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드시리즈 톺아보기

<<사진 출처 = 필라델피아 필리스 공식 트위터>>

이번 월드시리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있어서 우승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2019년 말 터진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많은 사람은 2017년 휴스턴의 우승을 부정했다. 그들의 감독인 더스티 베이커는 월드시리즈 우승 없이 가장 많은 승수를 가진 감독이었다. 증명하고 보여줄 것이 많은 시리즈였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처음으로 6번 시드를 배정받은 팀이 월드시리즈에 올라왔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스토리는 확실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안에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스토리가 나왔다.

1. 핵심은 수비다

결국엔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수비가 강점인 팀은 아니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필리스의 로스터는 수비 능력보다는 공격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었고, 선수들도 이 점을 알고 있었다. 

필리스의 수비는 지표로 봐도 좋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많다. 스탯캐스트 기반으로 만드는 Outs Above Average(이하 OAA)는 시즌 종료 시점에서 전체 29위였다. DRS 상으로도 전체 25위였다. 수비로서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최하위권에 있었다. 하지만, 필리스의 수비는 시즌이 지나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6월 1일 기준으로 DRS 기준 최하위 30위를 기록한 필리스는 조금씩 변화를 주며 25위로 마감하였다. 절대로 좋은 순위는 아니지만, 최악은 모면한 것이다. 시즌 도중 유격수였던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방출하고, LA 엔젤스에서 데려온 브랜든 마쉬를 중견수로 가용하는 등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기대하지 않았던 호수비가 터지며 그들은 월드시리즈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최근 10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들의 DER(인플레이 타구를 아웃 처리한 비율)은 모두 30개 구단 기준 평균 이상이었다. 그리고 올해 휴스턴 역시 3위로 견고한 수비를 보여주었다. 필리스는 그와 반대로 DER 상으로는 24위였다.

<표1: 최근 10년간 월드시리즈 우승팀의 DER 순위>

2. 구속은 오르고, 변화구도 늘었다.

2022 월드시리즈는 평균 빠른 볼 구속에서도 시속 95.5마일(약 154km/h)로 월드시리즈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작년과 재작년보다는 구사율이 줄어들었다. 타자들도 높아지는 구속에 대응해 나가고, 변화구에 대한 구사율이 높아졌다. 아래 표2에서도 볼 수 있듯이, 포스트시즌 기간 빠른 공과 변화구의 투구 수 자체의 차이는 크게 없었다.

<표2: 2022 포스트시즌 구종별 투구수 및 상대 기록>

하지만, 그마저도 덜 던진 빠른 볼 상대로 피홈런이 많았고, 상대 타율도 훨씬 높았다. 그리고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 가장 많은 변화구를 구사한 것은 월드시리즈 왕좌를 다시 가져간 휴스턴이었다.

<표2: 2022 포스트시즌 변화구 구사율 상위 3팀과 상대타율>

휴스턴의 투수진을 보면 화려하다. 이번 월드시리즈에 등판한 11명의 선수 중 랜스 맥컬러스 Jr. 만이 휴스턴에 의해 드래프트 되어 휴스턴의 팜 시스템 내에서 육성된 선수다. 나머지 10명의 투수 중 5명은 국제 자유계약으로, 3명은 트레이드로, 2명은 FA로 영입한 선수들이었다. 특히 이 5명의 국제 자유계약으로 휴스턴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총 18만 달러로 계약했는데, 이는 매년 메이저리그 팀들이 공인구에 쓰는 돈보다 덜 들어가는 돈이다. 결국 필리스는 휴스턴의 좋은 투수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3. 휴스턴은 지속 가능한 강팀이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휴스턴의 투수진은 포스트시즌 기간 3.7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 바탕에는 강한 선발진이 있다. 선발진이 최소 6이닝을 던진 경기가 43%나 된다. 2017년부터 저스틴 벌랜더, 댈러스 카이클, 게릿 콜, 랜스 맥컬러스 Jr, 콜린 맥휴, 잭 그레인키, 프람버 발데즈 등 많은 선수가 휴스턴의 선발진을 지켰고, 이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시즌 오랜 기간 휴스턴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켜온 카를로스 코레아가 나가자, 바로 그 자리에는 제레미 페냐가 등장했다. 외야에서는 카일 터커와 요르르단 알바레즈가 성장했다. 선발투수에서는 프람버 발데즈, 루이스 가르시아가 다른 투수들이 떠난 자리를 채웠다. 휴스턴의 선수진은 꾸준하게 변화를 맞이했다. 변화 속에서 큰 공백이 느껴지는 선수는 드물었다. 새로운 선수들이 그 공백을 잘 메꿔주었다. 비록 2017년의 우승은 스캔들로 얼룩졌지만, 휴스턴은 다시 한번 왕좌를 탈환하며 자신을 증명했다. 그들의 올 시즌 우승에서는 분명히 배울 점이 있어보인다.

야구공작소 안세훈 칼럼니스트

에디터= 야구공작소 도상현

기록 출처=  fangraphs.com, mlb.com, theathlet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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