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NC 다이노스 라일리 톰슨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동헌 >

라일리 톰슨(Riley Thompson), NC 다이노스

1996년 7월 9일생(만 28세)

선발투수, 우투좌타, 193㎝ 95㎏

2024시즌(AAA) 아이오와 컵스 

34경기(15선발) 6승 4패 107 1/3이닝 99K 48BB ERA 5.95

계약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13만 달러, 연봉 52만 달러, 옵션 25만 달러)

NC 다이노스는 에릭 테임즈, 에릭 페디 등 KBO 리그 MVP를 외국인 선수로 배출할 정도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잘해왔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2선발이다. 1선발 투수는 에이스 역할을 꾸준히 수행했지만 2선발을 맡은 선수들은 대부분 아쉬운 성적을 남긴 채 떠났다. NC는 이러한 흐름을 끊기 위해 새로운 2선발 후보를 데려왔다. 시카고 컵스 출신 라일리 톰슨이 그 주인공이다.

 

배경

루이빌대학 출신인 라일리는 고교 시절부터 최고 구속 153km/h를 던지며 주목받았다. 대학 1학년은 토미 존 수술 재활로 보냈고, 2학년 때 패스트볼 최고 구속을 157km/h로 끌어올렸다. 3학년 시즌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했고 자신의 주무기인 빠른 공과 커브를 활용해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제구력이 들쭉날쭉한 단점이 있었지만, 이를 보완할 만큼 좋은 구위를 보여줬다. 이 덕분에 2018년 드래프트에서 11라운드 전체 338번으로 지명되며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다.

< 마이너리그 통산 기록 >

컵스 입단 이후 라일리는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2019시즌에는 풀타임 선발로 뛰며 8승 6패 3.06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학창 시절 내내 제구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프로 두 번째 시즌에 BB/9(9이닝당 사사구) 2.97을 기록하며 이에 대한 우려도 낮췄다. 소속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선 5이닝 퍼펙트 10K를 기록하는 등 중요한 경기에서도 임팩트를 남겼다. 이 덕분에 2020시즌 팀 내 유망주 순위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승승장구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0년 코로나19로 시즌이 취소됐고, 2021년에는 어깨 부상을 당하며 2시즌을 뛰지 못했다. 대학교 2학년이었던 2017시즌에도 팔 부상으로 4월에 시즌을 마감한 전력이 있었기에, 라일리의 내구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절치부심한 라일리는 부상에서 회복한 2022시즌부터 천천히 단계를 밟으며 올라갔다. 더블A를 거쳐 2023시즌 트리플A에 진입했는데 가장 큰 우려였던 부상은 세 시즌 간 잘 관리됐다. 2022시즌 7일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이력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부상으로 인해 로스터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자리를 잡은 라일리는 2024시즌 첫 100이닝 투구를 하며 개인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부상 복귀 이후 5를 넘겼던 BB/9도 2024시즌에는 4.02로 낮췄다.

이후 외국인 우완 투수를 찾던 NC가 입단 제의를 했고, 이를 받아들이며 KBO 리그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 패스트볼 >

라일리는 패스트볼-커브-체인지업-슬라이더-커터까지 총 5개 구종을 던질 수 있다. 이 중 주무기는 단연 패스트볼이다. 지난 시즌 구사율이 40.6%로 전체 구종 중 가장 많이 던진 패스트볼은 최고 구속 159km/h에 평균 구속이 151~154km/h에 달하며 분당 회전수가 2,300rpm으로 메이저리그 평균인 2,226rpm보다 높아 압도적인 구위를 보여준다. 이러한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하이 패스트볼을 잘 던지는데 임선남 NC 단장은 ABS 도입으로 높은 공이 더 유리해진 KBO 리그 환경과 잘 어울릴 것으로 기대했다.

< 커브 >

커브는 평균 구속 132km/h의 너클 커브로, 12시에서 6시로 떨어지는 형태의 커브를 구사한다. 라일리의 커브는 분당 회전수가 3,000rpm으로 메이저리그 평균인 2,500rpm보다 높다. 지난 시즌 구사율은 17.2%로, 슬라이더와 섞어 던지며 결정구로 활용한다. 원래 라일리의 커브는 횡적으로 움직이는 파워 커브에 가까웠다. 하지만, 2021시즌 구단 R&D 팀의 조언을 받아들여 조금 더 수직으로 떨어지는 커브 그립으로 변경했다. 라일리는 자신의 강점인 빠른 직구와 대조되는 움직임을 가져가 두 구종의 효과를 서로 극대화하기 위해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라일리는 이 점을 활용해 하이 패스트볼과 낮은 쪽 커브로 타자를 상대한다.

체인지업은 평균 구속 135km/h로 지난 시즌 구사율 9.8%로 가장 적게 던진 구종이지만, 마이너리그 시절 커브와 함께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괜찮은 공이다. 라일리의 체인지업은 ‘벌칸’그립(스플리터성)을 활용해 일반적인 체인지업보다 더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이는 2019시즌 교육 리그에서 변화를 통해 적용된 것인데, 이 덕분에 패스트볼과 함께 쓰였을 때 상대 타자를 더 속일 수 있는 효과 발휘했다.

스탯캐스트 상에는 따로 분류됐지만 슬라이더와 커터는 거의 같은 구종이다. 두 구종 모두 우타자 기준 바깥쪽 낮은 쪽으로 떨어지게 던지고, 릴리스 포인트 역시 거의 같다. 그나마 다른 점은 구속과 구사율이다. 평균 구속은 슬라이더가 136km/h, 커터가 138km/h로 커터가 조금 더 빠르고 슬라이더의 구사율은 17.2%, 커터는 10.7%로 커터보단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졌다.

< 라일리의 구종별 로케이션. 지난해 8월 자료 >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은 라일리가 허용한 타구의 질이다. 라일리는 강한 속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꽤 많은 강한 타구를 허용한다. 라일리가 허용한 타구의 HardHit%(강한 타구 비율)는 2023시즌 37.8%, 2024시즌 37.5%로 트리플A 평균(2023시즌 36%)을 웃돈다. 여기에 지난 두 시즌 간 트리플A에서 기록한 땅볼/뜬공 비율은 0.84이며, 마이너리그 통산 기록은 0.71로 땅볼보다 뜬공을 더 허용하는 유형이다. 이는 창원NC파크의 지난 시즌 홈런 파크팩터가 리그 전체 3위인 점(스탯티즈 기준)을 감안하면 많은 장타를 허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또 하나 우려스러운 건 제구력이다. 대학 시절 내내 라일리는 제구에 대해선 평균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이너리그 시절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제구가 발전해 평균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긴 했으나, 어깨 부상 복귀 이후 가장 낮았던 BB/9이 4.02로 여전히 높다. 

희망적인 부분은 공인구 변화를 통한 발전이다. 임선남 단장은 드류 루친스키의 사례를 언급하며 KBO 리그의 공인구가 점성이 더 좋아 라일리 역시 제구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루친스키의 경우 KBO 리그에 오기 직전인 2018시즌 BB/9이 2.16(AAA 14경기)으로 라일리보다 좋은 수치였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실전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2024시즌 선발 구원 비교 >

또한 선발 체질인 것 역시 장점이다. 라일리는 2024시즌 107이닝을 던진 것이 개인 최다 이닝이기에, 선발로서 풀타임 시즌을 안정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의구심은 남아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선발로 뛴 경기에선 구원으로 뛸 때보다 크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구원일 때의 성적도 챙겼다면 더 좋겠지만 적어도 선발로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

 

전망

결국 관건은 제구와 내구성이다. 빠른 속구와 변화가 큰 커브를 가지고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선수임은 확인됐다. 단점인 제구력을 보완해서 가지고 있는 구위를 극대화해야 한다. 또한 팔과 어깨에 많은 부상 전력이 있기 때문에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어야 한다. 부상이 없더라도 자신의 흐름대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지도 입증해야 한다.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은 선수다. 하지만 그만큼 기대하게 하는 부분도 많다.

NC는 새로운 감독과 함께 도약을 노린다. 이를 위해선 2선발 슬럼프를 끊어야 한다. 라일리는 그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구단이 거는 기대만큼 라일리의 투구가 빛을 발하길 바란다.

 

참조 = Baseball America, MiLB.com, 조선비즈, ivyfuture, 스탯티즈

야구공작소 문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당주원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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