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역사 속 ‘혈통야구’ part 2

[사진 1] 이반 로드리게스와 어린 데릭 로드리게스(출처 : 데릭 로드리게스 인스타그램)

 

[야구공작소 김동윤] 지금 샌프란시스코 마이너리그에도 유명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가족이 포스트 본즈 부자가 되기를 바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새크라멘토 리버캐츠(AAA)에서 뛰고 있는 데릭 로드리게스, 리치몬드 플라잉 스쿼럴즈(AA)의 요나 아레나도, 산호세 자이언츠(A+)의 제이콥 헤이워드, 어거스타 그린자켓츠(A-)의 제이콥 곤잘레스가 그들이다. 우연의 일치로 마이너리그 각 단계마다 배치된 그들을 간단히 소개해본다.

 

제이콥 곤잘레스(1998년생, 우투우타, 3루수, 2017년 2라운드 22번)

[사진 2] 어린 제이콥과 아버지 루이스 곤잘레스 (출처 : 제이콥 곤잘레스 인스타그램)

 

제이콥은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인 루이스 곤잘레스의 세 쌍둥이 중 막내 아들이다. 드래프트 당시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고, 높은 순번에 지명되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드래프트 장소에 아버지인 루이스, 쌍둥이 누나들과 함께 참석한 제이콥은 지명 소식에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그는 작년 루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준 뒤 현재는 싱글 A- 무대에서 뛰고 있다. 드래프트 동기이자 샌프란시스코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는 일리엇 라모스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아버지처럼 장타력을 높게 평가받는 제이콥이지만 아직은 공수에서 모두 아쉬운 모습이다. 하지만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유망주인 그의 미래를 단정짓기엔 아직 이르다.

 

제이콥 헤이워드(1995년생, 우투우타, 좌익수, 2016년 18라운드 19번)

 

현재 시카고 컵스에서 뛰어난 외야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제이슨 헤이워드의 동생이다. 지금은 공격력 저하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제이슨이지만, 유망주 시절에는 5툴 플레이어로서 각광받았다. 하지만 동생 제이콥의 평가는 평범 그 자체다. 모든 툴이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눈에 띄는 부분이 없다. 이런 평가 때문에 후보 외야수가 적격이란 의견이 대다수다. 그는 작년에는 부진했지만 올해는 상위리그에서 공수 모두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 매년 무난한 성적을 기록하며 상위리그로 진입한다면 메이저리그 데뷔가 더는 꿈이 아닐 수도 있다.

 

요나 아레나도(1995년생, 우투우타, 1루수, 2013년 16라운드 26번)

[사진 3] 요나 아레나도와 그의 형 놀란 아레나도 (출처 : 요나 아레나도 인스타그램)

 

요나 아레나도(이하 요나)는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데뷔 이후 매년 올스타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놀란 아레나도(이하 놀란)의 동생이다. 유격수로 시작해 3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점이나 장타력에 자신감을 느끼고 있는 점이나 시작은 형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에겐 형의 민첩함도 어깨도 선구안도 없다. 특히 타격 부문에서 그의 볼넷/삼진 비율은 좋지 않은 편이다. (2015년 0.26, 2016년 0.16, 2017년 0.25, 2018년 0.29)

요나는 작년에 본인의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8월 한 달간 기록한 OPS 1.072 은 장타력을 원하는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 설렘을 주기 충분했다. 그는 바뀐 비결을 묻는 인터뷰에서 타석에서의 인내심을 이유로 꼽았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초구를 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상대 투수의 공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인정받으면서 그는 3년 만에 싱글 A 무대를 졸업하고, 더블 A로 승격했다.

최근 스탯캐스트의 출현으로 뜨거운 감자가 된 발사각도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 이유가 현실적이다. 마이너리그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자신의 타격 영상을 보기 어려운 환경이다. 유망주들이 스스로 복기하면서 타격자세를 고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요나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 노력은 3년 만의 싱글 A 졸업이란 결실을 가져다 줬다. 형 놀란이 샌프란시스코 원정을 올 때마다 우애를 다진다는 아레나도 형제가 메이저 무대에서 맞대결을 가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데릭 로드리게스(1992년생, 우투우타, 투수, 2011년 6라운드 27번 MIN 지명)

[사진 4] 데릭 로드리게스와 아버지 이반 로드리게스 (출처 : 데릭 로드리게스 인스타그램)

 

현지시각으로 2018년 5월 27일 저녁, 데릭 로드리게스는 자신의 SNS 계정에 본인의 메이저리그 콜업 소식을 알렸다. 그 소식을 전화로 들은 그의 아버지는 그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렸고, 아들의 메이저리그 첫 선발등판을 보기 위해 콜롬비아에서 날아왔다. 아들의 콜업 소식에 격한 반응을 보인 그는 작년 명예의 전당 입성 멤버이자 최고의 수비력을 가진 포수라고 평가받는 ‘땅딸보’ 이반 로드리게스(이하 퍼지)다.

퍼지의 유일한 아들인 데릭 또한 아버지를 닮아 강한 어깨가 돋보이는 외야수였고 미네소타 트윈스는 2011년 6라운드에서 그를 지명했다. 하지만 3년 동안 그의 타격은 메이저리그의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2014년, 미네소타의 래드클리프 부사장과 루이스 라미레즈 투수코치는 그의 정확한 송구능력과 어깨를 눈여겨보고 투수 전환을 권유한다. 고등학교까지 투수 경험이 없던 데릭이지만, 선수 생활의 갈림길에서 고민은 길지 않았다. 패스트볼과 커브를 제외한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했지만, 투수 첫 해 17경기 ERA 1.05 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보여줬다.

그는 매 해 한 단계씩 올라왔지만 평범한 성적 탓에 좀처럼 콜업이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난 겨울 마이너리그 FA가 됐다. 마이애미 캠프에서 훈련하던 그에게 손을 내민 건 다름아닌 샌프란시스코의 파블로 산도발이었다. 데릭은 샌프란시스코의 환경이 그와 어울린다던 산도발의 권유에 응했다. 새크라멘토로 가게 된 데릭은 계속해서 제구를 가다듬었고, 메이저리그 데뷔의 기회를 얻게 됐다.

그의 메이저리그 콜업은 마케팅보다 팀의 필요성 측면이 크다. 2018년 5월 29일을 기준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ERA는 4.77, 불펜 ERA는 4.24 로 리그 전체 하위권을 맴돌고 있었다. 데릭은 타자친화로 유명한 퍼시픽 코스트 리그에서 ERA 3.40을 기록하며, 트리플 A 리그 전체 11위에 올라있었다.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하고, 부상 중인 제프 사마자와 쟈니 쿠에토가 6월 중 복귀를 앞두고 있어 로테이션 순서의 조정이 필요한 상황도 그에겐 호재였다. 최근 침체되어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마운드에 데릭이 유전자의 위대함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출처 : MLB.COM, 베이스볼컨센서스

 

에디터=야구공작소 조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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