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삼성 라이온즈 덱 맥과이어

(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덱 맥과이어(Deck McGuire),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우투우타, 198.1cm, 99.7kg, 1989년 6월 23일생

[야구공작소 장원영] 지난해 11월 29일, 삼성 라이온즈는 덱 맥과이어(29)의 영입을 발표하며 발 빠르게 2019시즌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5만 달러로 최대 95만 달러에 달한다. 맥과이어는 실망스러웠던 메이저리그 성적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에, 삼성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함께 가을야구 재도전에 나섰다.

배경

맥과이어는 촉망 받는 유망주였다. 조지아 공과대학교 시절 소속 리그에서 올해의 투수상을 수상하는 등 준비된 투수라는 평가가 많았다. 맥과이어는 2010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지명됐고, 계약금으로 200만 달러를 받았다. 야스마니 그란달, 크리스 세일보다 먼저 지명된 그에게 걸린 기대는 컸다.

맥과이어의 앞날은 탄탄대로일 것만 같았다. 계약이 늦어진 탓에 2010년에 곧장 데뷔할 수는 없었지만, 팀 내 유망주 3위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다. 스카우트들은 그가 마이너리그를 빠른 속도로 졸업하여 2012시즌 후반쯤 빅리그 마운드를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토론토 역시 맥과이어가 2~3선발 자원으로 성장하길 기대했다.

하지만 맥과이어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11년 하이 싱글A 데뷔를 시작으로 그 해 더블A까지 승격했지만, 허리 부상 때문에 마지막 한 달을 놓치며 주춤했다. 무엇보다 더블A 2년 차였던 2012시즌을 망치면서 팀 내 평가가 크게 떨어졌다. 당시 맥과이어가 기록한 15패, 평균자책점 5.88, 22피홈런 등은 규정이닝을 소화한 리그 투수 중 최악이었다.

이후로도 맥과이어는 반전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다. 2014년에 트리플A까지 올라섰지만, 다시 한 번 크게 휘청거리며 결국 지명할당 통보를 받고 말았다. 빅리그급 타자들을 상대로 헛스윙을 끌어낼 만한 결정구가 마땅치 않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후 맥과이어는 마이너리그 저니맨으로 전락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LA 다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여러 팀을 오가면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2017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비로소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룬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작년에 토론토와 LA 에인절스에서 얻은 기회마저도 평균자책점 6.16이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살려내지 못했다.

덱 맥과이어 최근 5년간 성적

스카우팅 리포트

맥과이어의 주 무기는 평균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이다. 최고구속은 153km에 달하며, 싱커성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다. 표본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투 스트라이크 이후 52% 이상의 구사율을 보이는 등 결정구 역할을 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는 크게 위력적이지 않았지만, KBO리그에서라면 충분한 경쟁력을 기대해 볼 만하다.

맥과이어의 또 다른 장점은 네 가지 구종을 모두 수준급으로 구사한다는 점이다. 주 무기인 패스트볼 다음으로는 평균 130km대 후반에 이르는 슬라이더 활용도가 가장 높다. 그 밖에 체인지업과 커브도 각각 10% 내외로 활용해 타자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특히 평균 21cm의 낙폭을 자랑하는 커브에 가산점을 줄 수 있다.

준수한 탈삼진 능력과 제구력을 함께 겸비한 것도 긍정적이다. 맥과이어는 마이너리그 8년간 통산 9이닝당 3.30개의 볼넷을 내줬다. 평소 구사하는 네 가지 구종에 대한 제구가 어느 정도 안정적이었다는 방증이다.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7.69개로,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점은 걱정거리다. 마이너리그 통산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은 0.79였으며, 짧았던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이는 0.70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는 존 하단을 적극적으로 공략했음에도 땅볼 유도에 어려움을 겪었다. 싱커성 무브먼트를 가진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모두 땅볼 유도에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뜻이다.

또한, 맥과이어는 우완투수임에도 오른손 타자에게 더 약한 모습을 보였다. 마이너리그 통산 1079.2이닝 동안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44였지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56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좌타자 상대 0.204, 우타자 상대 0.277로 차이가 더 컸다. 이는 맥과이어가 유독 우타자를 상대로 존을 넓게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시절 좌타자(왼쪽), 우타자 상대 히트맵(모든 구종, 투수 시점)

미래

맥과이어는 KBO리그에서 파워피처로 분류된다. 패스트볼이 KBO리그 타자들을 얼마나 압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한다면, 두 번째 결정구인 슬라이더 역시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이 경우 본인의 기존 레퍼토리를 유지하기만 해도 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슬라이더가 효과적이지 못하다면 커브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미국보다 좌우 폭이 넓어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이 한결 수월하다. 더군다나 KBO리그 타자들은 커브에 방망이를 잘 내지 않는 편이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도 낙폭이 큰 편이었던 맥과이어의 커브는 KBO리그에서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역시 맥과이어가 라이온즈 파크를 홈으로 쓴다는 점이다. 라이온즈 파크는 명실상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며, 홈런이 잘 나오기로 유명하다. 플라이볼 투수인 맥과이어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맥과이어는 작년 95.1이닝 동안 15개의 홈런을 허용했는데, 이를 9이닝으로 환산하면 1.42개로 결코 적지 않았다.

삼성이 맥과이어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팀 내 에이스가 부재중인 상황에서, 맥과이어가 최소한 안정적인 2선발 역할을 해줘야 5강 싸움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입단 제의가 있었지만, 안정적인 기회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맥과이어가 삼성 팬들의 기대에는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FanGraphs Baseball, Brooks Baseball, MiLB.com, Baseball America

에디터=야구공작소 서주오, 박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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