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LG 트윈스 앤더스 톨허스트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재성 >

앤더스 톨허스트(Anders William Tolhurst)

1999년 9월 13일생 (만 25세)

우투우타 / 193cm, 86kg

2025시즌 버팔로 바이슨스(AAA) 18경기(16선발) 4승 5패 81.1이닝 71K 34BB ERA 4.65

계약 총액 37만 달러(연봉 27만 달러, 이적료 10만 달러)

 

8월 6일 LG 트윈스는 엘레이저 에르난데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앤더스 톨허스트를 전격 영입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LG 입장에서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선발 투수 보강이 절실했다.

에르난데스는 LG 선발진의 고민거리였다. 2025년 에르난데스의 성적은 14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이었다(66이닝 73탈삼진 24볼넷).

성적이 표면적으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2025년 첫 등판 경기를 제외하고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적이 많았다. 삼성을 상대한 경기를 제외하면 결과가 좋지 않았다.

변화구 완성도 미흡과 제구 난조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5월에는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6주간 재활했다. 

구단은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대비해 왔고, 결국 교체라는 결정을 내렸다.

 

배경

톨허스트는 고교 시절 야구와 미식축구를 병행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샌디에이고 시티 칼리지에 진학해 2018년 선발투수로 12경기 88.1이닝 90탈삼진을 기록하며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듬해에는 그로스몬트 칼리지로 편입해 66.2이닝 동안 83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다양한 구종을 활용했고, 경기 운영 능력과 메커니즘의 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기량을 바탕으로 그는 2019년 MLB 드래프트 23라운드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프로 입단 이후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데뷔가 상당히 늦어졌다. 2019년에는 어깨 부상,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마이너리그가 전면 중단되었고, 2021년에는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3년 가까운 재활 기간을 거쳤다.

2022년 중반에야 첫 실전을 치렀고 이후 싱글 A, 2023년에는 하이 싱글 A까지 단계적으로 승격되며 출전 기회를 늘려갔다. 이후 2024년 더블 A, 2025년에는 트리플 A로 승격되며 메이저리그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불펜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바꾼 2025년 그는 시즌 중 LG 트윈스의 영입 제안을 받았고, KBO에서의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스카우팅 리포트

< 2025년 AAA 구종별 투구 수, 구사율, 평균 구속, 성적 >

2025년 AAA에서 톨허스트는 총 6개의 구종을 구사하며 폭넓은 투구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 중 포심 패스트볼이 가장 높은 구사율을 기록하며 투구 중심축 역할을 수행했다.

톨허스트의 포심 패스트볼은 평균 구속 약 150.8km/h, 최고 구속 약 154.0km/h에 달했다. 피안타율도 0.244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타자를 상대하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그러나 장타 허용률은 뚜렷한 약점이었다. 톨허스트의 포심 패스트볼은 피장타율 0.578, 7피홈런을 기록하며 장타 억제 면에서는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장타 억제력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투구 시 팔 각도 대비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수직 무브먼트가 기대치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 아래 무브먼트 차트 기준 톨허스트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수직 무브먼트는 37.2cm였다. 이는 톨허스트가 KBO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볼 수 있다.

< 무브먼트 차트(무브먼트 차트에서 큰 원은 해당 선수의 평균 수직·수평 무브먼트를 나타낸다) >

< 포심 패스트볼 로케이션(2025년 AAA) >

톨허스트가 두 번째로 많이 구사한 구종은 커터다.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그는 두 가지 형태의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투수로 평가된다. 하나는 컷 패스트볼에 가까운 슬라이더, 다른 하나는 수직 낙폭이 큰 슬라이더로 구분된다. 이 두 구종은 Baseball Savant 기준으로 각각 커터와 커브로 분류됐다.

커터는 우타자 기준 바깥쪽 낮은 코스에 정확히 제구되는 양상을 보인다. 스트라이크 존 보더라인에 집중적으로 형성된 투구 분포는 톨허스트가 해당 구종에 있어 커맨드(제구력) 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평가는 수치적으로도 뒷받침된다. 팬그래프의 Prospects Board에 따르면 톨허스트의 커맨드는 20-80 스케일 기준 60점으로 평가되어, 평균 이상 무브먼트와 안정적인 제구 능력을 지닌 투수임을 보여준다.

< 커터 로케이션(2025년 AAA) >

톨허스트의 커브는 존 좌우단과 상단을 과감히 공략하며 타자의 예상을 벗어나는 커브 운용을 선보였다.

주목할 점은 톨허스트의 커브가 ABS를 도입한 KBO 환경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존 상단과 가장자리를 정밀하게 공략할 수 있는 특성상, 기계 판정 시스템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 톨허스트 커브 로케이션(2025년 AAA) >

체인지업은 2023년 하반기부터 구사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톨허스트는 체인지업을 좌타자 상대로 활용하는 결정구로 다듬어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2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 체인지업의 구사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끈 뒤 마무리 구종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체인지업이 투구 전략에서 확실한 위닝 피치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체인지업 로케이션, 카운트는 초록색 참고(2025년 AAA) >

다음은 좌타자와 우타자 상대 시 구사하는 구종의 차이를 보여주는 데이터다. 우타자 상대로는 패스트볼 계열(포심 패스트볼, 커터) 위주의 단순한 승부를 펼치는 반면, 좌타자 상대로는 패스트볼 비중을 낮추고 체인지업을 섞어 구사하고 있다.

< 좌타자 상대 구종 구사율(2025년 AAA) >

< 우타자 상대 구종 구사율(2025년 AAA) >

피장타율이 높은 포심 패스트볼의 구사 비중이 줄어드는 좌타자 상대 구간에서 톨허스트의 투구 성적이 오히려 더 안정적인 결과를 보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좌타자 상대 피장타율은 0.313으로 우타자의 0.446에 비해 뚜렷하게 낮다. 또한 타석 당 삼진 비율(K%)도 좌타자 상대 시 23.0%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 좌·우타자 상대 성적(2025년 AAA) >

또한 우타자 상대로는 바깥쪽 일변도의 승부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는 상대 입장에서 패턴을 예측하기 쉬운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좌타자에게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조합해 스트라이크 존 전역을 공략하고 있어, 비교적 수월한 승부 흐름을 유도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톨허스트는 좌타자에게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핵심 요인은 체인지업의 효과적인 활용으로 해석된다.

< 좌·우타자 상대 히트맵(2025년 AAA) >

불펜 투수로 등판했을 때는 탈삼진 능력과 제구력을 모두 갖춘 모습을 보였다. 2024년에는 K% 30.1%, BB% 5.6%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로서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과를 남겼다.

2025년 AAA 승격 후 상위 리그 타자들의 수준 차이와 선발 전환이 맞물리며 구위의 날카로움이 일부 감소한 양상을 나타냈다(K% 20.4%, BB% 9.8%).

 

전망

톨허스트는 평균 150km/h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 평균 이상의 커맨드(존의 구석 혹은 존 바깥으로 원하는 구질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KBO 리그에 적용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포함한 다양한 구종을 섞어가는 운영 능력은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해 최근 5경기에서는 싱커를 구사하기 시작하며 구종 다양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경기력은 이러한 시도가 실효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5경기에서 그는 26.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37, 23탈삼진, 4볼넷이라는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기록하며 컨디션과 구위 모두 정상 궤도에 올라와 있음을 증명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무엇보다 톨허스트는 올해부터 선발 투수로 전향했다. 아직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긴 이닝 소화와 남은 시즌 내내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가 따른다.

또한 포심 패스트볼의 피장타율이 높은 점, 우타자 상대 시 변화구 운용이 제한적이다. 이는 KBO 타자들과의 반복된 맞대결 속에서 약점으로 드러날 수 있는 요소다.

결국 톨허스트가 KBO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커맨드를 바탕으로 한 구종 조합의 정교한 운영이 관건이다.

특히 싱커 추가 이후 우타자 공략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선발 투수로서의 안정적인 이닝 소화와 꾸준함을 증명하는 일이 남아 있다.

 

참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Milb

야구공작소 김승곤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장호재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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