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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야구공작소 시즌 리뷰] 롯데 자이언츠 – 야! 사직구장에 자전거 타는 소리 안 나게 하라!

By 양정웅
2016년 11월 5일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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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시즌 성적 : 8위(66승 78패)

 

1년간의 롯데

[야구공작소 양정웅] 한 시즌만에 감독이 교체되었다. 신임 감독은 과거 롯데의 외야 수비를 일거에 개선시킨 조원우 전 SK 수석코치였다. 조원우 감독은 취임사에서 ‘팀 퍼스트’와 ‘제로 베이스 경쟁’을 팀의 목표로 삼았다. 현역 시절 쌍방울 레이더스의 ‘돌격대장’으로 근성 있는 야구를 보여주었던 조원우 감독다운 발언이었다.

구단에서도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팀의 약점이었던 불펜(2015년 불펜 평균자책점 5.48 / 리그 10위)을 보강하기 위해 손승락(넥센)과 윤길현(SK), 두 베테랑 구원투수를 영입했다. 팀의 미래를 위해 ‘재밌는 투수’ 박한길과 최영환을 한화에서 데려왔고, 규정의 틈을 이용하여 이들을 보호하는 데 성공했다.

기대로 가득 찬 2016년의 막이 올랐다. 조원우 감독은 전임 감독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듯 최대한 조심스러운 팀 운영을 하면서도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다. 팀의 톱니바퀴도 잘 돌아갔다. 타선에서는 김문호와 김상호가 기존 선수들의 부진을 잊게 했다. 투수진에서는 영건 박세웅이 높은 탈삼진율을 바탕으로 선발진에 자리잡았고, 손승락과 윤길현은 불안한 모습 속에서도 최소한의 역할은 해 주었다. 박진형과 박시영도 전천후로 활약하며 베테랑의 공백을 메워주었다.

2015년 베테랑들과 2016년 신예들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비교

2015년 베테랑들과 2016년 신예들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비교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인 롯데는 짐 아두치의 금지약물 적발이라는 예상 밖의 악재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아래에 나올 ‘그 라인업’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여주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39승 43패(5위)를 기록한 롯데는 후반기 승률 .439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손승락과 윤길현은 팬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루머와 함께 부진에 시달렸고 아두치의 대체선수 저스틴 맥스웰은 ‘번트연습 하다가 시즌아웃된 외국인선수’라는 웃지 못할 타이틀을 획득했다.

롯데에게 성적부진보다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팬심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에게 철저히 짓밟힌 것이 치명타였다. 9월 27일 사직 kt 위즈전에서는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음에도 1,488장의 표만이 팔렸다. 이날을 포함해 후반기 사직야구장에서는 관중이 5,000명도 들어오지 않은 경기가 5번이나 있었다. ‘구도(球都)부산’이라는 이름은 어느새 2008년에 발매된 롯데의 응원가 이름으로만 남게 되었다.

 

중요한 순간 : 7월 10일의 ‘그 라인업’

7월 10일 사직 LG전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는 선발 박세웅. 이날의 패배는 5실점을 한 박세웅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7월 10일 사직 LG전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는 선발 박세웅. 이날의 패배는 5실점을 한 박세웅의 문제만은 아니었다(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7월 10일 LG 트윈스와의 맞대결.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팬들은 전광판에 적힌 라인업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4번 박종윤, 5번 이우민, 6번 손용석. 팬들이 맥주를 종이컵에 부으며 생각했을 때 강민호와 황재균의 결장은 수긍이 갔을 것이다. 주황 봉지를 머리에 쓰고 ‘부산갈매기’를 부를 즈음에는 이우민과 손용석의 출장도 백 번 양보하여 이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집에서 이불을 덮고 잘 때까지도 박종윤 – 이우민 – 손용석의 타순배치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을 것이다.

충격과 공포의 이 라인업은 전날 5시간 33분의 대혈투로 인한 피로감, 황재균의 통증 호소, 대체선수의 부족 등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유를 감안하더라도 이 타순배치는 뭐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한 것이었다. 이날 세 선수의 기록 합계는 8타수 무안타, 굳이 중심타선이 아니라도 아쉬운 성적이었다. 휴식이 필요하다던 강민호와 황재균은 대타로 출장했고, 특히 허리가 불편하다는 황재균은 수비까지 해야만 했다.

이후 비난여론이 일자 조원우 감독은 “아직 승부처가 아니라 생각했다.”며 라인업에 대해 해명했다. 그가 밝힌 ‘승부처’는 바로 2연전 기간. 그러나 떨어질 대로 떨어진 팀 분위기에다 2연전 기간을 천적 NC전으로 시작하면서 ‘승부처’의 첫 10경기를 2승 8패로 출발했고, 결국 2연전 기간 승률 .394(9위)라는 처참한 기록만을 남겼다. 시즌 후 조원우 감독은 “감독이 생각한 대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 것이 정말 오판이었다.”는 반성을 했는데, 7월 10일의 라인업은 감독의 생각대로 팀이 돌아가지 않았음을 잘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알을 깬 선수 : 김문호

‘대타자’ 김문호의 4할 도전은 전반기 롯데 자이언츠의 이슈 중 하나였다. /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대타자’ 김문호의 4할 도전은 전반기 롯데 자이언츠의 이슈 중 하나였다(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고교 시절(에만) 김현수와 라이벌’이라는 꼬리표를 10년 가까이 달고 살았던 김문호는 올 시즌을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했다. 절치부심한 김문호는 4월 6일 1군 콜업 이후 맹타를 휘둘렀고, 무려 6월 10일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다. 그 동안 멀티히트를 기록한 경기만 31경기. 6~7월에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8월 이후 다시 타격감을 조율하며 최종 .325의 타율을 기록했다.

김문호에게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후반기 김문호는 확실히 타격감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타격 슬럼프에도 오히려 조급함을 버리고 끈질긴 승부를 해 나갔다. 풀 시즌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김문호는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도 쉽게 아웃되지 않는 타자였다. 타석당 투구수는 4.02개(21위), 2스트라이크 이후의 컨택 비율은 84%였다. 조원우 감독이 바란 ‘근성 있는 선수’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는 김문호였을지도 모른다.

김문호의 전반기와 후반기김문호의 전반기와 후반기

 

실망스러운 선수 – 외국인선수 전체

리그 하위팀은 실망스러운 선수가 많기 마련이다. 후반기 부진으로 5강으로 가는 차의 시동을 꺼버린 윤길현과 손승락, 지난해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최준석과 정훈, 올 시즌 얼굴 구경조차 힘들었던 송승준과 정대현 등 많은 선수들이 예년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팀의 주축이 되어야 할 외국인 선수의 부진은 팀 추락에 있어 결정타였다.

린드블럼은 지난해 커리어 첫 풀타임 선발로 뛰었던 후유증인지 볼넷과 홈런이 증가했고, 레일리는 후반기 갑작스럽게 피안타율이 높아지면서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더욱 아쉬운 것은 타자 쪽이었다. 아두치는 장타력이 감소한 상황에서 약물 복용이 적발되며 팀을 나갔고, 대체선수였던 맥스웰은 나쁘지 않은 기록을 보였으나(wRC+ 134) 불의의 부상으로 팀을 떠나야 했다.

올해 롯데 외국인선수의 WAR 총합은 8.43. 순위로는 6위지만 지난해의 15.06에 비하면 많이 아쉬운 수치다. 팀 관계자에 따르면 타자는 교체 확정, 투수는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외국인선수들이 복덩이로 돌아오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MVP – 황재균 & 손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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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왼쪽 첫번째)과 황재균(오른쪽 두번째)(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겨울 황재균과 손아섭은 군대 훈련소에서 포스팅 실패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 일반 군인들에겐 여자친구의 이별통보와도 같았을 소식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는 좌절 대신 권토중래를 노렸다. 그리고 올해는 그 결실을 맺는 데 성공하며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황재균은 지난해 후반기의 극심한 부진을 잊지 않았다. 겨우내 탄탄하게 몸을 만든 황재균은 올 후반기 OPS .977(6위)을 기록하며 2009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뒷심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했다. 여기에 롯데 국내선수 최초로 20-20 클럽에 가입했고 113타점으로 2011년 이대호 이후 팀 내 최고 타점을 기록했다. 4~5월 음수로 시작했던 WPA(추가 승리 확률)는 시즌을 마치고 보니 4.03으로 높아져 있었다(11위).

손아섭은 시즌 초 옆구리 부상 등으로 부침을 겪었으나 후반기 292타석에서 .352의 타율과 9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주로 1번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특히 도루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도루 42개에 도루실패 4개, 도루성공률 91.3%로 역대 30도루 이상 선수 중 성공률 2위에 올랐고 평균 대비 도루 득점 기여에서도 올 시즌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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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단장의 등에 새겨진 ‘V3’라는 문구. 언제쯤 바꿀 수 있을까?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시즌 종료 후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롯데는 조원우 감독을 신임했고, 김원형, 김민재 등 조원우 감독과 가까운 코치들을 영입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롯데의 과제는 전력보강이다. 시장에는 양현종, 차우찬, 최형우 등 좋은 선수들이 많고 내부에도 황재균이라는 대어가 있다. 거기에 한국 복귀에 대한 생각이 있다고 알려진(본인은 부인했다.) 이대호의 거취도 살펴봐야 한다.

앤서니 리조가 소속된 시카고 컵스는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2년 리조와 트레이드된 나경민의 소속팀 롯데의 무관 행진은 현재진행형이다. 1992년 이후 24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한국의 컵스’ 롯데는 ‘프로팀의 자격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롯데는 해체 대신 재도전을 선택했다. ‘V3’라는 문구가 언제까지 응원단장의 등에 남아있을지는 구단의 의지에 달렸다.

 

기록 출처: STATIZ

(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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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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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보면서 긴장되는 수많은 순간이 있겠지만 투수와 타자의 심리전이 최고조에 이르는 ’풀카운트‘ 상황은 그야말로 긴장감의 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투수와 타자, 지켜보는 팬들마저 긴장되는 이 순간,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는 선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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