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지호 >
엘빈 로드리게스(Elvin Rodríguez)
1998년 3월 31일생(만 27세)
우투우타 / 193.1cm 97.1kg
2025시즌
AAA 29경기(선발 2경기) 4승 무패 45.1이닝 37K 10BB ERA 5.36
계약 총액 10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2월 11일, MLB와 NPB 경험을 두루 갖춘 엘빈 로드리게스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2025시즌 롯데 외국인 투수진은 순탄하지 않았다. 1선발 역할을 기대한 찰리 반즈가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알렉 감보아로 교체됐다. 감보아는 152km/h가 넘는 포심으로 타자를 제압했다. 하지만 9월부터 체력에 부침을 겪었다. 떨어진 구위와 부족한 이닝 소화력은 재계약에 실패로 이어졌다.
두 번째 슬롯을 채운 터커 데이비슨도 시즌 완주에 실패했다. 표면적인 성적은 22경기 10승 ERA 3.65로 준수했다. 다만 데이비슨도 이닝 소화력에 아쉬움을 보였다. (경기당 이닝 5.6이닝 / QS 11회 / QS+ 3회)
8월 롯데는 가을 야구 이상의 목표를 바라봤고 데이비슨 대체 선수로 빈스 벨라스케즈를 영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충격이었다. 11경기에 등판해 단 1승에 ERA는 8을 넘겼다. 벨라스케즈의 부진으로 인해 롯데는 반등의 추진력을 잃었다. 그리고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씁쓸한 결말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로드리게스가 롯데의 지난 시즌 아픔을 잊게 할 선수인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배경
로드리게스는 2014년 만 16세라는 어린 나이에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6년 루키 리그에서 1점대 ERA를 기록하며 2017년 만 19세의 나이로 로우 싱글A에 진출했다.
2017년 9월 트레이드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로 이적한 로드리게스는 꾸준히 선발 경험을 쌓았다. 2018~2019년에 선발로 100이닝 이상 투구하며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21년 AA 첫 3경기에서 14.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데뷔 처음으로 AAA에 진출하며 빅리그 무대를 눈앞에 뒀다. 빠른 구속과 성장세로 스카우트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그리고 2022년 4월 10일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구원 등판해 2.2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후에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시즌 후 DFA로 분류됐다. 방출 대신 FA 자격을 선택해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을 맺었다.
로드리게스는 탬파베이에서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AAA에서 10경기 3승 3패 3.40이라는 성적만 남기고 7월 방출됐다. 그리고 NPB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부름을 받으며 아시아 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첫해는 주로 선발로 등판하며 7경기 1승 5패 4.09로 부진했다. 하지만 2024년 불펜으로 전환했고 32경기 9홀드 1세이브 1.80으로 활약했다. 이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MLB 재도전에 나섰다.
2025년 로드리게스는 밀워키를 포함해 3개의 팀에서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시 FA 자격을 얻은 그는 롯데와 계약하며 KBO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 2021~2025시즌 엘빈 로드리게스 성적 >
스카우팅 리포트

< 2025시즌 엘빈 로드리게스 구종 구사 비율 및 무브먼트 (MLB 기준) >
로드리게스는 포심, 커터, 커브, 스위퍼, 체인지업 총 5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이 중 평균 구속 약 151.9km/h의 포심 패스트볼은 유망주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로드리게스보다 빠른 포심 평균 구속을 기록한 투수는 코디 폰세와 드류 앤더슨밖에 없다. 또한 수직 무브먼트도 훌륭하다. 50cm에 육박하는 IVB는 KBO리그 타자를 제압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 2025시즌 엘빈 로드리게스 포심 패스트볼 세부 지표 (km/h, cm) >
로드리게스는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투수다. 볼넷을 적게 내주지만 피홈런과 피장타가 많았다. 원인은 단조로운 레퍼토리에 있었다. 구종 5개를 구사하는 투수지만 포심 구사율이 50%에 근접했다. 특히 하이패스트볼을 즐겨 던졌기 때문에 상위 레벨에선 좋은 구위가 있음에도 피홈런이 많았다.
하지만 이 전략은 KBO 리그에선 장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로드리게스의 포심 구위는 KBO 리그에선 최상위권이다. ABS 도입 이후 KBO 리그 타자들은 하이패스트볼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드리게스의 약점은 KBO 리그에선 강점으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
로드리게스는 우타자 상대로 스위퍼를 주로 활용했다. 올해 AAA에서 가장 많이 투구한 변화구다. 기존에 던진 슬라이더에 횡적인 움직임을 약 9.7cm 더한 스위퍼는 우타자 상대로 효과적이었다. AAA에서 우타자 상대 헛스윙률 31%로 구종 중 가장 높았고 HardHit%는 15%에 불과했다.
커터는 평균 구속 약 141.1km/h로 주로 카운트 잡는 용도로 사용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구가 가운데에 몰리며 피장타율 0.733으로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좌타자 상대로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주로 던졌다. 2022년 팬그래프 기준 20/80 스케일에서도 50점을 받은 커브 구위는 여전히 좋다. 올해 커브 평균 구속이 약 126.6km/h로 빅리그 평균과 같았고, 낙폭은 150.9cm로 평균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주로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왔다. 높게 제구된 커브는 위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커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낮게 제구할 필요가 있다.

< 2025년 AAA 좌타자 상대 커브 성적 비교 >
커브 다음으로 많이 구사한 체인지업은 130km/h 후반대의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AAA에서 주로 결정구로 사용됐지만 2023년 대비 낙폭과 수평 무브먼트가 감소하며 이번 시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 좌타자 상대 엘빈 로드리게스 체인지업 성적 (AAA 기준 / 낙폭, HB 단위: cm) >
이러한 이유로 좌타자 상대 기록은 좋지 않았다. 2025년에는 좌타자 상대 WHIP가 1.88에 달했다. 제구가 불안한 커브와 움직임이 덜한 체인지업은 좌타자 상대 부진한 성적으로 이어졌다.

< 2025년 좌/우타자별 엘빈 로드리게스 성적 (AAA 기준) >
전반적인 제구력은 준수한 편이다. 이번 시즌 ZONE% 48.5%로 AAA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빅리그 통산 BB%는 9.1%로 빅리그 평균보다 다소 높았지만 AAA 통산 BB%는 7.5%로 볼넷을 남발하는 유형은 아니다.
장타 허용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피홈런이 빅리그뿐만 아니라 마이너 리그에서도 많았다. AA와 AAA에서 HR/9 각각 2.14, 1.74를 기록했다.
전망
엘빈 로드리게스는 강력한 포심 구위를 보유했다. MLB에서 기록한 구속과 수직 무브먼트는 KBO리그 최상위권이다. 부족한 커맨드 능력은 NC 다이노스 라일리 톰슨과 같은 사례를 참고하면 큰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로드리게스가 1선발 역할을 하려면 좌타자 상대 변화구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커브의 구위는 좋지만 제구가 불안하다. 체인지업은 2023년에 비해 현저히 낙폭이 줄었다. KBO 리그에 수준급 좌타자가 많은 만큼 확실한 변화구 부재 시 KBO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최근 5년간 적은 이닝 소화도 불안 요소다. 해당 기간 100이닝 이상 투구한 연도는 2022년뿐이다. 2024년 이후에는 주로 불펜으로 등판했다. 선발로 출전한 경기는 5경기에 불과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 체력적인 문제로 성적이 감소하는 것을 감보아로 경험했다. 풀시즌 선발을 소화하기 위해선 스프링 캠프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2025년 롯데는 충격적인 순위 하락을 경험했다. 견고한 외국인 선발 부재는 가을야구 탈락의 주된 원인이었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선 로드리게스의 활약이 절실하다.
참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Baseball America, MLB, MILB
야구공작소 박경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재성, 장호재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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