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C BY-SA 2.0, Flickr by shiori.k>
‘빠른 타구 속도’ 탬파베이 레이스가 일본 프로야구의 쓰쓰고 요시모토를 영입한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지난해 본인의 커리어에 비해 조금 아쉬운 성적을 거뒀음에도, 2년 1,2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본인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일반적으로 투수는 구속이 빠르면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타자의 타구 속도는 어떨까, 단순히 높은 타구 속도는 기대치를 높일 만한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최대 타구 속도와 평균
보도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쓰쓰고의 타구 속도는 2019시즌 최고 108마일, 평균 92마일이었다고 한다. 16마일가량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100번 이상의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낸 타자의 평균 타구 속도는 최고 110마일, 평균 88마일 정도다. 차이는 약 22마일이다.
간단히 비교하자면, 쓰쓰고는 메이저리그 타자들보다 2마일 낮은 최고 타구 속도와 4마일 높은 평균 타구 속도를 보였다. 그 간극은 일반적인 선수보다 6마일 정도 적은 편이었다. 이와 같은 단순 수치 비교를 넘어 좀 더 구체적으로 타자의 기대치를 알아볼 방법은 없을까?
다른 지표와의 관계
우선 타구 속도라는 수치의 특성부터 알아보자. 위 표는 타구 속도와 다른 지표 간의 상관관계를 구한 뒤 절댓값 순으로 나열해 놓은 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최고 타구 속도의 경우, 순장타율(ISO)이나 타수당 홈런(HR/AB) 같은 지표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높은 타구 속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타자일수록 힘과 관련된 지표들과 연관이 깊다는 뜻이다. 중간 타구 비율(Med%)이 음의 상관을 나타내는 이유는 자연스레 강한 타구 비율(Hard%)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평균 타구 속도는 최고 타구 속도보다 힘과 관련한 지표들에 더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꾸준하게 강한 타구를 날리는 타자들은 해당 지표들이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었다. 강한 타구 비율이 나타내는 상관계수는 0.73으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공통된 지표들도 최고 타구 속도보다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줬다.
최고 타구 속도와 평균 타구 속도간의 차이는 약한 타구 비율(Soft%)이나 정확도와 관련된 와 가장 강한 관계를 맺었다. 물론 이 수치들이 유의미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렇지만 최고 속도와 평균 속도 간의 차이가 증가할수록 약한 타구 및 인필드 플라이 비율(IFFB%)이 상승하거나 헛스윙 비율(SwStr%)과 아웃존 스윙 비율(O-Swing%)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잘해줄까?
앞서 확인했듯, 타구 속도로 대략적인 타자의 기대치를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쓰쓰고의 경우 일본 프로야구에서 측정된 것이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와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일본과 동일한 수치를 낼 것이라 가정해 본다.
쓰쓰고는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최고 타구 속도는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평균 타구 속도는 4마일이나 높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강한 타구 비율 및 순수한 힘과 관련된 지표들이 리그 평균보다 높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평균보다 6마일이나 적은 타구 속도 차이는 일반 선수보다 조금이나마 약한 타구 비율과 인필드 플라이의 비율을 줄일지도 모른다. 헛스윙 비율과 아웃존 스윙 비율도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쓰쓰고의 타구 속도와 가장 유사한 기록을 가진 메이저리그 선수는 뉴욕 양키스의 마이크 포드다. 그의 타구 속도 최대와 평균은 각각 110마일, 92마일이었다. 비록 지난 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163타석에서 1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wRC+는 134, fWAR은 0.8을 기록했다. 만일 쓰쓰고가 마이크 포드와 같은 성적을 내며 출전 경기 수를 더 보장받는다면, 탬파베이의 영입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비교뿐 아니라 구체적인 성적 예측도 가능할까? 아쉽게도 지표 간의 연관이 크지 않은 관계로 정확한 값을 추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변수의 독립성 문제도 분명 존재하지만 회귀분석을 통해 대략적인 값을 추정해볼 수 있다.
위 표는 타구 속도의 최대, 평균, 차이 세 가지 수치를 갖고 회귀분석을 사용하여 각 항목의 값들을 예측해 본 결과다.
앞의 내용과 동일하게 힘과 관련한 지표인 타수당 홈런은 높은 수준으로 예측됐다. 타수당 홈런이 0.055라는 것은 타자가 400번의 타수 동안 22개의 홈런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이는 2019년 메이저리그에서 100타수 이상 소화한 타자들 가운데 상위 22%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만 정확성은 앞서 가늠해본 것과 다르게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추정된 헛스윙 비율은 10.5%로 실제 타자들 평균인 10.9%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리그에서 개인의 종합적인 타격 능력 수준을 평가해주는 wRC+는 123으로 타수당 홈런보다도 상위권에 속하는 예측값을 보였다.
타구 속도도 중요해
야구는 여러모로 쉽지 않다. 야구 선수 한 명을 표현할 때 다룰 수 있는 지표들이 매우 많고 그 지표들이 각각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측정값으로 선수의 모든 측면을 알아보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번에는 타구 속도라는 속성 하나만으로 여러 가지를 가늠해봤다. 당연한 사실일지 모르겠으나, 타구 속도가 높을수록 힘과 관련한 기존의 지표가 높게 예측된다는 것을 알았다. 최대, 평균 타구 속도의 차이는 조금이나마 타격 정확도와 연관이 있음도 확인했다.
하지만 특정한 선수의 기대치를 알아보기에는 부족했다. 탬파베이가 단지 쓰쓰고의 타구 속도만 보고 영입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들에겐 타구 속도’도’ 다른 지표와 마찬가지로 중요했을 뿐이다.
기록 출처: Baseball Savant, Fangraphs
야구공작소 홍길동 칼럼니스트
에디터=야구공작소 조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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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맞추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게휘두르면 그만큼 정확도가 떨어질수밖에 없습니다
메이저리그 패스트볼에 적응이 안되니 타구속도가 더느려진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