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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야구

아마야구와 피치 클락

By 김민준
2023년 10월 16일 4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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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수진 >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경기 시간을 줄이고자 각각 2018년, 2020년에 자동 고의사구와 세 타자 상대 규정을 도입했다. 하지만 경기 시간은 계속해서 늘어났고, 이에 사무국은 올 시즌부터 피치 클락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피치 클락, 그 변화의 앞에서)

효과는 확실했다. 올해 9이닝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 39분으로 전년 대비 24분이나 줄었다. 가장 최근에 MLB 평균 경기 시간이 2시간 40분 이하였던 해를 찾으려면 무려 1985년(2시간 39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 최근 5년간 메이저리그 9이닝 평균 경기 시간 >

이렇듯 MLB에서 경기 시간 단축 효과를 증명하자 KBO와 NPB도 피치 클락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양새다. KBO는 빠르면 2024시즌부터 피치 클락을 적용할 것을 예고해 이미 일부 구단은 퓨처스 홈구장에 초시계를 설치하는 등 다가올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프로야구의 등용문인 대학 야구와 고교 야구를 주관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피치 클락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아마추어 레벨에서 피치 클락은 시기상조일까?

아마야구에 피치 클락이 필요할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피치 클락을 도입한 근본적인 이유는 실제 플레이 외에 불필요하게 허비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함이다. 긴 경기 시간이 젊은 팬들의 관심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상업성과 거리가 먼 아마야구는 굳이 피치 클락을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 수에 비해 배정할 수 있는 야구장이 부족한 국내 아마추어 야구계도 시합 시간을 줄이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교 주말리그의 경우 통상적으로 하루에 3경기를 한 구장에 배정한다. 대개 제1경기가 9시 30분, 제2경기가 12시, 제3경기가 2시 30분으로 공지된다. 한 경기를 진행하고 다음 경기로 넘어가는 데까지 2시간 30분 이내에 마칠 것을 권고하는 셈이다.

< 2023 고교야구 주말리그(서울권 A·B·C, 서울·인천권) 전반기 4월 일정 >

그런데 2023년 3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고교 전국대회 및 주말리그에서 9이닝 이상 진행된 457경기의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 51분이었다. 배정된 시간에 비해 21분가량 지연된 것이다. 경기 종료 후에도 더그아웃 및 그라운드 정비, 훈련 진행으로 또 15~20분이 지연된다.

이러다 보니 제3경기를 치르는 팀들은 일몰 콜드 게임이 생기기도 한다. 당장 올해에도 4월 16일에 배정된 인천고와 청원고의 경기가 일몰로 인해 콜드 게임이 선언되었다. 팀 간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빠른 경기 진행을 장려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낮 경기가 길어지면 선수들을 비롯해 심판, 지도자, 그리고 학부모까지 폭염과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난다. 폭염에 오래 노출되면 경기력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올해 대통령배는 낮 체감온도가 35도를 넘기는 폭염이 절정을 이루던 시기에 진행됐다. 이 때문에 대회 기간 중 3회와 6회가 끝나고 휴식을 취하는 쿨링 타임을 시행했지만, 실외로 개방된 더그아웃 내에선 폭염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웠다.

폭염에 취약한 시간대를 피해 대회를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전국대회의 경우에는 주 경기장인 목동 야구장이 올해부터 야간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올해는 예년보다 더욱 촉박하게 대회 일정을 진행했다. 피치 클락을 통해 경기 시간을 줄이면 아낀 시간을 경기 중 휴식 시간에 배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상에 대한 우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 피치 클락 도입과 관련해 가장 큰 화두는 투수들의 건강 문제였다. 투구 간격이 줄어들면 투수들의 신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말로 건강에 영향이 있다면 아마야구에 피치 클락을 도입하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피치 클락이 선수들의 부상에 영향을 주는지는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다. MLB의 부상 연구 고문인 Glenn Fleisig 박사는 피치 클락이 부상과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투구 간격이 15초 또는 20초라고 해서 (신체에) 스트레스가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상은 나쁜 메커니즘과 높은 작용력, 그리고 경기 중 모든 투구가 누적되어 발생합니다. 얼마나 많이 던졌는지에 비하면 피치 클락이 투수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외에선 어떨까?

그렇다면 피치 클락을 아마추어 리그에서 실제로 적용한 사례는 어땠을까?

올해 애리조나주의 고등학생 투수들은 피치 클락이 적용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투수들은 시계의 카운트다운을 볼 수 없다. 대신 1루 심판이 스톱워치를 사용해 20초의 피치 클락 규정을 시행한다. 메이저리그와 마찬가지로 경기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였지만 피치 클락이 언제 시작되는지에 대한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현지 지도자 중에서 나왔다.

NCAA(전미 대학 체육 협회)는 2011년부터 주자가 없을 때 피치 클락을 적용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주자가 있을 때에도 20초의 피치 클락을 도입하기로 결정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NCAA의 디비전 1 리그는 2024년 1월 1일까지, 디비전 2 및 3 리그는 2025년 1월 1일까지 경기장 내에 초시계를 설치하도록 했다.

실제로 피치 클락 규정 강화 이후 NCAA는 경기 시간 단축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디비전 1 리그에 소속된 뉴멕시코 대학(UNM) 야구팀은 작년에 치른 54번의 경기 중 절반 이상이 3시간을 넘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치 클락이 도입된 올해 뉴멕시코 대학이 치른 51번의 경기 중 3시간을 넘긴 경우는 9번에 불과했다.

아마야구 실정에 맞춘 피치 클락 필요

필자는 올해 봉황대기 16강전 총 8경기의 모든 투구 간격을 직접 체크했다. 파울을 비롯해 볼데드 상황이 나오는 경우를 제외하고, 투수가 공을 잡은 시점부터 투구를 시작할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한 결과 투구 준비에 각각 주자가 없을 때 10.0초, 주자가 있을 때 13.5초가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무주자 15초, 유주자 20초라는 메이저리그 피치 클락 기준보다 훨씬 빨라 메이저리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도 학생 선수들에게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아마야구가 MLB나 차후 적용할 KBO의 방식을 반드시 따라가야 할 필요는 없다. 국내 아마추어 야구계의 특성에 맞춰 선수들이 피치 클락에 익숙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서도 부상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야구에서는 토너먼트 대회에서의 활약이 진로와 진학에 큰 영향을 준다. 만약 9회까지 진행된 전국대회의 마지막이 자동 볼 또는 스트라이크로 어처구니없게 끝난다면 성장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피치 클락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겨줄 수도 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는 9회 말 2아웃 풀카운트에서 피치 클락으로 자동 스트라이크가 선언돼 경기가 종료된 일도 있었다.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선수들이 피치 클락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게 9회부터는 피치 클락 적용을 중단하는 방안 등도 고려했으면 한다.

한편 올해 전국대회 토너먼트 도중 도입이 결정된 로봇심판 제도는 초기 극심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끼쳤다. 이런 사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피치 클락을 공식 경기에 적용하기 전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는 계도 기간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 메이저리그도 마이너리그에서 7년간 다양한 실험을 거쳐 피치 클락을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다. 국내에도 어린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스피드업 규정이 차근차근 도입되길 바란다.

야구공작소 김민준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수진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금강, 오연우

기록 출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baseball-reference.com, fangraphs.com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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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KBO 최초 한 시즌 두 타자 200안타 2026년 10월 6일 [야구공작소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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