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가윤  >

르윈 디아즈(Lewin Diaz), 삼성 라이온즈

1996년 11월 19일생(만 27세)

1루수, 좌투좌타, 188㎝ 105㎏

2024시즌(멕시코 리그) 피라테스 데 캄페체, 디아블로스 로호스 델 멕시코

75경기 314타석 19홈런 77타점 52득점 0.375/0.452/0.647 BB/K 0.74 

계약 총액 17만 달러 (연봉 5만 달러, 옵션 2만 달러, 이적료 10만 달러)

데뷔 시리즈 2경기 연속 홈런, 카데나스는 맥키넌의 부족했던 장타력을 충족하는 타자로 각인됐다. 하지만 7월 26일 카데나스는 허리 통증으로 경기 도중 교체됐다. 이후 부상과 태업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내렸고, 순위경쟁에 바쁜 삼성은 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결국 불가능할 것 같았던 행정 절차를 빠르게 마치고 올해 3번째 외인 타자 르윈 디아즈 영입에 성공했다.

 

배경

디아즈는 입단 때부터 MLB.com 국제 유망주 Top 10으로 거론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2013년 만 16세에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무려 140만 달러를 받고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다. 배트 스피드가 좋고 타격 감각도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구단 내에서 젊은 데이비드 오티즈라 불릴 만큼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2015년 루키 레벨의 플로리다 컴플렉스 리그에서 OPS 0.620, 애팔래치아 리그에서 OPS 0.724를 기록하며 잠시 주춤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계약 후 몸무게가 40파운드(약 18㎏)나 증가했기 때문.

이에 체중 관리와 근력 향상에 몰두했다. 그 결과 2016년 작년과 같은 애팔래치아 리그에서 187타석 9홈런 OPS 0.928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당시 20-80 스케일에서 파워 부문 70점을 받으며 구단의 기대를 충족했고, 이듬해 싱글A로 승격했다.

싱글A에서도 식단 관리를 했고 체지방을 많이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체력 문제없이 꾸준히 시즌을 치를 수 있게 됐고 더 빠른 배트 스피드도 얻었다. 2017년 508타석 OPS 0.773을 기록하며 상위 싱글A에 진출했다.

2018년엔 다소 부침도 있었고 7월 말 오른쪽 엄지손가락 골절로 시즌을 도중에 마감했다. 이후 2019년 상위 싱글A에서 234타석 13홈런 OPS 0.866을 기록하며 6월 AA에 진출했다. AA에서도 OPS 0.928을 기록하며 상위 레벨 승격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7월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 말린스로 팀을 옮겼다. 빅리그 주전 불펜이었던 세르지오 로모, 유망주였던 크리스 발리몬트와의 2대1 트레이드라는 점에서 당시 디아즈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2020년 마이애미 말린스 유망주 7위로 선정됐다. 또한 MLB 파이프라인 1루수 유망주 6위에 뽑혔다. AAA에 출전한 경험이 없음에도 스프링 트레이닝 초청 선수 자격까지 얻었다. 그리고 8월 15일 빅리그에 콜업됐다. 9회에 대타로 나와 데뷔 첫 타석 타구 속도 97마일짜리 첫 안타를 신고하며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하지만 이후 41타석 0홈런 0.154/0.195/0.205를 기록하며 빅리그의 높은 벽을 체감했다.

2021년에도 벽은 높았다. AAA에선 OPS 0.816을 기록했지만, MLB에선 0.693을 기록했다. 대부분 공에 스윙이 나가며 빅리그 투수들의 변화구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2022년에도 MLB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았고 결국 11월 DFA 됐다.

이후 디아즈는 2024년 1월까지 웨이버 클레임과 트레이드 등으로 무려 5번이나 팀을 옮겼다. 디아즈에 대한 신뢰는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결국 3월 방출됐고 멕시코 리그의 피라타스 데 캄페체로 이적했다.

AA~AAA 수준이라 평가받는 멕시코 리그는 디아즈에게 어렵지 않았다. 2024년 OPS 1.099를 기록하며 리그 상위권 타자로 활약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8월 14일 삼성과 계약을 맺으며 KBO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타격

디아즈는 마이너리그 때부터 파워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앞서 말했듯 20-80 스케일에서 파워 부문 70점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다. IsoP(순장타율)도 AAA에서 2021년 0.270, 2022년 0.240으로 상당한 장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2년 MLB에서 최고 타구 속도 112마일(약 180㎞/h)을 기록한 적도 있다.

디아즈는 많은 뜬공을 생산하는 타자다. 마이너 리그 통산 GB/FB가 1 넘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2019년 기록한 34.0%의 땅볼 비율은 마이너리그 전체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기준 하위 8%였다.

< AAA 3시즌 타구 종류, 분포 지표 >

또한 2023년 AAA에서 Pull% 49.4%를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당겨친 타구의 비율이 높다. 2023년 AAA에서 친 홈런 17개 중 16개가 홈플레이트 기준 우측에 위치했다. 당기고 띄워서 장타를 생산하는 전형적인 풀히터 유형이다.

< 2023년 AAA 타구 분포도 >

통상적으로 파워히터는 삼진이라는 세금을 낸다. 하지만 디아즈는 다른 파워히터에 비해 삼진을 비교적 적게 당하는 타자다. 이 부분이 디아즈의 장점이다. 마이너리그에서 한 번도 K%가 20%를 넘긴 적이 없다.

< 리그 수준별 통산 K%, BB%, BB/K >

2023년 AAA에서 Chase%(존 바깥 스윙률)이 29.7%로 좋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고, 2021년 MLB에서는 무려 42%를 기록했을 정도로 선구안은 뛰어나지 않다. 하지만 공을 맞히는 스킬(bat-to-ball)이 매우 좋다는 평을 들은 만큼 컨택엔 장점이 있다. 선구안이 뛰어나진 않지만 좋은 컨택 능력을 바탕으로 볼넷과 삼진이 모두 적은 유형의 타자다. BB/K가 낮은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물론 MLB에선 그 컨택 능력도 통하지 않았다. 빅리그 투수들의 변화구에 대처하지 못했다. 2022년 MLB에서 Breaking ball Whiff%가 무려 43.8%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AAA에선 Breaking ball Whiff% 13.8%로 낮은 수치를 기록한 만큼 KBO 수준에서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MLB 스윙, 컨택 관련 지표 >

디아즈는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2017년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 작성된 리포트에 따르면 프로 커리어 동안 비교적 큰 차이 없는 좌우 스플릿을 기록해 왔다. 실제로 2016년 좌투 상대 OPS 0.915, 우투 상대 0.934를 기록했다. 또한 2023년까지 연도별 좌우 상대 OPS가 꾸준히 한쪽이 높거나 하지 않았다. AAA에서 타석 당 홈런 수도 좌우 차이가 크지 않았다. 우투 상대가 좌투 상대보다 약 0.005정도 높았다. 좌투수 상대로도 큰 무리가 없다는 점은 디아즈의 또 다른 장점이다.

< AAA 통산 좌우 스플릿 >

 

수비, 주루

디아즈는 마이너리그 데뷔 때부터 줄곧 1루수로 출전했다. 꾸준히 체중 관리를 해온 끝에 빅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가 가능하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2019년 이적 후 당시 마이애미 AA팀 감독이었던 케빈 랜들은 디아즈가 재능 있는 수비수이며 수비가 우아하고 유연하다고 표현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 스카우팅 리포트에서도 어깨가 강한 편이고 메커니즘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주루는 큰 체구와 높은 몸무게 탓에 빅리그 평균 이하로 평가받았다. Spd가 AAA와 MLB를 합쳐서 빅리그 평균 정도인 4.5를 넘긴 시즌이 없다. 2022년엔 빅리그에서 스프린트 스피드 하위 6%를 기록했다.

2018년 7월 손가락 골절 부상을 제외하곤 부상 이력이 없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데뷔 때부터 쉼 없이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에도 문제없다.

 

전망

데이비드 오티즈, 미구엘 사노, 수식어가 보여주듯 디아즈는 MLB에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날개를 펴지 못했다.

그렇지만 날개가 원래 없던 선수는 아니었다. 결국 멕시코 리그로 이적해 리그 상위권 타자로 거듭났다. AAA에서 꾸준히 wRC+ 100 이상을 기록했던 디아즈의 기량은 AA~AAA 수준의 멕시코 리그를 폭격하기에 충분했다. KBO리그가 비슷한, 혹은 조금 더 낮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을 보여줄 여지는 충분하다. 

8월 17일, 디아즈는 KBO 데뷔 첫 경기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했다. 이후 9월 1일까지 46타석 4홈런 OPS 0.943을 기록하며 삼성이 갈망했던 거포 용병타자 자리를 확실히 채워주고 있다. 사실상 KIA가 정규시즌 1위를 거의 확정 지은 상황에 삼성은 2위 굳히기에 들어가야 한다. 과연 디아즈는 올해 팀 용병타자 WAR 최하위 팀인 삼성에 큰 힘이 될 수 있을까?

 

참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Baseball America, Baseball Prospectus, Baseball Reference

야구공작소 장호재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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