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24시즌 리뷰] LG 트윈스 – 이상과 현실 사이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신민경 >

야구공작소는 연말을 맞이하여 KBO 팀별 24시즌 리뷰를 발행합니다. 12월 31일까지 매일 한 팀씩 업로드됩니다.

시즌 성적 = 76승 66패 2무 (최종 3위)

 

최종 성적

2023년 29년 만의 우승 이후 호기롭게 왕조 건설을 선언한 LG 트윈스의 2024년 최종 성적은 76승 66패 2무, 정규시즌 3위였다. LG는 2019년부터 6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중이며, 이는 KBO 리그 역대 5위 기록이다. 그러나 LG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연패를 노린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것은 아쉬웠다.

 

시즌 전 예상

2024시즌 시작 전 다수의 전문가는 LG에 대해 ‘전력이 약화했지만, 그래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마무리 고우석과 선발 이정용이 각각 메이저리그와 입대로 팀을 떠나며 투수진이 약화됐다. 윤호솔, 김유영, 이지강, 김대현이 그 빈자리를 채워줄 것이라 기대했다. 외국인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애덤 플럿코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좌완 디트릭 엔스를 영입했다. 이로써 LG는 엔스, 케이시 켈리, 임찬규, 최원태라는 4선발을 구축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5선발 후보로는 김윤식, 손주영 등이 거론됐다.

타선은 김민성이 사인 앤 트레이드로 이적했지만 우승의 주역이던 오스틴 딘과 재계약하며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1군 내야 백업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구본혁이 맡게 됐다.

 

시즌 결과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한 2023년과 달리 2024년 초반 LG는 중위권에서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5월 중순까지도 5위에 머무르던 LG는 5월 말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5월 막판 단독 2위까지 올랐고 6월 초에는 기아 타이거즈가 지키던 1위 자리마저 잠시 탈환했다.

그러나 그 자리를 오래 지키지는 못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오지환이 손목 부상 이후 2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한 달간 자리를 비웠다. 최원태, 임찬규도 각각 3주, 5주 동안 결장했다. 주전 선수 3명이 빠진 채로 1위 자리를 지키기는 힘들었다. 1위와의 격차가 큰 2위 자리를 지키던 LG는 8월 중순에 결국 삼성 라이온즈에 2위 자리를 내주었고,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4시즌 LG의 강점을 꼽으라면 국내 선발진과 야수진이었다. 올해 LG의 최고 수확인 손주영과 더불어 임찬규, 최원태로 이뤄진 국내 선발진은 스탯티즈 기준 WAR 11.77을 기록하며 리그 1위에 올랐다.

야수진 역시 건재했다. 박동원, 오스틴, 홍창기, 문보경 등이 주축이 된 타선은 스탯티즈 기준 타자 WAR 리그 전체 1위였다. LG 야수진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 역시 리그 상위권이었다. 공격으로 쌓은 WAR과 수비로 쌓은 WAR이 모두 리그에서 2번째로 높았다.

2023년 우승의 주역이었던 오지환과 박해민, 김현수의 부진은 아쉬웠다. 공격 생산성을 나타내는 wRC+가 오지환과 김현수는 리그 평균 수준에 머물렀고, 박해민은 리그 평균보다 못했다. 2022년과 2023년의 그들을 기억하는 LG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LG의 가장 큰 약점은 불펜이었다. 올해 LG의 구원 투수 평균자책점은 리그 5위(5.17), WAR은 9위(3.18)였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구원 투수 WAR 리그 1위를 기록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새로운 불펜 자원으로 기대를 모은 김대현, 이지강, 윤호솔과 기존 자원인 백승현, 이우찬, 정우영, 박명근, 함덕주 모두 부상이나 부진에 허덕였다. 냉정하게 올해 LG 불펜에서 한 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는 김진성과 유영찬밖에 없었다.

 

포스트시즌

LG의 준플레이오프 상대는 4위 두산 베어스를 꺾고 올라온 KT 위즈였다. 1차전을 내준 LG는 2, 3차전을 잡으며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4차전 역시 선취점을 얻으며 유리하게 시작했으나 연장 승부 끝에 패했다. 마지막 5차전을 이긴 LG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빛났던 선수는 엘라이저 에르난데스다. 비록 시리즈 MVP는 임찬규에게 돌아갔지만, 에르난데스 역시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에르난데스의 준플레이오프 기록은 5경기 7.1이닝, 평균자책점 0이다. 외국인 투수가 준플레이오프 모든 경기에 등판한 역대 첫 사례였다.

플레이오프에서 2위 삼성을 만난 LG는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채 잠실로 향한다. 3차전은 선발 투수 임찬규가 5.1이닝을 무실점으로, 뒤이어 올라온 에르난데스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내내 식어 있었던 타격감은 4차전에서도 돌아오지 않았고, 삼성 강민호에게 8회 결승 솔로 홈런을 내주며 시즌을 마친다.

유영찬과 김진성 외에는 믿을 만한 불펜 투수가 없었던 점, 플레이오프에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전체적으로 식은 점, 선발 최원태가 2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포스트시즌이었다.

 

투수 MVP

올해 LG의 투수 MVP를 뽑자면 손주영이다. 올 시즌 첫 풀타임을 소화한 손주영은 144.2이닝을 투구하며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 2024시즌 손주영 성적 >

올 시즌 손주영은 만 26세였는데, LG 역사상 만 26세 이하의 투수가 규정 이닝 달성에 성공한 것은 2018년 임찬규가 마지막이다. 그리고 그가 기록한 3.79의 평균자책점은 올 시즌 전체 8위, 국내 선수 가운데 2위다(규정 이닝 소화 기준).

손주영의 활약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3차전에 불펜 투수로 첫 등판한 그는 5.1이닝 7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 후 불과 3일을 쉬고 나온 5차전에서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는 2차전 4.1이닝 3자책, 4차전 1.2이닝 1자책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LG 팬 중 그 누구도 손주영을 탓할 수 없었다. 팀 내 5선발로 시작한 시즌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활약을 보인 그의 2024년 질주는 내년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이 외에도 134이닝 동안 3.83의 ERA와 K/9 9.13을 기록한 임찬규, 흔들리는 불펜을 지탱한 김진성(70.1이닝 ERA 3.97)과 유영찬(63.2이닝 ERA 2.97)이 올해 LG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타자 MVP

2023년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은 오스틴 딘은 올 시즌에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 2024시즌 오스틴 딘 성적 >

타율은 11위, 장타율은 5위, 홈런과 wRC+, WAR 모두 리그 전체 6위였다. 타점은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오스틴이 때린 32개의 홈런은 LG 역사상 세 번째 30홈런 시즌이며 30홈런-100타점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또한 기존 조인성이 보유하던 28개의 LG 우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오스틴 외에도 여러 선수가 타선에서 고루 활약한 LG다. 오스틴과 더불어 박동원, 문보경도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문보경은 3할-2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홍창기 역시 리그 최고 리드오프의 모습을 유지했다. 0.447의 출루율과 96개의 볼넷은 리그 전체 1위였다. 홍창기가 첫 풀타임을 소화한 2020년 이후 5년 동안 그의 스탯티즈 WAR 합계는 26.63으로, 해당 기간 리그 전체 2위(1위 양의지 27.23)이다.

 

내년 전망

2025년 시즌이 끝나면 김현수와 박해민의 계약이 종료된다(김현수는 상호 합의 옵션 달성 시 2년 25억 계약 연장). 그리고 2025년에는 이정용, 2026년에는 이재원, 김윤식, 이민호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이 때문에 2026년을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해로 보고 2025년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동시에 최원영, 이영빈 등 유망주들의 출전 시간을 확보하며 리툴링하는 시즌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LG는 오프 시즌 동안 FA 불펜 투수 장현식 영입을 시작으로 김강률, 심창민을 추가 영입했다. 특히 장현식에게 제시한 4년 52억 전액 보장 계약은 계속 우승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김현수와 박해민의 타격이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 LG는 김진성과 유영찬, 장현식을 도울 새로운 불펜 투수를 육성할 수 있을까? 혹은 백승현, 함덕주, 이우찬, 정우영, 박명근 등 기존 불펜 자원들이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최원태가 빠진 자리를 채워줄 5선발은 누구일까? 이주헌, 김범석이 백업 포수로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LG의 2025시즌에는 이와 같은 몇 가지 의문점이 남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긍정적 답변이 많아질수록 LG의 2025년 순위는 더 높아질 것이다. 29년 만의 우승 후 왕조 건설을 외쳤지만 3위라는 아쉬움 많은 한 해를 보낸 LG다. 숨 고르기 없이 달려가는 2025년, LG는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참고 = 스탯티즈

야구공작소 최민석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금강, 당주원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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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엘지의 우승도전은 24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
    어떤 기적적인 행운요소가 연달아 곂치지 않으면,
    우승도전은 앞으로 쉽지 않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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