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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세이버메트릭스

ABS는 어디서, 어떤 구종을 돋보이게 할까?

By 김승곤
2024년 4월 1일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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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Pixabay >

ABS로 인해 바뀌는 스트라이크 존

2024년 KBO 리그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Automated Ball/Strike System)을 도입한다. ABS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KBO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운영을 해왔으며 지난해는 고교야구에서도 선보였다.

ABS가 도입되면 심판과 선수들이 기존에 인식하고 있는 스트라이크 존과는 확연한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 스트라이크 존을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하기 위해 KBO는 홈 플레이트 양 끝을 2cm 넓혔다. 이는 ABS의 정확한 판정으로 볼넷이 증가하는 현상과 스트라이크 존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현장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마이너리그에서 ABS를 운영할 때 홈플레이트 양 끝에서 2.5cm씩 확대 운영한 사례도 있다.

유의해야 할 점은 홈 플레이트의 중간 면과 끝 면 두 곳에서 공이 상하 높이 기준을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2cm 넓어진 좌·우 스트라이크 존은 중간 면에서만 적용되고 끝 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분석을 통해 필자가 알아보고 싶은 내용은 2가지다. ABS가 도입됐을 때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 ABS 도입 시 혜택을 보는 구종이다.

 

ABS 따라해보기

데이터는 메이저리그의 PBP 데이터를 사용했다. 스트라이크 여부는 투구 궤적이 중간 면과 끝 면의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 통과하지 않으면 볼로 판정하도록 했다. 투구 궤적은 데이터에서 x, y, z축의 가속도 관련 수치로 만들었다. 스트라이크 존 높낮이는 타자의 신장별 스트라이크 존 상하 범위 값으로 지정했다.

 

기존 ABS 스트라이크 존 차이와 판정률

스윙하지 않은 공의 데이터만 추출한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은 다음과 같다. 투구 데이터의 좌표가 측정된 곳은 공이 홈플레이트 앞면에 도달했을 때다. 모서리에 투구 된 공들의 콜 스트라이크 확률이 낮고 좌우 폭이 넓은 것을 볼 수 있다.

<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 및 스트라이크 확률 (2015~2023) >

 

아래는 투구 궤적을 측정해서 판별된 스트라이크 존이다. 투구 데이터의 좌표가 측정된 곳은 공이 홈플레이트 뒷면을 통과했을 때다. 스트라이크 존은 네모 모양이고 일정하다.

< ABS 존을 적용했을 때의 스트라이크 존 및 스트라이크 확률 (2015~2023) >

 

존 아래쪽을 제외하면 모서리에 투구된 공들의 스트라이크 확률도 높고,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서 스트라이크 확률의 차이가 크다. ABS의 판정률과 기존 판정률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까?

< 심판 판정과 ABS 판정 비교 >

중요한 것은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이 ABS에서는 볼이 되는 비율과 심판의 볼 판정이 ABS에서는 스트라이크가 되는 비율이다. 전자는 투수에게 불리하고 후자는 투수에게 유리하다. 전자는 심판의 볼 판정 중에서 11.9%, 후자는 심판의 콜 스트라이크 판정 중에서 24.8%다.

 

ABS 도입 시 어떤 구종이 콜 스트라이크를 많이 받을 수 있을까?

기존의 구종별 볼·스트라이크 비율과 ABS 도입 후 볼·스트라이크 개수의 차이로 알 수 있다.

< ABS 도입 시 유리한 구종 >

 

ABS 판정 시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의 콜 스트라이크 수가 증가한다. 일례로 포심 패스트볼의 콜 스트라이크 개수가 ABS 판정 이후 47,615구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를 제외하면 전부 스트라이크 비율이 감소했다. 그중 가장 많은 감소율을 보인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보더라인에 구사된 투구로 한정해 어떤 구종이 ABS 적용 시 유리한지도 알아보자. 타자가 모든 공을 지켜볼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보더라인 기준은 Swing & Take의 Shadow Zone으로 설정했다. 보더라인을 상단, 하단 그리고 좌·우단으로 나누고 구역별로 콜 스트라이크를 얻기 쉬운 구종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 Shadow Zone 상단, 좌·우단, 하단 >

 

Shadow Zone 상단 : 하이존을 공략해보자

투수들은 ABS 도입 전까진 Shadow Zone 상단에서 손해를 봐 왔다. Shadow Zone 상단에서 심판이 볼 판정을 내린 투구 중 64.2%가 ABS 판정에서 스트라이크로 변한다.

< Shadow Zone 상단 콜 스트라이크 개수 차이 >

모든 구종의 콜 스트라이크 비율이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ABS가 도입되면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던져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전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함정도 존재한다. ABS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투구의 좌표 기준은 홈플레이트 끝 면이다. 낙폭이 큰 구종들은 패스트볼 계열 구종들보다는 구속이 느리고 공의 궤적이 위에서 아래로 급격하게 내려가기 때문에 타자의 내리치는 스윙 궤도에 걸릴 수 있다.

 

Shadow Zone 좌·우단 : 해답은 패스트볼?

Shadow Zone 좌·우단에서는 무브먼트가 큰 변화구 대신 패스트볼 계열 구종이 유리했다.

< Shadow Zone 좌·우단 콜 스트라이크 개수 차이 >

ABS가 도입되면 Shadow Zone 좌·우단에서는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가 강세를 보인다. 그리고 대체로 무브먼트가 큰 구종들이 해당 구역에서 콜 스트라이크 판정 손해를 볼 수 있다.

 

Shadow Zone 하단 : 타자의 억울함은 사라질지도

Shadow Zone 하단에서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 중 64%가 ABS에서는 볼로 판정된다. Shadow Zone 하단은 ABS가 도입되면 투수에게 불리해지지만, 타자는 억울한 판정을 덜 받아 유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Shadow Zone 하단 콜 스트라이크 개수 차이 >

Shadow Zone 하단에서는 모든 구종이 볼에서 스트라이크가 될 확률보다 스트라이크에서 볼이 될 확률이 높다. ABS 도입 이후 존 하단에서 타자들의 스트라이크 존 판정에 대한 억울함은 많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결론

ABS가 투수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 투수에게 유리한 이유는 콜 스트라이크의 개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ABS에서 판정한 스트라이크의 개수가 심판이 판정한 스트라이크 개수보다 많다(ABS 1,002,034개, 심판 판정 994,020개).

투수에게 불리한 이유는 스트라이크 존의 넓이가 작아졌기 때문이다. 데이터에서 2023년 스트라이크 존의 넓이는 476제곱 인치(square inch), ABS 존의 넓이는 413제곱 인치였다.

분석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자, ABS가 도입되면 전체적으로 콜 스트라이크를 많이 얻어낼 수 있는 구종은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다.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가 콜 스트라이크를 획득하기 쉬운 구종이다. 두 구종은 Shadow Zone 상단과 좌·우단에 던지는 것이 좋다.

변화구가 콜 스트라이크를 얻기 위해서는 로케이션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위쪽으로 투구한 변화구들은 홈플레이트 끝 면 기준이기 때문에 궤적이 떨어지면 타자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함정이 있어서 변화구는 콜 스트라이크를 얻기보다는 헛스윙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의 콜 스트라이크 확률이 증가했다고 해서 다른 구종들을 깎아내리면 안 된다. 예시로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 스플리터를 구사하는 투수 A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A에게 “ABS가 도입되면 포심 패스트볼의 콜 스트라이크 확률이 상승하고 커브와 체인지업의 콜 스트라이크 확률은 떨어지니 포심 구사 비율을 늘리고 커브와 스플리터의 구사율을 줄이자”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잘못됐다. 그 이유는 타자를 상대하는 데 있어 콜 스트라이크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ABS의 도입으로 인해 구종 간 유불리는 존재하겠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투수들이 ABS 도입 후에 어떤 투구 레퍼토리를 보여줄지는 앞으로 일어날 경기들을 통해 알아보자.

 

참고 = Baseball Savant, KBO 공식 사이트

야구공작소 김승곤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익명, 전언수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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