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롯데 자이언츠 알렉 감보아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수연 >

알렉 감보아(Alec Gamboa)

1997년 1월 17일생(만 28세)

좌투양타 / 185.4cm 93.0kg

2024시즌

AA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22경기(12선발) 3승 6패 73.2이닝 51K 33BB ERA 3.30

계약 총액 43만 달러 (이적료 10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옵션 3만 달러)

 

롯데 자이언츠는 2025시즌을 앞두고 찰리 반즈와 재계약했다.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바탕으로 롯데는 시즌 전 그를 1선발로 낙점했다. 하지만 반즈는 지난해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K/9은 10.22에서 7.49로 크게 감소했고 피OPS는 0.750으로 리그 평균보다 높았다. 그러던 중 5월 5일 좌측 내전근 미세 손상이라는 부상까지 겹쳤다. 순위권 싸움에 한창이던 롯데는 결국 단기 대체 외인 영입이 아닌 신규 외인 영입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배경

감보아는 2019년 프레즈노 시티 대학 소속으로 15경기(선발 8경기) 8승 1패 ERA 1.97 K/9 13.64를 기록했다. 이후 LA 다저스(9라운드 전체 281위)에 지명됐다. 입단 첫해부터 루키 리그 12경기에서 25이닝 탈삼진 33개 ERA 2.88을 기록했다. K/9 11.88 BB/9 0.72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줬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2021년 상위 싱글A에 진출했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77이닝을 소화했다.

2022년 입단 3년 만에 AA에 진출했다. 주로 구원 투수로 등판하며 88.1이닝을 소화했지만 ERA 5.91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2023년 감보아는 더 성장했다. AA에서 36이닝 7승 무패 ERA 2.25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5월에는 텍사스 리그1 주간 투수로 선정되며 6월에 AAA까지 진출했다.

같은 해 AAA에서 최고 구속 약 159.3km/h(평균 구속 약 151.8km/h)의 패스트볼을 앞세워 K/9 9.60을 기록했다. 하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제구 불안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감보아도 BB/9 6.47로 커리어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빅리그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제구력을 보였다.

이듬해 BB/9 3.79로 개선된 제구력을 보여줬다. 73.2이닝 ERA 3.30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빅리그 데뷔는 이루지 못했다. 작년 LA 다저스는 불펜은 ERA 3.35로 MLB 전체 4위를 기록할 만큼 탄탄했다. 좌완 알렉스 베시아와 라이언 야브로가 버티는 불펜에 감보아의 자리는 없었다.

2025년 감보아는 AAA에서 8경기(2선발) 19.1이닝 ERA 4.19로 예년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K/BB도 1.00을 기록했다. 감보아는 선발 투수 욕심이 강한 선수였다. 하지만 AAA 43경기 동안 선발 등판 17번으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롯데에서 외국인 선발 투수 제안을 받았고 그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선발로서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한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 통산 마이너 리그 성적 >

 

스카우팅 리포트

감보아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싱커, 커브 총 6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올해 커터는 구사하지 않고 싱커, 슬라이더, 커브의 구사율을 대폭 올렸다.

< 연도별 구종 구사율 (AAA) >

감보아는 포심과 싱커 두 가지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먼저 포심은 좋은 구위를 가졌다. 입단 때 약 144.8km/h에 머물렀던 포심 평균 구속을 약 151.6km/h까지 올렸다. 이는 이번 시즌 MLB 좌투수 평균(149.8km/h)을 웃돈다. 올해 KBO 리그 외국인 좌투 중 가장 빠른 포심을 던지는 콜 어빈(147.4km/h)보다 높은 수치다.

게다가 IVB2도 18.1인치로 빅리그 평균보다 2.1인치 더 컸다. 포심 회전수도 2,324rpm으로 현재 좋은 활약 중인 같은 팀 터커 데이비슨보다 좋았다. 구위는 KBO리그에서 최상급이다. 다만 와일드씽 유형인 만큼 제구는 불안한 편이다. 한가운데 혹은 스트라이크 존을 한참 벗어난 곳에 대부분의 투구가 이뤄졌다. 결국 AAA에서 xwOBA가 좋지 않았다. 2025년 포심 구사율이 30.3%로 줄어든 이유다.

< 연도별 포심 패스트볼 성적(AAA) >

2024년부터 던지기 시작한 싱커는 평균 구속 약 150.6km/h를 기록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사용했다. 이번 시즌 투구한 5가지 구종 중 두 번째로 많은 땅볼을 이끌었다. 또한 Hard Hit%도 28.6%로 2025년 MLB 평균(45.2%)보다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Ball%가 40.0%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AAA 통산 포심, 싱커 피치 히트맵 >

세 번째는 슬라이더다. AAA에서 평균 구속 약 139.0km/h(최고 구속 147.4km/h)를 기록했다. 좌타자 기준 바깥쪽 낮은 코스에 구사되는 슬라이더는 좌타자가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좌타자 상대 통산 헛스윙률은 29.5%에 달했고 변화구 중 가장 많은 삼진을 유도했다. 또한 StuffPro3 -0.8로 그가 지닌 구종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 AAA 통산 구종별 기록 >

네 번째는 커터다. 올해는 구사하지 않았지만 주목할 가치가 있다. 평균 구속 약 141.6km/h로 2024년 MLB 평균(141.8km/h)과 유사했다. 수평 무브먼트도 MLB 평균보다 2.6인치(약 6.6cm) 정도 더 휘어졌다. 좌타자 관점에서 더 휘어나가는 커터는 헛스윙을 유도하기 충분했다. 실제로 구종 중 통산 좌타 상대 가장 높은 헛스윙률을 기록했다.

우타자 상대로도 간간이 던졌다. 적은 표본이지만 우타자 상대로도 xwOBA 0.237 기록했다. 주로 좌타자 상대로 구사했지만 좌우를 가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구종이다. KBO리그에서 다시 활용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는 체인지업이다. 평균 구속 약 137.4km/h를 기록했다. 2023년엔 우타자 상대 28개의 삼진 중 11개를 이끈 결정구였다. 그리고 우타자 상대로 헛스윙률과 xwOBA는 구종 중 가장 뛰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2023년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무브먼트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2023년 수직 무브먼트 11.3인치(약 28.7cm)로 당시 MLB 평균보다 5.6인치(약 14.2cm) 덜 떨어졌다. 팔 각도가 높은 선수는 큰 낙폭의 체인지업을 던지기 어렵다. 대체로 회전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낙폭이 크지 않은 체인지업은 실투로 이어지면 여지없이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감보아는 팔 각도도 높고 제구도 불안했다. 이러한 이유로 2024년부터는 구사율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불펜 투수로 출전했기 때문일 것이다. 빠른 패스트볼을 기반으로 하는 투수이기 때문에 선발 투수로 출전한다면 체인지업을 다시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 성적(AAA) >

마지막은 커브다. 평균 구속 약 127.3km/h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낙폭은 55.3인치(약 140.5cm)로 2025년 빅리그 평균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다. 이번 시즌 구사한 구종 중 가장 높은 CSW%4를 기록했다. 초구로 가장 많이 구사했으며 주로 카운트 잡는 용으로 활용했다.

< 2025년 구종별 CSW%, 헛스윙률(AAA) >

< 2025년 구종별 무브먼트 >

 

감보아의 가장 큰 단점은 제구력이다. AAA 통산 BB/9이 4.86으로 높다. 2023, 2025년에는 9이닝당 5개 이상의 볼넷을 허용했다. 2024년 BB/9 3.79까지 낮췄지만 올해 5.59로 다시 높아졌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포심도 Ball% 40%를 넘겼다. 

빠른 구속의 공을 투구하는 와일드씽 유형의 특징일 수도 있지만, 2024년과 2025년 K/9가 6.23, 5.59로 매우 낮았다. 결국 제구가 되지 않으면 KBO리그에서도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

선발 경험이 적은 것도 우려 요소다. 마이너 통산 5이닝 이상 소화는 11경기뿐이다. 그리고 80구 이상 던진 경기는 고작 4경기다. 이번 시즌 최다 투구 수는 4월 17일에 기록한 58구에 불과하다. 이닝 소화력에 물음표가 따른다.

 

반면 땅볼 유도에 능하고 피홈런이 적은 것은 긍정적이다. 마이너리그 커리어 동안 GB/FB가 1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또한 2023~2025년 AAA에서 기록한 HR/9는 0.41이다. 이는 100이닝 이상 투구한 선수 중 1위다. 이번 시즌 앞두고 담장을 낮춘 사직 구장을 홈으로 쓰는 그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감보아는 큰 수술 경험이 한 차례 있다. 2017년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대학 재학 중 토미 존 서저리 수술을 받고 2019년에 복귀했다. 이후에는 큰 부상 없이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닝을 소화했을 때의 내구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른다. 팀 차원에서 체력 관리와 투구 수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전망

감보아는 장단점이 분명하다. 150km를 넘나드는 포심의 구위는 같은 팀인 데이비슨보다 우세하다. 다양한 구종도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좋은 공도 적절한 곳에 구사가 돼야 위력이 발휘된다. 불안한 제구력은 감보아의 큰 단점이다. 과거 KBO 리그 글렌 스파크맨, 조던 발라조빅도 빠른 공을 던졌지만 제구가 되지 않아 방출됐다. 두 선수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땅볼형 투수인 만큼 롯데 내야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5월 22일 기준 롯데 내야 수비 득점 기여도는 -9.54로 리그 9위다. 감보아의 활약을 위해선 내야 수비 도움이 필요하다.

김태형 감독 2년 차를 맞이한 올해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롯데는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5월 22일 리그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목표를 이루려면 선발진 안정화는 필수다. 롯데는 선발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외국인 교체를 단행했다. 신속한 조치가 빛을 보려면 감보아의 활약이 중요하다. 감보아는 데이비슨, 박세웅과 함께 롯데 상승세에 날개를 달 수 있을까?

 

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Baseball America, Baseball Reference, Baseball Prospectus

야구공작소 박경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장호재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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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텍사스 리그 : 미국 남부와 중서부에 있는 리그로 3개의 AA 리그 중 하나다.
  2. IVB(Induced Vertical Break) : 공이 날아가면서 받는 중력을 제외한 공의 수직 무브먼트를 나타내는 지표. 순수하게 투수가 공을 회전시키는 능력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다.
  3. StuffPro :  투구의 물리적 특성과 릴리스, 타자의 타석 위치, 투구 시 카운트 등을 투구당 득점으로 환산한 값. 음수 값일수록 좋은 구종 의미한다.
  4. CSW% : 콜 스트라이크+헛스윙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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