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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스카우팅 리포트

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KIA 타이거즈 제레미 해즐베이커

By 김우빈
2019년 2월 27일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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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제레미 해즐베이커

외야수 우투좌타, 192cm 86.2kg, 1987년 8월 14일생

[야구공작소 김우빈] 2011년 이용규가 FA를 선언하며 팀을 옮긴 이후 KIA 타이거즈의 중견수 자리는 늘 불안했다. 이용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했던 이대형은 한 시즌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로 팀을 떠났다. 이대형의 공백을 김원섭이 메꾸는 듯했지만, 건강상의 문제가 있던 김원섭이 풀 시즌 중견수 역할을 해내기에는 부적합했다. 김호령이 한 시즌 동안 주전 중견수로 시험대에 올랐지만 좋은 수비에 비해 부족한 공격력 탓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KIA 타이거즈는 중견수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물색했고, 버나디나는 두 시즌 동안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이렇듯 뚜렷한 중견수 후보가 없었던 탓에 버나디나는 경기에 꾸준히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퇴출 이야기가 나올 때도, 부상으로 인해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일 때도 그의 무게감을 대체할 플랜B는 없었다.

버나디나의 성적은 재계약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계약 기간 중 여러 번 보였던 다리 건강에 대한 우려와 많은 나이에서 오는 부담, 그리고 팀 케미스트리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버나디나와의 2년간의 동행은 끝이 났다.

버나디나와의 동행은 끝났지만 KIA의 중견수 자원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버나디나의 백업 중견수를 소화한 박준태, 최정민 등의 선수들은 아직은 주전이 되기에는 미완의 상태다. KIA는 버나디나가 빠진 이 중견수 자리에 다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더 낮은 연봉에, 더 젊은 선수로.


배경

해즐베이커는 대학 2학년 때까지만 하더라도 2루수로 출전했다.  그저 그런 타자였던 해즐베이커는 외야수로 전향한 후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되었다. 자신의 빠른 발을 살릴 수 있도록 당겨 치는 스윙을 버리고 배트에 공을 맞히는 것에 집중하는 타자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해즐베이커의 성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내야수 2년 동안 0.246의 타율을 기록했던 해즐베이커는 대학교 마지막 학년에는 0.429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개선된 것은 타율만이 아니었다. 0.724의 장타율과 29개의 도루 등 NCAA리그 디비전 I (미 대학 야구리그) 리그에서 9개 부분에서 1등을 기록했다. 극적으로 변화한 기록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졌고 2009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4라운드 전체 138번으로 지명되었다.

대학 때의 뛰어난 기록은 마이너리그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해즐베이커는 처음 드래프트 된 후 2015년 웨이버 공시가 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대학 초창기와 비슷하게 그저 그런 빠른 선수에 불과했다. 데뷔 후 6년차가 될 때까지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더블 A와 트리플 A를 오가는 선수였다. 결국 5년차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되었고 6년차에는 마이너리그에서 방출되고 만다.

2015년 방출된 해즐베이커는 세인트루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게 된다. 그리고 그해, 대학교 때와 같이 다시 한번 극적인 성적을 기록한다. 방망이에 공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2할대 중반이던 타율은 2015년 커리어 첫 3할을 기록했다. 보스턴과 다저스 시절 트리플 A에서는 0.700도 되지 못했던 OPS가 0.998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기록 상승에 힘입어 해즐베이커는 2016시즌 세인트루이스의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가면서 7시즌 만에 빅리그에 데뷔한다. 이후 어느 팀을 가도 충분히 4번째, 5번째 외야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받으며 시즌 대부분을 메이저리그 백업 외야수로 보낸다.

그러나 해즐베이커의 야구 인생이 장밋빛이 되기에는 세인트루이스의 외야는 너무 비좁았다. 세인트루이스 주요 팜 중 하나였던 토니 팜, 랜달 그리칙 등의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해즐베이커는 DL에서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웨이버 공시를 당한다.

애리조나 시절과 탬파베이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점점 메이저리그보다 마이너리그에서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2018년에는 한 시즌 동안 애리조나, 탬파베이, 미네소타를 옮겨다녔다. 마이너리그의 저니맨이 된 해즐베이커는 새로운 정착을 위해 한국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해즐베이커 통산 기록


스카우팅 리포트

2018년 한 해 해즐베이커는 3개의 팀을 옮겨 다녔다.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팀이 속해 있는 PCL과 탬파베이, 미네소타 산하 마이너리그가 속한 IL은 각각 타고투저, 투고타저 성향이 두드러지는 리그이다. 이렇게 해즐베이커는 서로 이질적인 두 개의 리그를 한 해 안에 넘나들며 팀을 계속해서 옮기는 등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를 감당해야 했다. 2018년 해즐베이커의 기록이 매우 좋지 않았던 것은 이러한 환경 변화와 거기에서 오는 팀 내 입지에 대한 불안감 등 심리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18시즌의 해즐베이커의 기록이 100% 그의 실력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2018년 이전의 기록에서는 해즐베이커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발견할 수 있다. 해즐베이커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발이다.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당시 80점 만점에 70점을 받을 정도로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부진했던 2018시즌에도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서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267개의 도루와 80%의 도루성공률은 해즐베이커의 가장 큰 무기다. 2017시즌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해즐베이커의 주력은 메이저리그 전체 상위 11% 안에 드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외야 수비는 괜찮은 편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중견수를 포함한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백업 외야수로 뛰었다. 지난 시즌에도 트리플 A에서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다만 송구 능력은 좋은 평가를 주기 힘들다. 지난 2년 동안 버나디나의 송구를 봐왔던 KIA 팬이라면 해즐베이커의 송구에 박한 평가를 보일 수도 있다.

그는 빠른 발만을 활용하는 타자는 아니다. 장타를 때려내는 펀치력도 있다. 많은 홈런을 때려내는 유형은 아니지만 2루타 이상의 장타를 뽑아내는 능력은 뛰어나다. 타격 성적이 일취월장한 2015시즌 이후 순수장타율(IsoP)이 0.2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안타 중 40%가 장타다. 이러한 장타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이너리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컨택능력은 매우 부족하다. 트리플 A 통산 K%가 29.2%에 이른다. 한 게임에 나오면 삼진 한 번씩은 기록한다는 의미다. 대학 때부터 컨택에 대한 평가는 매우 나빴다. 방망이에 맞으면 강한 타구가 나오지만 맞히는 게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당겨 치기 일변도였던 스타일을 버리고 좋은 성적을 냈던 2015년 이후로 한정해도 29.9%의 K%를 기록했다.

다만 컨택 능력이 부족함에도 배트 적극성은 눈여겨 볼 만하다. Swing%와 Contact%는 적은 타석에서도 타자의 성향을 잘 나타낸다. 해즐베이커가 메이저리그에서 뛴 2016~2017시즌 Contact%는 77.2%, 65.6%로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인 반면 Swing%는 51%, 49.2%로 높았다. 낮은 컨택 비율과 함께 많이 나오는 배트는 해즐베이커의 삼진을 늘렸다.


전망

최근 한국에 온 타자들과 비교해도 해즐베이커의 K%는 매우 높은 편이다. 컨택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대표적인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 제라드 호잉보다 높다. 로맥과 호잉의 성공은 파워 툴이 있지만 컨택트 능력이 부족한 선수들이 KBO에 왔을 때 어떠한 상승효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그러나 로맥과 호잉은 20%대 초반의 K%를 기록했고 특히 호잉은 KBO에 오기 2시즌간 19.1% 정도의 비교적 낮은 K%를 보여주었다. 반면 해즐베이커는 트리플 A에서조차 30%에 가까운 K%를 보였다. 호잉과 같은 극적인 K%의 감소 폭을 기록할 가능성은 적다.

로맥, 호잉, 해즐베이커의 통산 트리플 A K%와 KBO K%

지난 시즌 후반기의 호잉은 이러한 약점이 노출된 상황이었다. 호잉은 경기 중 본 공의 40% 이상이 패스트볼이었던 경우가 54번이었지만, 후반기에는 19번으로 뚝 떨어졌다. 나머지 9개 구단 투수들이 호잉에게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게 되면서 호잉의 후반기 성적은 전반기 성적에 비해 떨어졌다. 패스트볼 공략이 더 뛰어난 해즐베이커에게 KBO 투수들은 후반기 호잉보다 더욱 집요하게 변화구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해즐베이커는 호잉이나 로맥과 같이 공을 띄우는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 해즐베이커의 뜬공/땅볼/라인드라이브 비율은 1:1:0.7이다. 뜬공의 비율은 어느 수준의 리그에서나 30% 중반대였고, 나머지 부분을 땅볼과  라인드라이브가 반비례하듯 채웠다. 타격 성적이 변화했던 2015년 이후로는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20%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었다. 18시즌의 버나디나처럼 20홈런을 바라볼 수는 있겠지만, 로맥, 호잉과 같이 30홈런 이상을 바라보는 외국인 타자가 되기는 힘들 것 같다.

결국 해즐베이커의 성공 여부는 방망이에 공을 맞혀낼 수 있는가 없는가로 가려질 것이다. 약점이 명확한 선수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서 해즐베이커를 상대로 변화구로 승부를 걸어올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해즐베이커가 포심 패스트볼을 상대 타율과 변화구 상대 타율은 1할이 넘게 차이가 났다. (포심 타율 : 0.307 변화구 타율 : 0.176)

메이저리그의 평균 패스트볼 속도는 KBO보다 9km/h 정도 더 빠르다. 메이저리그 패스트볼을 공략한 경험이 있는 해즐베이커에게 KBO에서 패스트볼로 승부를 걸 투수는 많지 않아 보인다. 만일 KBO 투수들이 집요하게 변화구 승부를 걸어왔을 때 이를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해즐베이커의 K%는 트리플 A에서와 비슷할 수도 있다.

KIA는 해즐베이커가 부진하더라도 쉽사리 교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7시즌 KIA는 버나디나가 외국인 타자로서는 최악의 시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체할 수 있는 중견수 카드가 없어 버나디나를 계속해서 출전시켰다. 결과적으로 버나디나는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2년간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해즐베이커도 다른 팀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들보다 KBO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부여 받을 가능성이 크다.

KIA 팬들은 떠나간 버나디나의 빈 자리를 해즐베이커가 채워 주기를 바란다. 홈런타자나 교타자는 아니지만 멀리 때려내고 빠른 발을 가진 해즐베이커는 2년간 KIA팬들이 봐 온 버나디나와 비슷한 유형이다. 버나디나보다 젊고 빠르지만 컨택트 능력은 버나디나보다 조금 떨어질 수 있다. 과연 해즐베이커는 KBO 투수들의 변화구에 적응하여 또 한 명의 20-20클럽에 가입한 KIA 외국인 타자가 될 수 있을까?

에디터=야구공작소 나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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