MLB는 최저연봉도 인상하겠다고 했다. 서비스 타임 2년 이상 선수의 최저연봉을 2027년 100만 달러로 높이고 그보다 경력이 짧은 선수의 보상도 늘리는 방안이다. 30세 이상이면서 서비스 타임 5년을 채운 선수에게는 현행보다 1년 이른 FA를 허용한다. 선수노조가 FA 시장을 제약한다고 비판해 온 퀄리파잉 오퍼를 폐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대신 FA 시장에는 새로운 천장을 세운다. 다른 구단과 계약하는 FA는 최대 5년, 원소속팀에 남는 ‘Cornerstone Player’는 최대 6년으로 제한하고 이연지급(디퍼)도 금지한다. 지금처럼 10년을 훌쩍 넘기는 초대형 계약은 사실상 어려워지는 구조다.

자유시장의 문은 조금 일찍 열되, 그 안의 경쟁에는 새 지붕을 씌우는 셈이다.

 

< 2026 CBA 협상은 2027 FA 시장을 크게 바꿀 수 있다 >

 

MLBPA가 그리는 시장은 다르다. 선수노조는 2027년 최저연봉을 150만 달러로 올리고 연봉 조정 대상을 확대하며 서비스 타임 조작을 더 강하게 막자고 제안했다. 조기 FA와 퀄리파잉 오퍼 폐지에는 접점이 있지만 하드캡에는 반대한다. 대신 일정 수준 이하로 돈을 쓰는 구단에 CIT(Competitive Integrity Tax, 경쟁 건전세)를 물리고 구단 간 수익배분을 강화한다. 그리고 그 돈을 실제 전력 강화에 쓰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양측 모두 경쟁균형을 말한다. 다만 MLB는 많이 쓰는 구단의 위를 누르고 적게 쓰는 구단의 아래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원한다. 선수들은 위는 열어둔 채 돈을 쓰지 않는 구단을 압박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나아가 협상 범위는 메이저리거 임금과 계약조건을 넘어 선수시장 전체로 넓어진다.

MLB는 국내·국제 아마추어 선수를 각각 12라운드 하드슬롯 드래프트로 선발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국제시장의 조기 구두합의를 줄이고 선발 과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MLBPA는 이 방안이 향후 5년간 아마추어 선수들의 보상을 10억 달러 이상 줄이고 계약 기회까지 제한할 수 있다며 현행 제도 유지를 주장한다.

선수가 언제 움직일 수 있는가도 쟁점이다. MLB는 FA 계약과 트레이드가 가능한 기간을 제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선수노조는 거래 기간이 좁아지면 선수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몰려 구단 간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반발한다.

마이너리그 옵션과 룰5 드래프트도 마찬가지다. 로스터 운영 규칙처럼 보이지만 메이저리그 일자리와 서비스 타임, 결국 FA 시점을 좌우한다.

더하여 경기 일정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MLB는 정규시즌을 162경기에서 154경기로 줄이고, 디비전시리즈를 7전 4선승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상위 시드에 포스트시즌 상대 선택권을 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대진 선택은 2027년부터, 일정 개편은 2029년부터 시행하자는 구상이다. MLB는 선수의 휴식과 중계 수익 확대를 내세웠지만 이 모든 변화의 전제는 샐러리캡과 샐러리플로어의 수용이다.

샐러리캡부터 FA, 드래프트, 경기 일정까지, 2026년 CBA(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 단체협약)의 쟁점은 선수의 보수와 이동을 넘어 노동조건과 리그의 수익구조에 이른다.

그리고 그 결과는 메이리그의 노동시장과 경제질서를 규정하는 설계도가 될 것이다.

 

< MLB 커미셔너 롭 맨프레드와 MLBPA 임시 사무총장 브루스 마이어 >

 

야구만 가진 100년의 예외

그렇다면 서로 경쟁해야 할 30개 구단이 어떻게 하나의 리그를 이루고, 선수시장의 규칙을 함께 만들어왔을까?

그 질문은 192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연방대법원은 ‘Federal Baseball Club v. National League’에서 프로야구를 연방 반독점법의 적용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야구 경기는 각 주 안에서 열리는 지역적 사업이며 선수들의 주간 이동은 그 사업에 부수적인 활동이라는 논리였다. 그렇게 야구만의 반독점법상 예외가 탄생했다.

논리는 시대착오적이 됐지만 결론은 살아남았다. 1953년 ‘Toolson v. New York Yankees, Inc.’는 야구계가 그 선례를 전제로 성장해 왔다는 이유로 면제를 유지했다. 1972년 ‘Flood v. Kuhn’은 이를 야구만의 ‘일탈(aberration)’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폐지는 의회 몫이라고 했다.

1998년 의회가 Curt Flood Act를 만들면서 상황은 일부 달라졌다. 현역 메이저리거 고용에 직접 관련된 행위에는 다른 프로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반독점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구조와 고용, 아마추어 드래프트, 프랜차이즈의 확장, 이전, 소유권 등에 대한 기존 법적 취급은 그대로 남겨뒀다.

그 차이는 현실에서도 드러났다. MLB가 2021시즌을 앞두고 제휴 마이너리그 구단을 160개에서 120개로 줄이자 탈락 구단들이 반독점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야구에 남아 있는 면제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2026년 3월 연방대법원은 푸에르토리코 프로야구 사건에서 면제를 뒤집거나 좁혀 달라는 청원을 기각했다. MLBPA도 면제 폐지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냈지만 대법원은 오래된 판례에 손을 대지 않았다.

그렇다고 오늘의 CBA 협상을 야구의 오래된 반독점법상 예외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단체교섭에서는 노동법과 또 다른 면제 법리가 작동한다.

 

구단주에게 락아웃이 있다면 선수에게는 파업이 있다

반독점법은 경쟁기업들이 함께 가격을 정하는 것을 경계한다. 반면 노동법은 근로자들이 집단을 만들고 사용자와 임금, 근로조건을 공동으로 정하도록 보호한다. 프로스포츠에서는 두 원리가 정면으로 만난다.

이를 이어주는 법리가 ‘비법정 노동면제(Nonstatutory Labor Exemption)’다. 1996년 연방대법원은 ‘Brown v. Pro Football’에서 단체교섭과 직접 연결된 일정한 사용자 공동행위를 반독점법으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따라서 샐러리캡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노사가 합의한 CBA뿐 아니라 적법한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일정한 사용자 공동행위도 보호받을 수 있다.

다만 협상할 수 있다는 것과 마음대로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CBA가 12월 1일 만료돼도 기존 임금과 주요 근로조건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양측에는 성실교섭 의무가 있고, 진정한 교착상태(impasse)에 이르기 전에 사용자가 의무적 교섭사항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면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다. 1994년에도 바로 이 경계가 문제가 됐다.

당시 구단주들은 샐러리캡을 원했고, 선수들은 거부했다. 선수노조는 대신 고액 페이롤 구단에 세금을 매겨 지출을 억제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오늘날과 방향은 정반대지만, 캡 대신 세금으로 시장을 조정한다는 발상에는 묘한 역사적 반복이 있다.)

1994년 12월 22일 선수노조가 새로운 제안을 내놓자 구단 측은 같은 날 이를 거부하고 교섭이 교착상태에 이르렀다고 선언했다. 이후 연봉 조정과 FA 관련 조건 등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하자 NLRB(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 전국노동관계위원회)가 움직였다. 진정한 교착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당시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NLRB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기존 조건을 복원하도록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법의 보호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힘의 출발점은 노조다. MLBPA가 존재하는 이상 구단들은 노조를 우회해 임금체계, FA, 연봉 조정 같은 핵심 근로조건을 개별 선수와 따로 정할 수 없다. 선수들에게는 여기에 파업이라는 경제적 무기도 있다. 노동을 집단으로 거부하면 경기와 구단의 수익이 함께 멈춘다. 1994년 선수들이 사용한 카드가 바로 이것이었다. 파업은 232일간 이어졌고, 938경기와 월드시리즈가 취소됐다.

구단주에게는 반대로 락아웃이 있다. 선수의 노동 제공을 받아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합의를 압박한다. 2021년 CBA 만료 뒤 MLB가 선택한 카드였고 99일간 이어졌다. 다만 새 협약이 시즌 전에 타결되면서 정규시즌 162경기는 모두 치렀다.

물론 락아웃은 구단주에게도 비용을 안긴다. 2027년 정규시즌이 60경기 이상 취소될 경우, MLB의 주요 전국 중계 및 스트리밍 계약 상당수가 연장돼 새로운 미디어 계약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락아웃이라는 법적 수단이 구단주에게 무제한의 협상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셈이다.

법적 무기도 양쪽에 있다. 구단 측이 진정한 교착 이후 일정한 조건을 시행하려 한다면 선수노조는 그 교착상태 자체가 실제로 존재했는지를 NLRB와 법원에서 다툴 수 있다. Curt Flood Act 이후 현역 메이저리거에게는 고용과 관련된 반독점법상 권리도 원칙적으로 열려 있다. 다만 단체교섭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비법정 노동면제가 그 활용 범위를 제한한다.

법은 어느 한쪽을 무장 해제시키지 않는다. 대신 어느 무기를 언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정한다.

 

< 야구는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

 

법은 누구의 편인가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법은 누구의 편인가?

답은 ‘아무의 편도 아니다’보다 조금 복잡하다.

야구의 100년 된 반독점법상 예외는 역사적으로 MLB가 산업 일부 구조를 공동으로 설계하고 운영할 여지를 남겨왔다. 그런 의미에서 그 예외는 MLB가 오랫동안 다른 스포츠에 없는 특별한 공간을 허용해 왔다.

그러나 현역 메이저리거의 임금과 고용조건에서는 달라진다. 노동법은 선수를 30개 구단 앞의 개별 노동자로 두지 않는다. MLBPA를 통해 집단으로 교섭하고 파업한다. 구단이 경계를 넘으면 NLRB와 법원에서 맞설 힘을 준다. 1995년 구단주들의 일방적인 제도 변경에 제동이 걸린 것은 그 힘이 실제로 작동한 사례였다.

그렇다고 노동법이 선수 편이라고만 할 수도 없다. 같은 법은 일정한 조건 아래 구단에게 락아웃이라는 강력한 압박 수단을 허용한다. 비법정 노동면제는 CBA에 합의되거나 적법한 단체교섭 과정과 직접 연결된 샐러리캡과 FA 제한 같은 시장 제약도 반독점법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결국 법은 어느 한쪽에 승리를 안겨주는 수단이라기보다, 양측이 행사할 수 있는 힘의 범위를 정하는 제도적 틀에 가깝다.

그 틀 안에서 이번 협상의 진짜 쟁점은 몇억 달러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균형이라는 목적을 위해 메이저리그라는 시장의 경계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가의 문제다.

1994년에는 그 선을 둘러싼 충돌이 월드시리즈를 지웠고, 한 도시에는 사라지지 않는 기억을 남겼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선수와 구단은 다시 그 선 앞에 서 있다.

 

참조 = MLB, Radio-Canada, Bloomberg Law, CBS Sports, ESPN, Forbes, Reuters, Newsday, Sportico, The Athletic, The New York Times, The Boston Glove

야구공작소 김예찬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정승환, 정세윤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수연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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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시즌 마지막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KBO 리그에 새 역사를 세웠습니다.

10월 12일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207안타로 리그 1위를 달리던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 안타 4개를 추가해 최원준 (KT위즈)의 추격을 3개 차로 뿌리치고 3년 연속 최다 안타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2024시즌 202안타로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던 레이예스는 2025시즌에도 187안타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2026시즌에는 자신의 기록을 다시 한번 넘어서는 211안타를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와 함께 KBO리그 입성 후 3시즌 동안 정확히 600안타를 쌓는 대기록도 달성했습니다.

최다 안타 타이틀을 거머쥔 레이예스는 경기 후 “최다 안타를 달성해 정말 기쁘다”며 개인적인 목표였던 144경기 전 경기 출전 약속을 건강하게 지켜내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타이틀을 두고 경쟁한 최원준을 향해서는 “솔직히 상대 기록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 타석에만 집중했다”면서도 “함께 완주한 최원준 선수에게 정말 고생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제작: 야구공작소 박경진
#야구 #kbo #롯데 #롯데자이언츠 #레이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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