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LG 트윈스 아도니스 가르시아

(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아도니스 가르시아

내야수, 우투우타, 175cm, 93kg, 1985년 4월 12일생

 

[야구공작소 송동욱] LG의 선택은 이번에도 3루수였다. 외국인 선수 슬롯이 세 자리로 늘어난 2014년부터 함께 했던 4명의 외인 타자들 중 2016시즌의 루이스 히메네스를 제외하면 한 시즌을 온전히 함께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LG는 외인 타자 쪽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과연 이번에 영입한 가르시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배경

KBO리그에 진출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연령대가 점점 어려지는 점을 감안하면 1985년생 가르시아는 다소 나이가 있는 쪽에 속한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미국 무대 커리어는 그다지 길지 않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7년간 쿠바 리그에서 뛰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가르시아는 통산 타율 0.312를 기록할 정도로 괜찮은 성적을 보였다. 특히, 커리어 하이 시즌인 09-10시즌에는 84게임 동안 21홈런-17도루-67타점, 장타율 0.623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했다.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프로리그(쿠바~MLB) 성적>

 

이러한 능력을 인정 받아 미국으로 망명한 뒤 2012년 뉴욕 양키스와 40만 달러에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그 해 양키스 산하 싱글A와  더블A에서 타율 0.263 5홈런,OPS 0.735를 기록하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은 출발이었다.

게다가 이듬 해 트리플A로의 승격에는 성공했지만 타율(0.256)과 OPS(0.669)는 곤두박질쳤고, 2014년 AAA에서 잠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당장 30세가 되는 유망주에 대한 구단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2015시즌을 앞두고 방출 통보를 받은 그에게 손을 내민 팀이 애틀란타였다.

2015시즌에도 AAA에서의 성적은 크게 주목할 부분이 없었지만 7월 25일에 승격된 뒤 190타석에서 10개의 홈런과 0.5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파워를 보여줬다. 이는 2016년에도 기회를 줘볼 만한 충분한 성적이었고 터너필드의 핫코너는 그의 차지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잠깐의 달콤한 꿈이었다. 2016년, 세 배 가까이 늘어난 타수(532)에도 불구하고 홈런 숫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10개->14개) 이미 30세에 접어든 선수에게 팀도 바닥난 인내심을 보이며 출장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던 중 설상가상으로 2017시즌 초반 부진과 왼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3달 가까이 결장하는 악재가 겹쳤다. 한 번 떠나간 기회를 다시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고, 부상 복귀 후 13경기에서 선발 출장 횟수는 겨우 3회에 그쳤다. 그나마 주어진 기회에서도 19타수 3안타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팀을 리빌딩 하고 있는 과정인 애틀란타의 입장에서도 기량의 감소가 확연하게 보이는 30대 선수에게 더 이상 3루를 맡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때문에 올 겨울 방출설이 퍼지기 시작했고 가르시아 자신도 새로운 기회의 땅 KBO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스카우팅 리포트

타격 LG가 아도니스의 어떤 점을 보고 영입했는지는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국인 타자들에게 꾸준히 원했던 ‘장타능력’을 보고 영입했다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마이너와 메이저를 포함해서 미국 무대에서 활약한 최근 6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것은 단 두 시즌(15,16)뿐이며 이 때의 홈런 개수도 각각 10개, 14개로 장타자와는 거리가 있었다(마이너통산 1212타수 25홈런 / 메이저통산 896타수 29홈런).

175cm에 93kg라는 단단한 체격을 가졌음에도 장타가 부족한 이유는 타석에서의 접근법 때문이다. 나쁘지 않은 컨택 능력(MLB통산 0.267)을 갖췄지만 방망이에 공을 갖다 맞출 뿐 그 공을 띄우지 못하며 플라이볼 자체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의 두 표는 2015년부터 작년까지 800타석 이상 소화한 MLB 3루수들 45명 중 가르시아의 기록을 정리한 것이다. 45명 중 땅볼은 세 번째로 많이 치고 뜬 공은 네 번째로 적게 치는 선수가 장타를 생산해 내기는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선구안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MLB 통산 출루율은 3할에 불과하며 순출루율(출루율-타율) 또한 3푼 3리에 그친다. 45명 중 15번째로 높았던 헛스윙률(SwStr%) 또한 이미 떨어지는 공에 약점을 보인 사례 (조쉬 벨)가 있기 때문에 불안한게 사실이다.

한 가지 기대를 걸어볼 만한 부분이 있다면 처음에 언급한 컨택 능력이다. 0.267의 mlb통산 타율은 위의 표와 동일한 조건으로 분류한 45명의 선수들 중 정확히 절반인 22위의 기록이다. 말 그대로 평균급의 컨택 능력은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가 상대한 투수들은 6개의 지구들 중 최약체로 평가 받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수들이다. 하지만 앞으로 그가 상대할 투수들도 KBO리그 투수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O리그에 진출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에서 AAA성적마저 크게 돋보이지 않는 가르시아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수비사실 타격보다 큰 문제는 수비에 있다. 쿠바 리그 시절 가르시아는 유격수와 중견수를 곧잘 소화했다. 하지만 그것도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미국 진출 이후 3루에 정착한 뒤, 애틀란타에서 보여준 수비는 말 그대로 3루를 겨우 소화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2016년 4월 mlb.com에 나온 기사에는 이런 문구도 있었다.

“He’s not a third baseman,” Braves manager Fredi Gonzalez said. “He plays hitter.”

이미 양키스에서 그를 영입할 때부터 수비가 불안한 점을 알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글러브를 끼고 보여준 퍼포먼스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재앙에 가까웠다.

최근 3년 간 1000이닝 이상 소화한 40명의 메이저리그 3루수들 중 가장 낮은 수비율(0.932)을 기록했으며 수비에 있어서 득점을 저지하는 능력인 DRS(Defensive Run Save)는 -12로 40명 중 33위를 기록했다. 수비로만 팀에 12점의 손해를 끼쳤다는 뜻이다.

전임 3루수였던 조쉬 벨과 히메네스가 수비만큼은 확실하게 제 몫을 해줬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지명타자로 보내기에는 박용택이 확고한 주전으로 버티고 있다. 어쩌면 불안한 수비에 의한 포지션 정리가 LG 구단의 머리를 더 아프게 할 수도 있다.

 

미래

LG는 지난 시즌 중반 프랜차이즈 통산 가장 많은 홈런(44개)을 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그리고 그 교체는 가을 야구 진출권을 놓고 분전하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무단이탈이라는 최악의 행동이 되어 돌아왔다.

매년 인성과 실력이 반비례하는 외국인 타자들을 영입하며 아쉬움을 남긴 LG에게 가르시아는 확실한 타선의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까.

3루 수비까지 기대했지만 건강 문제로 지명타자를 소화한 잭 한나한을 제외 하면 사실상 함께 하는 세 번째 3루수인 셈인데, ‘인생은 삼 세 번’ 이라는 말처럼 이번만큼은 시즌 후에 구단과 선수 모두 서로 재계약을 원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2 Comments

  1. LG는 지난 시즌 중반 프랜차이즈 통산 가장 많은 홈런(44개)을 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그리고 그 교체는 가을 야구 진출권을 놓고 분전하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무단이탈이라는 최악의 행동이 되어 돌아왔다.
    글을 보면 히메네스가 무단이탈한 것처럼 되어있는데, 무단이탈은 그 전해에 로니가 한걸로 아는데 제가 뉴스를 못 본 걸까요?

    •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외국인 선수(히메네스)를 교체
      무단이탈이라는 최악의 행동(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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