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SSG 랜더스 미치 화이트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채희 >

미치 화이트(Mitch White)

1994년 12월 28일생(만 29세)

선발투수, 우투우타, 190.5㎝ 95.3㎏

2024시즌

AAA 내쉬빌 사운드 18경기(7선발) 6승 4패 57.2이닝 68K 22BB ERA 4.06

MLB 13경기(0선발) 1승 1패 23.2이닝 13K 13BB ERA 7.23

계약 총액 100만 달러(전액 보장)

올해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쉽지 않았다. 새로 영입한 로버트 더거는 6경기 ERA 12.71을 기록하며 시즌 개막 한 달 만에 방출됐고, 재계약한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5월 부상으로 약 2달간 결장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로 영입한 시라카와 케이쇼는 엘리아스를 밀어낼 정도가 아니었다.

좋은 활약을 보여준 드류 앤더슨은 재계약의 이유가 충분했다. 하지만 엘리아스의 나이가 내년 37세이기에 또 다른 부상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결국 11월 16일 SSG는 엘리아스를 방출하고 젊은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박찬호 닮은꼴로 유명한 미치 화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배경

화이트는 2016년 만 21세에 MLB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65위)로 LA 다저스에 지명됐다. 당해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 대학 야구부에서 118개의 삼진을 잡으며 전국 7위를 기록했다. K/9은 11.54로 전국 14위를 기록했다. 최고 구속 약 154.5km/h의 패스트볼과 140km/h를 웃도는 슬라이더는 스카우터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입단 직후 루키 리그 2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8K를 기록하며 상위 싱글A까지 진출했다. 당시 팀 내에서 화이트는 가장 유망한 투수로 불렸고 2~3선발급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왼 발가락 골절로 7월에 복귀해 AA 선발 7경기에서 28이닝 31K ERA 2.57을 기록하며 가치를 뽐냈다. 그리고 2018년 LA 다저스 유망주 4위로 뽑히며 입단 3년 만에 A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다만 2018년엔 부침이 있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과 최저 구속 차이가 약 11.3km/h를 기록할 만큼 구속이 일관적이지 않았다. 일관적이지 않은 투구 폼 때문이었다.

시즌 후반 당시 팀 투수 코치인 데이브 보코프스키와 하체 안정화와 지면 반력에 도움이 되는 엉덩이 근육을 살리기 위한 조정을 거쳤다. 이는 투구 폼 안정화에 도움이 됐고 5월 9.69까지 치솟았던 ERA를 4.53까지 내리며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2019년 AA에서 30이닝 37K ERA 2.10을 기록하고 AAA까지 진출했다. AAA에서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즌 후 40인 로스터에 포함되며 팀의 기대를 받았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마이너리그는 취소됐다. 화이트는 여타 선수들처럼 훈련장에서 여름을 보내며 택시 스쿼드1에 포함됐다. 그리고 8월 28일 화이트는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4점 차로 뒤지고 있던 8회 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K 무실점을 기록했다. 9월 18일 2번째 등판에선 2이닝 1K 무실점을 기록하며 내년을 기대하게 했다.

2021년 본격적으로 빅리그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했다. 최종 성적 21경기 46.2이닝 49K ERA 3.66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2022년엔 팀에서 기대했던 선발 투수의 역할도 수행했다. 15경기(10선발) 56이닝 ERA 3.70을 기록했다. 그리고 8월 2일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다. 토론토는 기대를 안은 채 스윙맨으로 기용했으나 10경기(8선발) ERA 7.74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3년 화이트는 시즌 전 어깨 부상을 당했다. 회복 후 개막을 앞두고 어깨를 만드는 과정에서 팔꿈치를 다쳤고, 팔꿈치를 재활하다가 다시 어깨를 다쳤다. LA 다저스에서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내구성에 대한 의심을 받았던 부분이 터졌다. 결국 6월이 돼서야 빅리그에 복귀했고 선발 투수로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10경기 12.2이닝 ERA 7.11을 기록했다.

2024년 빅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4경기 동안 성적을 내지 못해 4월 결국 DFA 됐다. 이후 화이트는 2번이나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매 트레이드 직후 빅리그에 바로 진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결국 5월 30일 마지막 팀이었던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DFA 됐다. AAA에서 남은 시즌을 보낸 화이트는 FA가 됐고 SSG로 팀을 옮겼다.

 

스카우팅 리포트

화이트는 총 5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먼저 포심과 싱커 두 가지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포심은 Baseball Savant 마이너리그 데이터 기준 2024년 평균 구속 152.9km/h, 최고 구속 157.6km/h를 기록했다. MLB에서 18번 선발 등판한 2022년에도 평균 구속 150.8km/h를 기록했기에 선발 등판으로 인한 구속 저하는 걱정할 필요 없어 보인다.

포심은 2021년 20-80 스케일 55점으로 MLB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4년 포심의 IVB2가 15.8인치(약 40.1cm)로 MLB 평균치를 기록했다. 빠른 구속과 빅리그 평균급 IVB의 포심은 KBO 리그에서 위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2024년 화이트 구종별 구사율 (AAA) >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한 싱커는 2024년 마이너리그 기준 151.3km/h, 최고 155.3km/h의 구속을 기록했다. 주로 우타자를 상대로 구사했으며, 아직 제구가 완벽하진 않다. 마이너리그 기준 Ball%가 38.9%로 5가지 구종 중 2번째로 높았다.

게다가 2024년 MLB 평균보다 수직 무브먼트는 3.3인치(약 8.4cm), 수평 무브먼트는 3인치(약 7.6cm) 정도 적은 무브먼트를 기록했다. Hard Hit%도 58.3%로 구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만큼 주요 구종으로 활용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 2024년 화이트 포심, 싱커 피치 히트맵 (AAA) >

세 번째는 슬라이더다. 2024년 마이너리그 기준 평균 구속 144.1km/h로, 커터성으로 짧게 떨어진다. Whiff%(헛스윙 비율)는 19.4%로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구사한 구종 중 가장 높았다. 다만 MLB에선 xwOBA3 0.762로 가장 좋지 않았다. 초구로 가장 많이 던졌으며, 구사한 170개 중 135개를 2스트라이크 이전에 구사했다. 위닝샷보단 좌우를 가리지 않고 카운트 잡는 용도로 활용되는 구종이다.

< 2024년 화이트 좌우 타자별 구사율 및 Whiff% (AAA, 단위 : %) >

네 번째는 커브다. 2024년 마이너리그 기준 평균 구속 약 128.7km/h를 기록했으며 포심과 함께 2021년 20-80 스케일 55점을 받은 구종이다. 12-6의 종적인 무브먼트로, 빅리그 평균보다 5.6인치(약 14.2cm)나 더 떨어지는 폭포수 커브다.

좌타자에게 구사하는 위닝샷이며 변화구 중 가장 많은 삼진을 유도한 구종이다. 구종 중 가장 높은 CSW%(콜 스트라이크+헛스윙 비율)와 가장 적은 안타율(4.3%)도 기록한 만큼 KBO 리그에서도 좌타자 상대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 2024년 화이트 평균 구속, CSW%, Hits% (AAA) >

마지막으로 우타자 상대 위닝샷인 스위퍼다. 2021년 장착한 구종이며 2024년 마이너리그 기준 평균 구속 135.4km/h를 기록했다. MLB에서 가장 많이 출전했던 2022년 화이트의 주무기였다. 당시 xwOBA 0.266을 기록했다. 2024년에도 MLB에서 xwOBA 0.291, Hard Hit% 29.2로 구종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스위퍼의 제구는 불안한 편이다. 2024년 마이너리그에서 Ball% 44.8%로 모든 구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CSW%도 커브와 10%P 이상 차이 났다. 위력 있는 구종인 것은 분명하지만,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KBO 리그에서도 삼진 유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2024년 화이트 스위퍼 피치 히트맵 (AAA) >

위에서 언급했듯 관건은 제구다. 2021년 20-80 스케일 기준, 제구력에서 MLB 평균 이하인 40점을 받았다. Baseball America 리포트에서도 일정하지 않은 제구에 대한 얘기가 꾸준히 언급됐다. AAA 통산 BB/9 3.63의 수치만 보면, 볼넷을 남발하는 투수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작년 AAA 기록은 4.85까지 치솟았다. 2022년 MLB에서 3.18을 기록했던 반면 올해 MLB에선 4.94를 기록했다. 다시 말해, 작년부터 유난히 제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삼진 능력은 뛰어나다. AAA에서 K/9 10.25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빠른 평균 구속도 기록하고 있기에 통상적인 와일드씽4 유형 투수의 특징으로 볼 수도 있다. KBO 리그는 ABS를 활용하기 때문에 적당한 제구력만 되찾는다면 KBO 리그를 폭격하기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 화이트 MLB, AAA 통산 기록>

와일드씽 유형의 투수지만 땅볼 유도에 능하다. 마이너리그 전체에서 GB/FB가 1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홈구장이 비교적 작은 인천SSG 랜더스필드이기에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HR/FB가 높은 편이다. AAA에서 2021년 18.3%, 2023년 17.3%를 기록했다. 땅볼형 투수지만 실투로 뜬공을 허용한다면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내구성이다. 이미 고등학생 때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프로 커리어 동안 크고 작은 어깨 통증과 팔꿈치 부상이 많았다. 이 외에도 발가락 골절, 반복적인 잔물집 등 다양한 부상에 시달렸다. 이에 선발 투수 자원에서 구원 투수 자원으로 전망이 바뀌기도 했다. 선발 경험은 많으나 100이닝을 넘긴 시즌은 2018년과 2022년 둘뿐이다.

 

전망

화이트는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빅리그 무대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MLB에서 한때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만큼, KBO 리그에서 최상위권의 투구 내용을 기대할 만한 투수다.

드류 앤더슨과 비슷한 유형이다. 강력한 구위의 포심과 커브는 KBO 리그에서 수준급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타자 상대로 구사하는 스위퍼도 위력이 있는 만큼 올해 앤더슨(K/9 12.29)보다 더 많은 삼진을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땅볼형 투수인 만큼 SSG 내야진의 많은 도움도 필요하다. 2024년 내야 수비율(자살+보살/자살+보살+실책) 9위를 기록한 SSG 내야진이 조금 더 분발해서 화이트를 도와줘야 한다.

또한 팀에서 각별한 부상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AAA와 MLB에서 도합 110.2이닝을 던지고 이듬해 어깨 통증과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다. 꾸준하게 내구성에 대한 의심을 받았고, 한 시즌에 풀타임 선발 투수급 이닝을 소화해 본 적도 없기 때문에 부상 대비를 매우 잘해야 한다.

SSG의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농사는 전반적으로 실패였다. 부진했던 더거와 시라카와,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엘리아스까지. 하지만 앤더슨을 얻는 호재도 있었다. 이제 화이트만 기대만큼 해준다면 2025시즌 SSG는 KBO 리그 최강 원투펀치를 구성할 수 있다. 과연 화이트는 SSG 우승 착륙에 불을 지펴줄 수 있을까.

 

참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Baseball America, Baseball Reference, Baseball Prospectus

야구공작소 장호재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도상현, 당주원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채희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1. 택시 스쿼드(Taxi squad) : 단기적인 필요에 따라 메이저리그 팀과 AAA 계열사 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대체 선수 그룹의 비공식적인 이름. 팀의 26번째 선수(임시 선수)를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2. IVB : 공이 날아가면서 받는 중력을 제외한 공의 수직 무브먼트를 나타내는 지표. 순수하게 투수가 공을 회전시키는 능력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다.
  3. xwOBA(기대가중출루율): 안타, 볼넷, 홈런 등 각 이벤트의 득점 가치를 매겨 타자의 생산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wOBA에 타구 속도와 발사각 등 타구의 질적인 요소를 추가해 계산한 지표. 현대 야구에서 쓰이는 타격 지표 중 가장 궁극적인 지표로 불린다.
  4. 와일드씽 : 통상적으로 빠른 구속과 강한 구위의 공을 구사할 수 있지만 이에 반해 제구력이 다소 떨어지는 투수를 일컫는 용어다. 전 SK 와이번스의 엄정욱, 올해 국내 투수 중엔 김서현, 신영우 같은 선수가 대표적인 와일드씽 유형의 투수다.

Be the first to comment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