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민서 >
카일 하트(Kyle Patrick Hart), NC 다이노스
1992년 11월 23일생 (만 31세)
선발투수, 좌투좌타, 196cm 90kg
계약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페디는 떠났다. 태너는 재계약이 아쉬운 성적이었다. 결국 NC는 새로운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찾아야 했다. 먼저 좌완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가 영입됐다. 이후 또 다른 좌완 투수 카일 하트의 계약 소식이 들려왔다. 하트는 어떤 선수일까?
배경
하트는 신시내티의 시카모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08년 개교한 시카모어 고등학교는 역대 졸업생 중 프로에 간 선수가 단 6명, 메이저리거는 하트 이전 케빈 유킬리스밖에 없었던 학교로, 명문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하트는 2012년 인디애나 대학교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는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선발로 활약했으나 3학년 때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대학 통산 성적은 338.2이닝 31승 12패 평균자책점 2.87이었다. 2016 드래프트에서 19라운드에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됐다.
하트는 프로에서도 주로 선발투수로 등판하며 차근차근 마이너리그 과정을 밟아나갔다. 2016년 루키리그부터 시작해 1년에 한 단계씩 올라가 2017년 싱글A, 2018년 더블A를 거쳐 2019년에는 트리플A(IL)에서 뛰었다. 특히 트리플A에서도 18경기(15선발) 100.1이닝 ERA 3.86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며 메이저리그에 가까이 다가섰다.
2019년 11월 보스턴은 하트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했다. 2020년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의하면 보스턴은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한 선발 수업을 받은 하트가 근미래에 선발이나 벌크가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리그가 진행되지 않았고, 메이저리그 역시 단축 시즌(7월 23일 개막)으로 운영됐다. 하트의 메이저리그 데뷔 역시 8월 13일로 늦어졌다.
하트는 데뷔전부터 3번의 선발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3번 모두 4이닝 이하만을 소화하며 7점, 2점, 6점을 내줬다. 4번째는 불펜으로 등판했으나 2이닝 6실점을 기록했고, 그것이 하트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이 됐다.
2021년, 짧았던 메이저리그 경험을 뒤로 하고 하트는 다시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노렸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 2022년도 마찬가지였다.
2022시즌 종료 후 마이너리그 FA 자격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1경기만을 던지고 방출됐고, 6월에 다시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시애틀 산하 트리플A에서는 다시 선발 기회를 얻어 18경기(18선발) 88.1이닝 ERA 4.58을 기록했다. 하지만 끝내 메이저리그 콜업은 되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FA가 된 하트는 NC 다이노스와 계약하며 한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 카일 하트 전체 커리어 >
스카우팅 리포트
2023년 pitch f/x 데이터 기준 하트는 포심, 싱커,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과거에는 커브도 던졌지만 현재는 던지지 않는다. 구종별 구속과 좌/우타자 상대 구사율은 아래와 같다.
<2023 카일 하트 구종별 구속, 좌/우타자 상대 구사율 >
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좌우 타자를 막론하고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패스트볼 비중이 다소 높지만, 패스트볼만 놓고 보아도 우타자 상대로는 커터, 싱커, 좌타 상대로는 포심, 커터, 싱커를 고르게 사용하고 있다.
던지는 손은 다르지만 지난해 한국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키움의 아리엘 후라도가 연상된다. 후라도 역시 포심, 싱커, 커터의 3가지 패스트볼을 던지고 여기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구사한다. 측정 환경의 차이는 있으나 후라도의 싱커 구속도 144.9km/h(statiz 기준)로 하트의 싱커 평균 구속과 거의 같다. 일단 성공적으로 한국에 연착륙한 후라도와 유사한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투구 결과에 있어서는 후라도와 달리 좌우 스플릿 차이가 컸다. 2023년 좌타자 상대 피OPS는 0.433에 불과했던 반면 우타자 상대로는 0.916에 달했다. 자연히 상대 팀에서도 하트를 상대로는 좌타자(88타석)보다 우타자(300타석)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 2023 카일 하트 트리플A 좌, 우 스플릿 >
우타자 상대 기록을 좀 더 들어가 보면 지난해 하트의 체인지업은 우타자를 완전히 압도했다. 73타수 동안 피안타율 0.151, 피장타율 0.219, Whiff% 18.1%를 기록했다. 반면 싱커는 피안타율 0.419, 피장타율 0.581(86타수), 커터는 피안타율 0.328, 피장타율 0.552(67타수)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 2023 트리플A 우타자 상대 구종별 성적 >
< 2023 트리플A 좌타자 상대 구종별 성적 >
표본이 크진 않음을 감안해도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은 충분히 훌륭했다. 로케이션 관점에서 보면 우타자 기준 바깥쪽 하단을 잘 공략했고 가운데 몰리는 공도 적었다.
< 체인지업 로케이션(포수 시점) >
싱커의 경우 정교한 커맨드보다 존을 보고 투구한 모습에 가깝다. 의도치 않게 가운데로 몰린 것인지 의도적으로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물론 한국에서는 패스트볼 구속에서 경쟁력이 생겨 우타자 스플릿이 개선될 가능성은 있다. 그렇더라도 우타자 상대 결과가 상반된 싱커와 체인지업의 구사율 조정은 시도해 볼 만한 선택지이다.
< 싱커 로케이션(포수 시점) >
제구를 살펴보면 하트의 커리어 동안 트리플A에서 9이닝당 탈삼진은 7.7개, 9이닝당 볼넷은 3.7개다. 아무래도 구속이 빠르지 않고 맞춰 잡는 유형이기에 삼진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23년 트리플A에서 88.1이닝을 투구하며 K/9이 8.66개로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다. BB/9은 큰 강점은 아니지만 최소한 볼넷을 남발하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예상된다.
위 구사 구종을 보면 하트를 땅볼 투수로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루키~상위 싱글A까지는 땅볼 비율이 50%에 육박했다. 하지만 더블A 이상 레벨에서는 땅볼/뜬공 비율에 큰 특징은 없었다. 전형적인 땅볼 투수보다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 카일 하트 시즌별 땅볼 비율 >
건강에서는 문제없다. 2014년 대학 시절 토미 존 수술을 받은 것과 2020년 왼쪽 둔부 충돌증후군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 외에는 다른 부상이 없었다.
전망
압도적이진 않지만,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줄 선수로 기대된다. 하트의 가장 큰 장점은 부상이 거의 없고 커리어 초창기부터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점이다. 선발이 약한 NC는 이 점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선발 에이스인 구창모의 상무 입대, 두 외국인 투수 모두 교체 등으로 NC는 선발진에 상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저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해 줄 선수를 영입한 것은 아니다. 하트의 트리플A 싱커 평균 구속은 144.8km/h이다. 마지막 트리플A 선발 등판 경기 때는 평균 145.9km/h를 기록했다(pitch f/x 기준). statiz 기준 KBO 리그의 싱커 평균 구속인 141.3km/h는 물론이고 포심 평균 구속인 143.8km/h보다도 빠르다. 미국에서 아쉬웠던 패스트볼 구속이 한국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하트는 커리어 초반 땅볼 투수였지만 상위 레벨에서 땅볼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하트가 구속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KBO 리그라면 변형 패스트볼을 통한 소프트 컨택 유도는 물론이고 땅볼 유도 능력이 다시 극대화될 가능성도 있다. 우타자 상대로 변형 패스트볼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바람대로 이루어진다면 하트의 타자 친화 구장인 창원NC파크 적응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록 출처: MiLB, Fangraphs, Baseball-Reference, Baseball-Savant, Baseball America, Brooks baseball, Baseball Prospectus
야구공작소 이지영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곽찬현 오연우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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