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두산 베어스 지미 파레디스

(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지미 파레디스

내야수/외야수, 우투양타, 191cm, 95kg, 1988년 11월 25일생

 

[야구공작소 이해인] 두산 베어스가 그간 정들었던 닉 에반스와 결별했다. 그리고 그 대체자로 야수 지미 파레디스를 선택했다. 2017시즌을 일본 구단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었던 선수이기 때문에 아시아 무대에 따로 적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두산 프런트의 설명이다. 또한 총액 80만 달러로 싼 가격은 덤. 그러나 NPB에서 기록한 0.219/0.270/0.364의 슬래시라인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배경

파레디스는 2007년 아마추어 FA 신분으로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 뒤 2009년까지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들에서 뛴 그는 타격보다는 빠른 발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다. 한편 2008년 어깨 수술을 받은 탓에 다음 시즌부터는 주포지션이었던 3루수보다는 2루수로 출장하는 빈도가 늘었다.

2010년은 그의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준 해였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마이너리그 싱글A 99경기에서 0.721의 OPS를 기록하며 타격에서는 살짝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주자로 나서서는 36개의 도루 및 78%의 도루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를 눈여겨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레전드 1루수 랜스 버크만을 양키스로 보내는 트레이드에서 마크 멜란슨과 함께 그를 영입했다.

휴스턴이 파레디스를 선택한 이유는 명백했다. 뛰어난 운동 능력과 스피드를 보유한 유망주를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를 높이 평가한 휴스턴은 2011시즌을 앞두고 룰5드래프트 지명으로부터 그를 보호하기 위해 40인 로스터에 묶었다. 파레디스는 해당 시즌에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가졌으며 46경기 0.286/0.320/0.39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어깨마저 회복하며 3루수비 역시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그는 2012년과 2013년 각각 트리플A에서 OPS 0.826, 0.806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타격에서도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 보였다. 또한 자신의 강점인 도루에서도 37도루(10실패), 16도루(7실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았다. 해당 시즌들 동안 메이저리그 팀의 부름을 받았지만 단 한 차례도 OPS 0.500을 넘기지 못했으며 도루 역시 6개를 성공시키는 동안 5개나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지켜볼 만큼 지켜본 휴스턴은 2014시즌을 앞두고 그를 웨이버 공시했다. 오프시즌 동안 여러 차례 팀을 옮겼던 파레디스는 메이저리그 시즌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함께 맞았다. 그러나 팀에 합류한 제이슨 프레이저의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한 희생양으로 다시 한 번 웨이버 공시됐으며 그 뒤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합류했다.

볼티모어 시절이야말로 파레디스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2014시즌에는 의미 있는 타수를 쌓지 못했던 그였지만 2015시즌을 앞둔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0.364/0.368/0.636이라는 괴물과 같은 성적을 기록하며 25인 로스터에 당당히 입성한 것이다. 또한 해당 시즌 7월 20일까지는 OPS 0.789로 상당한 타격감을 선보였다. 막판에는 부진하며 OPS가 0.726까지 떨어졌지만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수로 뛰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였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여기까지가 끝이었다. 2016시즌을 앞두고 페드로 알바레즈가 영입돼 주 포지션이었던 지명타자에 경쟁상대가 생겼으며 부상자 명단에 오른 채로 시즌을 맞이하고 말았다. 결국 25인 로스터에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하게 다지지 못했던 그는 웨이버 공시되며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좋은 타격 성과에도 불구하고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7경기 만에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됐고 그 이후에는 0.217/0.242/0.350으로 부진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팀을 찾지 못한 그는 일본 무대의 문을 두드렸다. 1년 120만 달러에 지바 롯데 마린스와 계약을 맺는 데 성공한 파레디스는 0.219/0.270/0.364의 처참한 성적을 내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FA를 맞이한 뒤 2017년 12월 1일 두산 베어스에 1년 80만 달러의 금액으로 합류했다.

 

지미 파레디스 최근 5년간 성적

 

스카우팅 리포트

앞서도 밝혔지만 마이너리그 시절 당시 그가 각광을 받았던 부분은 스피드다. 마이너리그 통산 190도루를 하는 동안 실패는 단 54번으로, 무려 78%의 성공률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19도루 14실패로 그의 주무기를 통해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NPB에서는 실패 없이 겨우 1도루만을 적립했다. 2015시즌부터는 주무대가 메이저리그 및 NPB였기 때문에 도루 시도 횟수 자체가 적은 편이다. 과연 장기였던 빠른 발이 KBO무대에서 살아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관건이 될 듯하다.

또한 인플레이를 만들어내는 능력 역시 훌륭한 편이다. 그의 통산 BABIP는 마이너리그 0.344, 메이저리그 0.336으로 매우 준수한 편이다. 한편 파레디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GB/FB*가 1.98에 육박할 만큼 극단적일 정도로 땅으로 타구를 많이 보내는 선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GO/FO**가 1.35로 확실히 땅볼이 많은 편이었다. KBO 내야수들과 메이저리그 내야수들의 차이를 감안했을 때 그의 BABIP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GB/FB(Groundball/Flyball)는 하늘로 향한 타구 대비 땅으로 굴러간 타구를 의미한다.

**GO/FO(Groundout/Flyout)은 단순히 타구의 방향으로 측정한 것이 아닌 뜬공타구로 잡힌 아웃대비 땅볼타구로 잡힌 아웃을 의미한다. 팬그래프에서는 메이저리그의 GB/FB만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가장 불안한 것은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다. 특히 볼넷 비율은 메이저리그 통산, 마이너리그 통산, NPB에서의 성적을 각각 따져도 5.5%를 넘기지 못했다. 즉 어느 환경에서도 볼넷을 거르는 눈이 뛰어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한편 삼진 비율은 같은 순서대로 28.4%, 19%, 34%로 매우 높은 편이나 편차 자체는 존재한다. 만약 KBO 투수들을 상대로 컨택트 문제를 해결해 삼진율을 줄인다면 그의 강점인 높은 BABIP가 빛을 발할 수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파워 역시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가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던 시즌은 2012시즌으로 당시 13개를 기록했다. 게다가 파레디스가 합류하는 팀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경기장인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이다. 또한 앞에서 짚었듯 그는 많은 땅볼타구를 날리는 유형이다. 따라서 그에게서 장타가 터진다면 홈런보다는 2루타 혹은 3루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뚜렷한 수비 위치가 없다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유망주 때부터 풋워크를 지적 받아왔으며 결국 중앙 내야수로는 부적격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실제로 그의 메이저리그 수비 성적은 처참하다. 그나마 괜찮은 수비를 보여줬던 곳이 좌익수이지만 해당 포지션 역시 신통치 않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의 수비가 이어진다면 자칫하다 그를 지명타자로 고정시켜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지미 파레디스의 메이저리그 통산 수비성적

 

미래

파레디스를 영입한 것은 두산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모험수다. 그 동안 KBO 적응을 마쳤던 에반스와는 달리 우리나라 무대를 처음 밟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비록 파레디스가 NPB에서 아시아 생활에 적응했다고는 하나 일본과 대한민국은 상당히 상이하다. 따라서 사실상 그에게 있어서는 새로운 출발인 셈이다. 게다가 NPB 무대에 적응했다고 말을 하기에는 성적이 너무 좋지 못하며 경기 수 역시 89경기에 불과하다.

그의 통산 성적을 봐도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원래부터 볼넷은 못 골랐으며, 삼진 역시 많이 당하는 선수였다. 또한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 역시 아니었다. 수비도 불안했다. 그러나 높은 확률로 안타를 치는 능력을 발휘해서 주자로 나간다면, 그리고 마이너리그 시절에만 통했던 주루 본능이 KBO에서 통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두산에는 이미 장타 부문에서 꽃을 피운 재능들이 즐비하다. 지난 시즌 20홈런 이상을 친 국내 선수만 해도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 3명으로 총 81홈런을 합작했다. 게다가 포수인 양의지마저 14개의 홈런을 치는 구단이기 때문에 파워 면에서 에반스의 부재가 아쉽기는 해도 타 팀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하다고는 할 수 없다. 만약 파레디스가 적절한 출루율과 함께 누상에서 상대 투수들을 괴롭혀준다면 국산 타자들이 그를 불러들일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지금 두산은 야수진의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필요한 시점이다. 2루수 오재원과 3루수 허경민은 공격력 면에서 부진한 2017시즌을 보냈다. 또한 주전 우익수였던 민병헌은 FA 자격을 얻으며 팀을 떠났고 롯데와 계약을 맺었다. 파레디스의 수비력이 준수하지는 않지만 해당 포지션들은 그가 소화할 수 있는 자리다. 따라서 교통정리가 끝날 때까지는 그가 팀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했던가. 확실히 최근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데 각 구단들이 투자하는 씀씀이들이 커지면서 파레디스의 가격은 낮은 쪽에 속한다. 그러나 비지떡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적어도 음식이기는 해야 한다. 과연 그러할지, 2018시즌 결과가 알려줄 것이다.

 

기록 출처: Fangraphs, MLB, Milb, N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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