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선택을 받은 박수현(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박수현, NC 다이노스
내야수, 우투우타, 182cm/85kg, 2000년 4월 17일생
마산중 – 마산 용마고
[야구공작소 이승찬] “리그의 동반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는 지명 제도 개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종문 NC 다이노스 단장 대행은 올해 1차 지명 선수를 발표하기 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연고 지역 고교 선수층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지방 구단의 설움을 담은 발언이었다.
올해는 1차 지명을 앞둔 NC의 고민이 유난히 깊은 해였다. 특급 투수는 보이지 않았고, 포수 김현우와 유격수 박수현 둘만이 NC에게 허락된 선택지였다. 지난 2년간 2차 1라운드에서 포수를 지명해온 탓에 또 한 번 포수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NC의 선택은 박수현이었다.
배경
<박수현 고교 3년간 타격 지표>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박수현은 마산중학교 시절 2루수와 유격수로 경기에 나서며 센터라인 내야수로 자리 잡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12타석만을 소화했지만 주전으로 나선 2학년부터는 타격에서도 진가를 드러냈다. 빼어난 컨택 능력으로 황금사자기 최다 안타상을 수상했고, 2루타 7개와 3루타 2개, 홈런 2개를 곁들이면서 중장거리형 내야수로의 가능성도 선보였다. 3학년이 된 올해에는 타격 부진에 시달렸지만, 지난해 보여준 모습 덕분에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 선수로 선택될 수 있었다.
스카우팅 리포트
박수현은 파워 히터로는 다소 작지만 센터라인 내야수를 맡기에는 적격인 182cm, 85kg의 체격 조건을 갖췄다. 프로 입단 이후 체계적으로 체격을 키우면 김민성, 안치홍처럼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 성장할 수 있을 정도의 체격 조건이다.
박수현의 진가는 타격에서 드러난다. 선구안은 뛰어나지 않지만 컨택 능력만큼은 확실하다. 특히 2학년 때 기록한 성적은 1차 지명 선수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3할대 후반의 타율을 기록했고, 타고난 손목 힘을 바탕으로 장타 또한 양산해냈다. 박수현은 2학년 한 해 동안 각종 타이틀을 휩쓸면서 명실상부한 특급 내야 유망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0.258의 타율과 0.716의 OPS를 기록하면서 컨택 능력과 장타력 모두 실종된 모습을 보였다. 이 갑작스러운 부진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첫째로는 우선 과중한 부담감이 꼽힌다.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이 흔히 겪는 지명에 대한 부담감에, 2년 만에 다시 유격수를 맡으면서 수비 부담감까지 더해졌다. 지난해까지는 오영수의 뒤에서 5, 6번 타자로 출전한 덕에 타석에서 별 부담을 지지 않았는데, 올해는 중심 타자로 팀 타선을 이끌게 되면서 한층 더 부담이 가중됐다. 이처럼 여러 가지로 변한 상황 탓에 부담감에 짓눌리고 말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둘째로는 타격 자세의 미세한 변화가 거론된다. 지난해까지 박수현은 앞발 뒤꿈치를 들고 있다가 임팩트 직전 자연스럽게 내려놓는 타격 자세를 통해 힘 있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올해는 타격 전 앞발을 드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면서 타격 자세가 무너져버렸다. 배트 스피드 또한 느려졌다는 평이다. 타격 시 무게 중심이 높은 점으로 미뤄 봤을 때 아직 근력이 완벽하지 않다는 분석 또한 존재한다. 타격 자세가 확립되지 않은 아마추어 선수인 만큼 프로 입문 이후 체계적으로 체격을 키우고 최적의 타격 자세를 익힌다면 본연의 장점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박수현의 또 다른 장점은 안정적인 수비다. 유격수 자리에 홍지훈(현 롯데 자이언츠)과 강동권(현 SK 와이번스)이 버티고 있던 1, 2학년 동안에는 1루수와 2루수로 출장해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본격적으로 유격수로 출장한 올해도 실책은 단 한 개에 불과하며, 고교 3년간 기록한 실책은 단 2개뿐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자원으로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NC 구단 측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양후승 스카우트 팀장은 지명 이후 “(박수현이) 작년에는 2루수로 뛰었다. 올해는 용마고 사정상 유격수를 하고 있는데 최적의 포지션은 아니다.”라고 장기적인 포지션 전망을 밝혔다. 박수현의 프로 입단 이후 첫번째 과제는 최적의 수비 포지션 찾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
NC 다이노스는 내야의 ‘새 얼굴 찾기’에 분주하다. 유격수 손시헌은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으며, 3루수 박석민 또한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노진혁, 김찬형, 도태훈, 오영수, 이상호 등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마땅한 후계자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박수현이 기존의 내야 자원들과 비교해 지니고 있는 우위는 분명하다. 우타석의 수준급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 그리고 수비에서의 탄탄한 기본기다. 박수현이 펀치력을 지닌 유격수 혹은 3루수로 성장해주는 것이 NC 입장에서도 최선의 시나리오다.
물론 박수현이 바로 다음 시즌부터 1군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직 프로 수준의 근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타격 자세를 비롯해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그러나 2군에서부터 차근차근 부족한 부분을 매우며 성장한다면 향후 김민성, 박경수를 연상시키는 견실한 내야수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부담감이 집중됐던 올해와는 달리, NC 입단 이후에는 지나친 부담감에 짓눌릴 필요도 없다. 천천히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박민우를 잇는 NC의 얼굴로 성장할 일만이 남아 있다.
기록 출처=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에디터=야구공작소 이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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