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서번트의 팔 각도 데이터

Protractor isolated on white background. Vector template of an instrument for measuring the magnitude of angles. Degree measuring scale

< 사진 출처 = Freepik >

최근 베이스볼 서번트 투수 페이지에 투수 팔 각도(Arm angle)와 구종별 무브먼트 프로필이 합쳐진 그래프가 새롭게 나왔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팔 각도란?

팔 각도는 무엇이고, 어떻게 계산될까? 팔 각도는 투수의 어깨부터 릴리스 시 공의 위치를 이은 선의 각도다. 0°일 때 그라운드와 평행하고 90°일 때는 수직이다.

< 라이언 페피오의 투구 장면. 빨간 선이 베이스볼 서번트가 측정하는 팔 각도다 >

 

구종별 무브먼트

구종별 무브먼트는 IVB(Induced Vertical Break) 형식으로 표현된다. IVB란 공이 날아가면서 받는 중력을 제외한 공의 무브먼트를 의미한다. 순수하게 투수가 공에 회전을 주는 능력을 알기 위해 사용한다.

< 라이언 페피오 구종 프로필 >

위 사진이 서번트에서 찾을 수 있는 무브먼트 프로필 그래프다. 구종의 수평 무브먼트와 수직 무브먼트가 표현된다. 구종별 리그 평균 무브먼트와 그 투수의 무브먼트 차이 역시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또 투수의 팔 각도 역시 무브먼트 프로필에 표현할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팔 각도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팔 각도와 공 무브먼트의 관계

팔 각도는 투구의 무브먼트에 영향을 미친다. 같은 포심이라도 사이드암 투수가 던진 공과 오버핸드 투수가 던진 공은 다른 궤적을 그린다. 팔 각도가 정확히 어떤 구종과 무브먼트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규정 타석 이상을 투구한 선수들의 포심, 싱커, 커터, 슬라이더,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 스플리터 총 8개 구종의 수평 무브먼트와 수직 무브먼트(IVB), 팔 각도의 관계를 확인했다. 선수의 팔 각도를 X축, 무브먼트를 Y축으로 설정했다.

가장 먼저 패스트볼 계열의 구종이다. 포심, 싱커, 커터가 여기에 해당한다.

< 패스트볼 계열 구종 무브먼트와 팔 각도 관계 >

상관관계가 있어 보이는 몇몇 그래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구종별 무브먼트와 팔 각도 사이 상관계수를 나타낸 표다.

포심과 싱커는 수평 무브먼트보다 수직 무브먼트에서 더 강한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팔 각도가 낮을수록 던지는 손 쪽으로 더 휘고 더 떨어진다. 백 스핀보다는 사이드 스핀의 영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커터는 수평 무브먼트에서만 낮은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다음은 브레이킹 볼 계열 구종이다. 커브, 슬라이더, 스위퍼가 여기에 포함된다.

< 브레이킹 볼 계열 구종 무브먼트와 팔 각도 관계 >

역시 무브먼트와 상관계수를 표로 정리했다.

브레이킹 볼 계열 구종들의 무브먼트와 팔 각도 사이에서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 커브에서 팔 각도가 높을수록 글러브 방향으로 덜 휘고 더 아래로 떨어지는 약한 상관관계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오프스피드 구종인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를 살펴보자.

< 오프스피드 계열 구종 무브먼트와 팔 각도 관계 >

오프스피드 구종별 상관계수도 표로 정리했다.

두 구종 모두 수평 무브먼트에서는 약한 상관관계를, 수직 무브먼트 에서는 조금 더 강한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체인지업과 스플리터 모두 팔 각도가 높을수록 덜 떨어졌다.

정리하자면 포심, 싱커, 체인지업과 같이 회전 효율이 높은 구종들은 수직 무브먼트와 팔 각도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었다. 팔 각도가 올라갈수록 회전 효율이 높은 공을 던질 때 공은 덜 떨어진다. 그에 반해 수평 무브먼트는 팔의 각도와 큰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 포심만이 유일하게 상관계수가 0.5 이상이었다.

팔 각도는 구종의 무브먼트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이는 선수들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선수의 성적이 향상한 원인을 구속의 증가나 로케이션, 그립 수정을 통한 무브먼트 변화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팔 각도 또한 그런 조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2023년과 2024년 팔 각도의 차이가 가장 큰 선수들의 사례를 알아보자.

 

팔 각도를 내린 사례

미네소타 트윈스의 시메온 우즈 리차드슨은 작년과 올해 팔 각도가 많이 바뀐 선수 중 하나다. 2023년 67°였던 그의 팔 각도는 2024년 47°로 내려갔다. 그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위치에서 투구하기 위해 팔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 시메온 우즈 리차드슨의 팔 각도 변화. 좌 = 2023 우 = 2024 >

작년과 올해 시메온 우즈 리차드슨의 가장 큰 변화는 구속 상승이다. 포심 구속은 2023년 90.5마일에서 2024년 93.1마일로 크게 상승했다. 슬라이더 구속은 2023년 평균 83.1마일에서 2024년 86.4마일로 증가했다.

그의 무브먼트에도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움직임을 가지던 그의 커브는 글러브 방향으로 휘는 수평 움직임이 생겼다. 포심의 수평 무브먼트도 글러브 방향에서 팔 방향으로 바뀌었다.

변화의 결과는 성공이었다. 첫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낸 올해 그는 28경기에 133.2이닝을 투구하며 ERA 4.17, fWAR 1.8을 기록했다.

 

팔 각도를 올린 사례

의도적으로 팔 각도를 올린 경우도 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카일 뮬러의 사례를 살펴보자. 카일 뮬러의 팔 각도는 2023년 36°에서 2024년 53°로 높아졌다.

< 카일 뮬러의 팔 각도 변화. 좌 = 2023 우 = 2024 >

그는 9시에서 3시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12시에서 6시로 움직이기 위해 이런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그가 의도한 대로 올해 그의 포심은 작년보다 수평 움직임이 줄어들고 아래로 덜 떨어졌다. 그 결과일까? 그의 포심 피wOBA는 2023년 0.481에서 2024년 0.302로 개선됐다.

그의 변화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2023년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낸 그는 올해 투구 관련 모든 지표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리그 최하위 수준의 투수다. 뮬러가 던지는 포심,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중 팔각도를 높이며 무브먼트가 변한 구종은 포심 뿐이다. 높아진 팔 각도를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구종을 장착하거나 구종의 로케이션을 재정립하는 변화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결론

베이스볼 서번트는 새로운 데이터를 계속 공개하고 있다. 팔 각도 데이터가 공개되기 전에는 배트 트래킹 데이터가 공개됐었다. wOBA, 배럴%와 같은 지표와 함께 사용되며 타자를 더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로 기능했다.

팔 각도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서번트에는 이미 구종의 무브먼트, 피wOBA, 익스테션과 릴리스 포인트 등 다양한 투수 관련 트래킹, 분석 지표가 있다. 팔 각도 데이터 역시 그중 하나가 된 것이다.

새로운 데이터가 등장할 때마다 그것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분석들과 관련된 여러 글이 나온다. 야구팬으로서 반길만한 일이다.

 

참조 = Baseball Savant, MLB.com, Driveline

야구공작소 최민석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조광은, 전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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