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변신을 꿈꾸는 조던 힉스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한태현>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4년 총액 4,400만 달러에 조던 힉스를 영입했다. 눈에 띄는 점은 힉스를 불펜 자원이 아닌 선발 투수로 데려왔다는 것이다. 그의 선발 전환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었다. 힉스가 빅리그 데뷔 이후 줄곧 구원 투수로 출전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잔병치레가 잦아 내구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힉스는 시즌 전 디애슬레틱 설문 결과에서 올 시즌 최악의 FA 계약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링크).

사실 힉스의 선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이너리그 등판 대부분이 선발이었다(통산 41G 중 35G). 또한 202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선발 보직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8경기 26⅓이닝 0승 4패 ERA 5.47로 부진하면서 빅리그 첫 번째 선발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힉스는 12경기 4승 2패 ERA 2.70을 기록하며 자이언츠 선발진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 선발로써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힉스는 어떠한 변화를 꾀했을까.

 

완급조절

힉스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 중 한 명이다. 데뷔 시즌 105마일 싱커는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예년과 다른 구속을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구종의 평균 구속이 약 5마일(약 시속 8km)이나 떨어진 것이다. 이것이 변화의 첫 단추다.

< 구종별 평균 구속 비교 >

불펜과 선발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 힉스는 더 이상 1이닝을 막기 위해 전력투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선발은 이닝 소화 능력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효율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올 시즌 힉스의 구속 저하는 단순히 숫자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체력 안배를 위한 효율적인 투구를 하는 것이다. 위기 상황에는 구속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구속이 대폭 줄어들었음에도 공의 위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 상황별 패스트볼 평균 구속 및 최고 구속 비교 >

< 주자 없을 시 >

< 위기 상황 시 >

파이어볼러의 고질병인 제구 난조는 힉스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그는 매년 리그에서 최하위권 볼넷 허용률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 구속을 줄이고 비약적인 제구력 향상을 보였다. 7.4%의 BB%로 리그 평균(8.4%)보다도 좋은 수치다. 구속을 떨어뜨린 힉스는 이닝 소화 능력과 제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됐다.

< 연도별 볼넷 허용률 비교 >

 

낮아진 릴리스 포인트

< 연도별 릴리스 포인트 >

이번 시즌 힉스는 빅리그 무대를 밟은 후 가장 낮은 릴리스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무브먼트 향상에 도움이 됐다. 횡적 움직임을 보이는 싱커와 스위퍼는 데뷔 이래 가장 큰 무브먼트를 보인다. 힉스는 현재처럼 공을 던지는 것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라고 했다(링크).

< 2024년 싱커 및 스위퍼 무브먼트 >

 

마지막 퍼즐 조각 스플리터

힉스는 주로 싱커와 스위퍼(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전형적인 투피치 투수였다. 단조로운 피칭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들을 찍어 눌렀다. 하지만 긴 이닝 동안 똑같은 타자들을 여러 번 상대해야 하는 선발로써 확실한 써드피치 개발은 불가피해 보였다. 

그동안 써드피치에 대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체인지업, 스플리터, 커터와 같이 여러 구종에 대한 접근이 있었다. 그러나 커맨드가 형편없었다. 제구가 불안정하고 스트라이크 존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 결국 본인이 자신 있는 싱커와 스위퍼만 던지게 되는 레퍼토리가 됐다.

< 구종별 구사율 비교 >

올 시즌 힉스의 새로운 무기는 바로 스플리터다. 지난 4년간 41개 구사했던 스플리터는 이번 시즌에만 이미 251개를 던졌다. 예년처럼 땅에 곤두박질치던 스플리터가 아니다. 힉스는 오프시즌 내내 스플리터를 던지며 연습했다. 유인구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크 존에 던질 수 있는 커맨드를 만들었다. 스플리터는 단조롭던 힉스의 투구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180도 반대 무브먼트를 보이는 싱커와 스위퍼. 거기에 더해진 수직 무브먼트의 스플리터는 환상적이었다. 스플리터는 현재까지 0.123의 피안타율40.2% 헛스윙률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스플리터의 완벽한 장착은 힉스의 성공 가도에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 좌 = 2023시즌 스플리터 탄착군, 우 = 2024시즌 스플리터 탄착군 >

< 2024시즌 관측 구종 무브먼트 >

 

마치며

힉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뛰는 것이 내 오랜 꿈”이라고 밝혔다. 현재 꿈을 펼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역시 건강이다. 빅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투수는 처음이다. 언제 부침을 겪을지 모른다. 2019년 토미존 수술을 받은 힉스는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부상 이력이 있었다. 게다가 1형 당뇨병1 환자인 그는 특히나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경기에서 등판 전 구토 증세를 보이며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 여러모로 많은 변화를 맞이한 힉스다. 지난 2022년 당시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시즌 전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현재 새롭게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선수 중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다. 과연 힉스의 질주는 어디서 멈추게 될까.

 

참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MLB.com, The Athletic

야구공작소 박영웅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익명,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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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는 병. 완치가 불가능하며 지속적으로 인슐린 투여를 해야 한다. 치료를 중단할 경우 사망 또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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