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승희>
로건 앨런(Logan Shane Allen), NC 다이노스
1997년 5월 23일(만 27세)
선발투수, 좌투우타, 190cm, 90kg
2024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MLB) 12경기(0선발) 28이닝 ERA 5.46 21K 10BB
(AAA) 20경기(19선발) 96.1이닝 ERA 5.23 83K 39BB
계약 총액 100만 달러(연봉 56만 달러, 계약금 14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개막 전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대니얼 카스타노는 시즌 도중 부진으로 방출됐다. 하지만 카일 하트가 탈삼진 1위와 투수 골든글러브를 석권하며 대활약했다. 시즌 후 NC는 하트와의 재계약에 집중했지만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결국 재계약은 실패했고, NC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발표했다. 지난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활약한 로건 앨런이 그 주인공이다.
배경
<로건 앨런 미국 시절 리그 레벨별 통산 성적>
플로리다에서 나고 자란 로건은 IMG 아카데미1 재학 시절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받으며(8라운드 전체 231순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명 순위는 낮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프로 첫해였던 2015년, 루키 리그 7경기에서 20이닝 동안 단 2자책점만을 허용한 것이다. 같은 해 크레이그 킴브럴의 대가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된 후에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거의 매 시즌 K/9 9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낮은 홈런 허용률을 바탕으로 팀 선발진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2017년, 2018년 모두 올스타로 선정됐고, 특히 2018년에는 더블A 팀 내 올해의 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느덧 그는 샌디에이고 팜 내 5위 유망주(MLB 전체 61위)로 성장해 있었고, 2019년에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느 유망주들처럼 로건 또한 뚜렷한 한계를 보이며 빅 리그를 제패하는 데는 실패했다.
2019년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향한 로건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기회를 받았다. 2021년에는 칼 콴트릴과의 경쟁을 뚫고 빅 리그 선발진에 자리를 잡기도 했다. 그러나 90마일 초반대의 느린 패스트볼은 빅 리그 타자들의 먹잇감이 되었고 변화구 또한 빅 리그 타자들을 현혹하지 못했다. 개막 이후 15.2이닝 동안 ERA 9.19를 기록하며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갔고, 결국 빅리그에서 50.1이닝 ERA 6.26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2년 지명 할당되었고 이후 여러 팀을 전전했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콜로라도 로키스-시애틀 매리너스-애리조나 총 4번이나 팀을 옮겼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결국 시즌 이후 다른 무대에서 도전을 택하며 KBO 리그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지난 시즌 로건은 좌타자 상대 포심-싱커-스위퍼, 우타자 상대로는 포심-싱커-커터-스플리터의 레퍼토리를 가져갔다. 커브 또한 던질 수 있으나, 지난해 빅리그에서 단 6개(구사율 1.3%)만을 던졌고, 마이너리그에서는 아예 던지지 않았다. 다만 스프링캠프 첫 불펜 피칭에서 커브를 조정했다는 코멘트를 남김에 따라 이번 시즌에는 다시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로건 앨런 2024시즌 트리플A 구종별 기록>
포심의 구속은 상위권 유망주였을 때와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 샌디에이고 시절 평균 92~93마일, 클리블랜드 시절에는 평균 94마일에 최고 구속이 96마일까지 나왔지만, 작년 빅 리그에서는 평균 91.3마일(약 146.9km)을 기록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기를 선발 등판한(20경기 중 19경기) 트리플A에서는 포심 구속이 90.4마일(약 145.5km)까지 떨어졌다. 구속만으로 KBO 타자들을 압도하기는 힘들 듯하다.
커맨드도 평범했다. 포심의 대부분이 존 한가운데 투구됐다. 결과적으로 Whiff%(스윙 중 헛스윙 비율)가 트리플A에서 17.5%로 동일 표본 내에서 218위 수준에 그쳤다. 또한 Hard Hit(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의 강한 타구) 허용 비율도 51.8%에 달했다. 다만 타구 발사각은 평균 9도로 비교적 낮게 형성되며 어느 정도의 장타 억제 능력은 보여 줬다.
커터와 싱커도 트리플A 타자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커터는 Hard Hit 허용 비율이 50.7%에 달했고,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의 기댓값이 각각 0.311과 0.458로 높았다. 그나마 나았던 구종은 싱커다. 피안타율의 기댓값은 0.303으로 높았지만, 피장타율의 기댓값은 0.370으로 커터에 비해 낮았다. Hard Hit 허용 비율도 31.3%로 준수했고, 배럴 타구는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유망주 시절부터 스카우트들은 로건의 오프스피드 피치에 높은 점수를 줬다. 지난해부터는 기존에 던지던 체인지업을 버리고 스플리터를 새롭게 구사 중인데 이 또한 위력적이다. 빅리그에서도 0.138의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했고, 97개의 스플리터 중 장타로 연결된 공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위력은 여전했다. Whiff%는 36.5%로 리그 평균(38.8%)과 비교했을 때 평범했지만 기대 타율이 0.177, Hard Hit%가 19.2%에 불과할 정도로 좀처럼 좋은 타구를 허용하지 않았다.
스위퍼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기록한 Whiff%(33.8%)는 스위퍼를 100구 이상 던진 투수 110명 중 57위로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기대 타율은 0.194로 매우 낮았다. 커브는 샌디에이고 시절에는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메이저리그에선 거의 자취를 감췄기 때문에 현재 구위를 판단하기는 힘들 듯하다.
볼넷 관리 능력은 기복이 있었다. 유망주 때부터 평범한 컨트롤과 별로 좋지 못한 커맨드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고, 프로 무대에서 50이닝 이상을 던진 시즌 중 3 이하의 BB/9을 기록한 시즌은 2017년 하이 싱글A가 유일하다. ABS가 도입된 2022년 이후에도 볼넷 관리 능력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아마 한국에서도 3~4 사이의 BB/9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다.
*컨트롤: 공을 스트라이크 존 안에 넣는 능력 / 커맨드: 공을 원하는 곳에 넣는 능력.
선발 투수로서의 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 빅 리그에서도 선발 투수 후보로 여겨졌던 선수고,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에서도 20경기 중 19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선수 시절 내내 큰 부상을 당한 이력도 없다. 현재 선발진에 확실한 카드가 없어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이 큰 NC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전망
임선남 단장이 영입 당시 “퀄리티 높은 변화구를 통해 영리한 투구를 하는 선수”라고 언급한 대로, 로건은 변화구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빅리그 성적만 놓고 봐도 변화구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패스트볼 또한 빅리그에서는 느린 구속에 난타당했지만, KBO 리그 기준으로는 나쁘지 않은 구속이다. 결국 문제는 제구다. 한 시즌 동안 기복 없이 얼마나 일관된 제구력을 가져가느냐가 영입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팀과의 궁합은 나쁘지 않다. 싱커를 즐겨 쓰는 만큼 땅볼 비율이 높다. 빅 리그 통산 땅볼/뜬공 비율이 1.50,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도 1.09로 땅볼 비율이 높았다. NC의 센터 라인에는 수비력이 검증된 박민우와 김주원이 버티고 있다. 둘의 활약이 로건의 연착륙을 도울 가능성이 높다.
로건은 한국에 오기 전 하트와 여러모로 닮은 선수다. 준수한 탈삼진 능력, 평범한 볼넷 관리 능력, 수준급의 오프스피드 피치와 땅볼 유도를 할 수 있다는 점까지 똑 닮았다. 하트의 경우, 다채로운 구종 구사 능력과 함께 커맨드까지 개선되며 한국 무대를 압도했다. 로건이 제2의 하트가 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개막이 한 달 정도 남은 현시점부터 그의 왼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참고 = Baseball America, Baseball Savant, Baseball Reference, Fangraphs
야구공작소 원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희원, 당주원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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