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즌 중반을 지났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집단 감염으로 한때 리그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더블헤더로 일정을 조정해 리그 중단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더군다나 토너먼트 형식인 포스트시즌에서는 더블헤더 운영도 쉽지 않다. 이에 메이저리그는 포스트시즌의 버블 체제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버블(Bubble)은 물 속의 공기방울처럼 외부와 차단된 세계를 의미한다. 버블 운영은 코로나19로부터 선수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에 참가하는 모든 팀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은 후에 버블에 합류하고 외부와 차단된 상태로 경기를 치르게 된다. 버블에서만 경기를 하기 때문에 선수단 이동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이미 NBA와 NHL이 버블 체제에서 안정적으로 플레이오프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버블 도입에 긍정적인 요소이다.
더블시티 버블
MLB가 버블 체제를 도입한다면 NBA방식보다 NHL의 포멧을 따를 것이다. NBA는 올랜도의 월트디즈니월드, 한 곳에만 버블을 구축한 반면 NHL은 토론토와 에드먼턴 두 지역에 버블을 구축했다. 큰 공간이 필요한 야구장 특성상 최소 두 곳의 버블이 필요하다.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다저스타디움, 에인절스타디움, 펫코파크)와 텍사스(미닛메이드파크, 클로브라이프필드)가 유력한 후보지이다. 초기에는 다수의 경기장이 위치한 시카고, 뉴욕 등의 대도시도 고려됐지만 날씨가 10월 경기에 더 적합하고 개폐식 돔구장(글로브라이프 필드)이 있다는 점에서 텍사스가 더 유력해진 상황이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포스트시즌에서 특정 팀이 홈어드밴티지를 갖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버블이 제3 지역에서 진행되는 만큼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휴스턴과 텍사스의 홈구장이 있는 텍사스에서 내셔널리그의 플레이오프가 진행되고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홈구장이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아메리칸리그의 플레이오프가 진행될 것이다.
버블이 도입된다면 언제부터일까? 와일드카드 라운드부터 버블에서 진행하는 경우와, 와일드카드 라운드는 상위 시드 홈구장에서 열고 그 이후(디비전 시리즈, 챔피언십 시리즈, 월드 시리즈)는 버블에서 치르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 방안은 좋은 성적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줄 수 있고 버블에서 8개의 시리즈를 치러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커미셔너의 발언을 보면 전자로 기울어진 느낌이다.
물론 이런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위와 같은 계획안을 선수 노조에 전달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선수 노조뿐만 아니라 구단주들의 동의도 필요하다.
버블 체제 재시도
사실 메이저리그의 버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사무국은 정규시즌의 버블 체제 진행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선수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계획은 무산되었다. 선수들은 오랜 기간 동안 가족과 떨어져 격리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고립된 공간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다. 실제로 버블에 참가하고 있는 NBA와 NHL 선수들 중 다수가 격리 생활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NBA의 폴 조지는 외부와 차단된 상황 때문에 불안 증세와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버블은 집단의 구성원 모두가 건강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버블 참가자들은 매일 또는 매주 정기적으로 코로나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데 빈번한 검사에 선수들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수들도 마이애미 말린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코로나 확산을 지켜보며 개인 방역 수칙의 한계점과 안정적인 경기 진행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필요성을 느꼈다. 디 에슬렌틱의 켄 로젠탈에 따르면, 선수 노조는 포스트시즌 버블 계획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한다.
포스트시즌 버블을 준비할 시간이 길지 않지만 타리그의 선행 사례들을 보고 참고한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계획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플레이오프에서는 감염 소식이 아닌 흥미로운 경기 결과만 들려오기를 기대한다.
야구공작소 박선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나상인
사진 출처 = Wikimedia Commons
출처 = MLB.com, LA TImes, CBS Sports, The Athle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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