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22번의 아처를 이젠 볼 수 없게 됐다. (출처 = Wikimedia Commons)
[야구공작소 권승환] 크리스 아처가 떠났다. 데이빗 프라이스를 보냈을 때처럼 탬파베이 레이스는 또 한 번 논웨이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에이스를 떠나 보냈다. 하지만 아처의 트레이드가 탬파베이 팬들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 여지를 충분히 남겼다. 아처를 대신해 받아온 3명의 선수들이 탬파베이 미래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차곡차곡 모아온 유망주들
현재 진행 중인 탬파베이의 리빌딩은 프라이스를 떠나 보낸 2014시즌부터 시작됐다. 탬파베이는 리그 첫 우승을 시작했던 2008시즌부터 13시즌까지 연 평균 92승을 따내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맹주를 자처했다. 하지만 14시즌 전반기에 44승 53패에 그치며 FA가 1시즌반이 남았던 프라이스를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했다. 이 과정에서 받은 선수 중 1명이 최근 팀 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윌리 아다메스다.
리빌딩을 시작한 후 여러 트레이드를 통해 모아온 유망주들 중 많은 수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말한 아다메스를 비롯해 제이크 바우어스, 맷 더피, 말렉스 스미스 등이 현재 팀의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트레이드해서 받아온 유망주들 중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출처=Roster Resource)
이번 시즌 논웨이버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받아온 선수들인 제일린 빅스와 마이클 페레즈 또한 트레이드 되자마자 25인 로스터에 합류하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 이 두 선수는 플레이오프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받아온 선수들이다. 빅스는 선발자원이 필요했던 보스턴에 네이선 이발디를 보내면서 받아왔고 페레즈는 그 당시 불펜투수를 찾고 있던 애리조나에 맷 앤드리스를 보내고 받아왔다. 그리고 팀 내 에이스 계보를 잇는 아처 트레이드를 통해 3명의 유망주를 더 수혈했다. 그 중 투수 유망주인 타일러 글래스노우는 일찌감치 메이저리그로 올라와 연일 호투 중이다. 다른 2명의 선수들 또한 글래스노우와 함께 탬파베이의 미래 계획에 중요한 열쇠가 될 예정이다.
단기적 플랜: 타일러 글래스노우와 오스틴 메도우즈
탬파베이의 단기적 플랜은 지금 가지고 있는 젊은 선수들을 사용해 향후 1-2년 이내에 컨텐더 팀으로 발돋움 하는 것이다. 탬파베이는 알다시피 스몰 마켓팀이다. 팀 특성상 나이가 많거나 연봉이 높은 선수들은 팀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존재다. 그런 이유로 고액 연봉자들을 내보냄과 동시에 트레이드를 통해 어린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해왔다. 현재 이를 통해 데려온 선수들 대부분이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면서 탬파베이는 낮은 페이롤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번 아처 트레이드를 통해 받아온 타일러 글래스노우와 오스틴 메도우즈 또한 탬파베이의 단기적 플랜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합류한 글래스노우의 경우 작년에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탬파베이 팀 특성에 맞고 금전적인 부담이 없는 선수다.
이미 논웨이버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두 명의 선발 자원을 떠나보낸 탬파베이는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글래스노우의 경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제구의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선발로서 고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블레이크 스넬만이 유일한 토종 선발로 있었던 탬파베이에서 그의 플러스급 직구와 좋은 변화구는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8월 20일 기준 4 선발 출전 무승 1패 3.38 ERA). 현재 보여주고 있는 준수한 모습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 한다면 그는 내년에도 투수진의 한 축으로 중용될 수 있다.
메도우즈는 피츠버그에서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 출전했으나 탬파베이로 이적한 이후에는 아직 메이저리그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탬파베이의 단기적 플랜에 언제든지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8월 20일 기준 탬파베이의 트리플 A팀인 던햄 불스에서 64타수 0.310/0.359/0.690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재 탬파베이의 25인 로스터에 외야수로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확실히 언제 올라갈 것이라고 확정 지을 수는 없지만, 팀이 필요로 한다면 메도우즈는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있다.
이미 실력 있는 유망주들이 많이 합류한 탬파베이의 로스터에 글래스노우의 합류는 팀에게 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트리플A에서 활약중인 메도우즈 또한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향후 1-2년동안 탬파베이 선수진은 더욱더 탄탄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장기적 플랜: 쉐인 바즈
이번 트레이드에서 받은 선수들 중 가장 의외의 선수를 뽑으라고 한다면 단연 쉐인 바즈라 할 수 있다. 트레이드 당일 공식적으로 아처를 피츠버그로 보내고 3명의 선수를 받았다는 발표가 났을 때 글래스노우와 메도우즈의 이름만이 거론 되었고 3번째 선수는 PTBNL(Player to be named later, 추후지명선수)로 발표가 됐다. 이후 논웨이버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2주가 지난 8월 14일, PTBNL선수는 쉐인 바즈로 밝혀졌다. 바즈는 피츠버그가 2017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픽으로 지명한 우완 투수다. 90마일 중후반의 패스트볼과 수준급의 변화구인 커브와 커터는 피츠버그가 그를 1라운드에 지명한 이유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피츠버그는 높은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를 탬파베이로 떠나 보냈다. 피츠버그 입장에서는 크게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 이렇게나 빨리 보낸 것이 아쉽겠지만 탬파베이는 이 선수를 장기적인 플랜의 일원으로 사용할 것이다.
쉐인 바즈와 함께 탬파베이의 장기적인 플랜을 책임질 선수들 (출처=Baseball America)
현재 탬파베이는 베이스볼 아메리카 기준 팜 시스템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메이저리그로 콜업된 윌리 아다메스와 부상 중인 브렌트 허니웰을 제외하면 무려 5명의 선수들이 마이너리그에서 대기 중이다. 바즈는 이 선수들과 함께 장기적인 플랜의 일원으로서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2년사이 팀에 합류한 브랜든 맥케이, 매튜 리베라토어, 완더 프랑코와 함께 5-6년 이후 팀을 책임지는 버팀목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지켜 볼만 하다.
3개의 이정표
2014시즌부터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한 탬파베이는 아처를 피츠버그로 보내는 트레이드를 통해 3명의 좋은 선수들을 얻었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글래스노우와 트리플A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메도우즈는 향후 1-2년 안에 팀을 컨텐더팀으로 만드는 목표를 함께 할 것이고, 바즈는 어린 유망주들과 함께 마이너리그에서 실력을 갈고 닦으며 탬파베이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다. 이 3명만으로 탬파베이의 미래를 점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에이스였던 아처를 트레이드해 데려온 선수들인 만큼 미래 계획의 이정표로서 팀을 이끌어 주길 기대해본다.
기록 출처 = Baseball America, Roster Resource
에디터=야구공작소 이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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